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
#34화 밟지 않으면 밟히는 곳 (8)
소드로 확실히 튕겨낼 수는 있는데 HP 감소가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라서 라이트 소드에 더 눈이 가는 중이기도 하고.
아마 라이트 소드까지 입히고 쳐내면 HP 소모가 거의 없어질 지도 모르니까. 지금은 그걸 기대하는 중이다.
그와 반대로 공격 시에는 라이트 소드를 켜고 급소를 치면 경직이 더 잘 일어나지 않을까?
특히, 대인 전에서는 굉장할 것 같은데.
“가지고 싶다…… 가지고 싶다…… 가지고 싶다…….”
유혜선 팀장이 말한 한계 시간까지 사냥을 했더니 피곤함이 막 몰려오는 것과 별개로 머릿속은 온통 라이트 소드로 가득한 상태다.
입으로 중얼중얼 거리면서 내 눈은 지금 스마트폰으로 전에 방패전사가 알려준 현거래 사이트와 유명 포털 공략 사이트의 매매 란을 다 뒤지는 중이다.
“없네…….”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온다. 몇 개 올라와 있었긴 한데 이미 판매 완료다. 가격도 어마어마하고. 거의 네임드 무깃값이다.
하도 답답해서 매매 창에 산다는 글까지 올려두고 스마트폰이 울리길 지켜보는 것이 한 시간째다. 기다리다가 폰이 울리기에 폰을 봤더니 재중이 형이다.
―여! 집돌이 생활은 할 만 하냐?
―아, 형 나오셨어요?
―어, 근데 나 밥 챙겨주는 애가 없으니 좀 허전하네. 요즘 계속 혼밥 하는 중. 형 쓸쓸하다. 다시 와라.
―에이, 이제 적응하셔야죠. 새로 온 알바는요? 잘 해요?
―음, 내가 좀 막 대하기 힘들어. 여자애다.
여자였나? 새로 뽑았다는 소리만 들었지 누군지는 확인할 시간도 생각도 없었으니까.
―벌써 제가 그립나 보네요.
―어. 그냥 너도 여기서 해. 집에만 있으면 지겹지 않아?
―뭐, 게임 들어가면 매번 신세계인데요. 매일이 판타지네요.
―하긴, 요즘은 게임 안에서 휴가 보낸다더라. 산 좋고 물 좋고. 날씨가 좀 그지 같아서 그렇지. 뭐, 오크 지대는 이미 햇살 가득하니까 그리로 가면 되고.
―저도 휴가 기분 좀 내고 싶네요.
들어가면 하도 사냥만 했더니 나중에 한 번씩 필요할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지금은 물들어올 때라 노를 저어야 하거든. 조만간 여유가 나면 피크닉이라도 해봐야겠다.
근데 재중이 형이면 라이트 소드에 대해 알고 있지 않으려나.
―형 혹시 라이트 소드 인챈트 마법서 어디서 구할 수 있어요?
―라이트 소드 인챈트 마법서? 이거 구하려고? 엄청 비쌀 건데?
가격은 문제가 아니고 일단 구하고 싶은데…… 매매 창에도 물건이 씨가 말라서 구하기 힘들다.
―그리고 너희 서버는 잊혀진 고성 레이드 안 뛴 데? 그게 매물이 있을 리가 없잖아.
―네?
―그거 지금 대부분 통제 물품이야. 어떤 길드가 그걸 지금 팔려고 내놓겠냐. 어림도 없어. 사려면 사지 팔지는 않을걸?
―이거 아무도 안 파는 건가요?
―아마? 늑대 굴 마법사한테 나오는 건 나오자마자 24시간 동안 애들 풀어서 이미 싹 쓸어갔을 거고 사려면 종일 시장에 붙어 있던가. 외치기 한 10시간 정도 하면 누군가 팔아줄지도 모르겠다. 아님, 엄청 비싸게 사던지. 매매 창에 가격 한참 올려서 놔두면 연락 올걸? 돈질에는 장사 없거든.
지금도 엄청나게 비싸던데…… 거기서 더 주고 사긴 좀 그렇지. HP 감소량 좀 더 줄여보겠다고 그 정도까지 투자하기에는…… 수지가 안 맞다.
―아니면, 네임드 보스…… 트윈 헤드 워 울프를 잡아야 할 텐데 잡을 수 있는 건 좀 큰 길드들밖에 없잖아. 거의 못 구해. 직접 잡을 것이 아니면. 잡는다고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역시 당장은 힘들어 보이네. 결국, 돈을 더 써야 하는 건가?
―직접 잡으면 이라는 거죠?
―그렇지…… 직접. 근데 트윈 헤드 워 울프 경쟁이 심해서 되려나? 우리 서버엔 이미 그거 잡으려고 대기하는 길드만 오십 개 정도 되려나? 리젠 시간 맞춰서 칼같이 대기 타거든. 요즘 룰이 좀 바뀌어서 일단 선만 치면 다른 곳에서 안 건들긴 하는데.”
―선만 치다니요?
―그게 첨에 룰이 없이 서로 쳐대다가 아주 개싸움이 났거든. 길드고 뭐고 다 엉켜서 개판 났지. 지금 몇 군데는 완전 원수지간 됐고. 그래서 아예 길드들끼리 랜덤 리젠 되는 곳에서는 먼저 선치는 쪽만 인정해 준다고. 암묵적인 룰이라고 할까. 지금 길드들이 다 고만고만하니까 어쩔 수 없지.
―5층이 확실히 넓긴 하죠. 네임드 보스 하나만 돌아다니기엔. 거기 쫙 깔려서 리젠 되는 것만 기다리는 거네요?
―그래, 지들끼리 조금씩 간격 벌려서 어느 구역을 딱 맡고 기다리는데 거기서 뜨면 먹는 거고 아니면 그냥 구경하다 가는 거고.
―스틸 하거나 먹자 하는 애들은 없나요?
―있긴 하겠다만 그걸 두고 볼 애들도 아니고, 스틸 하다가는 거기 발 못 붙여 다신.
―그거 하나 잡으려고 5층까지 내려가서 대기 타다니 어떻게 보면 대단하네요.
―그냥 3, 4층서 사냥하다가 시간 되면 우르르 내려가는 거지. 잊혀진 고성에서 사냥하는 애들이 가기엔 너무 머니까.
확실히 우리 길드는 고성에서만 사냥하지 늑대 굴은 안 가는 걸로 알고 있다. 아예 네임드 쪽은 포기하고 렙업에 치중하는 쪽이다.
어차피 가봐야 오십 개가 넘는 길드가 대기 중이고 잡는다고 원하는 것이 바로 나온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드랍률을 올려봐야 하루에 몇 개나 떨어지려나.
그 많은 인원이 나눠 먹으려면 답도 없네.
나야 어차피 양손에 네임드 무기가 있으니 이젠 미련이 없다. 라이트 소드는 좀 탐이 난다만…….
―휴…… 당분간 그냥 지켜봐야겠네요.
―라이트 소드?
―네, 그나마 나올 확률이 높은 것이 트윈 헤드 워 울프인데 거기 그 정도 길드 수면 머릿수로 치면 몇백 명이 가볍게 넘잖아요. 가서 서 있을 자리라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니면 늑대 굴 마법사라도 털어봐. 그놈들이 아주 낮은 확률로 준다니까.
이미 우리 길드는 잊혀진 고성 안에서 사냥 중인데 나 하나 좋다고 사냥터를 옮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거리도 거리고.
―뭐, 넌 아직 안 되겠지만 잊혀진 고성 외성 1구역 안에도 마법사 있거든. 저주받은 워 울프 마법사. 그거 잡으면 그래도 좀 확률이 높긴 한데 못 잡을걸. 옆에 궁수도 있고. 거긴 다 엘리트급이라서 대미지가 장난 아니다. 맞으면 샤르르 녹거든.
―엘리트요?
―어, 일반 몹보다 훨씬 세. 그냥 고성 안에 몹들 전부가 엘리트지. 만만하게 보고 들어갔다가 다 개피보고 나올걸? 기본적으로 한 마리, 한 마리가 헬이다. 강화 빨이라도 세우려면 돈 엄청 써야 할걸.
이건 당장 트윈 헤드 헬하운드만 봐도 알겠다. 단순 순찰병이 고성 밖에 몹들은 다 애들처럼 보일 정도로 세니까.
―맞다! 저주받은 워 울프 투사도 있지. 그것도 엘리트인데 헬하운드라는 늑대형 순찰병보다 좀 안쪽을 돌아. 그것도 라이트 소드 주니까 차라리 그게 낫겠네. 단독으로 다니기도 하고.
―투사라…….
―헬하운드하고 순찰 경로가 엉망으로 얽혀 있어서 잘못하다 겹칠 수도 있고, 그럼 튀어야지. 다 뭉치면 진짜 개판 되거든. 말 그대로 개판.
일단 지금 사냥하던 지역보다 조금 더 들어가 보면 되는 건가? 그래도 실마리를 찾아서 그런지 피곤함이 좀 가시는 것 같다.
―같은 서버였으면 내가 라이트 소드 하나 줬을 건데.
―갑자기 막 서버를 옮기고 싶어지네요.
―그치? 적당히 놀다가 넘어와. 사장님도 있고 너 하나는 금방 키워준다.
이건 꽤나 구미가 당기는 말이지만 우리 서버에도 너무 일을 많이 벌여 놨다. 거기다 우리 팀도 있고. 단체로 다 옮겨가면 또 모를까. 고려사항이 아니네, 아직은.
일단 이제 접속하면 무조건 외성 1구역 안쪽으로 파고들어야겠다.
***
< 로스트 스카이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 뇌파 확인.
> 주승호. 남성.
> 캐릭터명 주호. 레벨 16.
> 로딩 중…….
<챠밍> 어서 오세요.
<이쁜소녀> 어디세요?
<방패전사> 바로 외성으로 오시죠. 외성 1구역 다시 들어갑니다.
여전히 방패전사는 사냥 광이네. 쉴 틈을 안 준다.
―일단 마을인데 곧 가겠습니다.
<챠밍> 아! 포탈 타고 오세요! 걸어오시지 말고요.
―포탈요?
<챠밍> 네, 새로 업데이트됐어요. 이제 사냥터로 바로 오갈 수 있어요.
그거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솔직히 사냥터까지 너무 멀었거든.
챠밍의 말대로 포탈로 가보니까 흰색 마법사 옷을 입은 여자 NPC가 푸른빛이 넘실거리는 포탈 게이트 앞에서 유저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중이다.
말을 걸고 일정량의 포탈비를. 내고 포탈의 푸른빛으로 들어가니까 눈 깜빡할 사이에 외성 입구에 도착했다.
“여기요!”
이쁜소녀가 나를 보자마자 손을 들어서 환영해 준다. 나도 살짝 손을 들어서 마주 인사해 주고 이쁜소녀와 함께 조금 먼 곳에서 모여 있는 방패전사와 챠밍에게로 다가갔다.
방패전사가 네임드 방패를 품에 끼고 한숨을 쉬는 중이다.
“+3 이상은 겁나서 못하겠던데요. 이쁜소녀 님 매번 지르시는 것 보면 진짜…….”
“확실히 그렇죠?”
“그리고 늑대의 혼 가격이 올랐던데요? 떨어질 줄 알았더니 다들 잊혀진 고성 공략 준비한다고 싹 사들이는 모양입니다.”
방패전사도 볼 때마다 장비가 하나씩 바뀌어 있다. 사냥에서 먹는 것으로는 부족하니 막 지르고 있는 모양인데?
“돈 많이 쓰셨겠네요.”
“뭐, 원체 많이 적립해놔서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두르고 있는 장비가 1000만 원이 훌쩍 넘고 이것저것 받아서 쌓아 둔 아르랑 현금이 1000만 원 가까이 될 거다. 방패전사도.
거기다 요즘 하루에 몇십만 단위로 각자 챙기는 중이라서 그런지 더 장비에 투자하는 중이기도 하고.
들어오는 수입이 원체 많다 보니까 씀씀이도 확 늘어나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 겜은 좀 미쳐있다. 가격 면에서. 상위권이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통장에 쌓여가는 숫자만 보면 실감이 안 간다고 해야 하나. 꼭 게임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루에 버는 돈 단위가 달라지니 첨엔 진짜 놀랐는데 며칠째 계속 그렇게 벌다 보니 조금은 무덤덤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바뀐 생활은 게임을 하는 것밖에 없는 데 오히려 통장에 돈이 쌓여가다니 이상한 세상이다.
뭐 아직도 아이템 하나에 몇십만 백만 단위를 하는 것을 보면 손이 떨리기도 해서 절대 안전 강화 이상을 못 하는 중이다.
하나라도 날리면 정말 하루 종일 그것만 생각나서 게임에 집중을 못 할 지도 모르겠으니까.
그리고 비싼 아이템이 툭 떨어져도 최대한 덤덤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혼자 호들갑 떨기에는 주변 사람들이 너무 차분해서 말이지.
방패전사만 빼고. 방패전사는 그냥 비싼 템 나오면 아주 아주 좋아한다.
“나르샤 님은요?”
“잠시 물약 사러 갔어요. 금방 올 겁니다.”
문득 보는데 처음 보는 여자가 뒤쪽에 서 있다. 길드 마크가…… 우리 길드 사람이네.
“누구?”
내가 슬쩍 방패전사에게 물어보니 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해 준다.
“이번에 길마가 새로 데려오신 분인데 외성 2구역 쪽에 자리가 없어서 길마가 저희한테 부탁을 하더라고요. 조금 난감하긴 한데 길마 체면 때문에 거절할 수도 없고.”
기어코 외성 2구역 쪽에 자리가 다 찼나 보네. 예정된 수순이긴 한데 너무 빠르다. 잘못 하면 자리 잡기도 힘든 상황이 올지도.
그런데 길마도 1구역 수준을 알면 아무나 넣으면 안 되지 않나? 조금만 실수하면 죽어 나가는 곳인데. 부탁할 것이 따로 있지.
일단 길마에 대한 점수가 내 속에서 대폭 깎여 내려간다. 길드원을 챙기는 것은 알겠는데 그걸 다른 곳에 이렇게 떠넘기듯이 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내가 슬쩍 고개를 돌려서 새로 온 여자를 봤다.
손에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니 마법 계열이다. 잘 꾸며서인지 당장 보면 굉장히 예쁘게 보이기도 한다. 붉은색과 주황색이 어우러진 찰랑거리는 헤어를 보면 화려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모습이다.
뭐 이런 일이 아니었다면 좋게 봤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와는 별개로 이건 아니지.
이 여자도 자리가 없는 것을 알면 좀 낮은 다른 곳에서 사냥을 해야지 굳이 가장 힘든 사냥터로 가는 우리에게 껴서 사냥하려고 앉아 있는 것도 문제다.
길마가 말했든, 저 여자가 부탁했든, 떠밀리듯 왔든, 사실관계는 아무 관심이 없다. 신경 쓰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다.
길드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러면…… 내가 생각을 잘못했나?
미간이 확 모인다. 짜증이 솟구칠 때 가끔 이런다.
“방패전사 님.”
“네, 말씀하시죠.”
“이건 여러분에게 따로 의견을 묻지 않겠습니다. 그냥 돌려보내세요. 길마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습니다.”
방패전사는 좀 난처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챠밍과 이쁜소녀는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방패전사 님 얼굴 봐서 이번만 넘어가는 겁니다. 이런 건 두 번은 없어요. 이런 식으로 한 번 더 하면 제가 못 참습니다. 확실히 길마에게 말하세요.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요.”
이런 건 단호하게 끊어줘야 한다.
길마도 정신머리 없는 것이 아무리 길드원이라지만 파티에 자리가 있다고 아무나 막 붙여주면 데리고 다니면서 사냥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우리 팀을 자기 부하처럼 부리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저 여자는 지금 많은 사냥터 중 가장 위험한 장소에서 익숙한 사람도 실수로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길마가 불쑥 넣어준다고 그걸 들어오려고 하다니. 생각이 없는 건가? 반대로 실력이 안 되면 더 문제고. 그건 짐이다. 짐.
“방패전사 님이 말씀하시기 곤란하면 제가 말할까요?”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는 붉고 주황빛이 나는 헤어의 여자를 보면서 말하니 방패전사가 고개를 젓는다.
“제가 말하죠. 주호 님 지금 표정을 보면 좋게 끝나진 않을 것 같으니까요.”
내 표정이 지금 많이 안 좋은가 보네.
방패전사가 여자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이야기하니 듣고 있던 여자가 확 인상을 쓰더니 자리를 박차고 바로 누군가에게 연락하는 모양새다.
귓말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같더니 짜증을 확 내면서 곧장 포탈을 타고 사라져 버렸다.
“한 성깔 하네요. 길마에게 연락한 것 같던데.”
“생긴 건 요조숙녀처럼 생겨서는…… 얼굴은 믿을 것이 못 되네요.”
방패전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자기도 몰랐다는 듯.
“앞으로 이런 건 미리 말씀해 주세요. 서로 불편하니까요.”
“네, 이번은 제가 확실히 실수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방패전사가 엄청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사과를 한다.
이렇게까지 사과는 안 해도 되는데…….
애초에 길마가 저런 부탁을 안 했으면 아무 문제 없는 일인데 길드라는 것이 원래 이런 건가? 내가 이해했어야 하는 부분인가?
“혹시 이걸 제가 이해하고 넘어갔어야 하는 것이었나요? 길드 사람들끼리는 이런 식으로 파티에 넣어주고 해야 하는 룰이라도 있나요?”
길드가 처음이라 이런 건 잘 모르고 화를 냈다면 난처할 수도 있겠네.
“아뇨, 뭐 이런 경우는 좀…… 제대로 된 경우였다면 제가 난처해 하지도 않았을 테죠.”
“그렇다면 됐네요. 전 또 제가 모르는 법이라도 있는지 알았습니다.”
“친한 사이면 저런 식으로 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는데 좀 그렇죠.”
“혹시 길마가 뭐라고 하면 제게 말씀하세요.”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조금 더 기다리자 나르샤가 포탈을 타고 넘어왔다.
“무슨 일 있었어?”
평소와 다르게 방패전사의 표정이 가라앉아 있으니 나르샤가 바로 물어본다.
“피곤한 일. 해결된 일이고.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
방패전사의 그 말에 나르샤가 어리둥절하더니 곧 관심을 꺼버렸다. 수수께끼를 하고 싶진 않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