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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06화 (106/1,404)

# 106

#106화 누가 우리의 적인가? (1)

[ 공지사항 ]

▷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 필리언 서버에 제1 유적지 <하르페>가 활성화됩니다.

▷ 하르페의 확장으로 저주받은 숲 지형이 일부 변경됩니다.

▷ 하르페를 귀환지로 지정을 할 수 있습니다.

▷ 순간이동 NPC가 배치됩니다. 베네아와 하르페를 오갈 수 있습니다.

▷ 퀘스트 NPC를 포함한 다양한 NPC들이 유입됩니다.

▷ 길드 아지트 시스템이 추가됩니다.

▷ 상업 건물 시스템이 추가됩니다.

▷ 의류를 포함한 커스텀 시스템이 새로 등록됩니다.

▷ 몬스터를 이용한 사냥은 킬 수에 적용되지 않게 수정됩니다. 경험치 역시 얻을 수 없습니다. 또한, 아이템 역시 드랍되지 않게 적용됩니다.

하르페를 활성화하자 곧장 시스템이 울리며 필리언 서버만 전체 임시 점검에 들어가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점검 때문에 게시판이 폭주했지만, 바로 뜬 공지사항 덕분에 게시판에서는 현재 새로운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겨우 꿀 사냥터 잡았는데 진짜 짜증.

—우리도 방어전 끝나자마자 달려가서 잡았는데 왜 점검하고 지랄이야.

—다른 서버는 다 그대로 돌아가드만.

—필리언 서버만 점검하는 거임?

—어, 하르페던가? 유적지 활성화됐다고 그러든데. 공지 좀 보고 글 써라. 공지 있잖아. 공지!

—하여간 대단하긴 하네. 우리 서버는 아직도 섬나라 놀이 중인데. 부럽다.

—야! 필리언 서버엔 괴물 길드 하나 있잖아.

—아아, 최강? 이번에도?

—걔들 말고 누가 있냐.

—개발자들 이번에 이 갈았다는 소문이 있음. 개발 진행 올려주는 소식지에 최강 때문에 매일 링거 맞고 야근 중이라고.

—개발자가 불쌍해 보이긴 처음이네.

임시 점검으로 엄청난 원성을 듣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조용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필리언 서버 외 다른 모든 서버는 정상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었으니까.

갑작스러운 전체 점검이었다면 아마 홈페이지의 게시판이 폭주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서버가 멈춰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이런 우리 서버를 부러운 눈으로 보는 유저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었다.

1, 2서버를 제외하고 나머지 12개 서버는 아직도 섬에 머물러 있었으니까.

2서버는 우리가 방어전을 하는 도중 어느 한 길드에서 가까스로 케르베로스를 잡아냈다고 한다.

2서버에서는 정말 영웅적인 팀이겠지만 우리 서버를 빗대 이야기하면 이미 케르베로스를 깬 수많은 길드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섬에 있는 장비들을 가지고 자력으로 깼다는 것 자체가 저력이 대단한 팀인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충분히 케르베로스 공략 영상이 나돌았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시점에서 공략했다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서버에서도 매일 케르베로스를 두들긴다고 하니까 조만간 대부분 본 대륙으로 넘어오지 않을까?

거기다 게시판에는 배를 어떻게 사며,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다 알려졌기에 우리 때와 같이 장난질은 힘들 수도 있다.

아주 쌍욕을 듣고 싶지 않다면.

우리야 이래저래 상황이 잘 맞아서 잘 넘어간 셈이고.

우리만큼 해먹을 수 있는 길드는 아마 다시는 나오기 힘들 것이다.

너무 알려졌으니까.

이래서 매스컴이 무섭다.

또, 하르페가 업데이트되면서 변한 것도 많다.

사장님과 재중이 형과 함께 예상했던 대로 완벽하게 귀환지가 설정이 될 모양이다.

우리도 갑작스러운 점검 때문에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고 나와 아직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일단 공지에는 귀환 지정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었다.

거기다 베네아와 하르페 사이를 순간 이동으로 오갈 수 있으니까 아마 필드 쟁 상황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전엔 한 방 싸움에서만 어떻게든 이기면 승패가 확 기울었다.

한 번 죽으면 돌아오는데도 탈것을 타고도 수십여 분이 걸리는 베네아로 날아가 버렸으니까.

1분 1초가 아쉬운 상황에서 죽으면 탈 것으로 수십여 분이 걸리는 베네아까지 날아간다?

이건 그냥 죽는 순간 전력에서 빠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 말하자면, 저주받은 숲에 귀환 지점이 없는 지금까지가 그랬고, 이제는 바뀐다는 소리다.

베네아가 아닌, 하르페에 귀환 지정을 해놓는다면?

한 번 죽는다고 전력에서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상대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다 가장 중요한 새 마을이 생기면 NPC는 당연히 늘어날 것 같이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길드 아지트.

그간 모일 곳이 없어 매번 여관의 룸을 대여해서 썼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질 모양이다.

사유지가 될지 임대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있는 패치는 아마 날 겨냥한 패치가 틀림없다.

해골 마법사들을 끌고 다니면서 몹들을 싹 녹이고 다녔으나 결국 패치가 됐다.

이래서 좀 아껴두려고 했는데…….

뭐, 어쩔 수 없다.

이미 공개한 이상 패치될 것은 각오했다.

하지만 완전히 막은 것은 아니었다.

몬스터를 이용해서 죽였을 때, 경험치나 아이템을 못 먹게만 했으니까.

그나마 이 정도로 끝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뭐, 아주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마법을 쳐내면서 마력을 흡수하는 것은 원래 고려된 것인지 신경을 못 쓴 것인지 모르겠지만 패치 목록에 아예 없다.

이거까지 막혔다면 정말 곤란할 뻔했는데, 일단 한숨 돌렸다.

앞으로 구상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벌써 막히면 안 된다.

공지와 게시판을 살펴보다 보니 재중이 형에게서 연락이 왔다.

<재중> 잘 보고 있냐?

<승호> 아예 점검할 줄은 몰랐네요.

<재중> 베네아처럼 하르페가 크진 않겠지만 저주받은 숲 주변과 사냥터의 지형이 확 바뀌어야 할 테니까, 점검은 필수지.

<승호> 아, 그리고 저 또 너프됐어요.

그냥 웃으면서 말했더니 재중이 형도 웃는다.

<재중> 나도 좀 더 아끼고 싶었는데 이번엔 미안하게 됐다.

<승호> 결과가 잘 나왔으니까 됐죠. 뭐.

<재중> 아주 다 막힌 것은 아니더라?

<승호> 네,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하나요.

<재중> 이번엔 꽤 시간이 걸릴 거야. 12시간 점검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 걸릴 수도 있고, 그냥 푹 자는 편이 나을 거다.

<승호> 안 그래도 그러려고요. 다른 사람들은요?

<재중> 사장님도 정보만 좀 모으시고 들어가신다고 하고. 너, 하르 조각 얼마나 남았냐?

<승호> 글쎄요? 얼마나 남았는지 세어 보지 않아서요.

이번에 막타로 오우거 로드를 잡으면서 길드 랭킹 1위 보상보다 훨씬 더 많은 하르 조각을 받았다.

적당히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나머진 그냥 가지고 있었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

<재중> 거래 사이트, 지금 난리다, 난리. 크크.

<승호> 왜요?

<재중> 우리가 지금 유적지를 먹어버렸잖아.

<승호> 먹어버렸죠.

<재중> 거기다 방어전까지 했지.

무슨 말이 하고 싶기에 이렇게 뜸을 들이는 걸까.

<승호> 어휴, 궁금하게 하지 말고, 털어놔 봐요.

<재중> 흠흠, 걔들 쫄딱 망했다.

<승호> 누구요?

<재중> 하르 가루 사들이던 애들 망했어. 지금 하르 가격 대폭락 중이다.

현재 하르의 쓰임이 알려진 곳은 단 하나뿐이다.

유적지를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하르 원석을 만드는 것.

이미 우리가 다 까발린 이상 더 이상 비밀이라는 것도 없고,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필리언 서버뿐만 아니라, 전 서버 사람이 다.

다른 서버에서는 본 대륙을 넘어가는 즉시 하르를 선점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워야 한다.

우리가 편안하게 네임드를 독점하며 모았던 때와는 경우 자체가 다르니까.

정보가 전부 오픈된 상태라 지하수로도 매일 박 터질 것이 분명하고.

처음엔 정보가 없어 서로 싸게 판매했던 하르 가루나 조각의 가격도 굉장히 고점에서 형성될 게 분명하다.

반면, 다른 서버와 달리 우리 서버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당장 하르가 제 쓰임을 다 한 상태다.

서로 다투듯 사들였던 상황과 완전히 다르다.

<재중> 그냥 가지고 있는 정도라면 이 정도까지 안 떨어지지. 그런데 방어전 하면서 하르 조각이 엄청나게 풀려 버렸으니까…….

살 사람이 없는데 물량만 잔뜩 늘어나면?

거기다 더 이상 오를 거라는 기대 심리도 전혀 없다.

쓸모가 없으니까.

<승호> 전부 던지듯 내놓고 있겠네요.

<재중> 어, 근데 지금은 팔 수 없지.

아아, 팔지도 못하는 물건이 마구 쏟아져 내린다면…….

한 푼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계속 떨어뜨린다.

악순환.

아마 서버가 닫힌 지금 거래 사이트에선 가격이 미친 듯 내려가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승호> 무슨 주식도 아니고,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네요.

자고 일어나니 대폭락해 있는 그런 그림.

손도 쓸 수 없는.

나락이다.

<재중> 대부분의 상위 길드는 지금 손해가 엄청날 거야. 우리가 가격을 확 올려놓은 것도 한몫했고.

가격을 확 올려놨을 때 눈치 빠른 사람은 팔고 빠졌을 거고, 유적지를 먹을 목적이 있었거나 투기를 목적으로 모은 사람들은 지금쯤 답도 없는 상황이 왔다.

<재중> 제일 손해 많이 본 쪽은 전설이나 사신 이런 곳이겠지.

가만히 앉아서 경쟁 길드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버린 셈이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만약, 우리가 네임드를 잡아 구한 하르를 돈으로 해결했다면 대체 얼마나 나갔을지 상상도 안 간다.

그게 지금 휴짓조각이라…….

거기다 해적선과 크라켄을 멀쩡한 배로 꼬라박아가면서 잡던 사람들은 지금 미치기 일보 직전일지도 모른다.

<승호> 재밌네요.

<재중> 맞아, 재밌지.

자금이 넘친다면 또 모르겠지만 손해가 이 정도 수준이면 흔들리지 않을 길드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분명 문제가 될 거다.

<승호> 이대로 계속 싸진다면…….

<재중> 우리에겐 베스트지.

기본적으로 유적지를 유지하는 것에도 하르가 들어간다고 알고 있다.

이대로 하르가 폭락한다면,

그냥 쇼핑하듯 사들이면 된다.

필요한 만큼 충분하게.

그리고…….

유적지를 꼭 하나만 먹으라는 법이 있나.

사실, 저주받은 숲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 팀에게 조금 불편한 사냥터다.

사람이 많은 것.

이게 제일 문제다.

거기다 우리 장비와 렙으로 비교해도 저주받은 숲은 효율이 정말 별로다.

지하수로 역시, 효율이 좋다고 볼 수도 없고.

이미 다 알려져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니니까.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사냥터를 다시 찾아야 한다.

더 높은 사냥터를.

<승호> 사냥하는 사람을 볼 수 없는 그런 사냥터가 최고죠.

<재중> 잘 배웠네.

<승호> 그러려면 적어도 유적지 하나를 더 찾아 선점해야겠죠.

<재중> 그래, 물약을 보충할 거점으로.

모든 조건이 딱딱 떨어져 간다.

이 이상 좋을 수가 없을 정도로.

다 좋은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하나 남아 있다.

조만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승호> 올인 라인의 머리는 어떻게 됐어요?

<재중> 생각보다 안 나오네.

<승호> 숨어버리니까 정말 쉽지 않네요.

<재중> 대충 짐작 가는 쪽이 몇 곳 있는데 무턱대고 다 건들 수 없으니까…… 결국, 그걸 해야겠다.

<승호> 흠, 앞으로 재밌겠네요.

<재중> 어설프게 건드리고 간 것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려줘야겠지.

전에 백골이 말했듯 나도 당한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

특히, 우리 사람들을 건드리는 것은 더더욱.

재중이 형도 마찬가지고.

토끼가 굴속으로 들어갔다면…….

나오기 좋게 먹이를 던져주겠다.

안 물고는 버틸 수가 없는 그런 먹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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