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홀경
다시 5월.
해마다 수천 명이 지원하는 BP Portrait Award는 5월 말이 마감이다.
이 상을 수상하기 위해 태호는 일 년 전부터 자신의 사진 스승, 양준만의 초상화를 준비해왔다.
5월 말 영국 런던에 도착한 태호는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 작품을 제출한 후, 속옷 등이 든 백팩과 신용카드만 들고 바로 이탈리아로 날아갔다.
로마-피렌체-베네치아-마르세유-파리-런던 코스로 여행 계획을 잡았다. 여행도 하고 작품 구상도 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이 5월. 학교 입학은 내년 8월 정도이니 일년이 넘는 시간이 남아있다. 빛의 마리아 IV를 제작하면 더 빨리 미국으로 건너가야 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있다.
로마에 있는 웬만한 예술품과 건축물들은 현지 가이드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로마에 도착해 호텔을 잡자마자 여행사를 통해 가이드를 섭외했다.
이 위대한 도시에 사는 후손들 중 관광객들을 상대로 소매치기와 강도 짓을 밥줄로 삼은 정신 나간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가이드가 필요했고, 또 살인적인 티케팅과 대기 시간을 고려하면 돈을 더 쓰더라도 여행사를 통해 입장권 등을 마련해 놓는 게 현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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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은 거의 로마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입장료가 없어 가이드 없이 태호 혼자 방문했다.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성당이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면 구석구석 꾸역꾸역 예술품 등을 채워 넣어 빈틈이 없다고 느껴졌다.
온통 금빛에 대리석으로 감싼 으리으리한 곳이었다.
화려하다고 간단히 묘사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성당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자기 고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성당에는 태호의 방문 목적인 베르니니의 '성 테레사의 환희'가 있다.
그 조각상은 마치 높은 제단에 위치해 있었기에 무대의 한 장면처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봐야 했다.
거기에는 약간은 음흉하게 느껴지는 표정을 한 천사가 오른손으로는 화살을 왼손으로는 심장을 찌르기 위해 성녀의 가슴 섶을 열어젖히고 있었다. 성녀는 자신의 옷이 벗겨지고 있는 줄도 모른 채 신음하듯이 입은 살짝 벌린 채, 눈은 반쯤 감은 채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었다. 성녀의 옷은 그 환희를 표현하듯 하늘하늘 붕 떠 있는 것 같았고 옷 밖으로 나온 발끝은 살짝 들린 채 긴장감에 경직되어 있었다.
'19세 관람불가' 딱지를 붙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작품이 18세기 초반에 만들어졌는데 그걸 성당에 버젓이 전시되는 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조각상이 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논리는 간단했다.
"이 조각상을 보고 불결한 상상을 하는 자가 죄인이다."
이 쌈박한 논리에 태호는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성녀의 정신적인 희열을 에로틱한 육체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안 된다는 무적의 논리.
마치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안 했다는 논리와 유사하지 않은가?
태호는 관객에게 불순한 상상을 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베르니니의 이 종교적 황홀경이라는 구도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꼭 이런 작품을 하나 제작해 보겠다고 결심했다. 유화가 아니면 사진도 괜찮았다. 자신의 가방에는 라이카와 캐논 카메라가 항상 준비되어 있었다.
성 테레사의 환희는 성녀 데레사 데 헤수스라는 스페인 출신의 성녀로 그가 겪은 신비주의적인 체험과 환시를 기록하고 책으로 출간하였다.
이 내용 중 하나를 베르니니가 조각으로 표현한 게 바로 그 작품이었던 것이다. 비슷한 유형의 작품으로는 '막달라 마리아의 황홀경', '성 카테리나의 황홀경', '성 카타리나의 황홀경' 같이 비슷한 유형의 작품들이 꽤 있었다.
보면 빨간 비디오 이름 같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 너무 건전해서 뭐가 황홀하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오직 베르니니의 이 대리석 작품만 탁월하게 야했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다른 작품보다 모델이 월등히 예뻤고 관능적이었다.
태호는 이 작품을 이번 여행의 첫 작품으로 관람한 자신이 뿌듯해졌다.
깨달음을 얻었다. 이번 여행은 황홀경 (ecstasy)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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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호가 생각하기에 베르니니의 작품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에서 만난 플루토 (혹은 하데스, 그리스 신화 명계의 왕)와 페르세포네.
베르니니는 인체의 뼈와 근육 등 구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음이 틀림없다. 플루토의 손가락에 눌린 페르세포네의 허벅지를 보면 그 생동감에 입이 떡 벌어지게 된다. 예술가들이 왜 하얀색 대리석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는지 쉽게 이해가 되었다.
보르게세 미술관의 대표 작품은 베르니니의 아폴로와 디프네이지만 태호는 플루토와 페르세포네가 훨씬 더 관능적이어서 좋았다. 페르세포네에 비하면 디프네는 미성년자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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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 있는 작품 중에 태호의 가장 큰 관심을 끈 작품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다.
섬세한 마감과 색다른 해석으로 이 주제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33세의 예수를 껴안은 마리아의 나이는 50세.
섬세한 마감과 색다른 해석으로 이 주제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예수보다 젊은 나이로 보이는데 미켈란젤로의 해석은 '동정의 성모 마리아이기에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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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를 떠나 피렌체에 도착한 태호는 우피치 미술관부터 관람했다.
메디치의 비너스와 도나텔로의 다비드를 봤다.
그 유명한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와 '비너스의 탄생' 조차 너무 평면적이어서 딱히 태호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관능미는 아무래도 회화가 조각을 넘어설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태호는 크게 실망했다. 지금 와서 조각가로 전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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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 별 소득이 없었던 태호는 마르세유를 경유하려던 계획을 접고 바로 파리의 루브르로 향했다. 수백, 수천 년 전의 신화나 고전의 탈을 쓴, 관능미나 퇴폐미를 뽐내는 작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곳으로 루브르 같은 곳이 없다.
루브르에 도착한 태호는 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그대로 얼어버렸다.
루브르에서 제일 유명한 그림은 모나리자이며, 루브르 입구에서 모나리자까지 가는 길은 잘 알려져 있지만 길치 중 길치인 태호에게 루브르는 마경이 따로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다 우연히 도착한 곳에는 승리의 여신의 니케의 상이 있었다.
사모트라케의 니케 상이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크기가 3미터가 넘는 큰 조각상으로 뱃머리에 서있는 여신이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뛰어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태호가 감탄한 부분은 바로 배꼽 부위였는데 마치 몸에 천을 씌운 것처럼 젖은 천이 여신의 배 위를 드리워져 있는 것처럼 묘사가 되어 있었다. 역시 시스루는 어디든지 통한다. 그리고 벗은 모습보다는 입은 모습이 그리고 몸매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게 더 끌렸다.
사춘기 이후 가장 존경하는 작가인 앵그르의 작품 중 터키탕과 오달리스크의 작품도 루브르에 있었다. 다만 태호가 애타게 찾던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은 루브르에 없었다. 그 작품은 오르세 미술관에 있었다.
안토니오 카노바의 큐피드와 프시케 역시 태호의 관심을 끌었다. 큐피드의 안정적인 자세와 프시케의 젖가슴을 자연스럽게 감싸 안았지만 전혀 야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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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티시즘과 종교를 접목시키는 노력은 태호가 이미 탱화를 그리면서 본의 아니게 시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게 외설 논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유는 태호의 어린 나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성인이 된 태호가 그리는 그림은 100% 외설 논쟁에 휘말릴 것이다.
화가도 어떤 면에서는 정치인과 비슷해서 악평보다 무관심이 훨씬 더 치명적이다. 악평과 호평이 어느 정도 균형이 맞아야 한다. 외설 논란이 커지기에, 관객들이 이게 외설이 아니라고 납득할 만한 설득력 있는 요소가 명백히 있어야 한다.
예술과 외설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런던행 기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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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도착한 태호는 유럽 여행 동안 찍은 사진들과 박물관에서 사 온 많은 도록들을 뒤져보며 작품 구상에 들어갔다.
태호는 성모나 성녀가 될 모델이 가져야 할 몇 가지 외모적 특징부터 찾기 시작했다.
지금껏 작품에 그려진 성모나 성녀는 시대적으로 물론 차이가 있지만 몇 가지 공통점은 있다. 전체적으로 계란 형의 얼굴에 길고 얇은 반달 형의 눈썹을 하고 있다. 콧대는 또렷하지만 코끝이 높지 않고 얇은 입술을 가진 입도 비교적 작게 묘사되었다.
윌슨의 도움을 얻어 런던의 몇몇 모델 에이전시를 찾아 작품의 모델이 되어줄 사람을 찾았다. 일주일을 넘어 열흘이 다 되어 가도록 찾아도 마음에 드는 모델을 찾을 수 없었다. 문득 태호는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홀경이라는 에로티시즘에만 집중해 성인 모델 중에서만 찾으려 했던 게 원인인 것 같았다. 다시 나이 어린 모델부터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마음에 쏙 드는 모델을 이틀 만에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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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와드. 15세의 맨체스터 출신의 모델로 이제 막 런웨이 무대에 두 번 오른 신인 중의 신인이지만 그 타고난 끼와 무대 장악력으로 런던에서 갑자기 핫해진 모델이었다.
미간이 예상보다 넓었고, 귀도 조금 컸지만 그건 그림으로 충분히 보정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태호의 맘에 든 것은 반달형의 눈썹이나 선한 눈망울 그리고 적절한 높이의 코끝과 얇은 입술과 작은 입은 태호가 찾는 성녀의 외모와 가장 많은 닮았다.
태호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바로 계약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가격이 살인적으로 비싸지는 않아서 감당할 만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하루 모델료로 간단히 이천 파운드가 넘었다. 이틀 뒤 촬영에 들어가기로 하고, 모델 에이전시 소개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하나와 사진을 촬영할 스튜디오를 예약하고 할로윈 코스툼에서 기독교 관련 여러 옷까지 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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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당일, 크리스티 와드에게 오늘 촬영 콘셉트에 대해 설명했다. 오늘 촬영을 위해 와드의 법적 대리인인 수석 에이전트도 와 있었다. 어린 모델을 보호하겠다는 것도 있었지만 '도대체 무슨 촬영을 하겠다는 건지' 하는 궁금증도 한몫 했다.
"와드 양. 혹시 이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로마에 있는 베르니니의 성 테레사의 환희라는 작품은 들어본 적 있나요?"
옆에 수석 에이전트까지 와서 같이 들었지만 둘 다 모르는 눈치였다.
"베르니니라고 바로크 시대에 가장 유명한 조각가 중 하나에요."
태호는 박물관에서 가져온 도록을 보여주며 설명을 이었다.
"내 계획은 오늘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황홀경 시리즈를 제작하는 거랍니다. 이건 육체적 황홀경 즉 어떤 성적인 그림을 그리려는 게 아니에요. 이건 종교적인 기쁨이 넘쳐흘러 겪는 황홀경입니다. 여기 책을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오죠. '천사가 황금으로 된 뜨거운 화살로 나의 심장을 꿰뚫자 그녀는 아픔과 함께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의 충만함을 느꼈다'라고요. 종교적 희열이 주제에요. 내가 이끄는 데로 표정이나 자세를 취해주면 돼요. 알겠죠? 그럼 시작하죠."
"왼쪽 다리는 구부려서 세우고 오른쪽 다리는 쭉 뻗어요. 발끝이 치마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좋아요."
"고개를 좀 더 뒤로 젖히고 가슴을 앞으로 내밀어요.'
"눈은 살짝 감아요. 좋아요. 이제 살짝 찡그린 표정으로. 오케이"
"왼손을 오른쪽 가슴에 올려요. 약간은 괴로운 표정으로!"
"입을 살짝 벌려요. 치아가 보이면 안 됩니다."
"눈을 반개한 듯 떠요."
"그 로브를 머리에서 완전히 벗어요."
"에바. 와드의 가슴 섶을 조금만 풀어보겠어요? 그렇게 많이 풀어 젖히면 안 되고 조금이면 됩니다. 좋아요."
"이번에는 발목까지 보이게 왼발을 내밀어봐요."
"한 손은 가슴을 한 손을 갈비뼈 바로 아래쪽에 위치시켜요."
"눈을 살짝 뜨고 위를 봐요."
"이제는 의자에 앉아요. 두 팔은 양쪽으로 벌리고 손바닥이 이렇게 정면과 위에서 보이게 45도 정도로 펼쳐요. 고개는 뒤로 살짝만 젖히고. 네 그 정도."
"오른손을 왼쪽 가슴으로 하고 약간 움켜쥔다는 느낌으로."
"기도하는 자세를 취해봐요. 눈은 살짝 감고. 네 입은 살짝 벌린 채로."
"이제 마지막 작업을 할게요."
태호는 카메라를 맞춰놓고 한 손에는 펜을 들고 가서 기절한 듯 눈을 감고 누워있는 와드를 쓸어 안고 손에 든 펜으로 마치 찌를 듯한 포즈를 잡았다. 손동작과 위치 고객을 젖히는 방향 등을 조절해서 수십 컷의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작업은 3시간에 걸쳐 진행되었고 태호는 꽤 만족스러운 사진들을 얻을 수 있었다.
사진 작업이 완료되자 와드는 탈의를 마치고 태호에게 다가왔다.
"그림 완성되면 나도 볼 수 있을까요?"
"아니. 추천하지 않아. 실망할 거야."
"왜죠?"
"난 네가 성모 마리아랑 가장 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너를 모델로 삼은 거거든. 네가 무척 이쁜 얼굴인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보통 아는 성모와는 모습이 좀 다르잖아. 그래서 그림에는 많은 수정이 들어갈 거야. 그럼 아마 네가 봐도 네 모습을 찾을 수가 없을 텐데 그럼 크게 실망할 거 같아서."
옆에 놓인 물을 마신 뒤 태호는 말을 이었다.
"넌 들어본 적이 없겠지만 내가 그림을 못 그리는 것은 아니어서 말이지. 만약 네가 나중에 뉴욕에 온다면 이 그림을 볼 기회가 있을 수도 있어."
"왜 뉴욕이죠?"
"내가 속한 갤러리가 뉴욕에 있거든. 그림 완성되면 뉴욕으로 보낼 거야."
"그럼 런던에 올 일은 없는 건가요?"
"모르지. 올 일이 생길지도. 원래는 대학을 런던에 올까도 생각해 봤는데 이상하게 런던하고는 인연이 없네."
살짝 슬픈 눈빛을 보이던 와드는 다른 걸 요구했다.
"사진이라도 보내줘요. 어떤 그림인지 궁금해요."
"너 이멜 주소 있니?"
"있어요. 쓸 거 줘보세요. 적어 드릴게요. 그리고 당신 이멜 주소도 줘요."
"알았어. 하지만 언제 완성될지는 알 수 없어. 적어도 일 년 이상은 걸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하지만 꼭 이멜에 답장해야 돼요."
"그럴게. 오늘 고생 많이 했다. 내가 오늘처럼 사진을 많이 찍어본 적이 없긴 했지만, 오늘 작업 참 재밌었어."
"나도 그래요. 담에 봐요."
"그래, 인연이 되면 담에 보자."
사진 작업을 마친 날이 바로 미술상 발표 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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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와드는 런던에서 활동을 계속하다가 얼마 후 뉴욕까지 활동 무대를 넓혔다.
태호를 찾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