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105화 (105/1,404)

# 105

#105화 빛이 머무는 곳, 유적지 (13)

아이템을 들어 올리자마자 바로 방어전의 끝을 알리는 시스템이 뜨기 시작했다.

《 베네아 방어전이 완료되었습니다. 》

【 길드 랭킹 1위 ― 최강 길드 】

【 개인 랭킹 1위 ― 주호 】

압도적인 1위.

물론, NPC가 대부분의 딜을 넣긴 했지만, 시기적절한 막타를 활용하여 오우거 로드를 잡자 5만 포인트가 한 번에 들어왔다.

개인 랭킹 역시, 2위와 어마어마한 격차를 보이며 1위를 했으니 하르 가루도 엄청나게 나오지 않을까?

잘하면 길드 랭킹 1위가 무색할 정도로 나올지 모르겠다.

그때, 시스템이 다시 들려왔다.

《 베네아로 강제 소환됩니다. 3, 2, 1······. 》

계속 들려오는 시스템 음에 방어전이 끝났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이 난다.

지금 우리에게 달려오면서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는 저 사람들에게는 안 됐지만.

이미 방어전은 끝났다.

강제 소환을 하는 밝은 빛에 몸을 맡기니 점점 몸이 사라져갔다.

***

―오우거 로드 결국 잡았다면서?

―수만 명이 때려도 안 죽는 걸 무슨 수로 잡았냐?

―최강 길드가 막타 친 거 아니냐? 진심 억울하네.

―막말로 우리가 다 쳐놨는데 최강 길드가 먹은 거 아냐?

―맞아, 당연히 아이템 도로 뱉어야지.

―쯧쯧, 난 다 봤다. 니들 그 싸구려 탈것으로 오우거 로드를 따라가지도 못하드만.

―솔직히 그건 맞지. 그리고 솔까 딜을 우리가 했음?

―쥐꼬리 같은 딜 했다고 생색내지 맙시다.

―그리고 언제 죽을지 안다고 막타를 침? 그것도 딜이 들어가야 하는 거다.

―아이템 뭐 나왔을까. 레알 궁금.

―사기템 나왔겠지. 부럽다.

―하······ 최강 길드, 또 이렇게 앞서나가는구만.

―전체 랭킹 1등이지?

―거긴 인원도 적다며, 근데 무슨 수로 1등을 했냐.

―주호 있잖아. 압도적으로 개인 랭킹 1위던데.

―에이, 개인이 잘해봤자 길드를 어떻게 이기냐.

―이길 수도 있더라. 주호 스페셜 한 번 돌려보고 와라.

방어전이 끝났지만, 아직도 그 여파는 베네아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특히, 채팅창이나 홈페이지 게시판은 수많은 이야기를 양산하고 있는 중이다.

이야기들을 살펴보자면 랭킹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꽤 많고, 방어전을 통해서 나온 몬스터에 대한 이야기도 다양하게 토론 형식으로 올라오고 있다.

거기다 현재 나오는 템보다 한 단계 위의 방어구나 무기에 대해서도.

그중 가장 활발한 화제가 되는 것이 마지막에 나타난 오우거 로드.

새로운 네임드의 출현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거리다.

수만의 사람이 달라붙어도 도저히 못 잡았던 그 네임드를 결국, 하나의 길드가 잡아냈으니 이야기가 안 되려고 해도 안 될 수가 없다.

그 때문에 우리는 사람들을 피해 여관 개인 룸으로 피신 온 상태였다.

“지금 길거리에 나가면 한 발짝도 못 움직일 겁니다.”

방패전사가 이곳에 오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몸서리를 친다.

“저두요.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이쁜소녀도 축 처져서 소파에 엎어져 있다.

또한, 챠밍, 나르샤도 질린다는 표정으로 옆에 기대고 있고.

“이거, 이래서야 움직일 수가 있나. 크크.”

재중이 형까지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고 웃는다.

형은 이런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는지 꽤 편안한 모습이다.

사장님 역시 오우거 로드에게 드랍된 아이템이 궁금했던지 같이 모였다.

모두 모이자 그 앞에 오우거 로드가 죽으며 뱉어낸 아이템들을 꺼냈다.

『 +0 오우거 벨트 / 방어력 6 / 근력+5 』

『 +0 던켈 / 출혈 11 타격 13

근력+1, 어스퀘이크 』

『 오우거 로드의 심장 』

『 오우거 로드의 뿔』

『 오우거 로드의 힘줄 』

『 오우거 로드의 뼈』

핵심 템만 꺼냈는데 솔직히 전부 지금 상황에서는 엄청난 템이다.

이런 템을 가지고 있으면 문제가 될까 걱정이 될 정도로.

일단, 오우거 벨트.

파워 글러브와 같은 용도이긴 한데 착용 부위가 다르다.

그 말은 둘 다 착용할 시 힘이 +10이 된다는 소리이기도 하고.

거기다 네임드를 잡고 나왔으니 아마 희소성으로 보면 파워 글러브보다 훨씬 윗줄이다.

어쩌면 서버에 겨우 한두 개 할 정도로.

지금 당장은 한 개뿐이고.

값어치?

“이거 경매 붙이면 터무니없는 값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사장님이 정말 놀란 눈으로 오우거 벨트를 쳐다보는데 다들 그 의견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가격 책정 불가다 이건.

그리고 오우거 로드가 들고 있던 커다란 배틀 액스 중 하나.

던켈.

기본 무기 공격력 자체가 일단 광아보다 두 줄 정도 위에 있다.

그냥 깡 스탯만 해도 이미 기존 아이템은 아득히 넘어선다.

그리고 어스퀘이크?

“이런 마법 아시는 분 없죠?”

내 말에 다들 고개를 흔든다.

“아마······ 오우거 로드가 쓰던 기술 중에 내려치던 기술의 열화판 정도 될 거 같아요.”

챠밍이 마법을 얻는 과정에서 얻은 기억을 떠올렸는지 바로 분석해줬다.

그녀의 마법은 대부분 네임드가 쓰던 기술의 열화판이니까.

그럼에도 엄청나게 강하긴 하지만.

“항상 스킬 쪽은 좀 열화되어 나오긴 했죠.”

그래도 그 어마어마한 스킬의 열화판이라······.

수백의 사람과 몬스터를 한 번에 빛으로 만들던 그 위력을 생각하면 좀 많이 줄어든다고 해도 엄청날 것이 확실하다.

“게다가 이건 조건이 없어요.”

마법은 챠밍이 전담이라 던켈을 확인했는데 조건 자체가 없다고 한다.

“지력, 마력이 얼마 이상 이런 조건이 하나도요?”

“네, 그냥 이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면 다 쓸 수 있나 봐요. 마력은 정말 많이 쓸 것 같긴 하지만요.”

그러면서 챠밍이 한 번 들어보려다 어림도 없다는 듯 바로 놓아버렸다.

“전 절대 못 들 것 같네요.”

마력의 양으로 치면 챠밍이 쓰는 것이 최고인데 아예 들지를 못하니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재 이걸 감당할 만한 사람이······.

방패전사는 방패를 들어야 하니까 패스.

재중이 형은 무기를 가리지 않는다지만 무게가 무거운 배틀 액스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고.

결국, 이쁜소녀가 쓰는 것이 제일 좋아 보인다.

“형, 생각 있어요?”

“아니, 이거 들면 제대로 된 차징도 힘들어.”

케르베로스는 어느새 재중이 형 애마가 되어버렸네······.

솔직히 내가 쓰는 것보다는 백배 활용을 잘하니.

이건 대여다. 대여.

그렇게 이쁜소녀의 손에 던켈이 올려졌다.

내가 들어보니 광아보다 훨씬 무겁다.

아마 파워 글러브가 없었으면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할 정도로.

“저 이거 받으면 완전 빚더미에요.”

이쁜소녀는 새 무기를 받고 기뻐해야 하는 것인지, 슬퍼해야 하는 것인지 표정 관리를 못 해 어쩔 줄 몰라한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당분간 절대 구할 수 없는 최강의 무기인데 이걸 어쩐다······.

“우리 길드 종신 계약 축하합니다.”

재중이 형이 웃으며 계약서를 꺼내는 것처럼 포즈를 잡자 모두 큭큭거리며 웃었다.

어차피 아이템은 계속 나온다.

쓸 사람이 있으면 쓰고 없으면 팔고.

다른 템들 중에 오우거 로드의 뿔, 힘줄, 뼈는 모두 제작 재료다.

여기에 다른 재료들을 보강하면 아마도 네임드급 아이템이 제작되리라 본다.

이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오우거 로드의 심장.

“난감하네요.”

“어, 이건 확실히 난감하네.”

이 게임에 귀속이란 개념 자체가 없어 아이템은 사용해도 남으니까 괜찮은데.

“어쩐다.”

이건 사용하면 사르르 사라진다.

스킬이니까.

마력 수치만큼 전부 폭발시켜 힘으로 전환하는.

웃긴 일이지만 이걸 챠밍이 먹고 힘으로 전환하면 나 정도의 힘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내 입장에선 꽤 애매하다.

“흠, 마력이 3이라······.”

이걸 힘으로 전환해 봐야 힘 +3짜리 템을 잠시 쓰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당장 큰 힘이 되지 않는 그런 스킬.

“지금은 작아 보이지?”

“솔직히 말하면 실망이죠. 그 노력을 했는데······.”

“지금만 생각하면 그렇지, 근데 조금 더 지나면?”

“아······!”

이거 사기네.

볼 것도 없이 그냥 심장을 몸에 가져다 댔다.

좀 그로테스크한 심장이지만 막상 가슴에 가져다 대니 녹아들 듯 빛으로 변해 내 심장으로 흡수됐다.

『 발동 : 오우거 하트 』

마력을 풀로 채울 수 있으면 언제든 발동할 수 있다.

카스카라와 연계하면······.

앞으로 꽤 재밌는 일이 생길 거다.

거기에 벨트도 내가 착용하고, 재중이 형은 무기를 만들 뼈만 따로 챙겼다.

힘줄은 활 재료라 나르샤, 뿔은 지팡이 재료로 챠밍에게 넘겨주었다.

몇 가지 재료를 더 구해야 해서 당장은 힘들겠지만, 조만간 볼 수 있을 거다.

새 아이템들을.

“나는?”

이런. 생각을 못 했네.

내가 난처한 얼굴을 하자 사장님이 너털웃음을 지으신다.

“농담이다. 정말 고생들 많이 했다.”

그러면서 모두에게 수고했다고 악수를 한 번씩 했다.

길드장의 위엄이라고 해야 하나.

한 번씩 칭찬하고 넘어가는데 그런 것이 느껴진다.

“자, 이제 정말 마무리하자. 유적지.”

***

“갑자기 다 사라졌어요.”

좌판을 여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길거리의 사람들이 썰물처럼 싹 빠져나간 상태다.

엄청난 인파 때문에 여관도 제대로 못 들어왔던 이쁜소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핀다.

우리도 마찬가지고.

“이게 대체······.”

나도 이해 불가다.

접속 시간이 다 되어 로그아웃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이 약속한 듯 사라져 버렸다.

“사냥터.”

나르샤가 무심코 말하는데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됐다.

“지금, 저주받은 숲 싹 비지 않았어요?”

“아!!”

몬스터 대란으로 저주받은 숲의 몹들이 엉망으로 엉키고 사라지면서 자리라는 개념 자체가 잠시나마 없어졌다.

“지금쯤 전부 제자리로 돌아갔겠네요.”

서버 점검 후, 접속해서 사냥 자리를 차지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먼저 도착해서 사냥하면 임자인 그런 이야기.

아마, 지하수로도 난리가 났을 것이다.

“우리 길드 사냥터는요?”

방패전사가 생각이 났는지 궁금해한다.

비록 우리는 그곳에서 사냥하지 않지만, 자리가 없어지면 타격이 크다.

“벌써, 길드원들 보냈다.”

사장님이 당연하다는 듯 웃는다.

우리는 그저 드랍된 아이템들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길드장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바로 길드 사무소에 도착해 보상으로 하르를 받았다.

받자마자 길드 사무소의 제작 NPC에게 부탁해 곧바로 원석을 만들었다.

『 최하급 하르 원석 』

그 고생을 하면서 모은 것이 최하급이다.

무려 2만 개의 하르 조각을 모아서 만든.

찬란한 빛을 눈앞에서 내며 번쩍이는 원석을 보니 이제야 정말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르 원석의 설명을 보니 유적지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가시죠.”

***

저주받은 숲.

그 숲 중앙에는 나무들이 전혀 없는 넓은 빈 공터가 있다.

그곳엔 과거 어떤 문명의 흔적이 조금씩 남아 나무 넝쿨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 모습에 괜스레 숙연해지는 기분이 든다.

한때는 왕성했을 공간이 지금은 다 폐허와 같은 곳으로 변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우리가 바라보는 공터의 한가운데.

나무로 된 십자가가 꽂혀 있는 비석이 있다.

처음 보는 문자가 여기저기 쓰여 있는 비석이지만, 이것이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사장님이 대표로 여기가 너의 자리라는 듯 비석에 있는 작은 홈에 하르 원석을 끼웠다.

그러자 비석 주변이 떨리며 주변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장 하늘에서 하얀 빛 기둥이 먹구름을 순식간에 밀어내며 주변에 쏟아져 내렸다.

《 제1 유적 도시 — 하르페를 활성화합니다. 》

모두 함께 기뻐하는 와중에 그동안 하지 못 했던 말을 내뱉었다.

“이제 중요한 것을 처리했으니 슬슬 쥐새끼들을 잡으러 가볼까요?”

*주요인물 스탯 및 새 아이템 일람.

이름 : 주호

레벨 : 43 ▲ 6

【근력 4+12】 【민첩 14+4 ▲2】 【체력 6+1 ▲1】

【지력 0+6】 【마력 1+2】

5 블랙 비스트 헬멧 / 방어력 7+5

5 블랙 비스트 메일 / 방어력 10+5

5 블랙 비스트 팬츠 / 방어력 9+5

4 블랙 비스트 부츠 / 방어력 6+4

5 블랙 비스트 암 슬리브 / 방어력 6+5

5 블랙 비스트 그리브즈 / 방어력 6+5

3 파워 글러브 / 방어력 6+3 / 근력+5

3 오우거 벨트 / 방어력 6+3 / 근력+5 ◀ NEW

5 카스카라 / 출혈 14 (9+5) 타격 10 (5+5)

민첩+1, 마력 흡수+1, 크리티컬 대미지+1

5 블러디아 / 출혈 14 (9+5) 타격 10 (5+5)

민첩+1, 체력 흡수+1, 크리티컬 대미지+1

케르베로스 네클라스 / 올 스탯+1

레서 크라켄 링 / 근력+1, 민첩+1, 마력+1

스펙터 링 지력+2

스펙터 링 지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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