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70화 (170/1,404)

# 170

#170화 변화의 바람 (2)

나 말고도 과몰입 증후군이 있었나?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내가 깜짝 놀란 얼굴을 하자 유혜선 팀장이 양손을 바로 흔들었다.

“아! 승호 씨 같은 완전 특이 케이스는 아니고…… 음, 딱히 구분하자면 초기쯤 될까요?”

“초기요?”

“엄밀히 구분하면 승호 씨와 같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승호 씨가 전 세계에서 유일한 한 명이라면 아라 양 같은 경우는 꽤 있는 편이에요. 이건 승호 씨에게 좋지 않은 기억이라서 이야기 안 하려고 했는데 예전에 혼수상태에 빠진 적 있죠?”

그 말에 잠시 어깨가 살짝 흔들렸다.

죽음과 같은 상태로 있었던 ‘혼수상태’라는 말을 듣자 내 몸이 반사적으로 움츠러들었다.

“불편하시면 이야기하지 말까요?”

그 말에 잠시 심호흡을 하고 다시 유혜선 팀장을 바라봤다.

“아뇨, 해주세요. 저도 알고 싶네요.”

내 시선에 잠시 고민하던 유혜선 팀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아시다시피 그때 감각 역류로 상당히 많은 사람이 혼수상태에 빠졌어요. 승호 씨만큼 오랫동안 빠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지만, 짧게는 몇 시간에서 반나절, 혹은 하루 넘게 그랬던 사람도 있었거든요.”

유혜선 팀장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제 알겠다.

“그러니까…… 저 외에도 그때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들을 총칭해서 그렇게 부르는 겁니까?”

“네, 아주 포괄적인 의미로요. 딱히 다르게 부를만한 용어도 없어요. 정식 명칭 자체가 없어서. 처음엔 1급, 2급, 3급 이런 식으로 분류를 했었는데 나중에는 그것도 사라졌어요. 시대가 변하고 VRS 성능이 높아지면서 점점 그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가상현실을 했으니까요.”

이렇게 상세하게 듣기는 처음이네.

전 세계에서 나 혼자만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저렇게 분류한다면 과몰입 증후군이 굉장히 많은 셈이다.

“3급은 이미 다 사라졌다고 해야 하나요? 조금 과민한 정도였으니 따로 분류에 넣기도 힘들어요. 2급은 음, 흔히 말하는 컨트롤이 좀 쩌는 사람들? TV 보면 우와 하면서 보는 사람들 있잖아요.”

쩐다니 표현이 별나네.

자주 봤더니 내가 편해지긴 편해진 모양이다.

“그리고 1급은 이제야 VRS를 이용할 수 있게 된 사람들. 혹은 VRS 억제기를 달고 뛰던 현직 프로게이머들 정도가 되겠네요.”

“재중이 형은 그럼……?”

“1급이에요. 분류상으로만 따진다면. 으음, 굉장히 특이한 타입이기도 한데…… 특급으로 넘어가기에는 애매하고, 1급으로 치면 지나친 정도예요.”

“특급은?”

이건 대답을 안 들어도 알 것 같다.

“네, 세상에 오직 한 사람요. 지금 제 앞에 앉아 계신 분이에요. 사실, 특급이란 분류를 하기엔 혼자 밖에 없으니 나누기도 이상하겠지만요. 굳이 구분을 하자면 실생활에서 억제기를 차고 다녀야할 정도로 예민한 사람이겠죠?”

과몰입 증후군이라고 다 같은 증후군은 아니구나.

“그럼, 아라는요?”

“아라 양은 1급요. 굳이 재중 씨와 비교하자면. 타입이 좀 다르지만, 단순 수치상으로만 보면 좀 아래이기는 해요. 그래도 굉장히 높은 수치에요. 재중 씨는 1급 중에서도 별난 수준이라서 그렇지 아라 양도 평범하지 않다는 소리예요. 이를테면, 재중 씨는 전 분야에서 감각이 좋다면 아라 양은 동작을 빠르게 습득하죠. 각각 특성이 조금씩 달라요. 파라미터 자체가 달라서. 종합적으로 보면 재중 씨 수치가 높지만요.”

재중이 형이 이쁜소녀를 보면서 계속 우리와 같은 과 아니냐고 말한 적이 많았는데, 진짜 재중이 형 안목은 확실하구나.

굳이 기계로 검사하지 않아도 눈으로 보고 알 수 있다니.

베테랑이 확실히 다르긴 하다.

“그런데 그것과 전임 팀장이 잘린 것과 무슨 연관이죠?”

“으음, 그게 말하자면 복잡한데…… 기술적인 부분을 너무 설명해야 해서.”

“간단히 줄이면요?”

내 말에 잠시 유혜선 팀장이 생각을 하는지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말 결과적인 것만 이야기하자면 아라 양도 그때 승호 씨와 같이 혼수상태에 빠졌어요.”

역시 그런가.

“그리고 지금은 나가고 없는 팀장이 제 전임이었죠. 사실 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회장님이 그때 정말 노하셨거든요. 아라 양을 엄청 아꼈는데.”

전에 대회 때 봤던 그 노인인가.

이쁜소녀를 데리고 가려고 했던.

“그때 당시에는 우리 DS나 PV도 그렇게 큰 회사가 아니었어요. 그룹 전체로 보면요. 2세대 때는 거의 기술만 쌓아가는 단계여서. 3세대가 되어서야 제대로 제품을 내놓고 했었죠. 그런데도 일부 참여는 했었어요.”

“그럼?”

“혼수상태인데 그때 당시에 아무도 해결 방법을 몰랐거든요. 생각해보면 딱히 전임 팀장의 잘못이라고 할 순 없는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어요. 그래서 아라 양의 VRS를 세팅해 준 것이 문제가 된 거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네요.”

“네, 2세대 VRS를 만든 회사의 잘못이었거든요. 나중에 결국 밝혀졌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는 자다가 날벼락이었죠. 그리고 그 이후로 한동안 회장님 지시로 회장 일가는 누구도 VRS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어요. 정작 VRS 시장을 양분하는 회사에서 회장 일가만 VRS를 사용하지 못하다니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4세대에 와서야 접속을 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까?”

“사실 지금도 못하게 하는 것은 맞아요. 그런데 아라 양이 몰래 세팅해서 한 모양이에요. 저희도 전혀 몰랐거든요. 굳이 변명하자면 한창 바빠 체크하기에 무리…….”

스트레스 풀듯 게임을 하던 것도 그런 이유였나?

하고 싶은데 못 하게 만드니까?

“일단 고맙다는 말 먼저 해야 할까요? 그래도 승호 씨 덕분에 무사히 넘어갔어요. 회장님이 그냥 덮기로 하셨거든요. 아니면 누구 하나 목이 날아갔을 거예요. 가령 저라든지?”

“사장이 아니구요?”

“이 바닥이 누구도 책임을 안 지려고 하니까요. 윗사람은 더 그렇죠. 뭐, 여기서 나갔어도 PV나 다른 곳에 가면 되니까 걱정은 안 했지만요. 그리고 사장 때문에 짜증이 좀 났는데 회장님이 아주 꽉 눌러 버려서 좀 편해지긴 했어요. 지원도 확실히 늘어났고요.”

전에 회장이 사장을 갈구던 기억이 나네.

어찌 됐든 일단은 좋아졌다는 소리군.

“그리고 승호 씨가 있는 이상은 이제 사장도 저한테 함부로 못 해요.”

유혜선 팀장이 아주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날 지긋이 쳐다보면서 그런 말을 했다.

이거 참.

부끄럽게 만드네.

“아, 그럼 아라는 이제 문제가 없나요?”

“전에 바로 불러서 검사했었거든요. 그땐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승호 씨처럼 억제기를 달 정도는 아니라서요. 그래도 꾸준히 검사는 해야 해요. 회장님이 또 엎으시면 불편하거든요.”

“별문제가 없다니 다행이네요. 특별히 다른 일은 없어요?”

“그럼, 다른 분도 한 번씩 데리고 와주세요. 제가 연락해도 되겠지만 승호 씨가 데리고 오는 편이 더 모양이 좋을 것 같아요.”

“어렵진 않죠.”

“그리고 PV에서 새로 뭔가를 준비 중이라고 하던데, 이건 확인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검사를 마친 뒤에 DS 본사를 빠져나왔다.

* * * * *

정기점검.

공성전이 끝나고 그간 쌓아둔 업데이트 내용이 많은지 유독 점검이 길어졌다.

듣기로 새로운 시스템을 여러가지 업데이트 한다고 하던데 공성전 때 보여줬던 탈 것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중이다.

집안 청소를 끝낸 뒤 유혜선 팀장이 이야기 했던 공성전 영상이나 볼까 해서 TV를 틀려는 찰나에 스마트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인데?

원래 모르는 번호는 잘 안 받는 주의지만 전화번호 아래로 택배회사 이름이 떴다.

택배 올 것이 있었던가?

뭔가 시킨 적이 없는데?

결국 전화를 받았다.

“택배입니다. 집에 계신가요?”

“아…… 네, 곧 집입니다만.”

“조금 뒤에 올라가겠습니다.”

“네.”

바쁜지 딱 할 말만 하고 바로 전화가 끊겼다.

기억에 없는데…….

아까 물어볼 것을 그랬나?

얼마 기다리지 않아 택배 기사분이 물건을 전달해 주고 갔다.

스티로폼으로 된 큰 박스가 무려 세 개.

깜짝 놀라 보니 발송자가 ZUN이다.

로스트 스카이의.

경품이었구나…….

20kg가 많긴 많네.

그런데 크레이피쉬가 아니라 킹크랩이 왔다.

회사 사정상 물품이 바뀔 수 있다고 하기는 했는데.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받기로 했다.

다시 반품하기도 번거롭고 이놈도 비싼 것은 매한가지라.

그리고 열어봤다가 기겁을 하면서 다시 닫았다.

보통은 쪄서 가져오지 않나?

생물을 그대로 넣어놔서 깜짝 놀랐다.

이거 내 손으로는 해결이 힘든데.

<승호> 형, 왔어요.

<재중> 응? 뭐가 와?

<승호> 택배요. 대회 경품.

<재중> 아! 크레이피쉬?

<승호> 네, 저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제야 보내주네요. 근데 크레이피쉬가 아니라 킹크랩이 왔어요.

<재중> 어째 그럴 거 같더라. 너 같은 놈이 있으니 그걸 잡지. 아마 준비도 안 해놨을 걸?

<승호> ……그렇겠네요.

<재중> 20kg면 3kg짜리가 제일 크니까 대충 7마리 좀 안 되나? 작은 것이 왔으면 8마리 넘을 거고.

<승호> 잘 아시네요?

<재중> 이쪽으로는 관심이 많아서. 겨울이라 제철인데 제대로 먹겠네. 아, 그리고 등껍질 잘 봐라, 종류가 두 가지 있는데 돌기가 6개 있어야 제대로 된 놈이야. 레드랑 블루로 나뉘는데 레드가 진짜야.

<승호> 처음 듣는 말이네요. 그런데 딱히 가짜를 보내주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재중> 뭐, 하긴 그렇겠네. 20kg라, 흐…… 우리끼리 먹어도 엄청 남겠는데?

<승호> 그래요?

<재중> 보통 성인 둘이서 3kg 하나 먹으니까. 엄청 많은 거야. 뭐, 작정하고 먹어대면 어떻게든 먹겠지만. 일단, 갈게. 어차피 점검 중이라 겜도 못하는데 잘됐네.

<승호> 형, 이거 손질할 줄 아세요?

<재중> 그거 나한테 물어본 거냐?

<승호> 아뇨, 됐어요. 누구 할 줄 아는 사람 없어요?

<재중> 사장님이 하실 줄 알걸?

<승호> 그럼, 같이 오세요. 전 이거 손도 못 댈 것 같으니까.

<재중> 알았다. 집에서 하게?

<승호> 이거 집 밖에서는 못할 것 같은데요? 그냥 여기서 하죠?

어차피 야외에서 하려면 제대로 조리를 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이 추운 날 야외에서 뭔가 해먹기에는 정말 아니지.

눈 내리는 시기는 지났다지만 아직도 추운 한겨울이다.

나가서 뭔가 하기에는 부적절한 날씨다.

그렇다고 다른 곳을 찾기도 힘들고.

<승호> 다른 사람들은요?

<재중> 지금 불러야 저녁으로 먹지 않겠냐? 약속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빨리 연락해 봐. 뭐, 안 되면 내일 해도 되고. 킹크랩이 발 달려서 도망가지는 않을 테니까.

저것들이 다시 나와 뛰어다닌다고 상상했더니 자연스럽게 스티로폼 박스에 눈이 간다.

<승호> 설마요. 그럼 일단 연락해 볼게요.

연락 앱으로 들어가서 단체로 연락을 시도하자 하나둘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승호> 대회 상품 도착했어요. 오늘 시간 되는지 물어보려고 연락했는데 다들 시간 괜찮은가요?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집에서 하려고 하는데.

<종훈> 오! 드디어. 크레이피쉬 어떻게 생겼어?

<승호> 킹크랩이 왔더라고요. 일단 겁나서 다시 집어 넣어놨어요.

<종훈> 오! 킹크랩! 난 이미 출발했음. 나르샤 데리고 바로 갈게.

방패전사는 마음이 벌써 여기에 와 있네.

<나르샤> 나 바쁜데.

<종훈> 진짜? 아, 그럼 안 되는데.

<승호> 내일 모여도 돼요.

<나르샤> 농담이야. 나도 준비할게.

<종훈> 휴…… 준비하고 연락해. 데리러 간다.

챠밍이나 이쁜소녀는?

<은하> 저야 지금은 백수라서 괜찮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쉬운데?

예상하기에 제일 나오기 힘들 것 같았는데.

<아라> 저도 빨리 갈게요!

이쁜소녀 쪽도 오케이군.

이제 준비만 하면 되나?

* * * * *

사장님과 통화 결과,

그냥 지원군을 부르기로 했다.

말로는 어디를 칼로 찍은 다음 그냥 찌기만 하면 된다는데 그것조차 못하는 사람이 우르르 있으니까.

그리고 그것만 먹을 것이 아니라 같이 먹을 것이 필요한데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다.

요리는 정말 어렵지.

“어서 오세요.”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한 번씩 찾아오지 그랬니.”

지원군은 사모님.

사장님이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만났을 법한 그런 외모와 정숙함이 느껴지는 분이다.

한 번씩 오실 때마다 부드럽게 잘 대해주셔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모님이 사장님과 같이 처리를 해주시자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어차피 많아서 사람 몇 명이 더 같이 한다고 모자라거나 할 일은 전혀 없고.

그리고 다른 사람이 끼면 어색할까 봐 이건 미리 팀원들에게 물어봐서 허락을 받았다.

<승호> 킹크랩 요리할 줄 아시는 분?

<종훈> …….

<나르샤> …….

<은하> …….

<아라> …….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다.

<승호> 네, 알겠습니다. 몸만 오세요.

만장일치로 사모님 참가 결정.

그리고 딸인 연지도 같이 왔다.

“오랜만이네요? 여기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러게, 정말 오랜 만에 보네.”

알바할 때 가끔 보고 나오고 나서는 딱히 볼 일이 없었는데 사장님이 데리고 오셨다.

딸 사랑은 못 말린다니까.

“이거 받아요.”

그러면서 사장님과 오면서 사온 과일 세트를 내게 건넸다.

“으음, 굳이 안 사와도 되는데.”

“집에 처음 가면서 빈손으로 가면 실례라네요.”

사모님한테 잘 배웠네.

그러면서 우리 집을 두리번두리번 살폈다.

“학교는 잘 다녀?”

“으음, 저한테 전혀 관심이 없었네요?”

그러면서 날 빤히 바라보는데 딱히 할 말이 없네.

정말 까맣게 잊고 있어서.

“조만간 또 보게 될 거에요!”

그런 말을 하고는 사모님에게로 가버렸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조금 기다리니 재중이 형 애인인 수정이 누나도 왔다.

“이야기 많이 듣고 있어, 요즘 잘 나간다며?”

“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네요.”

“킹크랩은 오랜만이네. 오늘 잘 먹을게.”

“네, 차린 건 없지만.”

재중이 형이 혼자 맛있는 것 먹기 좀 그렇다나?

물론, 다 허락을 받았고.

수정이 누나도 선물을 하나 두고는 부엌으로 가버렸다.

어쩌다 보니 사람이 점점 늘어간다.

다른 사람들은 만나서 같이 왔는데 동시에 집으로 들어왔다.

“집들이 선물이에요!”

이쁜소녀가 가지고 온 것들을 넘기며 날 보면 쌩긋 웃었다.

집들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저도 선물.”

챠밍도 환하게 웃으면서 물건을 건넸다.

방패전사와 나르샤도 전부 양손 무겁게 뭔가를 들고 있네.

바로 받아서 한쪽에 차곡차곡 쌓았다.

졸지에 진짜 집들이가 되어버렸나?

이쁜소녀와 챠밍이 집안을 살피는 듯 두리번거리자 괜히 내가 쑥스러운 느낌이다.

일단 보이지 말아야할 것들은 다 치웠는데 불안한 기분이 드네.

그때 뭔가를 하다가 부엌에서 나온 수정이 누나와 은하가 마주친 순간.

“어라? 너?”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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