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4
#254화 거인들의 대지 (3)
터널을 비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층수도 없고, 미로처럼 복잡하지 않은 일자형 구조.
너무 단순한 구조이기에 정말 심한 길치도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었다.
그런 구조 덕분에 터널 내 존재하는 몬스터들을 터널 밖으로 끌고 나오는 것은 아주 쉬운 작업이었다.
거기다 안개화를 사용해 어글을 풀었다, 잡았다 하는 작업을 반복해 몬스터 대군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았다.
정처 없이 이동하는 몬스터의 특징은 이동하다 한 곳에 멈추면 일정 시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녀석들은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 서 있는 오우거 로드.
움직이는 핵폭탄이라고 해야 하나
잘 다룰 수 있다면, 이 정도의 무기는 절대 없다고 자신한다.
물론, 난 이 녀석을 제대로 컨트롤할 자신이 있다.
터널 밖으로 나오자마자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오우거, 트롤 등을 공격했더니 즉각 반응이 왔다.
마치 주변 몬스터들과 링크가 된 것처럼 한 마리만 툭 쳐도 우르르 따라나섰다.
여기까지는 일단 수월하다.
문제는 이제부터.
오우거와 트롤 사이를 누비며 어느 정도 몹이 몰렸다 싶을 때, 오우거 로드에 화살을 날렸다.
“우어어어!!”
그러자 바로 붉은 눈을 확 돌리면서 오우거 로드가 내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우거 로드의 어그로가 나에게 확실하게 붙은 것을 보곤 그대로 터널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달리는 도중, 힐끔힐끔 내 뒤를 빠르게 쫓아오는 오우거 로드를 필두로 한 몬스터들을 흐뭇한 감정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터널의 어느 한 지점에 도착하자마자 달리던 것을 멈추었다.
이쯤인가
미니맵으로 내가 서 있는 위치부터 확인하기 시작했다.
유저들의 속도와 몬스터들의 속도를 가늠했을 때, 딱 좋은 지점이 터널의 약 1/3 지점이었다.
이 작전의 가장 큰 문제점.
내가 절대 드러나면 안 된다.
그렇기에 혹시라도 다른 유저와 마주칠 수 있음을 상기하곤, 바로 스킬을 시전했다.
【 미스트 윙 하트! 】
내 몸이 안개화의 영향으로 흐릿해지면서 사라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날 죽이려고 따라오던 오우거 로드 및 몬스터들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이미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인지 내겐 아무런 감흥이 없지만, 유저들이 이 모습을 보면 아마 기겁했을지도 모르겠다.
만약에라도 이 모습을 봤다면, 아마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들은 모를 것이다.
지금쯤 달콤한 꿀을 먼저 맛보기 위해, 경쟁하듯 터널을 통과한다고 정신이 없을 테니까.
안개화를 한 상태로 터널 벽에 바싹 붙어서 심호흡을 시작했다.
“후우, 후, 후우…….”
약간의 긴장과 떨림, 그리고 이유 모를 감정들이 가라앉는 그 순간.
준비는 끝.
<주호> 다 왔어요
<불멸> 애들하고 밖에서 대기 중. 정말 싹 쓸고 들어갔네. 주변이 깨끗해.
<주호> 하려면 확실히 해야죠.
<불멸> 조심해라. 여러 가지로.
<주호> 수신 양호.
그렇게 간단히 재중이 형과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조금 기다리자 내가 달려왔던 방향이 밝아지면서 웅성거리는 소란이 일어났다.
이제 온 건가
잘 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혹시나 돌발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준비를 마치며 모든 것을 차분한 상태로 만들었지만, 유저들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작은 웃음이 터져 버렸다.
“큭.”
아, 웃으면 안 되는데.
전혀 뜻밖의 상황.
솔직히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통로를 먼저 뛰어드는 유저가 많을 줄 알았다.
통로 입구만 해도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 서로 못 잡아먹어서 난리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지금은 내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마치 줄을 서듯 질서정연하게 서로에게 선두를 양보하는 모습이란…….
뒤에서 계속 밀고 오니 마지못해 밀려난다는 느낌이 가득해 보였다.
하긴, 생각해 보니 저들 입장에서는 이 장소가 미지의 던전 쯤 되겠네.
차라리 몹이 눈앞에 보이면 안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싹 비워진 터널로 인해 오히려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효과를 봤다.
그렇게 떠밀리듯 선두에 선 유저 중 누군가가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사색이 되어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못에 박힌 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드디어 봤구나.
어둠 속에 빛나는 눈빛들을.
이제 나도 피해야겠다.
【 플라이! 】
이쁜소녀에게 잠시 빌려온 미스트 윙 부츠에 내장된 스킬로 공중으로 떠올랐다.
아무리 나라도 이제부터는 안전을 장담할 수 없으니까.
공중으로 날아오르자 바로 터널의 천장에 내 몸이 떠올라 닿았다.
당분간은 여기서 지켜봐야겠지.
“오, 오우거…….”
그리고 그 말이 신호가 되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제일 선두에 있던 길드와 유저들이 똑같이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쭉 잘 가다가 앞이 멈춰서면
뒤는 개판이 된다.
그렇게 사람들이 뒤엉키기 시작하면서 짜증이 난 사람들의 외침이 시작됐다.
“아, 뭐라는 거야 ”
“왜 안가 ”
“앞에 좀 빨리 갑시다.”
떠밀리듯 계속 오우거 로드 방향으로 몸이 밀리자 선두에 선 사람들의 표정이 사색이 되어 외쳤다.
“오우거!”
“뭐 오우거 나왔어 어디 ”
“진짜 드디어 나오나 우리도 좀 잡자. 나와 봐.”
오우거라는 마법의 단어가 뒤쪽에 있던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더 미칠 것이고.
억지로 사람들에게 몸이 밀리다 화난 한 유저가 다시 고함을 질렀다.
“이 새끼들아! 오우거 로드라니까!”
그 외침에 화답하듯 오우거 로드 쪽에서도 하울링이 나왔다.
“크어어어!!”
오우거 로드 특유의 광역 경직기.
특히나 사방이 막힌 통로 안에서 써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강력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피어를 그대로 맞은 선두의 유저 수백이 단체로 굳어버렸다.
“아! 젠장! 못 움직이잖아!”
“빨리 풀어줘!”
“지금 오는 게 아니었는데…….”
“우린 다 죽었다.”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오우거 로드가 양손에 던켈을 들고 유저들에게 뛰어들어 내려쳤더니 순식간에 앞줄이 아이스크림 녹듯 죽음의 빛으로 변해 사라져 버렸다.
그와 함께 레벨이 오르는 이펙트가 오우거 로드를 타고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워낙 많은 유저가 있어서 그런지 오우거 로드의 패턴이 바로 변화했다.
한 번에 다수를 죽일 수 있는 패턴으로.
오우거 로드의 입가에 화염이 넘실넘실 흐르기 시작하자 그걸 본 유저들의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다.
“……오우거 브레스.”
“미친! 다들 피해!”
“뒤에 안 비켜 !!”
“제발 좀 나오라고!!”
“우리도 못 빠져! 이 새끼들아!”
너무 많은 유저가 통로에 있어 앞뒤가 완전히 막혀 버렸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지도 않는 통로에서 뒤따라오는 유저들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지도 아마 모를 것이다.
잘 이동하다가 왜 멈췄지 라는 의문만 가질 뿐.
교통 체증이 이래서 무섭다.
오우거 로드가 풀 차징한 화염 브레스가 통로를 가득 채우면서 녹이고 지나가자 그 경로에 있던 유저들이 사라져 버렸다.
이번엔 수백 명은 족히 넘는 것 같은데…….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녹아버린 유저의 수가 어림잡아 그 정도다.
좌우로 피할 공간이라도 있어야 어떻게든 도망이라도 가지.
이건 어떻게 피할 방법조차 없었다.
대학살.
좁은 공간에서 규격 외 네임드를 만났을 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오우거 로드의 입장에서는 몬스터 밭이 아니라 그냥 유저 밭이다.
그리고 브레스로 공터가 되어버린 공간으로 다시 오우거 로드와 몬스터들이 진격을 시작했다.
“뭐, 뭐야 ”
“갑자기 왜 앞이 사라져 ”
“저, 저건 !”
“오, 오우거 로드다!!”
“야! 다들 튀어!”
“밀지 마!”
“아! 좀 나오라고!!”
“그냥 전부 공격해!”
“탱커들 블록 만들어!!”
“힐!”
마지막을 직감한 누군가의 외침.
그러나 그건 배수진에서 나온 외침이었다.
뒤로 빠질 수 없다는 것을 느낀 사람들이 마지막 발악을 하듯 화살과 마법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누군가는 라지 쉴드를 들고 앞으로 뛰쳐나갔고.
그 뒤로 힐이 있는 마법 유저들이 힐을 차징하면서 굳은 표정으로 대기를 했다.
그래도 수십이 넘는 유저가 동시에 발악을 하고, 라지 쉴드에 의존해 전열에서 몸을 한참 웅크리며 버티니 오우거 로드가 잠시나마 멈칫거렸다.
화가 난 듯 오우거 로드가 크게 다리를 올려 바닥을 강하게 내려찍었다.
대지의 울림.
예전에 열화된 스킬을 챠밍이 쓴 적이 있었는데 그것보다 몇 배는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면서 땅이 뒤집어졌다.
“으아악!”
“안 돼!!”
볏짚 쓰러지듯 사람들이 균형을 잃은 채 픽픽 쓰러졌으며, 그 인원 중 튕겨 오르는 인원은 오우거 로드가 던켈을 이용해 마구 내려찍었다.
그렇게 사람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내려찍고 휘두르는 탓에 죽음의 빛으로 변해 사라지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났다.
힘에 자부심이 있는 나도 정면에서 힘 싸움으로 부딪치면 밀려나가는 판에 지금 유저들 스펙으로 버티는 것조차 무리한 일이다.
“힐 하란 말이야!”
“버텨!!”
“쫄지 마라!”
외침이 무색하게 이미 분위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그렇게 전열이 무너지자 다시 한 번 학살이 시작됐다.
스펙과 격의 차이.
오우거 로드 자체가 거인들의 대지나 트로아에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도전해야 하는 네임드다.
다른 지역에서 그랬듯 그게 정상이겠지.
그래도 오우거 로드의 공격에 대처하는 방식이나 방법을 잘 보고 있으면 준비를 꽤 잘한 길드도 보였다.
일부 유저 역시, 한두 방에 죽지 않고 버틸 만큼의 저력도 보여줬으니까.
아마 순위권 랭커였거나 장비를 엄청나게 강화했을 거라고 생각되었다.
그런 유저만 있었다면 아마 어떻게든 버티기는 했을 것이다.
다만, 진영이 계속 무너지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사실 이쪽이 더 클 수도 있고.
바로 드랍템.
몬스터에게 죽으면 드랍률이 확 올라간다.
그래서인지 이미 죽은 사람들에게서 고강 아이템이 여기저기 쏟아져 나왔다.
워낙 많은 사람이 죽어서 그 숫자도 적지 않고.
정말 재수 없게 8강 이상 아이템이라도 떨어지면 오우거 로드는 신경도 안 쓰고 사람들이 드랍템에 우르르 달려들었다.
“젠장, 이대로 죽을 바엔!”
“내가 먼저야!”
“우리 길드 거다. 건들지 마라!”
“떨어진 템에 니 거 내 거가 어디 있냐 ”
“먹고 죽자!”
일명 먹자들.
고강 템이 우수수 떨어지는 판에 이미 라인을 유지하고 버틴다는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오우거 로드는 날뛰고, 라인은 무너지고, 도망갈 곳은 없고, 도처에 먹자들이 판치고 있어서 오우거 로드에게서 죽지 않으려고 도망가면서 발악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랭커고 상위 길드고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완전 개판이네…….
밀리는 것까진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빨리 밀려 버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차라리 오우거 로드 무시하고 뛰어!”
“그래, 죽느니 차라리!”
“오우거 로드만 피해!”
버티다 못한 사람들이 마지막 남은 한 줄기 희망에 목숨을 걸고 뛰어들었다.
다만 그건 한 줄기 희망이 아니라…….
썩은 동아줄이다.
지금 이 통로 안에는 오우거 로드만 있는 게 아니니까.
오우거 로드 뒤에 개떼처럼 모여 있던 오우거와 트롤이 두 팔을 활짝 펴고 뛰어드는 유저들을 환영했다.
진퇴양난.
괜히 힘들게 몹을 모아둔 것이 아니다.
오우거 로드 단독으로는 분명히 빈틈이 나오니까 아예 몬스터들을 뒤에 잔뜩 같이 데리고 왔었다.
“……발. 장비 다 맞춰놨는데 짜증 나네.”
“이게 뭐야! 운영자 나오라 해!”
“유저들 다 죽일 셈이냐!”
결국, 유저들 입에서 욕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저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오우거 로드와 몬스터 부대는 자기 할 일을 착실하게 해냈다.
이 지옥 구덩이에서 유저들이 빠져나갈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죽어서 이 터널을 나가는 것.
오늘 이후로 난리가 나겠는데
죽음의 터널로 이름 붙여지려나.
그리고 아이템 때문에 문제가 분명 생길 것이다.
죽지 않은 사람들의 영상은 남아 있으니, 누가 자기 아이템을 가져갔는지 확인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어쩌면 대혼란의 시기가 올지도 모르겠다.
아이템을 스틸당한 입장에서 돌려주지 않으면 척살한다고 날뛰려나
뭐, 그건 자기들끼리 알아서 할 일이고.
내가 안개화를 유지하는 것은 별 이유는 없다.
저런 혼란 속에서 내 이득만 취하고 빠질 생각이니까.
다만 안타깝게도 오우거 로드가 날뛰는 곳은 차마 들어가지 못했다.
안개화도 한계가 있어서 계속 타격을 받으면 풀려 버리니까.
내가 노리는 것은 오우거 로드가 광역기로 한 번에 유저들을 녹였을 때 차마 회수하지 못하고 남는 드랍템들이다.
오우거 로드와 몬스터들이 유저들을 녹이면서 통로 멀리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재중이 형에게 연락을 취했다.
<주호> 형, 여기 상황 완료!
<불멸> 오케이. 접수.
일단 오기 전에 좀 골라 놔 볼까나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들을 뒤적거리면서 걷는데 이외로 쓸 만한 것들이 안 보였다.
물약.
또 물약.
귀환서.
양초.
이건 왜 들고 다니는 거야
마법도 안 쓰나
그리고 이어지는 잡템.
생각보다 득템이 없네.
그러다 바닥에 누군가 흘리고 간 템을 발견했다.
『 +8 안개 협곡의 블레이드 / 출혈 18 (10+8) 타격 10 (2+8) 』
그래, 이 맛에 이 짓 하는 거지.
누군지 모르겠지만 일단 감사 인사부터 올리고 바로 인벤에 회수를 했다.
『 +9 안개 협곡의 롱보우 / 출혈 18 (9+9) 타격 18 (9+9) 』
그리고 지나가다 다시 하나를 더 발견했다.
이건 꽤…….
제대로 된 물건이다.
먹자들이 제대로 캐치를 못 한 진짜 진품이었다.
이것도 집어넣고.
인벤이 점점 빵빵해지는 것 같은 기분인데
『 +3 트롤 벨트 / 방어력 6 / 체력+5 』
그리고 누군지 몰라도 트롤 벨트를 주웠다고 자랑하던데 그걸 홀라당 떨어뜨리고 가버렸다.
이건 완전 노다지.
그 자체다.
조금 더 오우거 로드를 따라서 걸어가다가 또 바닥에 반짝이는 아이템을 발견했다.
『 +7 데스 위버 / 출혈 17 (10+7) 타격 17 (10+7)
민첩+2, 중독+2 』
음 이거 장난 아닌데……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템이 생각보다 괜찮게 떨어져 있었다.
아마 후퇴하는 과정에서 오우거 로드 때문에 제대로 회수를 못 한 모양이었다.
이 정도면 내가 충분히 챙기고 난 뒤에도 우리 팀을 몇 개씩 챙겨줄 여유가 있을 것 같다.
다만 무기와 방어구 몇 개를 주웠더니 발걸음이 계속 느려졌다.
재중이 형이 빨리 와야 할 텐데…….
까딱하다간 줍지 못한 드랍 템이 사라지는 우스운 꼴이 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아이템을 선별하면서 계속 걸어가는데 시스템 창이 엄청나게 울려대기 시작했다.
《 솔라 길드와 빅토리 길드가 적대 관계가 됩니다. 》
《 늑대 길드와 히어로 길드가 적대 관계가 됩니다. 》
《 금수저 길드와 에피소드 길드가 적대 관계가 됩니다. 》
《 쌈꾼 길드와 해적 길드가 적대 관계가 됩니다. 》
《 불새 길드와 킹덤 길드가 적대 관계가 됩니다. 》
《 챌린지 길드와 귀신 길드가 적대 관계가 됩니다. 》
채팅창이 고정이 안 될 정도로 적대 관계 선포가 거의 동시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이 아니고 어딘지 모를 길드들이 끝없이 적대 관계 선포를 했다.
아까 전의 개판이 불러온 후폭풍.
드디어 시작됐구나.
대혼란의 서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