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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255화 (255/1,404)
  • # 255

    #255화 혼란의 1서버 (1)

    지금처럼 적대 관계가 다양하게 이루어진 적은 이제껏 단 한 번도 없었다.

    사냥, 레이드, 공성전, 유적지 등 스치듯 한두 번쯤 보았을 법한 길드까지 이 대혼란에서 빗겨나진 못한 모양이었다.

    심지어 전설과 지배자 길드까지 나왔다.

    아마 1서버에서 활동하는 길드는 대부분 걸려들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정말 박 터지게 싸우겠네.

    지속적으로 적대 관계 선포가 이어지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 같아, 다시 터널로 들어가면서 드랍템들을 선별하기 시작했다.

    잡템은 패스…….

    낮은 강화 아이템도 버리고…….

    처음에는 고강 아이템은 다 주워가 버렸나 싶어 낮은 강화 아이템도 주웠는데 지금은 4강, 5강 이런 아이템은 볼 것도 없이 인벤토리에서 다시 꺼내 바닥으로 던져 버렸다.

    재중이 형이나 전사 형처럼 완벽할 정도로 시세를 꿰차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그동안 해온 경험이 있어 보는 순간 어느 물건이 더 비싸겠구나 하는 감은 있었다.

    그러다 값어치가 비슷하다고 느끼는 물건들은 일단 손에 들어봤다.

    이것은 버리고…….

    무게가 나가는 아이템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휙 바닥에 던져 버렸다.

    가뜩이나 무게 때문에 몸이 무거운데 대검, 해머, 도끼, 플레이트와 같은 아이템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눈길은 주지 않지만, 고강 아이템이 나오면 앞에 서서 잠시 고민을 잠시나마 했다.

    결론은 단순하고 심플했지만.

    전사 형이 오기 전까지 사라지지 않기를…….

    <주호> 형, 대체 언제 오세요

    <불멸> 발에 땀나게 뛰어가는 중이다. 대체 왜 이렇게 빨리 쓸려나간 거야 계획하고 완전 다른데

    <주호> 음, 그냥 욕심이죠. 사람 욕심요. 드랍템이 떨어지니까 정말 앞뒤 안 가리던데요 9강이 하나 떨어지니까 일대가 완전히 마비가 됐어요. 바로 앞에 오우거 로드가 난장판을 치고 있었는데.

    <불멸> 크크, 그랬냐 안 봐도 눈에 보이는 것 같네. 애들하고 토 나올 정도로 뛰어가는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려. 다 와 간다.

    <주호> 더 빨리 오셔야 할 거예요. 제가 무게 때문에 못 줍고 떨어뜨리고 온 아이템이 많거든요. 그것들 다 사라지기 전에.

    <불멸> 알았다. 가면서 일단 다 주우면서 간다.

    내가 한 번 걸러냈지만, 무게가 꽤 있는 아이템 중에서는 우리 팀이 원하는 아이템도 있다.

    대검, 해머, 도끼, 플레이트, 라지 쉴드 같은.

    그리고 스태프나 활 종류도 그렇게 가볍진 않다.

    고강인 탓에 어쩔 수 없이 주웠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구별하면서 수거한 아이템들의 무게로 더 이상 몸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때, 우리 팀이 구세주처럼 등장했다.

    내 예상이긴 하지만, 인벤토리를 전부 비우고 왔을 것이다.

    “진짜 반갑네요.”

    이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었다.

    정말 반갑다.

    “크크, 너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냐 ”

    “좀 가져가 봐요.”

    내가 무게가 나가는 아이템 몇 개를 꺼내 바닥에 떨어뜨리자 재중이 형이 웃으며 아이템들을 주웠다.

    “오호, 대박인데 너 제법 보는 눈 있다 ”

    “서당만 몇 달 짼데요. 이 정도는 해야죠.”

    그렇게 몇 가지 물품을 더 떨어뜨리고 난 뒤에야 겨우 몸이 움직여지기 시작했다.

    “이제야 살 것 같네요.”

    무게 제한만 아니었다면 정말 물약도 한계까지 가지고 다녔을 텐데.

    사냥을 나가면 꼭 물약 수급처를 찾아두는 것도 이런 연유였다.

    그리고 무게가 무거워지면 사냥이 안 되니까 처분할 곳도 필요하고.

    재중이 형이 눈짓을 하자마자 전사 형, 챠밍, 이쁜소녀, 나르샤 누나가 빠르게 주변의 다소 낮은 강화 템까지도 같이 주워 올렸다.

    한시름 놓았나.

    “지금 올라오는 적대 관계 선포는 역시, 우리 작품이겠네 ”

    전사 형이 물어보자 바로 고개를 끄덕여줬다.

    “네, 그래서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절대 들키면 안 돼요.”

    지금은 절대.

    들키지 않아야 한다.

    “정말 들켰다가는 공공의 적이 되겠어.”

    “그러니까 더 조심하고 신중하게. 이쯤부터 안개화 없는 사람은 돌아가야 해요. 괜한 불안 요소를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전사 형과 챠밍도 미스트 윙 망토가 있어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안개화를 유지할 수 있다.

    내 말에 다들 이쁜소녀와 나르샤 누나에게 무거운 아이템을 싹 넘겨주었다.

    “힝, 몸이 무거워요.”

    이쁜소녀도 힘이 상당히 높아 많이 들 수 있는데, 그 한계 어림까지 무게를 더 짊어지게 만들었다.

    딱 더 못 움직일 것 같은 무게에 근접해서.

    저게 다 돈이다 보니 무거워도 무조건 들고 가야 한다.

    “몸이 이렇게 늘어지기는 처음이네. 일단, 트로아에 들렸다가 최대한 빨리 돌아와 볼게.”

    나르샤 누나도 축 처진 몸으로 살짝 인상을 쓰면서 이쁜소녀와 걸음을 함께했다.

    “음, 아마 다시 오진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돌아올 때쯤 되면 다 사라져 있을 거예요.”

    “접수. 그럼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들키지 않게 조심하고.”

    “네, 나중에 봐요.”

    그렇게 이쁜소녀와 나르샤 누나가 사라지자 다시 아이템을 주우면서 걸음을 옮겼다.

    “지금부터는 말소리도 안 돼요. 걸음도 조심해서 걸으시고요.”

    좀 전부터 오우거 로드의 외치는 소리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모두 안개화를 시전했다.

    【 안개화! 】

    서로가 흐린 안개처럼 사라지자 어둠과 동화되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형체가 흐려졌다.

    다만, 좀 밝은 곳에서 집중해서 보면 형체가 보여 이것도 무적은 아니었다.

    그래도 지금은 충분했다.

    저런 난리에는 절대로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다.

    물론, 파티원끼린 잘 보이고.

    조금 더 따라가자 터널의 절반을 좀 넘어가는 지점까지도 그 어떤 유저도 오우거 로드와 몬스터 라인을 넘지 못하고 쓸려나가고만 있었다.

    안개화 지속 시간이 짧은 전사 형과 챠밍이 먼저 아이템을 받아서 다시 자리를 떴다.

    <챠밍> 오빠, 정말 조심해요.

    <방패전사> 먼저 가보겠습니다.

    <주호> 그래, 너도 조심해서 가고, 전사 형, 끝나면 연락할게요. 그거 준비 좀 해주세요.

    <방패전사> 미리 몰아두라고 알았다.

    챠밍과 전사 형이 사라지자 오우거 로드가 몬스터 부대와 함께 난장판을 치고 있는 곳을 바라봤다.

    여전히 쓸려나가는 유저들과 간간히 레벨업을 하는 오우거 로드.

    심지어 오우거와 트롤들도 레벨업을 하고 있었다.

    네임드는 경험해봐서 알지만 일반 몹은 과연 어디까지 키울 수 있을까.

    그런 내 의도를 전달했더니 재중이 형과 눈빛을 마주쳤다.

    <불멸> 뭐, 일반 몹을 키워봐야 레벨만 높을 뿐이겠지.

    <주호> 그런가요 경험치만 좀 더 받겠네요.

    <불멸> 드랍률 좀 더 높고 끝.

    내 말이 맞다고 재중이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력이 떨어지면 살짝 멀어졌다가 마력을 채운 뒤 다시 따라붙으면서 인벤토리를 거의 다 채워갔다.

    <불멸> 여기까지. 더 하면 못 움직여.

    <주호> 아쉽네요.

    <불멸> 오늘 같은 날도 잘 없는데 나도 좀 아쉽네.

    정말 이렇게 몰아놓고 이득을 볼 기회가 얼마나 더 있을까.

    나중에 지나 봐야 알겠지만 이번은 정말 특수 상황이었다.

    <불멸> 마무리도 해야지

    <주호> 네, 그러려고 따라왔으니까요.

    아이템을 줍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또 다른 이유가 존재했다.

    어차피 아이템은 이제 더 주울 수 없다.

    더 이상 오우거 로드가 이곳에서 유저들을 죽여 봐야 큰 의미가 없기도 하고.

    그리고 이대로 쭉 통로를 돌파해 버리면 오우거 로드와 몬스터들이 통로 반대편으로 나가 버리는 수가 생기게 된다.

    <불멸> 그럼, 안 되지.

    <주호> 시작할게요.

    아까 득했던 7강 데스 위버를 꺼냈다.

    이렇게 좋은 활을 사용한 적은 없지만, 이번 기회에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그야말로 횡재하는 날이었다.

    그나마 데스 위버는 거대 개구리를 잡아 좀 풀리기는 했으나 여전히 매물이 적고, 다른 네임드와 다르게 활 중에서는 현재 데스 위버가 최고였다.

    사냥이나 PVP 전부다.

    물론, 나르샤 누나의 라이덴 석궁은 그것을 뛰어넘지만 이건 한 자루밖에 없으니까.

    한 번에 오우거 로드의 어글을 뺏어오려면 정말 강력한 기술이 아니면 힘들다.

    뇌격이라는 최강의 기술이 있지만 지금은 사용하기 힘든 기술이다.

    각 스킬들에는 단점이 존재한다.

    뇌격은 이러한 동굴이나, 터널과 같은 곳에선 발동이 불가능했다.

    차선책으로 블랙 아쿠아 캐논이 있는데 이쪽은 너무 튀니까 안 되고.

    원거리에서 최장거리로 멀어진 상태에서 쓰려면 활이 최선인데 7강 데스 위버가 다행스럽게도( ) 내 손에 들어와서 한숨 돌렸다.

    오우거 로드.

    다른 녀석들은 필요 없다.

    이 녀석만 있으면 된다.

    오우거와 트롤 같은 잡몹( )이야 언제든지 보충할 수 있으니까.

    최대한 멀리 떨어져 아까 주워놓은 검을 활시위에 매겼다.

    【 검은 가시! 】

    예전에 화련을 한방에 녹여 버린 방법.

    다른 상황이라면 정말 아까웠겠지만, 어차피 주변에 널린 것이 아이템이라 5강짜리 검 하나 주워서 쓴다고 표도 나지 않았다.

    검게 변한 검이라 어둠 속에서 날아들면 구분하기 어렵다.

    마치, 지금 상황에서 사용하라는 듯…….

    최대로 당겨진 활시위가 찢어질 듯 비명을 지를 때도 계속 당기면서 버텼다.

    딱 한 번.

    화려한 광역기들이 오우거 로드에 집중되면서 주변 시야가 완전히 가려지는 그 순간.

    손아귀에서 활시위를 놓자마자 공기를 가르는 파공음과 함께 5강 협곡 소드가 오우거 로드의 넓은 엉덩이를 향해 쇄도했다.

    그리고 각종 광역기에 휩싸여 사물 분간이 힘든 상황에서 협곡 소드가 오우거 로드의 푹 파진 그곳( )을 강하게 뚫고 들어간 뒤 곧 힘을 잃고 바닥에 떨어졌다.

    크어어억!!!

    그 어느 때보다 처절하고 혼을 울리는 오우거 로드의 외침과 함께 오우거 로드가 두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어졌다.

    <불멸> ……잔인한 새끼.

    <주호> 설마 저게 될 줄은.

    사람에게도, 몬스터에게도 급소가 있어, 그냥 뒤쪽이면 저기가 급소겠거니 해서 날렸는데…….

    효과가 너무 좋았다.

    설마, 저 오우거 로드를 한 방에 다운 시키다니.

    오히려 그동안 오우거 로드를 공격하던 유저들이 어리둥절하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 오우거 로드 쓰러졌어!”

    “지금 공격 통하는 것 아냐 더 퍼부어!”

    “잡을 수 있어 ”

    “진짜 되는 거냐 ”

    “일단 공격해!”

    오우거 로드가 다운되어 힘을 못 쓰자 자연스럽게 주변의 오우거나 트롤이 하나둘씩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 +0 파워 글러브 / 방어력 6 / 근력+5 』

    그중 한 마리가 턱, 하고 파워 글러브를 떨어뜨렸는데 이것 때문에 또 난리가 일었다.

    “파, 파워글러브!!”

    “건들지 마! 내꺼다!”

    “저리 비켜! 새끼들아!”

    “손대면 다 죽인다! 꺼져!”

    유저들이 오우거 로드를 공격하다 말고 갑자기 파워글러브에 접근하는 상대방을 향해 칼날을 들이댔다.

    심지어 후방에 있던 마법사나 궁수들이 파워글러브 근처로 광역기를 깔아버리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이 사람들, 욕심이 진짜 끝이 없네.

    오우거 로드를 앞에 두고 저러다니.

    니들이 지금 그럴 때가 아닐 텐데…….

    유저들이 혼란에 빠진 사이 오우거 로드가 자리에서 일어나버렸고 전방에 있던 유저들을 향해 입가에 화염을 모으기 시작했다.

    어글을 가져올지 알았는데 한 방으로는 모자라구나.

    어떻게 보면 잘 되었나

    “오우거 브레스!!”

    “피해!”

    “젠장!”

    “죽더라도 먹고 죽자!”

    무섭고 처절할 정도의 욕심이네.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오우거 로드의 브레스가 통로를 싹 밀고 가자 전방이 유저들이 모두 녹아 사라져 버렸다.

    <불멸> 크큭, 진짜 얘들 너무 웃겨.

    재중이 형이 배를 잡고 웃어댔다.

    그 사이 나는 갈고리를 꺼내서 파워글러브가 있는 곳으로 집어 던졌다.

    갈고리 끝에 파워글러브가 걸리더니 내가 끄는 대로 질질 끌려 왔다.

    물론, 안개화가 된 상태로.

    좋아! 파워글러브 1개 득.

    드랍률이 낮아서 언제 또 얻나 했는데 너무 손쉽게 얻어버렸다.

    <불멸> 나이스 캐치!

    워낙 많이 쓸려나가서 정신이 없을 때 재중이 형이 빠르게 급소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고작 저걸로 될까 했는데 어글을 잡고 있던 유저들이 다 녹아버려서 그런지 너무 쉽게 오우거 로드가 재중이 형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날 보고 씨익 웃었다.

    <불멸> 어글은 이렇게 잡아야지.

    못 말리겠네.

    <불멸> 가자, 다시 세워놓으러.

    재중이 형이 간격을 유지하며 오우거 로드를 처음의 그 장소로 끌고 왔다.

    “늠름하네.”

    거기다.

    <방패전사> 몹 몰아왔다. 밖에 대기시켜놨으니까 가져다 써.

    전사 형이 몹을 모두 몰아서 터널 밖에 옮겨놓기까지.

    그동안 유저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듯 처음 터널을 막았을 때와 같이 완전히 원위치로 돌아왔다.

    이제 1서버는 우리가 오우거 로드를 풀어주지 않는 이상은 절대 이곳을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안개화를 풀고 어두운 터널에서 나와 바깥 공기를 마셨더니 속까지 상쾌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 * *

    <백골단> 벨소리 이 새꺄. 좋은 말로 할 때 9강 블레이드 가지고 와라. 길드 애들 동영상 돌려서 다 확인했다. 니가 주워가는 거 다 봤어.

    <벨소리> 까고 있네, 템이 한 번 떨어지면 끝이지.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이네. 뇌가 없냐 무릎 꿇고 빌면 한 번 생각해볼게.

    <백골단> 너, 이 새끼 딱 기다려라. 니네 길드 아예 지워줄 테니까.

    <벨소리> 할 수 있으면 해보던가. 진짜 개 찌질하네. 그거 오늘 팔고 잠수 탄다. 니가 사라ㅋㅋㅋㅋ

    <미팅> 8강 협곡 롱보우 주우신 분 좀 돌려주세요……. 전 재산이에요.

    <요정족마담> 내가 주웠는데 크크큭.

    <미팅> 진짜요

    <요정족마담> 아니ㅋㅋㅋㅋㅋㅋ 그걸 또 믿냐.

    <미팅> 아! ……발 새끼야!

    <도박꾼> 빅토리 길드 길마 나와라. 니네 애들이 우리 애들 템 먹자 한 거 다 봤다. 연락해라. 죽기 싫으면.

    <뿌샤> 웃기고 있네. 증거 있냐 증거 있어

    <도박꾼> 영상 찾고 있는데, 아무튼 니들이 먹었다고 하더라. 장난치지 말고 다 뱉어내라.

    <뿌샤> 니들 템 먹은 적 없거든 바닥에 떨어진 템이면 몰라도. 따지려면 운영자한테 따져, 븅신아. 번지 잘못 찾아왔다.

    <도박꾼> 그래, 죽어보자 이거네. 한 번 놀아보자. 니들 접을 때까지 무한 척살이다.

    난리.

    오우거 로드를 터널에 다시 세워놓고 라이덴과 미스트 윙을 타고 트로아로 향하던 도중 채팅창을 보는데 죄다 욕설과 템 이야기밖에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 너무 많은 글이 올라와서인지 채팅창이 순식간에 올라가 버렸고.

    “생각보다 훨씬 심하네요.”

    “어때 지들끼리 치고받으면 우리야 좋지.”

    재중이 형은 전혀 거리낌 없는 표정이었다.

    하긴, 이 상황을 만들어놓은 우리가 걱정한다면 고양이가 쥐를 생각해주는 셈이다.

    더 많이 치고받기를.

    그럴수록 우리는 멀리 달아날 테니까.

    “하긴, 우리가 신경 쓸 필요는 없겠죠. 이제 넉넉하게 새 지역을 즐겨보죠 오우거 로드가 버텨주는 동안.”

    “크큭, 넌 진짜 악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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