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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210화 (210/1,404)

# 210

#210화 하늘에서 춤을 (6)

양 떼 사이에 늑대 한 마리를 풀어두면 저렇게 되려나.

미스트 윙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그 반대 방향으로 우르르 피하기 바빴다.

“아씨, 도망가 말아?”

“한 번 싸워볼까?”

“미쳤어? 미스트 윙이 대체 몇 명을 죽였는지 알아?”

“그러니까 다 죽어가는 중일 수도 있잖아.”

“아까 또 레벨 업 하더라. 가뜩이나 강한데 이젠 못 잡아. 근처에서 계속 죽잖아.”

“아, 못 죽일 것 같으면 싸우지나 말지.”

“야! 거기 그냥 튀어!”

주변에선 그런 이야기가 계속 들려왔다.

미스트 윙과 싸울지 도망갈지 고민을 하는 시간.

지금까진 화련 연합이 떨어뜨릴 콩고물이 너무 커 미스트 윙을 옆에 두고도 화련 연합과 싸웠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다르다.

여기서 죽으면 그냥 손해밖에 안 남는다.

그리고 이럴 때 사람들이 택할 방법은 거의 정해져 있다고 보면 된다.

도망치는 것.

이미 해 먹을 것을 충분히 해 먹었다고 생각했는지 미스트 윙과 떨어져 있던 다수가 전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저게 보통 사람들 심리지.”

여기까지는 재중이 형이 예상한 대로다.

그리고 아직 미련이 남아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기웃거리는 사람들 역시 존재했고.

전설, 달, 소수정예, 치맥 길드의 길마들은 우리 주변에서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도망 안 가요?”

웃으면서 내가 물어보자 스칼렛이 그저 웃어 보였다.

“여기서 도망가면 앞으로 재미없을 거잖아요.”

참, 감도 좋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이 네 길드는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적어도 미스트 윙을 이 삼각 봉우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사라지게 만드는 것.

안정적인 사냥터를 구축하려면 미스트 윙이 여기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오버가 된 미스트 윙을 이 자리에 놔두면 그건 그냥 죽음의 땅이 되고 만다.

미스트 윙이 다른 곳에 가지 않는 이상은.

그리고 그럴 확률이 아주 낮다.

미스트 윙을 다시 끌고 나갈만한 사람은 나나 재중이 형밖에는 없으니까.

“난 안 한다.”

재중이 형은 당연하게도 안 하는 쪽이다.

물론, 나도 그렇고.

“사실,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응? 무슨 생각?”

“어쩌면 조금만 노력하면 바로 꿀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스트 윙을.”

***

원래 계획은 이랬다.

방패전사가 사람들을 게시판과 각종 사이트에서 적절히 끌어오면 화련 연합을 잡는 무기로 쓰고, 이후에는 네 길드의 도움을 받아 바리게이트를 친 뒤 우리끼리 미스트 윙을 잡는 것을 계획으로 세웠다.

분명히 이 상황은 우리에게 정말 힘든 시간이 될 것이었다.

초 장기전.

혹은 물약 조달을 받아가며 차륜전.

미스트 윙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몹이라 공중에서 잡을 수 있으니 가능한 계획이다.

물론, 아이템은 삼각 봉우리를 탈환하는 대신 전량 우리가 가지는 것으로 약속했었다.

그리고 길드 사람들에게 돌릴 아이템은 이미 충분히 구해둔 상태다.

삼각 봉우리에 포위망을 만들면서 화련 연합의 사람들을 다수 제거했고, 사람들이 죽으며 떨어뜨린 아이템은 수아가 일부 회수한 상태라 나눠줄 아이템은 넉넉했다.

이젠 우리가 미스트 윙을 잡아 아이템만 얻으면 되는데 미스트 윙을 잡는다는 게 사실 쉽지가 않다.

오버된 상태기도 하고.

“형, 전에 실험한 것 있죠?”

“응? 뭐?”

“그 패치 내용 중에 드랍 관련된 거요.”

내가 그 말을 하는 순간, 눈치를 챈 것인지 재중이 형이 날 보면서 실실 웃기 시작했다.

“이놈 봐라? 또 운영자들 엿 먹이려고?”

“당한 것도 많고 좀 돌려줘야죠.”

최종병기, 수호, 재중이 형이 모여서 예전에 몇 가지 실험을 했었다.

프로 출신이다 보니 수치 같은 것에 굉장히 민감해서 그런지 검은 호수 여왕을 잡을 때 여유를 내 따로 체크를 했는데 지금 그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될 것 같죠? 저 정도 사람이면.”

“그래서 생각을 바꾼 거냐?”

“네, 이쪽이 훨씬 좋을 것 같네요.”

“하긴, 그게 좋겠지. 라이덴이 있으면 충분할지도.”

나와 재중이 형이 이런 이야기를 하자 다른 사람들은 대화를 따라오지 못해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방패전사는 무슨 이야기인지 대충 아는 모양새고, 수호와 최종병기는 그저 웃기만 했다.

역시 프로 형들은 듣자마자 아는구나.

“몸빵은 내가 해야겠지.”

방패전사를 잠시 바라본 후, 재중이 형은 미스트 윙을 타고 앞으로 나섰다.

그 모습에 방패전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저 어깨만 으쓱거렸다.

“공중에서는 탈것이 대부분 공격을 받으니까 내가 몸빵하기 어려워. 공격 반사 정도야 한두 번이겠지만.”

항상 앞으로 나서던 방패전사가 이번만은 한 발짝 물러섰다.

“제 라이덴을 빌려주고 싶기는 해도…….”

“안 돼. 심장하고 같이 연동해서 써야 제대로 쓸 수 있으니까.”

원래라면 라이덴을 빌려줘서라도 방패전사가 몸빵하도록 도와야 정상인데 이번은 어쩔 수가 없다.

언제 몸빵 전용 탈 것이 안 나오려나?

느려도 좋으니 몸체만 더럽게 튼튼하다던가…….

“그럼, 시작하죠.”

***

“왔냐?”

재중이 형이 미스트 윙의 근처를 날아다니면서 들어갈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어때요?”

“꽤 죽었는데, 레벨 업을 안 하는 것을 보면 최대로 오버된 것 같다.”

“지금이 타이밍이네요.”

“그래, 지금이지.”

인원이 많으면 없던 용기로 생긴다고 했던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도망가지 않고 미스트 윙의 주변을 돌면서 화살과 마법을 날려대고 있는 중이다.

용기 혹은 무모.

그리고 탐욕.

이 정도로 많은 인원이 모일 일도 잘 없고, 거기에 네임드가 하나 툭, 던져 있다?

한 번쯤 욕심내 볼만한 상황이 된다.

그리고 손이 빠른 사람은 드랍템을 차지하는 장면까지 꿈꾸고 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먹을 것이고 그게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이런 말도 안 되는 레이드가 성립하는 것이다.

“저거 다 헛짓인데…….”

“그렇죠.”

“그나마 마법은 좀 통하겠지만.”

미스트 윙의 이름에 미스트가 괜히 폼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미스트다.

“저 봐, 화살이 잘 보면 맞은 것 같아도 그냥 통과되지?”

재중이 형이 몇 개의 화살 궤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내게 말했다.

“최소한 속성 화살 정도는 되어야죠. 나르샤 누나처럼.”

나르샤는 라이덴 석궁에 라이트닝 웨폰 효과를 주는 뇌전 장갑이 있어서 항시 전기 속성 화살을 쓸 수 있다.

미스트에게 유의미한 공격을 주려면 최소한 저 정도 스펙은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다른 사람들은 고작 몇 발의 속성 공격을 쓰는 것이 전부라 나머지 공격은 미스트 윙을 맞추지 못하고 모두 빗나가 버렸다.

마법 공격도 일정 위력 아래의 하위 마법은 전부 다 안개에 먹혀서 사라져 버렸다.

그나마 공격이 통하려면 강한 위력의 마법뿐인데 챠밍이 예전에 힘들어했던 이유가 지상이 아니라 시전 자체가 되지 않는다.

“숫자가 많아도 소용없네요. 공중전에……. 특히 미스트 윙은요.”

“그래, 그러니 1페이즈도 못 넘겼지.”

단순히 안개화에 이은 공격에만 몇 명씩 한꺼번에 사라져가는 중이다.

거기에 이어.

키아악!

미스트 윙이 순간적으로 내지르는 피어에 전열의 안개 새들이 모두 기절하면서 수십의 사람이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자 몇몇 사람이 밑으로 하강해 사람만 빼내 뒤에 태워서 살려냈다.

태우지 못한 사람은 당연하지만 추락이고.

“제일 문제는…….”

재중이 형이 아래를 가리키는데 비행시간이 다 된 유저들이 반절 넘게 내려갔다 올라가길 반복했다.

“기본적인 딜링이 안 된다는 거지. 떠 있을 시간이 너무 적으니까.”

그 말대로 반절이 넘는 사람이 아래로 내려가 안개 새를 쉬게 만들고 다시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혹은 둘이 한 개의 안개 새를 타는 모습도 보이고.

“이러면 사람이 천 단위가 넘어도 실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1/5도 채 안 돼. 그것도 다 물방망이고.”

실제 제대로 딜을 하는 사람이 몇 명 안 된다는 소리다.

이 정도도 많다면 많지만, 미스트 윙을 상대로는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더 이상 레벨업을 하지 않는 것에 용기를 얻었는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했다.

아주 위험할 정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은 원거리에서.

그러다 보니 어글이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아주 난리가 났다.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필요해. 이대로 가면 전멸까진 시간문제다.”

그러면서 재중이 형이 앞으로 나섰다.

같은 미스트 윙.

한쪽은 탈것이라 좀 작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일 속성이라 몸빵하기에 아주 좋다.

특히, 재중이 형도 안개화를 할 수 있어서 미스트 윙과 함께 사라져 버리니까 위험한 공격을 높은 수준으로 피할 수 있었다.

전격화도 사기지만, 내가 보기엔 저쪽이 더 부러워 보인다.

재중이 형과 내가 미스트 윙 근처로 날아가자 사람들이 알아보고 일제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이건 뭐, 잡아달라고 길을 열어주는구만.”

“그러네요. 정말.”

“난 방어, 넌 딜. 확실히 하자.”

“가죠.”

심장의 성향상 안개화는 공격보다는 방어에 더 어울린다.

방어라고 해서 방패전사처럼 몸으로 치고받는 것이 아닌 회피를 위주로 하는 것이고, 다른 말로 회피탱이라던가.

그리고 이번에 난 절대 급소를 노리지 않는다.

어그로 스킬이 없는 재중이 형이 어글을 유지하려면 절대적으로 급소를 쳐야 돌아보니까.

【 전격화! 】

라이덴의 심장을 발동하자 라이덴과 내 몸 전체에서 스파크가 일어났다.

그리고 초강력 갈고리를 꺼내 드니 갈고리 전체가 전류가 흐르면서 강력한 무기로 탈바꿈했다.

“잠시 대기.”

재중이 형이 미스트 윙에게 붙어서 어글을 쌓기 시작했다.

【 뇌격! 】

라이덴 미늘창에 내장된 최강의 기술.

뇌격이 시전되자 미늘창 끝이 새하얗게 달아오르더니 한점으로 집중된 강력한 번개 줄기가 거칠게 대기를 찢고 날아가 미스트 윙에게 직격했다.

키아악!

단 한 방.

재중이 형이 뇌격을 쓰자마자 미스트 윙이 바로 고개를 돌리고 재중이 형에게 붙었다.

지상에서 쓰면 어스퀘이크와 동급인데 이건 대인 전용 스킬이다.

그만큼 네임드도 움찔할 정도로 엄청난 대미지가 나온다.

<불멸> 역시 게임은 아이템빨이지.

<주호> 슬슬 들어갑니다.

내가 미스트 윙 주변을 아래로 날아 들어가 위를 바라보면서 갈고리를 던졌다가 잡아당기면서 미스트 윙의 하얀 목에 갈고리 줄을 걸었다.

그리고 갈고리를 타고 전류가 흐르면서 미스트 윙에게 꾸준히 공격 스택을 쌓기 시작했다.

이건 원래라면 존재해서는 안 되는 사기 같은 기술이다.

아마 단 병기. 혹은 중 병기, 아니면 최대한 길어도 채찍 정도를 예상하고 이 스킬을 쥐여줬을 건데, 난 아예 갈고리 줄에 스킬을 걸어버렸다.

그것도 네임드 제작 재료로 만든 초강력 갈고리에.

『 +3 호수의 초강력 갈고리 / 강도 7+3 』

강화를 하다가 몇 개 날리기도 했었다,

그리고 강화 시 공격력이 아니라 강도가 올라간다.

다른 말로 공격력은 어떻게 해도 올릴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왜 이걸 택했냐고?

전격화가 들고 있는 템에 전기를 옮기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갈고리 줄을 들고 있으면 어떨까?

결과는 성공.

갈고리 줄을 걸거나 때리면 전격화의 추가 대미지가 고스란히 대상에게 전해졌다.

원래라면 초근접전 스킬이었을 전격화를 내 스타일대로 완전히 변경했다.

그렇게 무기 공격력보다 부가 대미지가 더 강한 배가 배꼽보다 큰 기술이 이래서 탄생했다.

그리고 지금은 미스트 윙에게 끊임없이 뇌전 대미지가 쌓이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시간 싸움.

재중이 형이 급소를 공격해서 중심을 잡아주자 우리 팀도 모두 달려들고 전설, 달, 소수정예, 치맥 길드까지 가세했다.

그동안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제대로 체계가 잡히자 일제히 달려들어서 딜을 시작했다.

보잘것없는 딜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지.

딜이 쌓이니 1페이즈가 빠르게 넘어가고 2페이즈에서 사방으로 에어 붐을 내뿜고 돌격을 하지를 않나, 블링크로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을 때는 모두를 당황하게 했다.

전에 쓴 기술이 다가 아니었나?

그리고 이번엔 심지어 대미지를 무효화시키고 흡수까지 했다.

흡수를 하려고 할 때는 모두가 딜을 멈추고 지켜봤다.

물론, 고문관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중간에 피를 꽤 채워주기도 했고,

잘 보이지 않는 안개화된 깃털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가 수많은 사람을 추락시켰다.

<주호> 전에 본 패턴이 전부 아니었어요?

<불멸> 스킬이 다 안 나온 모양이네.

쉽게 가는 일이 없네.

거기다 사방으로 완전히 짙은 안개를 뿜어내서 주변이 하나도 보이지 않게 만들고 사람들을 하나씩 사냥했다.

“뭐야? 어디야?”

“하나도 안 보여.”

“젠장, 물렸어.”

다행히 재중이 형은 안개 속을 잘 볼 수 있었고, 난 갈고리를 걸어둔 상태라 위치 파악을 빠르게 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서 눈먼 화살과 마법이 난무하고 아수라장이 되었다가 내가 걸어둔 전기 밧줄을 이용해 겨우 이 패턴도 넘길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2페이즈도 넘겼을 때 이미 꽤 많은 사람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탈것이 당하기도 하고, 비행시간이 모자란 사람도 있고.

우리 팀도 수시로 내려갔다 오면서 시간을 유지했다.

나와 재중이 형만 제외하고.

<주호> 네임드가 좋긴 좋네요.

<불멸> 효율이 최고지.

3페이즈에선 헤이스트와 몸에 토네이도를 건 엄청나게 빠른 미스트 윙이 사방을 휘젓고 다녔다.

거기에 미스트 윙에서 뿜어져 나오는 안개에 닿은 모든 부분이 녹아내리듯 대미지가 쌓이면서 또다시 사람들을 떨어뜨렸다.

라이덴과 붙을 때는 표시가 안 났지만, 사람들과 붙으니 장난 아니네.

모든 패턴과 스킬이 한방 급이다.

하지만 사람이 워낙 많았던 덕일까?

페이즈가 휙휙 넘어가면서 생각 이상으로 훨씬 빠르게 미스트 윙을 잡아냈다.

아마, 패턴도 전부 나온 것이 아닐 것이다.

패턴이 다 나오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미스트 윙을 잡자마자 죽음의 빛을 남기고 사라진 자리에 네임드 템들이 공중에서 둥둥 돌아갔다.

“와! 잡았어!”

“역시, 쪽수면 다 돼.”

“네임드도 별 게 아니네.”

사실 별게 아닌 것이 아니다.

재중이 형이 앞에서 거의 모든 공격을 막아주고, 내가 계속 갈고리로 행동을 제한시켜서 이 정도로 끝난 것이다.

거기다 안개화를 했을 때 위치를 내가 다 찾아줘서 피해를 줄였고, 그 밖에도 많은 부분을 우리 팀이 해결했다.

미스트 윙이 죽자마자 원거리에서 공격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미스트 윙이 죽은 자리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손을 뻗어서 네임드 템을 루팅하기 시작했다.

“어? 이게 왜 안 집어져?”

“아씨! 이게 뭐야.”

“우리도 같이 때렸잖아. 왜 안 돼?”

“비켜봐. 내가 줍는다.”

“아놔 나도 안 되네.”

“버그 아냐?”

“미쳤네. 운영자 불러.”

그 모습을 본 재중이 형이 옆에서 숨을 참으면서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웃기 시작했다.

<불멸> 아놔, 왜 이렇게 웃기냐.

<주호> 재밌네요. 이렇게 될 줄 알고는 있었지만 좀 쫄았거든요.

<불멸> 너도 참, 이걸 이때 생각해서 써먹냐.

<주호> 이때가 아니면 못 써먹으니까요. 운영자에게 감사해야죠.

“잠시만요. 아이템 수거 좀 할게요.”

레이드에 참여했던 온갖 사람이 다 손을 뻗어봤지만 네임드 템은 누구에게도 자신의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손을 뻗자마자 녹아들 듯 내 인벤 속으로 하나둘 네임드 템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안되긴.

말이 돼.

애초에 다 우리 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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