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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213화 (213/1,404)

# 213

#213화 이것은 키잡? (3)

“너도 참, 잔머리 하나는 세계 최강이네.”

재중이 형이 졌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냥 이리저리 고민한 결과죠. 잘 돼서 다행이네요.”

처음부터 호수의 여왕을 페르타에 떨어뜨릴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그냥 그쪽으로는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았다.

원래라면.

그런데 라이덴을 미스트 윙의 둥지에 끌고 가면서부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공중 몬스터의 경우 끌어들이기가 쉬웠지만, 지상 몬스터의 경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문제가 많아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보다 지금의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호수의 여왕을 다른 사냥터에 던져놓자고.

물론, 중간에 정말 큰 난간도 있었다.

과연 시스템은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사실, 반반이라고 생각했어요.”

“반반?”

“네, 반반. 혹시나 해서 혼자 확인도 했구요.”

“응? 말도 안 하고?”

“아, 뭐…… 이건 혼자서 할 수 있는 거라서.”

내 말에 주변에서 날고 있던 우리 팀이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간이 좀 있을 때 몬스터를 다른 지역으로 끌고 간 적이 있었거든요. 연습 삼아.”

“아! 벌써 해보셨구나.”

이쁜소녀가 계속 이야기를 해달라는 듯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재밌겠지.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호수의 여왕을 다른 지역으로 넘기기 전에 몬스터로 연습을 했어요. 과연 다른 지역에 끌고 갔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나, 혹은 넘어가면 원래 지역으로 돌아가는가 하는 그런 것들요.”

중간에 어글이 풀리지 않도록 내가 전기 충격을 계속 주기도 했다.

혹시나 갑자기 확 사라져 버리면 어쩌나 해서.

“결과는 저거고?”

방패전사가 손가락으로 태풍이 된 호수의 여왕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 처음엔 몬스터가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안 돌아가더라고요. 그래서 확인하자마자 바로 잡았어요.”

“하긴, 오래 돌아다니면 서로 곤란하니까.”

방패전사의 말에 모두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네임드까지 동일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거든요. 예전에 패치 내용도 있고.”

“분명히…… 그런 내용이 있었지?”

방패전사가 빠르게 공지사항을 불러와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문구를 찾아 보여줬다.

–지역 네임드와 필드 네임드. 던전 네임드.

–부락형 몬스터, 무리형 몬스터.

분명히 설정 자체가 다르다.

고유 영역이 있고 없고의 차이, 활동 영역에 따른 구분도 있다.

그리고 그냥 그런 것도 없이 무리로 움직이는 것도 있고.

“보니까 패치 내용이 너무 애매하더라고요.”

“어떤 면에서?”

“지역에서 활동을 한다고 되어 있지,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고 쓰여 있는 문구는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일반 몬스터로 실험해보기도 했고.”

몬스터 순환이 과연 어디까지 적용될까?

자동적으로 이동을 하느냐, 수동적으로 이동을 하느냐의 차이.

썬더 와이번처럼 몬스터가 다른 지역에 계속 머물 수 있다면 다른 몬스터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마 일반 몬스터를 강제로 다른 지역으로 끌고 갔을 때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면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 던전 속의 몬스터는 안 됐어요. 바로 돌아가 버리던데.”

“고작 그거 하나로? 아니지…… 그런 것 하나가 모여서 허점을 잡아내니까. 우리도 그런 것을 찾아내기 힘든데, 너도 참…….”

방패전사의 말에 재중이 형이 잠시 끼어들었다.

“오히려, 게임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으니까.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거겠지. 생각의 전환. 발상을 넓히는 방식이 다를 수 있어.”

으음, 너무 거창하네.

칭찬은 맞는 것 같은데…….

온몸이 오글거리는 느낌이 든다.

“그럼 저희는요?”

이쁜소녀가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챠밍도 궁금한 얼굴로 옆에서 같이 서 있었고.

“소녀, 너는 전에 저 높은 하늘에서 도끼 들고 맨몸으로 뛰어내래서 그걸로 경직 엄청나게 일으켰잖아.”

“아! 맞다. 그랬죠.”

이쁜소녀가 그때 생각이 났는지 깜짝 놀라 했다.

“챠밍, 너도 케르베로스 잡을 때도 그렇고…… 보통은 생각하기 힘든 것이지.”

“저도 그랬죠…….”

챠밍도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를 많이 했었지.

“그래, 그런 것들. 처음 게임하는 사람들은 보는 시각이 다르니까. 재밌는 일도 많이 만들지. 그리고 이놈은 말하면 입 아프겠다. 너무 많아서.”

그러면서 재중이 형이 날 쳐다보는데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납득했다는 식으로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심지어 가만히 있던 나르샤까지.

으음, 내가 좀 일을 많이 벌리긴 했…… 구나.

마치 신기한 것을 보는 것처럼 다들 뚫어져라 쳐다보자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호수의 여왕이 이동하는 것을 페르타 상공에서 쭉 지켜봤다.

호수의 여왕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확인을 해야 하니까.

그리고 일단은 대성공이다.

“와! 여왕이 페르타 몹들을 잡고 있어요.”

이쁜소녀가 호수의 여왕을 바라보며 감탄을 했다.

이쁜소녀 말대로 지금 호수의 여왕이 페르타의 사냥터를 돌아다니면서 리젠되는 몹들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왠지 몹들이 호수의 여왕에게 이동하는 것 같지 않아요?”

챠밍이 이상한 점을 포착했는지 주변을 둘러봤다.

탈것을 타고 있기에 보려고 하면 사방으로 사냥터를 다 둘러볼 수 있다.

그리고 챠밍의 말대로 미세하게 몹들의 경로가 바뀌고 있는 중이었다.

원래라면 최소한의 위치를 지켜가면서 돌아다녀야 하는 몹들이 마치 정해진 것처럼 호수의 여왕에게 몰려가고 있었으니까.

“광역 어그로도 아닌데 신기하네. 어떤 구조로 되어 있길래.”

방패전사도 이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이건 모든 탱들이 원하는 광경 아닐까?

자동으로 몹이 모아지는 그런 상황이니까.

힘들게 돌아다니면서 몹을 몰지 않아도 자동으로 끌려오면 할 일이 대폭 줄어든다.

“아주 멀리까지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나르샤가 더 멀리 있는 곳을 유심히 살피다가 확신에 가까운 말투로 말을 꺼냈다.

“확실히…….”

재중이 형도 확인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이건 마치 적이 오면 공격하는 시스템하고 유사하네. 이곳 몬스터들 자체가 호수의 여왕을 달가워하진 않는 모양이다. 천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대적인 위치는 된다는 건가.”

호수의 여왕이 우리가 떨어뜨린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근처의 몹들을 잡고 심지어…….

“호수의 여왕?!”

“으악, 이게 왜 여기 있어!”

“다 튀어!”

“대체 이게 뭐야!”

근처에서 사냥하던 사람들이 호수의 여왕을 발견하고는 혼비백산하면서 도망을 쳤다.

로스트 스카이를 하면서 호수의 여왕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보면 튀어야 하는 그런 몬스터이기도 하고.

거기다 호수의 여왕에 이끌려 움직이던 몬스터를 따라왔던 사람들까지 뒤쫓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사방으로 튀자 호수의 여왕의 위치도 거기에 맞춰 시시각각 변했다.

도저히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경로로.

그리고 곧 사냥터가 출렁거렸다.

늪지대 네임드는 사람들이 쉽게 잡을 수 있다 보니 호수와 다르게 사냥터가 굉장히 안정화되어 있는 편이다.

적어도 네임드가 돌아다니면서 깽판을 치지는 않으니까.

몹이 벌레나 곤충류임에도 불구하고 호수보다 오히려 인기가 많을 정도라고 하던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하나 떨어뜨려 놓으면 파문이 일듯 지금 호수의 여왕이 그 돌멩이가 되어 맵 전체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건 생각 이상이네요, 저렇게 움직일 줄은 몰랐어요.”

“이제 어떻게 해요?”

챠밍, 이쁜소녀가 한마디씩 하더니 나를 바라봤다.

일이 너무 커져서 불안한 표정이네.

말을 하는 지금 이 순간도 호수의 여왕이 사방팔방 맵을 휘젓고 있었다.

조만간 모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질 정도로 화려하게.

“어떻게 하긴. 무럭무럭 클 때까지 기다려야지.”

***

–호수의 여왕, 페르타 출현!

–검은 호수에 있어야 하는 그게 왜 거기 가 있음?

–나야 모르지. 지금 페르타 사냥터 난리 났다.

–잡아야 하는 거 아냐?

–무슨 수로 잡아.

–최강 애들 불러. 걔들 잡을 수 있잖아.

–부르면 올까?

–젠 될 때마다 가서 사냥하는 것 같던데 부르면 올걸?

“으음, 다행히 안 들켰나 봅니다.”

“미스트 윙이 올라갈 수 있는 최대 고도에서 옮겼으니까 당연히 모르겠지.”

방패전사와 재중이 형이 서로 게시판을 보면서 논의를 하고 있었다.

언제 나설 것인가.

어디까지 돌아다니게 할 것인가.

“사실 좀 민폐긴 하죠.”

방패전사가 머쓱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이번 경우는 인정. 잘 사냥하던 사람들 모조리 쫓아냈으니 어떻게 포장해도 이건 사냥 방해지.”

재중이 형도 차마 아니라는 말은 못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들키면 안 되는 일이기도 하죠.”

“그래, 라이덴과 미스트 윙이 없었다면 할 생각도 못하는 거지. 날아가다가 다 들키니까. 운이 좋았어. 라이덴과 미스트 윙 하나로는 삼각 형태로 띄울 수가 없으니. 거기다 고도도 그렇고.”

결과적으로 누가 페르타에 가져다 놓았다고는 생각하기 힘들게 됐다.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냥 하늘에서 갑자기 툭 하고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나도 좀 미안하긴 하네.

그런데 너무 필요하다.

여왕의 심장이.

호수의 여왕이 오래 살아남아도 사람들이 가서 죽어주지 않으면 평생 오버를 시키지 못한다.

시스템의 빈틈이 보이는 지금이 아니면 호수의 여왕을 오버시킬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아마, 이번이 심장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내 심장에 손을 가져다 댔다가 잠시 챠밍을 바라봤다.

약속을 했으니까.

지켜야지.

그때, 갑자기 연락이 들어왔다.

<스칼렛> 혹시 페르타에 호수 여왕 나온 것 들으셨어요?

이건 대답을 잘 해야지.

<주호> 아뇨, 처음 듣네요.

거짓말은 아니지.

다른 사람에게 처음 듣는 것은 맞다.

<스칼렛> 저희 쪽 사람들이 빠르게 처리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하필 이쪽 사람들 주 사냥터가 지금 엉망이 돼서 전부 손가락만 빤다네요. 저한테 귓말이 너무 많이 와서 죽을 것 같아요.

저희 쪽 사람?

저번처럼 처리 의뢰인가?

<주호> 지금 좀 나와 있어서 당장은 힘들 것 같은데요.

<스칼렛> 그러지 마시고, 좀 빠르게 안 될까요? 두둑하게 챙겨 드릴게요. 부탁받은 게 있어서.

검은 호수의 여왕이 날뛴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벌써 난리네.

“형, 봤죠?”

“해준다 그래. 어차피 잡아야 할 거 잘됐네. 알아서 가져다 바친다니까. 생각지도 못한 소득인데?”

재중이 형은 매우 재밌어하는 표정이다.

“으음, 형 아예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때요?”

그리고 내가 몇 가지 말을 하자 재중이 형이 박장대소를 했다.

“하아, 내가 진짜 너 때문에 못 산다. 일단 되는지 물어보고.”

그러더니 재중이 형과 스칼렛이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난 뒤 오케이 사인을 줬다.

된다는 소리네.

그리고 조금 시간을 기다린 후 검은 호수의 여왕을 잡기 위해서 움직였다.

바로 가면 아무래도 이상하지.

오버가 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슬슬 가자. 오버된 것 같으니까.”

재중이 형이 고도를 낮추자 모두 따라서 고도를 낮춰서 하강했다.

“나르샤 누나, 부탁해요.”

“응, 맡겨둬.”

한참 레벨업을 하던 호수의 여왕이 더 이상 레벨업을 하지 않자 나르샤가 나서서 라이덴 석궁으로 뇌전 화살을 쏴 호수의 여왕을 맞췄다.

“으음, 공중에선 대미지가 안 들어가는가 보네.”

“그래요?”

“응, 꼼짝도 안 해. 이 정도 맞췄으면 벌써 움직여야 하는데.

“역시…….”

하긴, 공중 탈것을 타고 지상에 있는 네임드에 대미지가 들어갈 것 같았으면 이미 네임드란 네임드는 다 털렸을 거다.

“어쩔 수 없네. 나 내려간다.”

그러더니 나르샤가 탈것의 소환을 해제하고 먼저 지상으로 내려갔다.

【 플라이! 】

그리고는 바로 신발에 내장된 스킬을 써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네.

다시 공격을 하자 이번엔 제대로 호수의 여왕 곳곳에 전기 대미지가 터지더니 이내 나르샤를 돌아보고 따라가기 시작했다.

지상에 몹이 많아서 우리가 원하는 곳까지 데려가려면 저게 최선의 방법이다.

플라이가 풀리면 탈것으로 어글을 풀고 쿨을 기다리다가 다시 어글을 끄는 식으로 호수의 여왕을 원하는 장소까지 여유롭게 끌고 왔다.

“……대단하네.”

재중이 형도 나르샤가 이렇게 할 줄은 몰랐는지 그저 웃어 버렸다.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된 아이템이 간 경우죠.”

그렇게 나르샤가 호수의 여왕을 끌고 간 곳엔 우리는 처음 보는 그 녀석이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브락크.

페르타의 거대 지네.

지네를 수십 배 키워놓은 그런 녀석이다.

수많은 다리가 꿈틀거리는…….

“꺄! 정말 싫어.”

“……꼭 잡아야 해요?”

이쁜소녀와 챠밍이 아주 질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버렸다.

솔직히 나도 싫네. 저건.

차라리 네임드 템을 안 먹고 말지.

“아, 저건 우리가 안 잡을 거야.”

“네? 정말요?”

“안 잡아도 돼요?”

“그래, 호수의 여왕이 잡아줄 거니까. 마침, 스칼렛이 자리를 잘 비워줬네.”

원래라면 리젠이 된 브락크를 잡기 위해 몇몇 길드가 자리를 잡고 있어야 했지만, 약속이나 한 것처럼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스칼렛 이 여자 영향력이 진짜 장난 아닌데?

재중이 형이 이쪽이 더 까다로울 거라고 하더니 틀린 말이 아니다.

뭐, 그건 일단 나중에 생각하고.

나르샤가 하늘로 떠오르자 자연스럽게 호수의 여왕과 브락크의 1:1이 시작됐다.

“하, 진짜 네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다.”

방패전사가 내게 어깨동무를 하며 웃어보였다.

“이왕 하는 것 하나 더 잡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리고 호수 여왕의 HP도 잔뜩 깎아 놓고요.”

“그래, 동급인 브락크라면 가능하겠지. 오버가 돼서 좀 힘들긴 하겠지만.”

“그건 우리가 깎아야죠.”

거기까지 손을 놓을 생각은 없다.

그리고 일정 수준으로 딜을 안 하면 템이 안 나오기도 하고.

그렇게 라이덴과 미스트 윙에 이은 또 다른 두 괴수의 전쟁이 벌어졌다.

우리는 주로 호수의 여왕에게 딜을 해서 최대한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을 했다.

【 소녀 라미아 소환! 】

【 라이트닝 노바! 】

【 에어 블레이즈! 】

챠밍이 새로 얻은 스킬들을 쏟아붇자 전기 충격이 사방으로 퍼지는가 하면, 전에 안개에 닫기만 해도 HP가 깎이던 미스트 윙의 스킬까지 동시에 나갔다.

【 헤이스트! 】

헤이스트를 써서 월등히 빨라진 이쁜소녀도 호수 여왕 후방으로 돌아가 윙 배틀 액스로 사정없이 내려쳤다.

공속 역시 동시에 빨라져서 그런지 폭풍과도 같은 공격이 이어졌다.

저기서 컨트롤만 잘 하면 정말 무시무시한 딜이 뽑아져 나올 거다.

나르샤는 뇌전 장갑 덕분에 적은 마나 소모로 뇌전 화살을 끝없이 쏘아댔다.

방패전사는 주변을 돌면서 어글이 튀어 위험한 순간 바로 나섰다.

【 징벌의 사슬! 】

【 하울링! 】

그리고 미스트 쉴드로 간간히 흡수를 하면서 모자란 HP를 채웠다.

재중이 형은 새로 얻은 장비와 스킬을 하나씩 다 연구하는지 모든 무기를 스위칭하면서 점검을 했다.

난 아예 다른 것은 다 빼버리고 초강력 강고리만 꺼냈다.

【 라이트닝 웨폰! 】

【 뇌격화! 】

뇌격화가 이게 좋다.

강력한 한방의 주 대미지가 아니라 누적 대미지로 꾸준히 넣다 보니 어지간해서는 호수 여왕이 돌아보지를 않으니까.

다만, 너무 좋다 보니 단점이 바로 드러났다.

“라이덴이 없으니 정말 얼마 못 쓰네요.”

“패치 안 한 이유가 있다니까.”

반쪽짜리 스킬인가?

공중전에서는 그야말로 무적인데…….

조금 아쉽네.

그렇게 공격을 하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브락크가 먼저 쓰러졌다.

오버가 된 호수 여왕을 상대하기에는 역시나 역부족.

하지만 충분히 제 할 일을 다 했다.

브락크가 죽기 전까지 호수 여왕을 넝마로 만들었으니까.

3페이즈의 거의 마지막.

이 정도면 땅 집고 헤엄치기나 다름없다.

“자! 이쪽도 마무리 가자!”

【 어스퀘이크! 】

【 검은 가시! 】

【 에어 붐! 】

【 블랙 아쿠아 캐논! 】

이쁜소녀를 필두로, 나르샤, 챠밍, 방패전사까지 연속으로 스킬을 쏟아부었다.

【 뇌격! 】

【 뇌격! 】

그리고 나와 재중이 형도 라이덴 블레이드와 미늘창에 내장된 최강의 기술을 뽑아냈다.

뇌격까지 작렬하고 나자 오버까지 된 호수의 여왕이 아무것도 못 해보고 그대로 죽음의 빛으로 사라져 버렸다.

“꺅! 됐어요!”

“정말 잡았어요!”

“고생했어!”

이쁜소녀, 챠밍, 나르샤가 동시에 서로를 안고 비명을 질렀다.

또 이렇게 오버 된 호수의 여왕을 잡게 될 줄이야.

그것도 우리끼리 아무 도움 없이.

“애썼다.”

재중이 형이 내게 와서 어깨를 툭 치면서 격려했다.

“고생하셨어요.”

방패전사는 주변을 살피더니 바로 달려가 아이템부터 확인했다.

먹튀가 없다고는 하지만 몸에 밴 습관이 무섭네.

“있습니다!”

그러면서 방패전사가 더없이 밝은 얼굴로 한 가지 템을 들어 올렸다.

『 라미아 여왕의 심장. 』

그래, 널 가지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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