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1
#241화 집중과 선택 사이 (3)
기본적으로 유적지에 소유자(길드)가 생기면 유적지 주변의 몬스터들이 도시로 변한 유적지를 공격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세 개의 유적지를 먹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물론, 다른 서버의 유적지 주인들도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몬스터가 유적지 주변을 두르고 있는 벽을 공격하면 하르 방어막이 손상되는데 이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하르 점차 소모되면서 기능이 정지하게 된다.
거기다 하르 원석이 있는 곳이 공격당하면 마찬가지로 도시가 기능을 정지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몬스터들은 기본적으로 24시간 활동을 한다.
그런 이유로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몬스터들을 외각을 돌면서 죽이러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 방어 NPC.
우리와 같이 유적지를 가진 길드는 세금을 사용해 방어 NPC를 고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방어 NPC는 유적지 순찰을 하면서 방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목록을 보면 궁병, 창병, 전사, 기사, 마법사 등 종류도 많고 등급도 따로 나누어져 있다.
물론, 값이 비쌀수록 등급이 높고 능력이 좋다.
거기다 추가 무장까지 시키면 그 능력은 배가 된다.
다만…….
더럽게 비싸다.
정말 너무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현재 로스트 스카이의 화폐인 아르가 꽤 비싼 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아르의 값어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나중이라면 몰라도 지금 당장 고급 NPC를 고용하려면 현금이 미친 듯이 깨지게 된다.
어떤 NPC는 들어오는 세금을 모두 쏟아부어도 모자랄 정도로 비싸다.
거기다 유적지 방어로 한정하기에 다른 곳에 쓸 수 없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돈은 돈대로 잡아먹고 다른 곳엔 써먹을 수 없는 반쪽짜리 NPC.
과하게 사용하면 그저 세금 낭비다.
그래서 우리도 첫 번째 공성전에서 방어 NPC에게 큰돈을 들이지 않았다.
방어 NPC에게 과도하게 돈을 투자할수록 손에 떨어지는 세금은 적어지니까.
아니, 어쩌면 적자가 날 수도 있다.
특히, 저런 마법사 NPC들을 다수 사용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
거기다 지금 스태프까지 쥐여주지 않았나…….
효과가 좋은 만큼 추가 무장은 정말 말도 못 하게 비싸다.
그래서 방패전사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미친년이라고.
“완전 작정을 했네요.”
지금 성벽에 올라가 있는 마법사 NPC 한 명만 해도 1일 치 세금과 맞먹을 수도 있다.
열네 명만 불러내도 세금은 없다.
“거기다 마법사만 불러낸 것이 아니지. 궁수들 봐라. 저게 다 몇 명이냐. 활도 좋은 걸 붙여 줬구만. 진짜 스케일 지렸네.”
방패전사가 성벽을 두를 정도로 불러낸 궁수들의 숫자에 놀란 듯 입을 쩍, 하고 벌렸다.
현질도 저 정도면 휘청거리지 않나
아직 세금을 받지 않은 상태니 저건 순전히 다 화련의 지갑에서 나오는 돈이다.
그냥 붙어선 이기지 못할 것 같으니까 아예 레벨이 높은 NPC를 사용한 모양이다.
“……솔직히 나도 저건 좀 질리네.”
어지간한 일엔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재중이 형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확실하네.
일부 유저들이 마력을 꽉 채운 상태로 뒤 성벽을 향해 날아올랐다.
공성전 한정으로 탑승한 동안 마력이 미친 듯이 깎아내려 간다.
그래서 아예 성벽 바로 앞에서 시도를 하고 있었다.
분명 저렇게 하면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른다.
방어 NPC만 없다면 말이지…….
“어 저기 날아올랐어요!”
이쁜소녀가 가리킨 방향으로 수십의 공중 탈것들이 날아올라 성벽을 넘으려는데 궁수 NPC들이 일제히 그쪽으로 활대를 돌려 날아오르는 새들을 모두 격추시켜 버렸다.
“관통 대미지 쩌네. 탈것들이 녹네, 녹아.”
방패전사 말대로 호기 있게 날아올랐던 새들이 화살에 꿰여 모두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역소환 당했다.
저 정도면 지금 유저들보다 훨씬 강한 셈이다.
거기다 사격에 있어서 절대 실수를 하지 않는다.
정해진 스탯만큼 한 치의 오차가 없는 정확한 사격.
응용력은 확연히 떨어질지 몰라도 정해진 룰을 수행하는 것은 사람보다 NPC가 월등했다.
사람과 다르게 NPC는 프로그램이니까.
방어 라인을 지키는데 이보다 무서운 것이 있을까
“돈 값하네요.”
“공성전 한정으로는 최강이지.”
내 말에 방패전사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곳곳에서 강력한 광역 마법이 쏟아지며 성벽에 붙은 유저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혹여나 주변에서 원거리 공격이 들어오면 성벽 위에 버티고 있던 지배자 연합 유저들이 방패를 들고 마법사를 철저하게 보호했다.
NPC의 모자란 응용력을 유저들이 해결하는 식이다.
저러면 진짜 난공불락인데
애초에 성벽 위로 올라갈 수 없다.
궁수 NPC나 마법사 NPC의 레벨이 너무 높아 싸움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
궁수들은 걸어 다니는 자동포탑 수준이고, 마법사는 포격을 해버리니까.
공성전이…….
우리 생각과는 다르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원래라면 지금쯤 무너지고 안쪽에서 드잡이하고 있어야 하는데 말이야.”
방패전사가 저 광경을 보고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이건 길드원들도 마찬가지다.
사장님과 다른 길마들은 지금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어차피 지금 덤벼봐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까.
우리뿐만 아니라 대기를 하던 다른 길드들도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예상과 전혀 다른 흐름에 당황한 모양새다.
“현질도 저 정도면 대박이군. 진짜 사람들의 허를 찔렀어.”
수호도 옆에서 보고 있다가 혀를 내둘렀다.
“저 돈 있으면 차라리 날 주지.”
최종병기도 아깝다는 표정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이미 세금만큼 사용했겠죠 ”
이번만큼은 정말 놀란 것 같은 표정으로 챠밍이 물어보자 방패전사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 세금 이상. 이미 적자야.”
그 말에 이쁜소녀가 눈을 껌뻑껌뻑 거렸다.
쟤도 깜짝 놀랐구나.
“세상에…… 오빠, 우리 세금…… 진짜 많지 않아요 ”
그 말에 방패전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많았지. 근데 그 정도의 돈을 지금 허공에 뿌리고 있는 중이지…… 부럽다. 진짜. 금수저, 아니 다이아 수저 확실하네.”
화련이 돈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은 그 정도를 넘어섰다.
“이거 여왕님을 너무 화나게 만들었군.”
재중이 형이 회의가 끝났는지 잠시 머리를 식히러 우리에게 왔다.
“어떻게 됐어요 ”
“결국 우리가 나서야지.”
역시 그런 식으로 결론이 나왔나
저 궁수 NPC와 마법사 NPC는 이미 규격외다.
현재 유저들 스펙으로는 죽일 수 없다.
심지어 주변을 지키는 유저들 때문에라도 더더욱.
“다만, 지금은 아니야.”
“그래요 ”
“어차피 숫자는 좀 줄여야 해. 이번에 화련 덕 좀 보자.”
그 말에 사방을 둘러봤다.
확실히 사람이 너무 많다.
우리 길드를 피해서 다른 유적지로 간 사람들이 몇 배는 더 많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 페르타에 있는 숫자가 적은 것은 절대 아니다.
화련의 손을 빌려서 쪽수를 줄인다라…….
역시 형다운 생각이네.
이 상황을 충분히 이용해 먹으면 우리 부담이 줄어든다.
전체 숫자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아직까진 다들 숫자만 믿고 성벽을 오르고 있는 중이다.
사방에서 몰아치면 어떻게든 뚫을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과연 쉬울까
* * * * *
공성전이 시작된 지 꽤 긴 시간이 흘러갔다.
“사실 숫자만 맞출 수 있다면 수성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지.”
재중이 형이 성벽을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런가요 ”
“모든 전쟁이 다 그래. 유리한 지형을 끼고 싸우면 지려고 해도 질 수가 없거든. 애초에 성벽 자체가 방어에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지형물이니까. 높이에서부터 이기고 들어가면 공격이든 수비든 다 유리해.”
재중이 형 말대로 현재 공성 측이 숫자가 훨씬 많음에도 지배자 연합이 한 치도 밀림 없이 전투를 수행하고 있었다.
지배자 연합의 화살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리면서 추가타가 붙고 반대로 공성 측의 화살은 성벽 위로 쏘면서 힘을 한참 잃은 채 날아갔다.
근접 격수들도 각자 활을 꺼내서 활시위를 쏘아 올렸지만, 숙련도의 차이 때문인지 빗나가는 화살이 허다했다.
그리고 마법사들은 낮은 체력 때문에 성벽 밑보단 좀 떨어져 곳에서 공격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거리 때문인지 제대로 된 공격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래도 준비를 많이 했네요. 전하고는 확실히 달라요.”
저번 공성 때는 근접 격수들이 대부분 성벽에서 손가락만 빨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 대부분의 근접 격수들이 따로 활을 준비하지 않아 쓸모없는 잉여 병력이 되었었다.
“1서버 하는 사람들도 바보들은 아니니까. 서브 무기 정도는 준비했겠지. 뭐, 원래라면 선전했겠지만…….”
하긴, 누가 저렇게 돈 지랄할 줄 알았겠는가.
특히 저 마법사 NPC들이 문제다.
마법사 NPC의 마법 한 방에 성벽 아래에서 수십 명씩 녹아버리는데 무슨 수로 버틸 수 있을까.
“그냥 성문을 부숴!”
“달려들어!”
“도끼, 해머 든 사람들 앞에 붙어! 라지 쉴드 든 사람들은 머리 위로 올려서 방어해!”
“힐러들은 힐!”
그리고 누군가가 성벽에 달려들면서 외치자 주변 사람들도 따라 성벽으로 붙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형을 갖춘 상태에서 성벽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쿵쿵거리면서 성문을 내려찍는 사람들과 화살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방패든 사람들과 힐러들까지.
마치 전쟁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그런 광경이다.
일단, 이 상황을 넘기고 봐야 뒤가 있다 보니 연합이나 길드에 상관없이 서로 협력을 하고 있었다.
“휘유, 굉장하네.”
최종병기가 재밌다는 표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봤다.
“될 것 같아요 ”
“아니, 어렵지. 특히 저 마법사들 때문에.”
최종병기의 말대로 성문 앞으로 마법사들의 강력한 광역 마법이 떨어지자 힐러의 힐이 따라가지 못 한 채 한쪽 진형이 싹 녹아내려 버렸다.
의욕을 꺾어버릴 만큼 참혹한 광경이었다.
어떻게든 뚫릴 것만 같았던 성문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자 사람들도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포기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보지 않아도 3개의 성문 모두 같은 상황일 것이다.
“……좋지 않네.”
수호가 집중해서 보고 있다가 한마디 했다.
확실히 이대로라면 그냥 포기해 버리는 사람이 속출해 버릴지도 모르겠다.
“안 되겠네요. 슬슬 시작할게요.”
화련이 보인다면 화련만 잡아버리면 어떻게든 더 이상 돈을 못 쓰게 만들 수도 있지만 지금은 페르타 안쪽으로 숨어버렸다.
그러면 결국, 정공법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 팽팽한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 버리기 전에.
쪽수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이대로 포기해 버리면 전부 우리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
【 마나 리커버리! 】
케르베로스에 올라탄 채 심장을 빠르게 돌리기 시작했다.
【 오우거 하트! 】
【 라미아 하트! 】
【 라이덴 하트! 】
마력을 채우면서 3종 심장을 돌리는 것을 반복하니 힘과 지력이 순간 최고치로 치솟았다.
“다녀올게요.”
내가 앞으로 나서자 챠밍과 이쁜소녀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무리하지 말아요.”
“조심해요.”
“최대한 조심해서 갔다 올게.”
하긴 수천이 싸우는 곳으로 들어간다고 하니까 저런 표정을 짓겠지.
“해보고 안 된다 싶으면 바로 빠져. 여차하면 우리도 들어간다.”
방패전사가 눈을 부라리면서 미스트 쉴드를 꽉 쥐고 언제라도 뛰어나갈 준비를 했다.
“아마, 괜찮을 거예요.”
후…….
왜 이렇게 걱정들이 많을까.
꼭 강가에 내놓은 애를 보는 것 같은 표정들이다.
“다 너 걱정해서 하는 소리야. 잘 할 수 있지 ”
재중이 형이 내 등을 손바닥으로 팡팡 치면서 웃어 보였다.
“저밖에 못 하는 일이니까요. 안 되도 되게 해야죠.”
“그럼 다녀와라.”
흠, 그럼 진짜 가볼까
【 리틀 오우거 소환! 】
뿔이 작고 눈이 올망졸망한 것만 빼면 오우거 로드의 웅장함을 아주 작게 압축시켜놓은 외형이다.
소녀 라미아처럼 이 녀석도 제멋대로라서 과연 어느 선까지 날 도와줄지 모르겠다만.
내가 소환하자마자 내게 바로 버프를 걸어줬다.
그러자 근육에 과도한 부하가 걸리기 시작하면서 몸에 힘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이거 꽤 부담스러운데
소녀 라미아처럼 리틀 오우거도 오우거 하트와 시너지를 내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 헤이스트! 】
헤이스트를 시전하자 체력과 마력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현재 스탯이라면 힘, 속도 어느 것도 부족할 것이 없다.
달리면서 도움닫기를 하고 점프를 하자 바로 사람 키만큼 몸이 치솟았다.
그리고 제일 외곽에 있던 유저의 어깨를 밟으면서 다시 한 번 점프했다.
“우왁! 뭐야 ”
어깨를 밟힌 사람이 깜짝 놀라서 외치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그대로 징검다리를 밟고 지나가듯 사람들의 어깨 견장을 차례대로 밟으면서 수백의 인파 위를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르게 주파했다.
“주호다!”
“무슨 서커스야 ”
“혼자 무협 찍네.”
“저게 인간이냐 ”
“내가 평지에서 달릴 때보다 더 빠르네…….”
“스탯이 대체 얼마야 ”
그리고 성벽에 가까워지자 마법과 화살들이 오간다고 혼란 그 자체다.
눈먼 화살과 마법이이 쏟아지자 카스카라와 라이덴 블레이드를 교차하면서 빠르게 사방으로 튕겨냈다.
세세한 조절을 하고 싶은데 일단, 성벽까지 닿는 것이 우선이라 아무렇게나 쳐냈더니 사방이 엉망이 되었다.
“으악!”
“피해!”
미안하지만 지금은 저것까지 신경 쓰긴 어렵다.
성벽 바로 아래로 닿자마자 바로 벽을 밟고 위로 뛰면서 스킬을 시전했다.
【 블링크! 】
순식간에 시야가 사라지더니 어느새 성벽 위에서 시야가 복구되었다.
여기까진 순조롭다.
“어 ! 여기 올라왔어!”
“주호다!”
“대체 어떻게 올라온 거야 ”
“전사 아냐 무슨 순간이동을 써!”
“보고만 있지 말고 쳐!”
성벽에 올라오자마자 우왕좌왕하는 지배자 연합 사람들 사이에 착지하면서 바로 던켈로 스위칭했다.
과연 지금 상태에서 어스 퀘이크는 어느 정도 위력을 낼까
【 어스 퀘이크! 】
그대로 바닥을 내려찍자 벽의 돌들이 갈라지고 터지면서 사방으로 돌 폭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피해!”
“안 돼!”
성벽 위로 지배자 연합 유저가 다소 몰려 있었던 터라 어스 퀘이크가 일으킨 돌 폭풍에 상당수가 휩싸여 버렸다.
그리고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
풀 차징을 하지 않았음에도 리틀 오우거의 버프를 받은 상태로 사용했더니 가까이 있는 유저부터 그대로 죽음의 빛으로 변해 싹 녹아나갔다.
심지어 궁수 NPC조차 경직이 걸려서 쓰러져 버렸다.
역시 한 방에 죽는 것까지 기대하긴 어렵네.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아쿠아 블레이드를 꺼내서 마법사 NPC 쪽을 향해 기술을 펼쳤다.
【 블랙 아쿠아 캐논! 】
그렇게 넓지 않은 공간에 일자로 쭉, 뻗어지는 블랙 아쿠아 캐논이 쓸고 지나가자 방패병들이 억지로 버티다가 뒤로 밀려 나가면서 모조리 방패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경직되어버 렸다.
그러자 덜렁 마법사 NPC만 남아 내게 다연발 화염구를 날렸다.
확실히 대인 마법도 수준급이다.
아쿠아 블레이드를 넣고 라이덴 블레이드와 카스카라를 꺼내 바로 앞으로 치고 나갔다.
그리고 날아오는 여섯 발의 화염구의 중심을 빗겨 쳐서 하늘로 날려버리고 다시 한 번 기술을 시전했다.
【 뇌격! 】
대인 최강의 기술!
짧은 시간 안에 마법사 NPC를 눌러 버리려면 이 정도가 아니라면 통하지 않을 것이다.
하늘에서 하얀 뇌전이 떨어져 내리면서 마법사 NPC를 태워버리자 뇌전은 이기지 못하는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어져 버렸다.
단지, 나 혼자 올라왔을 뿐인데 이미 성벽 위가 초토화되어 있었다.
템의 위력도 실력이라던가
뭐든 좋다.
성문 쪽을 커버하던 마법사 NPC 중 하나를 내가 무력화시켰더니 성문 쪽으로 향하는 압박이 순간적으로 느슨해져 버렸다.
그 여파로 성문을 두드리던 사람들이 일시에 성문을 부숴버렸다.
콰앙!
특유의 효과음과 함께 정면의 성문이 부서지고 사람들이 크게 환호하기 시작했다.
“우와! 부셨어!”
“더 이상 성벽 안 뚫어도 돼!”
“역시 주호!”
“주호 최고다!”
“혼자 올라가서 뚫어버리다니!”
“뭣들 해! 지금이다! 들어가!”
고속도로 정체가 풀리듯 사람들이 일제히 성문을 통해 페르타 시내로 달려 들어갔다.
일단 한시름 놓았나
그때 귓속말이 왔다는 표시에 불이 들어왔다.
뭐지
무심코 손이 귓속말을 풀었다.
<화련>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