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
#202화 혼돈의 늪지대 (5)
경악.
놀람.
그런 분위기가 페르타에 싹 퍼졌다.
유적지의 값어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무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는데,
사장님은 한술 더 떠 바로 25억을 불러 버렸다.
“저거 누구야?”
“어? 최강 길드아냐?”
“화끈하네. 어디 재벌이라도 되나?”
웅성거림 속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절로 폭소가 나왔다.
응, 아니거든.
동네 PC방 사장님이야.
물론, 속으로만 생각했다.
우리 팀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웃음을 참는 모양새다.
하긴 누구면 어떤가.
지금 높은 금액을 한 번에 지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현재 그 정도의 위치에 사장님이 있다는 소리다.
“으음, 최강 길드면 따라가야 하나?”
“아무리 그래도…… 25억은.”
“쟤들이 아무것도 없이 질렀겠어?”
사실 이게 문제다.
우리가 나섰을 경우에 갖고 있던 평판.
거기서 다들 자연스럽게 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25억 1천.”
“25억 2천.”
그때 어디선가 한 남성이 손을 들어서 새로 경매에 참가했다.
그래, 이런 문제.
그와 함께 몇몇이 1천씩을 올리면서 다시 경매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여기까진 계산된 진행.
분명히 따라올 것을 염두에 두고 과감한 배팅을 했다.
지금도 서로 부담이 되는지 엄청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으니까.
이 상태라면 장난으로라도 한 번에 몇억씩 올리는 미친 짓은 힘들다.
“어머? 오빠들 화끈하시네요.”
우리가 가격을 불렀을 때부터 이미 여 길마의 표정이 변해 있었다.
지금 이 상황을 안 좋아하면 이상하지.
“하지만, 지금부터는 확인을 좀 해야겠어요. 제게 지불 능력이 있는지.”
그러면서 가상 계좌에 링크를 걸어서 이체 가능한지부터 확인했다.
금액 자체가 없으면 이체 초반 과정에서 아예 진행이 안 되니까 돈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은 저만한 것이 없다.
아주 작정하고 나오셨구만.
어떻게 해야 확실하게 돈을 챙길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 염두에 두고 진행을 했다.
사람들의 시선?
진행의 더딤?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난 내 돈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그런 마인드가 확실하게 깔려있다.
<주호> ……나긴 난 여자네요.
<불멸> 이 정도 판을 벌인 여자니 철저히 준비했겠지.
<주호> 그나저나 사장님 연기력 좋으신데요?
<불멸> 오늘을 위해 연습을 많이 하셨지, 크큭, 표정 연기 좀 봐달라고 얼마나 조르시던지.
여기서부터는 진짜 연기다.
마치 따라올지 몰랐다는 듯.
지금도 몇몇 사람이 조금씩 올리고는 더 이상 올리지 않고 우리 눈치만 보고 있다.
우리가 계속 배팅 자체를 안 했으니까.
“……설마 저 사람들 물린 거야?”
“최강도 배팅을 더 안 하는 걸 보니 여유가 없는 것 같은데?”
“하긴 지금도 컸다. 억이 어디 애 이름도 아니고.”
“경쟁자들 다 떨쳐내려고 좀 크게 부른 것 같긴 하지?”
“그걸 따라가는 놈들도 대단하네. 진짜. 부자들 천지구만.”
“근데 최강이 바람잡이는 아니겠지?”
“주최자랑 짰다고?”
“아니면 한 번에 이렇게 올릴 이유가 있어?”
“그러게…… 이거 완전 물린 모양이네.”
“생각만 해봐도 너무 비싸잖아. 동네 개 이름도 아니고.”
사람들의 그런 목소리가 웅성웅성 사방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누가 봐도 지금은 그런 상황이다.
우리가 경매액을 잔뜩 올려놓고 빠진 상황.
혹시나 주최자와 짜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
그런 의심이 퍼지자 마침 손을 들던 사람조차 손을 내리게 만드는 효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 길마가 야릇한 눈빛으로 우리를 계속 쳐다봤다.
그렇게 쳐다보면 더 의심하지 이 사람아.
‘정말 감사합니다.’
‘좀 더 올려주세요.’
‘지금 분위기 어떻게 할 거예요. 다시 불태워주세요.’
……라는 눈빛이라고 해야 하나.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아주 돈독이 올랐구만.
“25억 8천. 더 없으신가요? 이런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아요!”
한참을 그렇게 외치는데 누구 하나 배팅을 하지 않고 버텼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모두의 마음속에 이미 깊게 파고든 상태니까.
정작 마지막에 부른 사람만 똥 싼 개처럼 안절부절못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유적지의 가격이 이미 넘었을 것 같다는 의심.
본인이 생각해도 지금 물린 것 같거든.
에띠앙 이상의 유적지에서 얼마가 벌리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이곳에선 우리가 유일하다.
사장님도 더 이상 배팅을 하지 않자 카운트가 시작됐다.
“마지막 카운터. 5, 4…….”
“26억.”
그때, 사장님이 마지못해 배팅한다는 식으로 나섰다.
그리고 여 길마와 정면에서 눈빛을 살짝 주고받았다가 시선을 돌렸다.
이건 누가 봐도 이상한 그림이지?
그와 함께 마지막에 걸렸던 사람이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렸다.
마치 이 경매의 마침표를 찍는 것만 같은 배팅에 더 이상 올리는 사람이 나오지 않고 침묵과 함께 시간만 흘렀다.
액수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혹시나 하고 덤볐던 사람들까지 모두 떨어져 나갔으니까.
심리전.
한 번에 높게 배팅한 것은 이런 심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였다.
혹시나 짜고 치는 고스톱에 들어가면 어쩌나 하는 그런 의심을 심기 위해서.
내가 못 먹더라도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그런 마음을 만들어내야 했다.
이건 사장님과 재중이 형, 최종병기, 수호가 함께 고민해서 만들어낸 심리전이다.
여기서 배팅을 다시 따라오면 전의 상황과 똑같이 흘러가게 된다.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다시 따라오려나?
지금부터는 배짱 싸움이다.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자기들끼리 하는 배짱 싸움.
한참의 시간이 더 흘렀지만 더 이상 손을 드는 사람이 없자 여 길마가 나섰다.
“더 없어요? 그럼 카운트해요?! 5, 4, 3, 2, 1. 페르타는 최강 길드의 카이저님에게 돌아갑니다. 다들 축하해 주세요.”
희대의 사기꾼.
역대급 또라이.
그런 사람이 만들어낸 무대 덕분에 우린 로스트 스카이 최고의 장물을 코도 안 풀고 손에 넣었다.
<주호> 크, 정말 먹었네요.
<불멸> 그래, 확실히 남는 장사다. 정작 팔고 있는 저 여 길마도 전혀 모르겠지. 알면 이렇게 끝낼 리가 없으니까.
<주호> 완전 봉 잡았네요.
희대의 사기극은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이렇게 끝을 맺었다.
우리가 최고의 승자가 된 채.
***
“어머, 정말 그렇게 가격을 올려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그대로 끝날 것 같았거든요.”
우리 길드 건물에 찾아온 여 길마가 오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사장님의 손을 덥석 잡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무사히 넘겨받아서 우리도 감사하군요.”
“유적지를 가지고 있는 길드에서 왜 또 유적지를 사셨을까나?”
그러면서 고개를 슬쩍 앞으로 밀면서 사장님에게 다가갔다.
“거기까지. 우리 길마님 심장이 약하시니까.”
재중이 형이 중간에서 손가락으로 여 길마의 이마를 쭉 밀어내 버렸다.
“이건 안 되겠네요. 호호.”
행동 하나하나가 또라이 기질이 보이는구만.
지금껏 본 적이 없던 그런 유형의 사람이다.
상대하기 꺼려지는 기운이 넘실거리는 것 같다.
하긴, 유적지가 3개는 과했다.
현재 공개된 유적지가 3곳인데 그걸 전부 우리가 가지고 있으니까.
만약, 무력으로 3곳을 모두 먹었다고 생각하면 지금 엄청난 견제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한 곳이 너무 크면 견제의 대상이 되니까.
다만, 이번 경우는 돈으로 사들인 셈이라 그런 점에서는 좀 자유롭다고 해야 하나.
“그냥 유적지 수집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군요.”
재중이 형이 속내를 전혀 보이지 않고 여 길마에게 말을 건넸다.
“흐응, 뭐 제가 알 필요는 없겠네요. 전 돈만 챙기면 되니까. 그냥 좀 궁금했을 뿐이에요. 그럼, 누구에게 넘겨드리면 되나요?”
사장님은 하르페, 난 에띠앙.
이제 남은 사람은 재중이 형밖에 없다.
“잠시 탈퇴 좀 할게.”
재중이 형이 탈퇴를 하더니 얼마 후, 새로 길드를 만들었다.
임시로 만드는 것이라 대충 만들 줄 알았더니 이미 길드 마크까지 다 만들어뒀다.
피닉스.
또 어디서 길드 이름을 사둔 모양이네.
확실히 불멸하고 어울리는 길드 이름이기는 했다.
애초에 처음부터 페르타를 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자, 그럼 제게 넘겨 주시죠.”
“어머? 선약금 먼저 주셔야죠.”
당연하지만 서로 못 믿는 것은 똑같네.
눈앞에서 수십억이 오가는 거래가 몇 가지 절차를 통해 완료되고 페르타가 재중이 형의 손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그와 함께 가장 큰 장물을 털어버려서 그런지 여 길마의 얼굴에 안도의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건 약속했던 서비스에요.”
그 밖에 네임드 템 중 팔지 않고 놔둔 재료나 방어구, 무기 등도 몇 개 더 재중이 형에게 넘겨줬다.
“호오, 그냥 넘어가려는 줄 알았더니.”
재중이 형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여 길마를 쳐다봤다.
“저 약속은 잘 지킨다고요?”
그 말에 속으로 웃고 말았다.
길드를 다 등쳐먹은 게 벌써 기억에서 싹 사라진 모양이다.
“제대로 건네받았네요. 정말 고마워요.”
이쪽이 더 고맙지.
우린 더 해 먹을 생각이거든.
엄청나게 남는 장사니까.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이 바닥에서 게임하기는 힘들 텐데……. 현실도 마찬가지고.”
재중이 형도 큰 거래를 마치고 예의상 평소 하지 않는 질문을 했다.
“아시다시피. 저 죽이려고 드는 작자가 너무 많아서 튀어야겠죠? 너무 무서워서……. 좀 멀리 떠나면 잊겠죠. 호호.”
이 여자 진짜 또라이 맞구나.
무섭다는 인간이 그러고 다니다니.
여 길마의 장난기가 가득 묻어나는 표정에 우리도 그저 웃고 말았다.
“돈 때문에 턴 겁니까?”
재중이 형도 이건 궁금했나 보다.
그 말에 여 길마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뭔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으음, 이건 말을 안 하려고 했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럼?”
“아, 꼰대들이 계속 이래라저래라……. 한 발 걸치게 해줬더니 지들이 잘난 줄 알고…… 계속 더듬으려고 하는 놈도 있고, 아 진짜 짜증 나서. 확 ……알을 터뜨려 버릴……!"
짜증, 욕설, 비속어.
안 나오는 것이 없다.
챠밍과 이쁜소녀가 넋 나간 사람처럼 멍하게 듣고 있는 것을 보고 바로 말을 끊었다.
“그만. 알았으니까.”
잘못하다 옮을라.
재중이 형도 괜히 물어본 것 같다는 당황한 표정으로 여 길마를 말렸다.
저 형을 당황하게 만들다니.
대단하다.
진짜.
한참을 씩씩거리던 여 길마가 겨우 마음을 다스렸는지 숨을 몰아쉬었다.
“휴, 못 볼 꼴을 보이고 말았네요. 참으려 했는데……. 후.”
이 여자 여기 오래 놔두면 곤란하겠네.
“좋은 거래였습니다.”
내 생각과 같은지 재중이 형이 바로 이 만남을 끝내 버렸다.
“으흠? 저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아니…….
이젠 보지 말죠.
그런 말을 속으로 삼키면서 여 길마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
“허허, 태풍이 지나간 것 같구나.”
사장님도 어이가 없는 듯 그저 웃으셨다.
“자, 그럼 새 유적지를 구경하러 가볼까?”
***
—경매 영상 봤음?
—희대의 사기꾼? 지금 동영상 순위 1위임.
—크크, 아 진짜 그 여자 장난 아니더라. 빼돌린 템으로 경매를 하다니.
—간이 부은 건지 욕심이 많은 거지 모르겠지만.
—와, 경매가 계산해봤는데 수 십억 챙김.
—미쳤네. 신고해야 하는 거 아냐?
—지금 당한 길드들 난리 났음. 운영자한테 따지러 간다고.
—거기다 이미 신고도 했단다.
—무조건 신고는 필수지. 당연한 걸…….
—당한 놈들이 바보지. 그걸 홀라당 맡기냐.
—니가 당해봐라. 그런 소리가 나오나.
—윗분 당하셨구만. 애도를.
—그 여 길마 벌써 캐삭하고 날랐음ㅋㅋㅋㅋ 귓말 넣으면 없는 캐릭.
—제대로 승자구만.
—아예, 그 길마 연락처 돈 주고 산다는 사람도 생겼는데 뭐.
—그리고 최강도 대단하지 않냐? 결국 돈으로 사버림.
—최강에 돈이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네. 역시 저력이 있어.
—그동안 네임드 해 먹은 게 몇 마린데, 아직도 한참 더 있을 듯.
—어지간한 길드는 명함도 못 내밀겠구만.
—유적지도 이제 3개 아님?
—하나는 돈으로 샀잖아. 노카운트지.
—남들은 하나 가지기도 힘든데 진짜 대단하다. 그것도 다른 서버도 아닌 1서버에서. 날고 긴다는 애들 다 있는데.
—그래도 다음 공성전 때 세 곳 모두 지킬 수 없을걸?
—어, 우리도 한 곳만 조지려고. 다음엔 다를 거다.
—우리도 이번엔 꼭 하나 먹는다.
—당연하지, 한 곳만 두드리면 경쟁자도 많이 줄어드니까 저번보다는 확률이 높겠지.
- 난, 에띠앙. 유적지 중에 제일 예쁘더라.
- 나는…….
게시판을 보면 대체로 여 길마가 승자라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뭐, 주변에서 보기에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승자지.
겉으로 욕 하나 먹지 않고 홀라당 해 먹었으니까.
진실과 속사정을 알지 못하니까 저런 소리를 하는 거다.
“형, 마무리는 어떻게 될까요?”
“흐음,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운영자가 빠르게 나섰다면 모르겠는데, 이미 서버에 아이템, 페르타 경매가 끝나서 잘못 건드리면 완전히 운영자가 다 책임져야 하니까.”
“100%는 아니네요.”
“99.9%라고 해두자. 경험에 따르면 말이지.”
이번에도 재중이 형이 맞아야 할 텐데…….
* * *
[ 공지사항 ]
▷ 많은 유저 여러분이 우려하셨던 레이드 이후 아이템 소유는 아이템 습득 시스템에 따라 정상적으로 처리되었다고 판단되며, 추후 이에 대한 변경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게임 내 시스템을 통한 물품 거래와 분배에 대해선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 정상적으로 진행된 사항이지만 이번 경우에 한하여 브락크 레이드에 참여하셨던 인원에 대해 레이드 물품에 준하는 아이템과 페르타의 세금에 준하는 소정의 아르가 전달됨을 알려드립니다.
▷ 물품 거래 전, 피해가 없도록 미리 확인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추후 같은 문제로 문제가 생길 시 운영 측에서 보상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이전의 다른 드랍 분배 문제에 대해서는 처리를 해드릴 수 없는 점 양해바랍니다.
▷ 브락크를 잡고 나온 네임드 아이템 소유주는 현재 상태를 유지합니다.
▷ 제 3 유적지 페르타의 소유권은 현 소유주로 인정됩니다.
▷ 길드원을 강제로 탈퇴 시킬 시 탈퇴 대기 상태에 놓이며, 일주일간 탈퇴 절차가 진행됩니다. 탈퇴 대기 상태에서는 길드에 속해 있지만 길드 기능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 길드 이전은 길드원 과반 이상이 동시에 찬성해야 가능하도록 변경합니다.
* * *
“크, 됐다.”
재중이 형이 공지사항을 보더니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진짜 이 형 어디 가서 돗자리 펴야 하는 것 아닌가?
예상에서 벗어나질 않네.
“분배에서 개인 실수라고 못을 박네요?”
“아마도, 앞으로 레이드 할 때 좀 빡빡해지겠는데? 호구 조사 다 들어가고 난 뒤에야 가능하겠다. 서로 못 믿으니까 합치기도 힘들고, 네임드가 혼자 막 걸어 다니겠어.”
“우리에게는 최고네요.”
현재 우리 외에는 네임드를 단독으로 잡을만한 길드가 없다.
운영자가 그동안 패치만 하더니 미안했나?
왜 이렇게 우리 손을 많이 들어주지?
“일하기 싫으니까. 아니지, 일거리가 엄청 늘어날 테니까. 서로서로 피해 가는 거겠지. 본인들 실수라고 인정해 버리면 일이 복잡해져. 보상 문제도 까다로워지고, 덕분에 우리도 득 좀 보겠네. 뭐, 현실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가?
재중이 형이 잠시 생각을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었다.
“다만 저 정도로 피해 보상을 해줬으면 굳이 찾아가고 그럴지는 모르겠다. 말이 안 나오게끔 확실히 보상을 줬으니까. 이번 문제를 빠르게 잡고 가고 싶었나 보네.”
한참 상승세인 게임에 제동을 걸기 싫었나?
정말 이례적으로 빠른 일처리다.
뭐, 어쨌든 덕분에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최선의 선택이 됐다.
운영자들 사랑한다.
이번만.
“그럼 우리도 밀렸던 일 좀 처리해 볼까?”
응? 밀린 일이 있었나?
큰일들은 다 처리한 것 같은데.
“너 광고, 제발 좀 찍게 시간 내달란다. 우리 마눌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