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230화 (230/1,404)

# 230

#230화 오우거 로드 (3)

-오우거 로드 떴음.

-어디 진짜

-페르타 지금 난리 난 것 모름

-그놈이 왜 페르타에 있지

-모르지. 페르타 위에서 유저들 죽이고 내려감.

-오우거 로드 혼자서

-아니, 쫄따구들 우르르 데리고. 쫄따구라고 하면 그런가 아무튼 이 몹 저 몹 다 섞여 있더라.

-사냥하고 있는데 깜짝 놀랐네. 빨리 안 튀었으면 나도 죽었다.

-아, 진짜 몬스터 순환 때문에 자리를 잡을 수가 없네.

-근데, 페르타 최강 쪽 소유 아니었나 완전 날아갔음.

-ㅋㅋㅋ 꼬시다. 25억이나 주고 사던데 개손해 봤을 듯.

-그쪽도 항상 잘되라는 법은 없네. 오우거 파이팅이다. 다 쓸어버려.

-이분 인성 보소. 근데 나도 파이팅이다! 어차피 우리가 못 먹을 거 남도 못 먹어야지.

-우리 서버만 그래

-노노, 전 서버 다 나온 듯.

-그거 베네아 방어전 때문에 그럴걸 전에도 방어전 마지막에 오우거 로드 나타났잖아.

-우리 서버도 나왔음. 결국 못 잡았지만.

-아, 맞다. 그래서 한동안 오우거 찾으러 다닌다고 난리 났었지.

-근데 아마 찾았어도 못 잡았을걸 어마 무시하던데.

-ㅇㅇ. 진짜. 한 번 도끼 휘두르면 그 자리 싹 녹아버렸지. 정도껏 강해야 잡지.

-지금은 스펙 많이 올랐는데 못 잡을까 사람만 많으면 어떻게 잡겠는데.

-호수의 여왕이나 잡고 이야기합시다.

-그건 넘사벽이고. 사람 많을수록 더 안 죽는데 못 잡음.

-차라리 오우거 로드가 좋지 않냐 적어도 피 흡수는 안 하잖아.

-오우거 로드가 좋다니…… 이분 처음 하는 듯. 예전에 수천 명이 쓸려나가는 것을 봤어야 함.

-애초에 이벤트 몹 아님 그걸 누가 잡아.

-1서버에서 잡았는데 모름

-주호하고 불멸이 잡았지 진짜 그 사람들도 대단하다. 죽어라 도망가는 걸 따라가서.

-케르베로스 있었으면 우리도 해봤을 건데.

-그때, 케르베로스 가진 사람도 최강이 유일했을걸

-진짜 나긴 난 놈들이다. 이번에도 잡으려나

-에이, 아무리 그래도 이번은 무리일 듯. 마법사들 지원도 없는데.

-전에 거대 지네 잡은 길드들 모여서 도전한다더라.

-그쪽은 수가 많으니 잘하면 잡을 수도 있겠네.

일단, 페르타에서 오우거 로드의 움직임이 없기에 길드원들이 상황만 살피며 페르타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대기했다.

딱 오우거 로드가 보일 정도의 거리 정도에서.

“게시판은 난리네.”

방패전사가 게시판을 싹 훑어보더니 우리에게 보여줬다.

우리도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게시판을 살피며 동향만 체크했다.

“확실히 다른 길드들이 움직이기는 할 모양이네요.”

예전에 어디선가 봤던 길드들이다.

우주클랜, 의리, 파괴, 질주 길드 외 다수의 길드들.

“파괴하고 질주는 예전에 지배자 연합에 있던 길드 아닌가요 ”

공성전 때 화련 쪽에서 쟁을 했던 것이 기억나 물었다.

내 말에 방패전사가 잠시 확인하더니 대답을 했다.

“거기 다른 길드들처럼 화련하고 트러블이 있어서 그 뒤에 바로 나왔을 거야. 폭군하고 다르게 돈 관계가 없는 건가 그건 잘 모르겠고. 스칼렛이 폭군 외에 부르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문제가 없었나 싶기도 하고.”

“의외네요.”

나중에 폭군에게 물으면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이걸 묻자고 굳이 다시 볼 생각까지는 없다.

“의리 길드하고 우주클랜도 예전에 랭킹에 들었던 곳인데 여기도 꽤 하지. 우리 때문에 랭킹 밖에 있어서 그렇지.”

길드 랭킹엔 큰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방패전사는 꾸준히 여기저기 체크를 하고 있던 모양이다.

묻는 족족 쭉 다른 길드의 대략적인 규모나 사정을 알려줬다.

이 형도 이런 쪽으로는 안 밀리니까.

“혈검은 어떻게 됐어요 ”

“아 그놈 낙동강 오리 알 됐지. 줄을 잘못 잡았어. 견고하리라 생각했던 화련 연합이 한순간에 와해됐으니까. 독사하고 혈검하고 그쪽 원투 펀치였을 걸 ”

“흐물흐물한 원투 펀치네요.”

독사는 폭군에서 넘겨줘서 그런지 제대로 싸워볼 기회는 없었지만 솔직히 혈검은 실망을 했다.

내 말에 방패전사가 큭큭, 거리며 웃었다.

“너니까 그런 소리 할 수 있는 거야. 다른 길드들은 거의 악의 축 정도로 생각하던데.”

“그런가요 그냥 그랬어요. 오히려 아로하나 칼이라는 사람이 훨씬 까다로울 것 같네요.”

그냥 내가 보는 입장에서는 그렇다.

까다로운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 쪽에 많이 포진되어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스칼렛 쪽에서 연락이 왔다.

<스칼렛> 소식 들었어요.

이쪽은 아마 전부 다 안개 협곡으로 넘어갔었지.

달 길드는 삼각 봉우리 쪽에 자리를 잡는다고 길드원이 꽤 많이 동원된 것으로 알고 있다.

완전 자세한 사항까지야 알 수 없지만.

<주호> 오우거 로드 잡는다고 다른 길드도 많이 나섰다는데 생각 없으신가요

<스칼렛> 저희가요 설마요.

그러면서 재밌다는 듯 웃는데, 지금 오우거 로드에게 달려들면 어떤 상황이 나올지 뻔히 아는 것 같다.

<스칼렛> 삼각 봉우리 지켜내는 것만 해도 힘들어요. 요즘 도전을 꽤 많이 받아서.

<주호> 그런가요

우리가 워낙 별종이라 그렇지 다른 길드는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사냥하는 편이라고 한다.

우리도 처음엔 아웅다웅하면서 지냈지만, 어느 사이엔가 전혀 다른 곳에서만 사냥하고 있으니 경쟁이 없다고 해야 하나.

재중이 형이 말한 우리만 사냥하는 사냥터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셈이다.

<주호>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스칼렛> 어머 짓궂으셔라. 답을 정해놓고 물어보시면 제가 어떻게 대답해 드려야 할까요

이쪽은 정말 생각이 없네.

<스칼렛> 저희도 끼워주시면 좋겠지만 솔직히 생각이 없으시잖아요

그 질문에 대답 없이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핵심을 찌르고 와버리니까.

<주호> 흐음, 뭐 그렇겠네요.

<스칼렛> 그럼 좋은 것 나오면 비싸게 팔아드릴 테니 연락주세요.

그러면서 영상통화가 끝났다.

“그 여자 참, 이쪽 성향을 알아도 너무 잘 아네.”

옆에서 듣고 있던 방패전사도 살짝 질린 표정이다.

“속에 여우 백 마리쯤 넣고 다닌다니까요.”

“확실히 그래. 그럼 어떻게 할 거냐 ”

“글쎄요…….”

정말 생각이 복잡하다.

일단, 베네아 방어전.

다른 네임드라면 한 지역에 묶여 있겠지만 오우거 로드는 확실히 필드형이다.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

언제가 되었든 오우거 로드는 페르타를 벗어나서 움직일 것이다.

베네아 방어전을 위해서.

그리고 오우거 로드가 베네아 방어전으로 들어가면 끝은 명확하다.

베네아 병력으론 못 막을 것이 분명하고 그럼 무조건 마법사 NPC가 단체로 몰려와 강력한 광역 마법으로 초토화를 시킬 것이다.

이미 한 번 겪어봤으니까 이건 확실하지.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전처럼 할 수는 없을 거예요. 아마.”

예전엔 케르베로스로 도망가는 오우거 로드의 막타만 치는 것으로 템을 얻어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일정 이상 대미지를 주지 못하면 템이 드랍되지 않는다.

다른 말로 하면…….

이 상태로 베네아에 보낸다면 그냥 손 놓고 오우거 로드가 죽는 것을 구경해야 할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대미지를 마법사 NPC보다 많이 쌓아야 해요. 우글거리는 몹 사이에서.”

문제는 오우거 로드의 총 HP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

그래서 굉장히 까다롭다.

무조건 많이 깎는 것이 베스트겠지만.

과연 이게 쉬울까

이게 바로 첫 번째 미션.

두 번째는 내 욕심이다.

오우거 로드는 분명히 좋은 것을 뱉는다.

특히, 오우거 심장과 오우거 벨트.

하지만 난 그걸 사람들에게 줄 생각이 전혀 없다.

그렇기에 우리 팀만으로 어떻게든 오우거 로드를 잡아내야 하는 미션이 생겼다.

그리고 그렇게 템을 드랍하게 만들려면 무조건 오버를 시켜야 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이것이 세 번째 미션.

이걸 우리 팀에게만 이야기했더니 다들 표정이 굳어버렸다.

난이도로 치면 별 5개 만점에 별 10개짜리 미션이다.

그냥 오우거 로드만 상대해도 힘든데 다른 여러 가지를 다 고려하면서 싸워야 한다.

“우리끼리 될까요 ”

이번에는 챠밍도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엄청 어려울 것 같아요.”

이쁜소녀도 마찬가지.

“전사 형이 정말 중요해요. 앞에서 버텨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서.”

“뭐, 익숙하지.”

“이거 받아요.”

그리고 인벤에서 오우거 벨트를 꺼내 방패전사에게 건넸다.

“이걸 ”

“다른 몹과는 차원이 다르겠죠. 정면에서 부딪치려면 오우거 벨트가 없이는 안 될 거예요.”

“넌 ”

“저야 뭐, 심장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죠.”

“안 그래도 걱정이었는데 그럼 이번만 좀 빌리자. 거절은 안 한다.”

그러면서 방패전사가 오우거 벨트를 받아갔다.

아마 이러면 밸런스가 좀 맞을 것이다.

방패전사가 힘에서 밀려나면 이도 저도 안 된다.

그리고 힘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버텨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방패 기술은 내가 본 누구보다도 으뜸이다.

“슬슬 시작이다.”

몇몇 길드가 모인다 싶더니 질주, 파괴, 의리, 우주클랜을 축으로 십여 개의 길드가 오우거 로드가 있는 페르타로 향했다.

“저 사람들끼리 잡아버리면 정말 난처해지겠는데요.”

“뭐, 그것도 재밌겠네.”

그러면서 재중이 형이 씨익, 웃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담긴 것 같다.

우리 외에도 페르타로 밀려났던 수많은 사람이 각자 걸어가거나 탈것을 타고 하늘로 올라 관전하기 좋은 위치를 잡아갔다.

수많은 탈것이 날아오르자 싸이클론이라는 구 랭커가 이 근처 사람들에게 전부 전달되는 글을 보냈다.

<싸이클론> 오우거 로드 지금부터 레이드 들어갑니다. 이쪽 라인 아닌 분들 너무 접근하지 않길 바랍니다. 먹튀하거나 방해하다 걸리면 무필 들어가니까 알아서들 하시길.

그 말을 듣고 있던 이쁜소녀와 챠밍이 고개를 갸웃했다.

“오빠, 무필이 뭐에요 ”

이쁜소녀가 정말 모른다는 식으로 내게 물어봤는데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나와 챠밍, 이쁜소녀의 고개가 방패전사에게 돌아갔다.

“아, 그거 무한 필드. 줄여서 무필이라고 하는데 으음, 보이면 무조건 척살! 이런 느낌이려나 ”

“아……! 그런 뜻이구나. 근데 왠지 애들이 쓰는 말 같아요.”

챠밍이 무필이라는 어감이 많이 이상한지 입에서 중얼거렸다.

“하하, 뭐 게임에서 쓰는 말이니까. 몰라도 되는 말이야. 좀 있어 보이려고 쓰는 말인데 그냥 좀 유치하고 바보 같지.”

방패전사가 싸이클론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어 버리자 다들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싸이클론을 보면 바보가 먼저 떠오르려나.

사람을 앞에 두고 웃으면 안 되는데.

그렇게 시작된 오우거 로드 레이드.

주변에 따라붙은 잡몹을 제거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다른 사람들의 레이드를 구경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소한 경험이다.

어떤 식으로 시도할지 궁금하네.

“의외로 오우거나 트롤은 안 보이네요.”

그저 예전 방어전 때 보이던 잡몹이 대부분이었다.

이건 재중이 형이나 방패전사도 모르겠는지 특별한 답변이 없었다.

오우거나 트롤이 보였다면 그것만 쏙 빼먹고 빠질 생각도 있었는데 아쉽네.

생각보다 잡몹이 강하지 않아서 싸이클론 연합이 빠르게 녹아나갔다.

중요한 것은 오우거 로드.

폐허에 혼자 고고히 앉아서 뭔가를 흡수하던 오우거 로드가 사람들이 우르르 접근하자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으음, 외형이 좀 다른 것 같지 않나

전보다 훨씬 검붉은 뿔이 커지고 눈도 충혈된 것처럼 붉게 변해 있었다.

덩치도 왠지 커진 것 같고.

느낌이 쎄한데……

그런 생각을 하는데 오우거 로드의 굵은 이빨들 사이로 붉은 아지랑이 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미묘한 변화.

패턴을 보는 것에 제일 민감한 방패전사가 그 아주 작은 변화를 눈치채고 곧장 말을 했다.

“뭔가 옵니다!”

우리는 전투 중이 아님에도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본능인 것 같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딜레이가 거의 없는 형태로 오우거 로드가 고개를 들었다가 내리면서 강력한 화염 브레스를 정면으로 쏘아냈다.

“피, 피해!”

이글이글거리는 화염이 일자로 대지를 태우면서 앞으로 빠르게 밀고 나가자 궤적에 있던 수십 명의 유저가 한순간에 녹아서 빛으로 사라져 버렸다.

아무것도 못 해보고.

“말도 안 돼.”

“뭐야 이 위력은…….”

“이런 패턴은 없었잖아.”

직격으로 맞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녹아서 사라졌고, 스치듯 맞은 사람들은 딸피만 남기고 목숨만 부지했다.

“다들 흩어져.”

“스친 사람들 빨리 힐!”

여기저기 번쩍거리는 힐 이펙트와 함께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시작부터 난리네.

준비한 진형이 있었을 것 같은데 저래서는 무리다.

“패턴이 다르네요.”

“아마, 전에는 마법사 NPC들이 딜로 녹여서 패턴이 안 나온 모양이네.”

방패전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레이드 상황을 지켜봤다.

“딜레이가 저렇게 짧으면 그냥 모션만 보고 피해야 해. 스킬이 터지고 난 뒤에 피하려면 늦어. 모션을 눈치 못 채면 주호 너라도 아마 못 피할 거다.”

방패전사나 재중이 형은 전혀 모르는 패턴이 나오자 그걸 머릿속에 집어넣는다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미리 사람들이 붙도록 놔둔 것은 잘 한 것 같네.

크어어어어!

게다가 뜬금없는 터진 하울링에 사람들의 몸이 단체로 굳어버렸다.

모션이 없어

잠시 가슴이 부푼다 싶더니 바로 하울링이 터졌다.

심지어 지상뿐만 아니라 촬영한다고 주변을 날아다니던 사람들까지 일부가 걸려들어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범위가…….

왜 저렇게 넓지

예상보다 훨씬 넓다.

그러고는 사방을 뛰어다니면서 경직된 사람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완벽한 포식자의 위용.

날고 긴다는 사람들이 압도적인 스펙과 스킬로 인해 아무것도 못해보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다.

우리가 알던 예전 오우거 로드와는 상당히 차이가 났다.

이 사람들,

대체 오우거 로드에 뭔 짓을 해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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