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억분의 1의 이레귤러-45화 (45/1,404)

# 45

#45화 여기가 도시섭? (1)

“여기 약속한 트윈 헤드 워 울프 플레임 소드, 아이스 소드, 스태프, 라지 쉴드, 그리고 오크 족장의 글레이브까지.”

하나씩 각자 미리 계약한 금액으로 백골과 거래를 마쳤다.

백골의 저 험악한 얼굴에 미소가 맺히는 걸 보게 될 줄이야.

템을 받더니 누가 볼까 이름만 확인하고 순식간에 인벤에 넣어버렸다.

그동안 내 애병기였던 것들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는 모습을 보려니 차마…….

눈물이 나고 그러진 않는다.

이미 1서버에 재중이 형이 똑같은 걸로 구해놨으니까.

진짜 재주도 좋지.

우리는 파는 입장이니 쉽지, 저걸 사려고 했으면 앞에 보이는 백골처럼 개고생을 했어야 살 수 있는 물품인데 이미 구해놨다고 하니 기가 찬다.

뭐 다 구해놓지는 못한 것 같지만 한 개라도 구해놨으면 그게 어딘가.

이미 네임드를 제외한 다른 물건들은 죄다 팔고 난 뒤 방패전사가 알려준 대로 현금거래를 통해서 모조리 통장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다.

지금은 상점에서 파는 잡템들만 입고 있고.

무슨 사이트 이용 수수료가 10%나 하는지 모르겠다. 아이템 중계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벌지 모르겠는데 적지는 않을 것 같다.

“정말 해체 시킬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괜히 10%나 할인해 주는 조건을 건 것이 아닌데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제가 미리 말씀드렸을 텐데요. 해체 못 시키면 할인은 안 받는 걸로 한다고.”

백골이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내게 악수를 청한다.

덕분에 수고를 덜었으니 이 정도쯤이야.

마주 악수를 해주니 백골이 얼굴을 확 펴고 씨익 웃는다.

이 사람 웃을 줄도 알잖아? 좀 어색하긴 한데 봐 줄만은 하네.

“그럼, 어디 서버로 넘어가십니까?”

“네?”

“돌아가서 생각해 보니 이걸 도저히 넘길 이유가 없어 보여서요. 게임을 접던지, 다른 서버로 넘어가던지. 두 가지밖에 없잖습니까. 그만두는 사람이 그렇게 아득바득 엿 먹이려고 하진 않을 것 같고…… 그렇게 확신이 서니 더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 서버에서는 앞으로 안 봐도 되니까요.”

사자가 없는 곳에 여우가 왕이라더니…… 왕을 해 먹고 싶었구만. 사자가 떠나는 것을 영접하는 마지막 여우인가?

“다 들켜 버려서 재미가 덜하네요. 앞으로 못 봐서 좀 서운하겠네요.”

“저희 입장에서는 속이 시원하네요. 신화 길드도 쓸어버리고, 당신도 없고. 뭐, 남으신다면 한 자리 드릴 수 있습니다만?”

“당신네 전 재산 다 쏟아부어야 절 스카웃 가능할걸요. 말씀은 감사하지만요.”

“그럼 안 되겠네요. 그래서 1서버입니까?”

“그것도 아십니까?”

누가 알려줬나? 왜 이렇게 내 행적을 다 알고 있지?

“보통은 서버를 옮기면 1서버나 2서버로 가거나 더 뒷 서버로 가는 편인데 더 뒤로 가봐야 어차피 비슷하니까요. 보통 랭커나 핵과금러들은 이런 뒤 서버에서 만족 못 하죠. 보아하니 둘 다 해당하시는 것 같은데.”

참, 이 사람도 게임 경력이 화려한가 보네. 아이템 하나 판다고 하니까 행적을 다 알아버린다.

다만 난 레벨로 쳐도 랭커도 아니고…… 핵과금러는 더더욱 아닌데. 오히려 여기서 한몫 제대로 챙기고 가는 무과금입니다만.

이번에 오해를 단단히 준 것 같다.

하긴 네임드를 이렇게 덕지덕지 몸에 달고 다니면서 아니라고 하기도 묘하다.

설명하려면 피곤하니까 그냥 그런 척해줘야겠네.

“네, 마침 스카웃 제의가 들어와서요. 더 큰물에서 놀라고 하던데 뜻대로 제대로 놀아보려고요.”

“가면 재밌으시겠네요. 여긴 그나마 조용한 동네니까요. 거기 가면 저희 같은 사람들 철철 넘칠 겁니다. 눈 돌리면 서로 등에 칼 꽂고…… 뭐, 배웅은 이 정도 하고 이제 볼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저희가 진짜 손해를 많이 봐서요.”

눈 돌리면 서로 등에 칼 꽂는 다라.

표현이 참 귀에 쏙쏙 들어온다.

“저도 손해 좀 보고 이러고 있었는데요. 아! 이건 부탁까지는 아닌데 그 사람들 혹시라도 또 길드를 만들거나 일어서려고 하면 좀 밟아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저희는 이제 손댈 수가 없어서요.”

“크크, 정말 뒤끝이 심하시네요. 뭐, 그 정도 서비스는 해드려야죠. 그리고 저희도 딱히 적이 커지게 놔두진 않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렇게 놔둘 사람들이 아니니 이렇게 맘 편하게 떠나지. 원래 계획대로라면 마지막에 좀 목이라도 따주려고 했는데 이것들이 마을에 박혀서 나가지를 않으니 나도 별수가 없었다.

마을 안에서는 PK가 안 되니.

백골과는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우리 팀들과 다시 1서버에서 보기로 하고 접속을 종료했다.

***

재중이 형에게 듣기로 지금 아니면 앞으로 당분간 절대 못 옮긴다고 해서 이 날짜를 잡았다.

서버생성 인원을 막았다가 오늘부터 딱 하루만 연다고 하니까.

재중이 형도 백골과 비슷한 말을 하기는 했었다. 처음에 다른 서버에서 하더라도 결국은 1서버로 랭커랑 핵과금러들이 옮겨온다고.

이렇게 한 번씩 서버를 열어주면 그때 우르르 이사 가는 거다.

< 로스트 스카이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 뇌파 확인.

> 주승호. 남성.

> 캐릭터명 주호. 레벨 1.

> 로딩 중…….

레벨이 다시 1이다.

커스터마이징을 아르쉴라에서 그대로 가져와서 1서버인 필리언 서버에 가져다 넣었다.

아이디는 전체 서버에 적용이기 때문에 지우고 만드니까 바로 적용이 되어 그대로 만들어 들어왔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은 그대로 들어올 것 같은데.

이름을 바꿀까 고민을 잠시 했는데. 작명 센스가 없다 보니 딱히 이름 말고는 생각이 안 나서 그냥 포기.

방랑하는 하늘 숲.

몇 주 전 시작했던 그때 그 시점과 완전히 똑같다. 주변은 전부 울창한 나무들로 가득하고, 풀 내음이 실린 바람이 코끝을 스쳐 지나간다.

몸은 꽤 무겁네.

접속하면 늘 가볍게 날아다니던 몸이 아니다. 현실에서만큼이나 힘이 빠지고 느려진 느낌이다.

이건 차차 해결될 거고.

재중이 형이 접속하면 연락하라고 했으니.

아이디가 불멸…… 좀 오글거리는데?

―형, 접속했어요.

<불멸> 오! 접속했냐? 어디? 시작 지점?

―네, 형 아이디는 좀 오글거리네요.

<불멸> 멋있지 않냐? 이거 따내는데 무슨 노력을 했는지 알면 그런 소리 못할 거다. 넌 뭐 딱 봐도 알겠네. 아이디 짓기 귀찮아서 이름 따다 했지?

―형은 절 너무 잘 아네요. 죽어주셔야겠습니다.

<불멸> 어디 영화 보다 왔나 보네.

―어제 재밌는 걸 봐서요. 계속 여기서 기다려요?

<불멸> 뭐 니가 마을로 오는 게 편하긴 한데, 거기 있어도 되고. 같이 온다는 사람들은 다 들어왔냐?

―아직요.

<불멸> 하긴, 똑같이 시작해도 넌 그대로 들어올 건데. 뭐, 그럼 업데이트된 거나 읽어보고 있어.

―새로 올라왔나요?

<불멸> 어, 탈것하고 레벨로 랭킹을 정한다는데 상금도 있고, 뭐 그냥 보고 경쟁 좀 하라고 해놓은 것도 있는 모양이고.

랭킹과 탈것이라.

<불멸> 소문에 아직 확정은 아닌데 일단 PVP 랭킹전도 한다고는 하는데 이건 확실하지가 않네.

그 말에 랭킹부터 확인했다.

어차피 나야 지우고 새로 만들어서 1레벨이라 랭킹이란 것도 없지만…… 어디 보자…… 불멸이…….

전체 9위?

똑같은 시간 동안 게임해서 100만 명 중에 9등 하려면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전 서버를 대상으로 찾아보니 21위다.

1200만 명 중에 21위라…….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5000만으로 치면 그중 80등? 쯤 되겠네.

어떤 식으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프로게이머가 아닌 모양이다.

―형 9위네요.

<불멸> 어, 내가 좀 잘나서 그래.

―그래 봐야 9등이죠. 앞에 여덟이나 있네.

<불멸> 아, 진짜 걔들 조금만 더 하면 잡는데…… 쩐이 모자라다.

―쩐이요?

아…… 돈 말이군. 현금.

<불멸> 어, 걔들 지금 무기 보면 헉 소리 나올걸? 외제 차 값을 며칠마다 막 쏟아붓는데 그걸 어떻게 이기냐. 지금도 선방하는 거다. 그나마 우리 쪽 마을이 아니라 아직 안 부딪치는 거지. 붙어 있었으면 진짜 피곤했을걸.

이건 뭐, 노는 수준이 다른데? 저 정도로 돈을 써야지 랭킹이 유지가 되는 건가? 조금 쉬면 바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겠네.

도시섭이라.

이 동네…… 좀 무서울지도 모르겠는데?

***

<불멸> 좀 있어 봐. 금방 갈게.

―사장님은요?

<불멸> 오늘 접속 못 하신다더라. 집안 제사라고 하던데.

―뭐, 사장님은 가정이 있으니 저희처럼은 못하시겠죠.

<불멸> 요즘 좀 무리하시는 것 같던데 이러다 정말 쫓겨나실라.

그 말에 그저 웃었다.

곧 죽어도 게임하실 분이라.

재중이 형은 사냥터를 맡기려면 좀 기다려야 한다고 일단 대기를 하라는데 우리 쪽 사람들도 아직 접속을 안 해서 나만 멍하게 숲만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은 혼자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재중이 형이 같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막상 귓말을 하고 나니 그런 기분이 확 드는 것이 알게 모르게 즐기는 와중에도 압박감이 나를 누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깨에서 짐이 살짝 내려가는 느낌. 나쁘지 않은 느낌이네.

그나저나 다들 내가 이렇게 빨리 들어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한 건가? 너무 안 들어오는데.

방패전사는 좀 일찍 들어와서 말동무가 되어줄지 알았는데 이 사람도 좀 걸린다.

대체 뭐 하는 걸까.

탈 것 업데이트를 살펴보니 필드에 있는 모든 타는 종류에 대해서 길들일 수 있다고 한다.

방법은 각 몬스터마다 다르니까 알아서 찾으라는 것 같고. 마냥 쥐어박고 HP 낮춰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닌가?

탈 거라고 하면 종류야 꽤 있긴 한데.

라이칸스로프 영역 쪽 가면 죄다 늑대 종류고, 숲 지역도 타려고 마음먹으면 몇 가지 있긴 하다.

오크 지역은 아예 없네. 오크 주술사가 타고 다니는 표범 비슷하게 생긴 것을 뺏어 타야 하려나?

똑같은 녀석을 잡아도 능력치도 다르다고 하고. 잘 잡으면 레어 같은 거라도 뜨는 모양인데, 거의 노가다 포획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탈것으로 만들면 다시 수정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수정으로 만들어서 무기에 스탯을 인챈트 하는 식.

무기당 수정 하나라고 하니까 나에겐 좋다. 두 자루니까. 남들보다 스탯을 하나라도 더 챙길 수 있겠네.

잠시 기다리니까 방패전사의 실루엣이 시작지점에서 나타나서 형체를 드러낸다.

“헤어 색이 바뀌셨네요.”

“하하.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전에 너무 풀떼기 같아서요. 지금 좀 어떤가요?”

“전보단 괜찮네요.”

짙은 녹색의 헤어가 옅은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확실히 전에는 좀 브로콜리 같아 보였기도 하고. 이건 이야기하면 안 되겠지.

체격도 좀 커진 것 같은데? 키랑 전체적으로 몸도 불린 느낌. 지금이 훨씬 나아 보인다.

이왕 새로 시작하는 것 맘에 안 든 부분을 전부 고치고 들어와서 시간이 걸린 모양이다.

“흠, 아마 여자분들은 저희보다 더 걸릴걸요. 주호 님은 진짜 바꾼 곳이 하나도 없네요.”

“전 그냥 지금이 좋아서요.”

사실은 고치기 귀찮아서였다고는 말하기 그렇고.

* * *

[ 공지사항 ]

* 서버 랭킹과 전체 랭킹이 추가됩니다.

* 지상 탈 것의 테이밍이 가능해졌습니다.

* 테이밍을 성공하면 탈 것으로 등록됩니다.

* 탈 것을 수정으로 변화 후 무기에 등록 가능합니다.

* * *

뒤에 내용이 더 있는데 테이밍 하는 방법과 테이밍한 탈 것을 수정으로 바꾸는 법, 무기 등록하는 방법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업데이트 보셨나요?”

“지금 보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왜 탈 것이 없나 했더니 이런 것을 준비 중이었네요.”

“일단 가까운 곳에 멧돼지는…….

“그건 승차감이 별로일 것 같지 않습니까?”

확실히…… 날뛰는 멧돼지는 좀 그렇겠네. 돌진하면 엄청 빠르긴 하겠지만 가다가 멈추면 그런 난감도 없다.

“그럼 숲에 있는 늑대는?”

“좀 큰 걸 타야 하지 않을까요? 발이 질질 끌릴 것 같은데…….”

방패전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역시 이것도 안 되겠네.

“여기 숲에 있는 것들은 작은 편이라서 아마 힘들 것 같습니다만.”

“역시, 다음 지역까지는 가야겠네요. 거기 늑대는 크니까요.”

“흠, 퀘스트 할 때 타고 다니면 좋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방패전사가 아쉬움 가득한 말투로 말한다. 나도 아쉬움이 좀 있다. 타고 다니면 진짜 퀘스트가 빨라질 것 같은데.

그때 재중이 형에게서 연락이 왔다.

<불멸> 아직 시작 포인트냐?

―네, 형. 어디세요?

<불멸> 너희 데리러 가는 중.

―저희 아직 세 명이 접속을 안 해서요.

<불멸> 아직도? 뭐하는데 그렇게 걸려?

―뭐, 커스터마이징 좀 손 보고 있나 보네요.

<불멸> 아, 그 세 명 여자인 모양이네. 뭐, 그럴 수도 있겠네. 일단 그럼 내가 그리 날아갈게. 어디 가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제 지인이 지금 온다네요.”

“말씀하신 그분요?”

“네, 호칭 같은 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일단 뭐 편하게 부르시고 저희는 하던 대로 하면 되겠죠.”

방패전사가 어깨를 으쓱한다.

글쎄, 재중이 형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모르겠네.

마을서 시작 지점까지 모두 포탈로 연결되어 있어서 귓말을 마치기 무섭게 재중이 형이 푸른빛으로 일렁이는 포탈에서 걸어 나왔다.

뭐, 볼 것도 없이 잘난 얼굴이다. 조각상 같은 외모. 거기다 커스터마이징으로 보정까지 받으니 사기네. 연예인이나 하지. 왜 게임을 하고 있담.

나도 어디 가서 꿀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스타일이 좀 다르지. 내가 좀 짙고 날카로운 느낌이라면 재중이 형은 매우 맑음이다.

“어제 봤으니 넌 됐고. 옆에 분은 처음 뵙겠습니다. 못난 동생 데리고 다니신다고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재중이 형이 허리를 숙여서 인사하니 방패전사도 똑같이 인사를 했다. 제발…… 이상한 짓만 하지 않길.

“방패전사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불멸입니다. 보시다시피…… 야. 너 어떻게 불러야 하냐?”

“그냥 아이디로 하시죠?”

내 말에 피식 웃더니 다시 인사를 한다.

“보시다시피 주호 동네 형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인사를 하고 조금 더 기다렸는데 아직도 세 명 다 접속을 안 한 상태다.

근데 재중이 형을 보는 방패전사의 얼굴이 묘하다. 좀 들떠 보이기도 하고.

“어? 혹시 그…… 프로게이머? 불멸 아닙니까?”

“알아보시는 분이 계시네요.”

“당연히 알아보죠. 모르는 사람이 더 이상하죠. 아…… 어디 사인이라도.”

그러면서 막 찾는데 종이랑 펜이 있을 리가. 방패전사가 저렇게 호들갑 떨다니 처음 보는 장면에 좀 멍한 느낌이다. 모르는 사람이 더 이상한 건가?

“방패전사 님 이 형 유명해요?”

“하…… 유명하냐고요? 프로게이머 쪽에선 전설 같은 분인데…… 진짜 몰라요?”

전혀 몰랐습니다만…… 그냥 인터넷에서 기사만 좀 봤지.

전설이라니.

아무나 막 가져다 붙이는 호칭은 아니지 않나?

내가 약간 떨떠름한 얼굴로 재중이 형을 보자 형이 날 보면서 씨익 웃는 것이 보인다.

너만 모르는 거야 하는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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