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3화
연합 (2)
“…헤엑…헤엑….”
거친 신음과 함께 특유의 야릇한 향기가 방안에 맴돈다.
“딱 25분 걸렸네.”
미리 챙겨둔 물티슈로 가볍게 손을 닦아내며 거듭된 절정에 헐떡이는 진서원을 내려다보던 나는, 가볍게 심호흡을 내쉬며 속에 감도는 열기를 내뿜었다.
“후우….”
진서원은 제한 시간까지 5분을 남기며 총 4번의 절정에 다다랐다.
덩달아 흥이 올라 조금 과하게 해버린 감이 없잖아 있지만, 아마 그녀도 충분히 만족했겠지.
‘방심할 뻔했네….’
처음엔 분명 내 손으로 그녀를 건드리는 것이 영 꺼려졌다.
아무리 그녀가 합법적인 범위에 속한다는 걸 알고 있어도, 마냥 낯설게만 느껴졌기에.
그런데 막상 하다 보니, 그녀도 어엿한 성인 여성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점점 몰입하여 진심으로 달려들고 말았다.
아마…. 그녀가 조금만 더 버텨냈다면 정말 무슨 벌어졌을지 모른다.
“서원아. 네가 졌어. 어서 씻고 내려가.”
“…으으응….”
진서원은 앙탈을 부리듯 팔로 눈을 가려버리며 은근슬쩍 내게 저항해왔다.
내심 그런 그녀의 모습도 귀엽게 느껴졌으나, 애석하게도 지금은 냉정해야 할 때였다.
“나 슬슬 자야 해. 자꾸 이러면 진짜 다음에 안 해줄 거야.”
당장 내일도 미처 끝내지 못한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미 늦은 새벽이라 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조금이라도 눈을 붙여야 내일 회의를 정상적으로 끝낼 수 있으리라.
“…아랏어….”
잔뜩 늘어진 발음으로 대답해온 그녀는 여운이 가실 즈음에야 욕실로 향했고,
“어서 내려가서 쉬어. 잘 자고.”
“…응. 오빠도, 잘 자.”
샤워를 마치곤 묘하게 개운한 얼굴로 집을 나섰는데….
“아.”
진서원을 보내고 한참 뒤에야 그녀가 들고 왔던 도구들을 들고 가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말았다.
‘뭐…. 나중에 들고 가라 해야겠다.’
장난감이야 언제든지 챙겨가면 되는 일.
당장 잠이 중요했던 나는 부랴부랴 집을 치우고 간신히 침대에 몸을 뉘었다.
“…하아….”
집안 구석에 놓인 장난감 더미가 무엇을 암시하는지 모르는 채로.
*
다음날.
늦은 오후.
그새 뭔가 따로 이야기된 건지, 미국 쪽에서 호의적으로 나온 덕분에 회의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일단 결정된 사항은 우선적으로 S급 헌터들을 한국에 배치하는 것.
그리고 마족에 관한 연합 팀을 구성하기로 하기로 하였다.
“저희 쪽에선 지혁 씨의 능력을 몹시 높게 기리고 있습니다. 교전 경험도 있으시고 팀을 이끈 경험도 있으시니, 웬만하면 팀에 합류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정부가 내게 연합 팀을 도와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죄송합니다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게 있어서요.”
그러나 나는 고작 연합 팀에 힘을 쏟을 생각이 없었다.
말이 연합이지, 다른 나라에서 진짜 강한 인재들을 지원할 리가 없으니까.
위험이 확인된 상황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는데, 남의 나라에 온 힘을 쏟겠는가?
거기에 정부와 함께 일하느니, 혼자 준비하는 쪽이 훨씬 나았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그렇게 회의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어찌어찌 잘 끝났네….’
나는 한층 더 나아진 상황에 안도하며 그동안 밀린 메시지를 확인해보았다.
[ ㄱ유라 : 회의 끝났어? ]
[ ㄱ주희 : 그냥 이 반지로 샀으니까 그렇게 알아둬 ]
[ 서울시청 방한나 : 사진 ]
[ 세진길드 이혜리 : 갑자기 정부에서 팀 합류 제안 들어왔는데, 이건…… ]
그새 여러 곳에서 메시지가 와있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방한나의 사진.
‘…뭘 보내온 거지?’
순수하게 의문이 들었던 나는 별생각 없이 그녀의 메시지를 먼저 확인해보았고….
“!”
화면에 떠오른 한 장의 사진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 프로듀서님 생각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운동했어요…! ]
기특한 문구와 함께 보내온 사진 속의 방한나는 숙소의 전신 거울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었는데,
착 달라붙는 레깅스와 가슴이 깊게 파인 탱크톱을 입은 덕에 공격적인 몸매가 두드러져 보였다.
꼴깍─
진서원 덕분에 쌓인 걸 해소하지 못해서 그런지, 무심코 침이 넘어갈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얘가 원래 이렇게 예뻤나…?’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메시지를 뒤로한 채, 방한나에게 답장을 보낸 후.
‘얘는 또 무슨 반지를….’
[ 쓸데없는데 돈 쓰지 마라 ]
밀린 메시지에 적당히 답하며 차에 올라탄 나는, 바로 다음날 잡힌 이혜리와의 약속에 대해 생각하며 집으로 향했다.
‘술이라도 하나 사서 갈까….’
그리고 적당히 때울 요량으로 포장한 음식을 챙겨, 마침내 집 현관에 발을 들인 순간.
“……응?”
묘하게 느껴지는 기시감.
“…이 신발….”
어디서 많이 본 신발이, 현관에 놓여있었다.
분명 어제도 보았던 신발이다.
“진서원!”
황급히 짐과 음식을 부엌에 내팽개친 나는, 허겁지겁 안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벌컥─!
아니나 다를까, 침대에 누워있던 진서원을 발견하고 말았다.
[ 오우, 예…! 스읍…! 하아앗…! ]
마치 제 방인 것처럼 편안히 누워 휴대폰으로 성인용 동영상을 시청하는 그녀.
거친 영어가 들려오는 게, 오늘은 서양 문물을 접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야, 진서원…!”
“…왔어?”
내가 뻔히 보고 있는데도 동영상을 멈추지 않는 걸 보니, 교육이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 같다.
“너, 여긴 왜 또 들어왔어…?”
“…오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니, 그 말이 아니잖아! 왜 또 함부로 집에 들어왔냐고!”
“…들어오면 안 돼?”
“내가 말했잖아! 주인 허락 없이 함부로 집에 드나들면 안 된다고! 기억 안 나?”
“…기억나.”
“근데 왜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왔어?”
“…오빠 냄새, 맡고 싶어서.”
“뭐, 뭐…?”
진서원은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는 듯 물끄러미 시선을 보내왔고,
‘이게 진짜…!’
너무나 뻔뻔한 그녀의 모습에 순간 욱해버린 나는, 성큼성큼 다가가 휴대폰을 강제로 빼앗아버렸다.
“이리 내놔봐”
“…아….”
그녀의 휴대폰에선 침대에 누워 바깥으로 머리를 뺀 여성과 침대맡에 서서 여성의 입을 ‘사용’하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재생되고 있었다.
얼마나 가학적이기 그지없는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진서원.”
애써 차분함을 다잡은 나는 그녀에게 휴대폰 화면을 들이밀며 물었다.
“넌 이런 게 좋니?”
그러자 그녀가 휴대폰 화면을 흘끔 바라보더니,
“…응.”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왔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 이런 게 좋다 이거지?”
“…오빠?”
휴대폰을 침대에 적당히 내팽개친 나는, 곧장 허리띠를 풀며 말했다.
“당장 누워. 내가 해줄 테니까.”
“……어?”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걸까.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멍하니 시선을 보내왔다.
“누우라고.”
이내 허리띠를 풀어낸 나는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있던 진서원을 붙잡아 강제로 눕혀버렸다.
그리고는 당황스러움에 동그래진 그녀의 눈을 똑바로 내려다보며 나지막이 경고했다.
“남자 집에 함부로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 알려 줄게.”
나는 어느새 딱딱해진 물건을 밖으로 꺼내어 뿌리를 붙잡고 진서원의 입술에 짓눌렀다.
“…우웁….”
끝 부분에 느껴지는 보드라운 촉감.
“당장 입 벌려.”
거친 숨결을 내쉬던 진서원은 조심스레 입을 벌려 끝 부분을 살짝 머금었는데….
“제대로 안 삼키지?”
이에 그칠 생각이 없었던 나는 그녀의 턱을 우악스럽게 붙잡으며 강제로 크게 벌려버리며 허리를 밀어 넣었다.
“오옥…!”
“목 열어.”
허리를 까닥이며 굳게 닫힌 목구멍을 쿡쿡 쑤셔대자, 어쩔 줄 모르고 손을 흔들어대는 그녀.
“우웁…우붑…!”
나는 그녀의 한쪽 손을 덥석 붙잡은 뒤, 훤히 드러난 목을 살짝 조이며 구멍을 열고 허리를 거칠게 밀어 넣었다.
“케엑…켁…!”
마치 물건을 다루듯, 숨 쉬는 것조차 통제하는 거친 행위.
분명 공포심을 느껴도 이상하지 않을 행위였지만….
“에븝…쮸웁….”
진서원은 필사적으로 입을 오물거리며 남은 손을 바지 속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얘도 진짜 어지간히 미친 게 분명했다.
*
“잘못했어, 안 했어?”
“…아, 안, 했…. 아흣…!”
허리를 크게 들어 올리자, 질 끝에 막다른 부분이 느껴진다.
“서원아.”
“…으응….”
흐물흐물 녹아내려 움찔거리는 진서원의 아담한 몸을 껴안은 나는, 불그스름하게 물든 아랫배를 꾹꾹 눌러대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진짜 여기 멍들고 싶어?”
“…아, 아니이….”
“근데 왜 자꾸 반항해? 네가 자꾸 반항하니까, 나도 모르게 깊숙이 넣게 되잖아.”
“…잘모해써….”
혀마저 풀려버린 그녀는 어눌한 발음으로 잘못을 빌어왔고,
나는 축축하게 젖어버린 그녀의 입안에 손가락을 우악스럽게 집어넣었다.
“그리고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지. 왜 가만히 있어?”
“…우으….”
헤프게 벌어진 입안에서 자그마한 혓바닥이 손가락에 얽혀온다.
마치 아양을 부리는 듯한 교태로운 움직임.
아랫배를 짓누르던 손을 살짝 옮긴 나는 손안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말했다.
“…앞으로 오빠 말 잘 들을 거야 안 들을 거야?”
“…모, 멀라….”
벌을 받는 게 그렇게도 즐거운 걸까.
아니면 뒤틀린 성격에서 비롯된 성향인 걸까.
진서원의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가는 걸 느낀 나는, 손바닥으로 굴리던 젖꼭지를 꼬집듯이 붙잡았다.
“몰라?”
“…응흣…! 자, 잘드를게여…!”
살인귀라 불릴 정도로 잔인했던 천마 진서원은 침대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약했다.
최약체로 손꼽혔던 설주희와 비교될 정도.
다른 점이 있다면 설주희는 번번이 당하고도 기를 쓰며 이기려 들지만, 진서원은 도발과 제압을 반복하며 자연스레 수위를 높여갔다.
신체는 최약체에 가까웠으나, 오히려 그 약점을 살려서 자신의 요망함을 돋보이게 한 것이다.
‘얘도 천재인 건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관계를 맺기 시작하게 된 걸 보면….
진서원도 방한나 같은 천재과가 확실했다.
“오늘은 여기서 봐주지만…, 또 이러면 그땐 더 심하게 혼날 줄 알아.”
“시, 시하게…?”
“묶어두고 기절할 때까지 괴롭혀 줄 거야.”
꿀꺽─
타이밍 좋게 군침을 삼키는 그녀.
아담한 가슴 너머로 쿵쾅쿵쾅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게, 벌을 상상하며 흥분해버린 듯하다.
‘으휴.’
세상 변태 같은 그녀의 모습에 조용히 고개를 내저은 나는, 천박하게 벌어져 있던 그녀의 오금을 붙잡았다.
그리고 진서원의 몸을 천천히 들어 올려, 깊숙이 처박혀있던 물건을 끄집어냈다.
“…응하앗…!”
놓치기 싫다는 듯 애절하게 들러붙는 그녀의 살결.
나는 그대로 그녀를 들어 침대에 눕히곤, 흐물흐물 녹아내린 인형 같은 얼굴을 바라보며 위에서 찍어 내리듯 삽입 운동을 반복했다.
퍼억─! 퍼억─! 퍼억─!
“에흣…! 흐읏…! 끅…!”
한번 한번 쑤셔 넣을 때마다 짐승 같은 신음과 함께 점점 위로 사라지는 그녀의 눈동자.
항상 감정을 읽을 수 없던 그녀가 이렇게까지 추잡한 모습을 보인다는 게 묘한 배덕감을 자아냈다.
“읏…!”
“…우읏….”
그렇게 뱃속 깊숙이 만족스레 사정을 마친 나는 그녀를 놓아주었고,
“헤엑…헤엑….”
실신해버린 그녀를 내려다보며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젠 나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여자친구가 더 늘어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