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45화 (145/1,404)

# 145

#145화 만남 (2)

챠밍이 들어오자마자 답답한지 블랙 롱코트를 벗었다.

그런데 어디 불편한가?

자세가 많이 이상한데…….

한쪽이 끌리는 것처럼 미묘하게 자세가 맞지 않았다.

그렇게 챠밍의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으음, 어…….”

일단 무슨 말을 해야 하지?

기존에 알던 챠밍의 모습이 아니라서 좀 당황스러운 느낌이었다.

분명 비슷한 모습이었지만, 게임 속 캐릭터가 훨씬 더 차분하고 고풍스러운 여성이라면 이쪽은 청순한 매력이 물씬 드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눈매와 화장이 바뀌었다고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어떻게 보면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주 대놓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은 힘들 것 같다.

그만큼 분위기 자체가 너무 다르다.

“언니 맞아?”

“응, 우리 소녀는 완전히 똑같네.”

가장 친한 이쁜소녀가 다가가서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맞네. 우리 언니.”

“조금 다르지?”

“많이. 그것도 엄청 많이.”

“사정이 있어서 내 모습 그대로는 할 수 없었어.”

챠밍의 말에 모두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걸 그룹이라…….

상상도 못했다.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재중이 형은 너무 잘 아는지 깜작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방패전사 역시 아는 모양이고.

방패전사가 멍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나르샤가 귀를 잡아당기며 끌고갔다.

저건, 안이나 밖이나 똑같구나.

그 모습을 보니 괜히 웃음이 나오려고 한다.

다시 한 번 챠밍을 보니 챠밍이 날 보면서 씽긋 미소를 지었다.

괜히 걸그룹이라고 하니까 떨리네.

매일 보던 사람이지만 지금은 굉장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고개를 돌려 슬쩍 재중이 형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형, 유명한 거예요?”

지금 분위기를 보면 나 빼곤 다 아는 눈치인데.

“너, 진짜 모르냐?”

“음……. 네. 어쩌죠?”

“나가 죽어, 임마.”

그 말과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태연하게 웃으면서 챠밍을 보고 말해 버렸다.

“승호는 누군지 모른다네요.”

그 말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 변했다.

“아, 승호가 이름이에요? 그런데 진짜요? 진짜 몰라요?”

이쁜소녀가 한 마디.

“허……. 어디 산에서 살다 오셨어요? 집이 혹시 시골? 아니, 시골도 TV는 나오잖아요.”

방패전사가 역시 한 마디.

“으음, 아저씨도 아니고…….”

나르샤마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방패전사가 당황하는 내 모습을 보곤 놀라움과 신기함이 어린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여 보여주었다.

『 8인조 그룹 핑크하트의 멤버 』

『 심쿵 부르는 미소. 』

『 치명적인 ‘섹시’ 화보 』

『 여신의 품격은 멀리서도 빛난다. 』

『 얼굴도 몸매도 완벽해~ 혼자 사는 명품 비주얼. 』

『 걸그룹 센터, 단아한 보이스의 보컬. 』

『 얼굴이랑 몸매가 다 했다는 춤추는 ‘은하’ 직캠. 』

진짜 유명……. 하구나.

검색하자마자 주르륵 결과가 뜬다.

정말 난감도 이런 난감이 없는데.

내가 고개를 살짝 올려 챠밍, 아니 은하를 바라보니 괜찮다는 듯 미소 짓고 있다.

그 모습에 내가 미안할 정도다.

잘 보니까 어딘가 보긴 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참, 살다가 걸그룹이랑 이렇게 한 자리에서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네.”

재중이 형이 알 수 없는 묘한 표정을 짓는다.

누가 알았겠는가.

매일 같이 게임하던 사람이 걸그룹 멤버라는 것을.

그것도 엄청 잘 나가는 그룹에서도 제일 잘 나가는 멤버란다.

이거 참,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거지?

이쁜소녀하고 나르샤는 원래 그랬던 것처럼 편하게 대하는데 왠지 모르게 어렵게 느껴진다.

방패전사는 금방 적응했는지 이것저것 물어보는 중이고, 재중이 형은 형답게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다.

괜히 내가 어렵게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방패전사가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검색해서 내게 보여줬다.

『 핑크하트 멤버 ‘은하’ 개인 스케줄 도중 교통사고로 입원. 현재 활동 중단. 』

『 3집 활동은 7인 체제로……. 』

『 팬들의 우려 속에 수술 무사히 끝나, 현재 재활 치료 중에……. 』

아…….

어쩐지 아까 전부터 한쪽 다리가 불편해 보인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다.

본인은 표시가 나지 않는다고 움직이지만 미묘하게 계속 눈에 밟혔으니까.

이유를 이제 알겠네.

“으음, 좀 답답했었어요.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이기 힘들기도 하고, 집에서 나가기도 힘들고.”

그 뒤에 말은 안 들어도 알 것 같다.

우연찮게 4세대 VRS를 접하고 그대로 지금까지 쭉 이어졌다는 거네.

“그리고 사실 이렇게 오래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챠밍이 고개를 돌려 살짝 날 쳐다본다.

응?

나?

“다리 때문에 많이 우울했었는데 누구 씨 덕분에 꽤 재밌었거든요.”

그러면서 챠밍이 환하게 미소 지었다.

챠밍이 날 바라보자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쏟아졌다.

“재밌긴 합니다. 확실히.”

“저도 재밌었어요.”

방패전사와 이쁜소녀가 날 보면서 똑같이 말을 했다.

이거 참,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네.

챠밍이 로스트 스카이에서 처음 날 따라왔을 때 그저 재밌기만 하면 된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땐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

거기다 아이템 가격에 관심도 없고, 욕심도 없었고.

그 모든 것들이 이제 이해가 되네.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같은 생각으로 나와 함께 한 것이다.

“그때 주호 씨를 못 봤으면 아마, 조금 하다가 그만뒀을지도 몰라요. 지금은 감사하게 생각해요.”

“제가 감사하죠.”

그래, 내가 감사할 일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나도 역시 이 사람들이 아니면 금방 그만뒀을지도.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좋은 사람들이다.

실제의 모습이 어떻다 한들.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언니 다리는 괜찮아요?”

“으음, 아직은 재활 중. 이런 다리로는 안무를 소화할 수가 없어서, 안 그래도 매니저가 집에서 꼼짝 말고 있으라고 했는데…….”

“여기 있다는 걸 매니저가 알면 난리가 나겠네요?”

“매니저가 날 잡아먹으려고 할 거야, 아마.”

그러면서 장난스런 얼굴로 미소를 짓는데 대기실이 환한 느낌이 든다.

확실히 남들과 다른 청순한 분위기가 있다.

가상과는 또 다르네.

“왜 이렇게 무리해서 나온 겁니까.”

방패전사도 생각이 복잡한지 그냥 바로 물어봤다.

“음, 사실 꼭 한 번씩 보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챠밍이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한 번씩 보다가 마지막에 나에게로 와서 시선이 멈췄다.

고요하고 살짝 떨려오는 눈망울로 날 보는데 순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챠밍이 나와 시선을 잠시 마주치더니 다시 고개를 돌렸다.

1분 같은 1초라고 해야 하나.

잠시 쳐다봤을 뿐인데 벌써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이다.

저런 표정과 말을 들으니 더 뭐라고 할 수가 없네.

“나도 진짜 보고 싶었어요.”

이쁜소녀가 말을 잇자 다들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사실 다 같은 생각일 테니까.

“으음, 요즘 세상에 누가 가상현실을 한다고 특별할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알려지면 난리가 날 텐데…….”

방패전사가 우려 섞인 걱정을 했다.

사실 가상현실이야 누구나 할 수는 있다.

이것만 가지고는 아무 문제가 될 수 없다.

다만.

지금 한참 활동 중이라는 것이 문제다.

챠밍이 속한 걸그룹이.

아파서 집에서 재활을 하고 있다고 알려진 멤버가 이런 대회에서 8강에 들어서 입상했다?

이야기 거리가 너무 쏟아질 것 같아서 걱정이 될 정도다.

모르긴 해도 탈퇴 설부터 시작해서.

각종 찌라시들이 돌아다닐 것이 분명하다.

재중이 형이 박수를 살짝 치면서 모두의 시선을 모았다.

“당장, 호텔 뒤풀이가 문제야. 멀리 있는 상태에서야 혹시나 하는 정도지만, 눈앞에서 보면 모를 리가 없고.”

참석했다가 알려진다?

대회의 파급력만큼이나 언론이 뒤집어 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기자들이야 신나겠네.

뉴스거리가 생겼다고 득달같이 달려들 거다.

“보자, 나와 넌 안 가면 난리가 날 테고.”

명색이 대회 우승과 준우승자다.

로스트 스카이의 관계자, 개발자들이 상당히 와 있을 테고, ZUN회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와 있을 것이 분명하다.

거기다 게임 방송사에서도 여럿 나와서 우리를 보려할 것이다.

또 유혜선 팀장에게 듣기로 DS와 PV의 메카닉과 임원들까지 다 참석한다니까.

“그리고…… 128강까지 올랐던 사람들이 다 와 있을 거다. 가서 몇 명이라도 뽑아와야지.”

사실, 이게 가장 큰 목적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다른 길드가 선수 치기 전에.

“프로 애들도 엄청 와 있을 건데, 모처럼 후배들 한 번 보기도 해야 하고. 잘 하면 몇 명 데리고 올 수 있을 수도 있어.”

“그래요?”

“일일이 다 만나면 시간이 아까웠는데 좋은 기회지.”

우리에게나 상대방에게나 이건 좋은 만남의 장이다.

빠질 수가 없는 그런 자리.

“전 아마 안 되겠네요.”

어쩔 수 없다는 듯 포기하는 눈망울.

그걸 보고 있으니 가슴이 이상하게 찌르르 울린다.

으음, 모처럼 만나서 같이하는 건데 혼자 돌려보내려고 하니 난감하네.

방법이 없나?

잠시 생각을 하다가 내가 벗어둔 고글에 눈이 간다.

아…….

“이거 여분이 있나 한 번 물어볼게요.”

지금 받으려나?

한참 정리한다고 정신이 없을지도…….

<승호> 어? 바로 받으시네요.

<혜선> 아, 지금 승호 씨 VRS는 잘 수납했어요. 어쩐 일이세요? 호텔에 가면 볼 수 있는데 혹시 몸에 문제라도…….

<승호> 그런 건 아니고요. 제 고글 여분이나 비슷한 종류 같은 건 없을까요?

<혜선> 혹시나 싶어서 하나 더 들고 오긴 했는데.

됐다.

얼굴 전반을 덮는 고글의 사이트를 검게 해버리면 어지간해서는 얼굴을 알아 볼 수가 없으니까.

<승호> 제가 가지려 갈게요.

<혜선> 흐음, 무슨 일에 쓸 건지 물어보진 않겠지만 비싼 거니까 잃어버리시면 안 돼요.

<승호> 감사합니다.

고맙네.

앞뒤 가리지 않고 그냥 빌려준다니까.

역시 서비스는 최고다.

“해결 된 것 같네요.”

“그 고글 저도 쓰는 거예요?”

“네, 이거 생각 외로 가벼워요. 저도 쓰고 있으니까 딱히 의심하고 그러진 않을 겁니다.”

“다행이다.”

챠밍이 가슴을 쓸어내리는데 이쁜소녀나 나르샤도 같이 좋아해줬다.

이렇게 또 언제 모일지 모르니까.

『 행사 준비가 끝나 대회 참석자분들은 모두 호텔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내요원을 따라 이동해 주세요. 』

그 말과 함께 안내요원이 들어오면서 함께 호텔로 이동을 했다.

나가는 길에 유혜선 팀장에게 따로 고글을 받아서 챠밍에게 씌워줬더니 완벽하게 얼굴이 가려졌다.

“정말 고마워요. 이건 생각도 못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죠? 목소리만 조심하면 될 것 같아요.”

이로써 걸그룹 숨기기는 완벽해졌네.

이쁜소녀와 챠밍, 나르샤는 방패전사의 차에 올라타고 우리는 재중이 형의 차에 올라탔다.

이건 2인승이라…….

뒤에 태워도 되긴 하는데 굳이 넓은 방패전사의 SUV를 놔두고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서.

“아, 꼭 널 태우고 가야 하냐. 방패전사는 좋겠네. 저긴 꽃밭이구나.”

그 말에 나도 발끈했다.

“저도 꼭 여기 타고 싶었던 건 아니거든요. 저기 자리도 남던데.”

“내려라, 얼른.”

“춥네요. 빨리 가죠.”

“아, 걸그룹 옆에 한 번 태워보나 했더니 망했네.”

“수정이 누나한테 이를 겁니다.”

“에이, 내가 언제 그랬다고 가자.”

재중이 형이 시동을 걸고 대회장을 서서히 빠져나갔다.

***

호텔 뷔페에 들어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서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대부분 128강에 참여한 사람들이고, 그 밖에 로스트 스카이의 회사인 ZUN 관계자와 방송사 관계자들.

그리고 DS와 PV의 사장단과 직원들도 대다수 참석했다.

“생각보다 화려하게 하네.”

“아무래도 이렇게 모일 자리가 잘 없으니까요. 생색도 내고 싶은 모양이고.”

재중이 형과 방패전사가 앞서서 원형 테이블로 된 자리를 잡았다.

“여기, 딱 좋다. 가깝고.”

“다들 오시죠.”

먼저 챠밍, 이쁜소녀, 나르샤가 앉자 우리도 차례대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 주호다.”

“불멸도 왔네.”

“8강 멤버들도 전부 있어.”

우리가 자리에 착석하자 주변의 웅성거림이 심해졌다.

“밥이 잘 안 넘어가겠는데요.”

“뭐, 몇 번 하다보면 익숙해져.”

고개를 돌려 챠밍을 보니 후드와 고글로 잘 가리고 있다.

여기저기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딱히 우리를 보면서 의아해하는 사람도 없고.

둘러보니 이미 한쪽 테이블에서는 술자리가 한참이다.

이왕 호텔에 온 것 완전히 즐기자는 분위기네.

테이블마다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고 있는 반면, 어떤 테이블은 애매한 분위기로 앉아 있는 곳도 있고.

아마 128강에 진출한 사람들인 모양인데 서로 잘 아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닐 테니까.

거의 서로 모르고 지내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서먹서먹한 모습니다.

그나마 같은 서버 사람들끼리 모여 있어서 그런지 조금은 덜 어색해 보이긴 한다.

그 중 숙적들이 있다면 불편할 지도 모르겠다만.

“일단, 우리도 뭔가 좀 먹죠.”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뷔페식으로 진행되어 있는 테이블이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나와 재중이 형, 방패전사가 모여서 음식을 가지러 가고, 챠밍과 이쁜소녀, 나르샤가 같이 움직였다.

“나르샤님은 너무 눈에 띄는데요?”

외국인.

그것도 쭉 빠진 금발의 여인이 걸어가자 마치 바다가 갈라지듯 좌우로 길이 열린다.

“가입 문의가 빗발치겠구만.”

“그러게요.”

시선이 집중되면 곤란한데 이미 늦은 것 같다.

양 옆에 같이 걸어가는 챠밍이나 이쁜소녀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각선미가 있다.

챠밍이야 원래 걸그룹 멤버다 보니 얼굴을 다 가리고 있어도 금방 티가 난다.

이쁜소녀도 만만치 않은 밸런스를 가지고 있으니.

어지간한 남자들이 보면 기가 죽을지도 모르겠네.

다 8강 멤버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선이 집중됐다.

저 상태에서 챠밍이 고글을 딱 벗으면.

난리가 나겠지.

재중이 형이 그러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 중 팬인 사람도 적지 않을 거라나.

다들 어느 정도 음식을 가지고 와서 앉았는데 의외로 다 한 가득 푸짐한 식단을 챙겨왔다.

“(걸 그룹이) 그렇게 먹어도 돼요?”

“전 활동을 안 하니까요.”

답변이 확실하네.

맛있는 먹거리 앞에서는 장사 없구나.

“전 많이 먹어요.”

이쁜소녀는 이미 음식에 푹 빠져 있다.

“저도 따라서 담다보니까.”

나르샤도.

뭔가 환상이 사라지는 것 같애.

재중이 형이 내 표정을 보고 키득키득 웃었다.

그렇게 식사를 시작하려는데 뜻하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 테이블을 찾아왔다.

유혜선 팀장과 DS의 사람들이.

약간 난처한 얼굴로 유혜선 팀장이 나를 봤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제일 연장자로 보이는 사람을 우리에게 소개했다.

“DS사 회장님이에요. 이쪽은 주승호 씨입니다.”

나이 지긋하고, 풍채가 있는 어르신이 굵고 검은 뿔테 안경 사이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근데 시선이 약간 이상한데?

정확히는 우리가 아니라 이쁜소녀를 봤다.

뭐지?

“아라야.”

그 말에 이쁜소녀가 선글라스를 벗더니 DS 회장을 보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어보였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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