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9화
경고 (3)
“…….”
슬쩍 고개를 돌린 방한나가 조용히 시선을 마주쳐온다.
부끄러움을 숨기려는 듯 희미하게 힘을 준 그녀의 눈빛엔 은근한 기대가 깔려있었고,
무심코 눈길을 피해버린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이리저리 눈을 굴려댔다.
‘어떡하지.’
사람 마음이란 게, 원래 이리도 간사했던가.
관계를 맺는 것까진 고려하지 않았는데, 막상 그녀가 대놓고 신호를 보내오니, 마음이 흔들린다.
“해, 해보셨어요?”
그때, 방한나가 뜬금없는 질문을 건네왔다.
“…어?”
어이없는 질문에 허를 찔려 당황해버린 나는 멍청하게 되물었고,
방한나는 순간 아차 했다는 듯 허둥거리며 횡설수설 말을 이어나갔다.
“여, 역시 해보셨겠죠…? 그, 그렇겠죠…. 하, 하하….”
아무래도 많이 긴장한 모양이다.
‘…진짜…, 치사하게 귀엽네….’
그런 그녀를 보고 있으니, 없던 마음도 생겨나는 기분.
만약 이게 고의적으로 유도한 거라면….
아마 나는 평생 내 안목을 믿지 못할 거 같다.
“해봤지.”
“…네?”
“궁금해?”
나는 붙잡혔던 손을 슬그머니 빼내었다.
그리고는 조금 아래로 내려, 원피스 자락 힐끔 드러난 통통한 허벅지에 손을 얹었다.
“아….”
손길을 느끼곤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는 그녀.
부드러운 살결을 지그시 움켜쥔 나는, 움찔거리는 그녀의 아랫배를 손가락 끝으로 문지르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진짜 궁금하면 알려 줄 수 있는데.”
“…어, 그, 그….”
“알려줘?”
잔뜩 긴장한 방한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횡설수설하더니, 이내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해왔다.
“……네…….”
껴안고 있어서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귓불이 새빨갛게 물든 게, 아마 앞에서 보면 장관이겠지.
역시 다른 여성에게선 느낄 수 없던 귀염성이 그녀에겐 존재했다.
“그럼…. 어떻게 배울래?”
“…어, 어떻게요…?”
“알려달라며.”
“…그, 그게….”
나는 그녀가 대답을 고민하는 동안 아랫배를 만지던 손을 옮겨 그녀의 밑가슴으로 향했다.
“읏…!”
얇은 원피스 너머로 느껴지는 속옷 특유의 탄탄한 촉감.
살짝 손에 힘을 주어 가슴을 들어 올리자, 남다른 묵직함이 손바닥에 느껴진다.
‘크네….’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방한나의 가슴은 그 무엇보다 강력했다.
“펴, 편하신 대로…. 아무렇게나….”
그렇게 굳어버린 채로 한참을 고민하던 방한나는 결국, 내게 선택권을 떠넘겨왔는데….
“아무렇게나 알려 주는 게 어딨어. 제대로 말 안 하면, 안 해줄 거야.”
“……네?”
아쉬움을 뒤로하고 손을 떼어낸 나는, 아예 몸에 기대고 있던 방한나를 슬며시 밀어내며 단호히 말했다.
“어떻게 배우고 싶은지 제대로 말해.”
그러자.
“…아으….”
부끄러움에 고개까지 내젓던 방한나는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 듯 벌떡 일어나선 당당히 시선을 마주쳐왔다.
“아, 알았어요…!”
그리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원망스레 노려보더니….
지이익─
코앞에서 입고 있던 원피스를 벗기 시작했다.
‘와…. 미친….’
원피스가 내려가자 꼭꼭 숨겨온 괘씸한 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분명하진 않았지만, 홍유라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
은은히 감도는 흥분감에 무심코 침을 꼴깍 삼키길 잠시, 이윽고 원피스를 모두 벗고 속옷 차림인 그녀가 배를 양손으로 숨기며 필사적으로 부탁해왔다.
“…지, 직접…. 하면서 가르쳐 주세욧…!”
역시 그녀는 강아지보단 여우에 가까웠다.
“좋아. …근데 왜 벗다 말아?”
“네…?”
“다 벗어.”
입술을 깨물며 애처롭게 시선을 보내오던 그녀는 단호한 눈빛에 체념한 듯 천천히 속옷까지 벗어내며 비로소 나체를 드러냈는데….
“…와….”
나는 눈앞에 놓인 그녀의 몸매에 무심코 감탄을 내뱉고 말았다.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과 그 위를 살짝 덮은 귀여운 살집.
어마어마한 가슴 크기에 비해 앙증맞은 유륜과 이미 흥분한 듯 잔뜩 딱딱해진 유두.
그리고 털 한 올 없이 깨끗하게 살결을 드러낸 다리 사이의 둔덕까지.
홍유라의 몸매가 눈을 떼기 힘든 완벽한 조각에 가까웠다면,
방한나의 몸매는 숨이 멎을 정도로 너무나 선정적이었다.
“너, 너무 돼지 같지 않아요…?”
“너처럼 예쁜 돼지가 어딨어?”
“아으….”
“이리 와.”
소파 앞까지 그녀를 불러낸 나는, 그녀의 몸매를 조금 더 천천히 감상해보았다.
‘진짜 말이 안 되네….’
오랜만에 심장이 쿵쾅거림을 느끼며 아플 정도로 딱딱해졌음을 느끼던 그때.
방한나가 꼭 닫힌 허벅지를 꼼지락거리기 시작했다.
덩달아 흥분한 게 분명했다.
“다리 살짝 벌려봐.”
그녀는 부끄러워함과 동시에 곧이곧대로 따라주었고,
“이, 이렇게요…?”
“그대로 있어.”
이미 다리 사이가 축축하게 젖어버린 걸 확인한 나는, 안쪽 허벅지에 흘러내린 끈적한 액체를 훑으며 비부를 손가락으로 지그시 짓눌렀다.
“아흣….”
쾌감에 몸을 펄떡이며 상체를 굽혀오는 그녀.
“한나야.”
나는 딱딱하게 발기한 유두를 부드럽게 붙잡아 당기며 나지막이 물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젖었어?”
“그, 그게….”
다리 사이를 부드럽게 비벼대며 앞뒤로 움직이며 대답을 독촉한다.
“스읍. 대답해야지.”
“…읏…. 처, 처음부터….”
“처음부터?”
“지, 집에서 나올 때부터…. 저, 젖어버려서어….”
즉, 집에 찾아올 때부터 이 상태였다는 뜻이다.
“진짜 변태가 따로 없네…. 너, 여태껏 날 그렇게 생각했던 거야?”
“그, 그게 아니라…!”
유두를 더 강하게 당기며 찔꺽찔꺽 손가락을 움직이자, 그녀가 변명을 멈추고 뜨거운 신음을 내뱉으며 솔직히 고백해왔다.
“마, 맞아요오…! 프, 프로듀서님한테 먹히고 싶었…! 흐잇…!”
시킨 것도 아닌데 음란한 말을 쏟아내는 걸 보면, 아마 천재가 아닐까.
“우연이네. 나도 너 먹고 싶었는데.”
“…네, 네엣…!?”
한층 뜨거운 액체가 왈칵 쏟아지며 손가락을 적신다.
전희가 필요 없음을 확신한 나는, 괴롭힘을 멈추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 여자친구인데, 더 이상 거리낄 필요는 없으니까.
*
찰싹찰싹 야릇한 마찰음이 집안에 울려 퍼진다.
“흐아아…! 하앗…! 아흣…! 으긋…!”
뱃속을 쿡쿡 찌를 때마다, 방한나는 짐승 같은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파르르 떨어왔다.
“후우….”
방한나는 진짜 천재였다.
분명 첫 경험인데도 불구하고 미친 듯이 조여대며 본능적으로 오물오물 씹어대는 교미의 천재.
임아린부터 시작하여 설주희, 홍유라라는 불세출의 괴물들과 단련해온 나조차 버티기 힘들 정도였으니, 방한나의 잠재력은 가히 무한에 가까웠다.
“오, 오빠아…! 오빠아앗…!”
언제부터인가 멋대로 오빠라 부르기 시작한 그녀는 양팔을 벌리며 내게 무언의 요구를 해왔다.
“빠, 빨리이…!”
곧 절정에 오를 거 같으니, 키스해달라는 의미였다.
“하웁…!”
곧이어 앙증맞은 입술 사이로 쭉 내밀어 온 혓바닥을 삼켜버린 나는, 머리를 와락 끌어안고 마구잡이로 더듬어대는 그녀의 손길을 느끼며 입안에 쳐들어온 혀를 부드럽게 빨아주었다.
“츕…츄룹…쯉…쪼옵, 하아…! 헤웁…. 쫍, 쪼옥…! 츄룹….”
절정에 다다른 듯 천박한 신음을 흘리며 온몸을 벌벌 떨어대는 방한나.
“흐이익…! 끅, 그읏…!”
그렇게 미칠 듯이 꿈틀거리는 그녀의 조임을 느긋이 즐기던 나는, 경련이 잦아들었을 즈음 살짝 쉴 요량으로 자세를 바꿔 그녀를 위에 앉혔다.
그러자.
“하아…하아…. 그, 금방 싸게 해줄게요…!”
그녀는 은근한 광기에 물든 눈빛으로 물건을 깊숙이 집어넣더니,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어대며 미친 테크닉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헤, 헤헷…. 조, 좋죠…? 저 잘하죠…? 계속 먹고 싶죠…?”
언제그랬냐는 듯 부끄러움을 내던지고 끊임없이 칭찬을 요구해오는 그녀.
그녀는 정말로 괴물이었다.
그냥 귀여운 여우인 줄 알았더니, 정기를 쏙 빨아먹는 EX급 구미호였던 것이다.
“한나야…! 이제 나올 거 같…!”
“안에…! 안에 싸줘요…! 어서…!”
위험한지 확인조차 안 된 상태로 질내에 사정하는 건 매우 위험한 행위.
평소였다면 철저히 따져가며 피임했겠지만….
“우붑…!”
방한나는 이번에도 내게 시간을 주지 않았다.
“쫍…! 쪼옵…! 쪽, 츄루룹…쯉…쮸웁…!”
끈적하게 젖어버린 혓바닥이 현란하게 움직이며 입안을 헤집는다.
마치 다 삼켜버릴 것처럼 곳곳에 흔적을 남기던 방한나는, 그 와중에도 밀착시킨 하반신을 탐욕스럽게 꼼지락거리며 사정을 촉구해왔다.
“아….”
결국, 몇 번째인지 모를 사정이 이어지고.
“헤헷…. 착하다아…. 사랑해요. 오빠….”
애정을 갈구하듯 쉼 없이 목덜미를 우물우물 빨아대고, 틈틈이 귓가에 사랑을 속삭이는 방한나의 체온을 느끼며 나른함에 빠져들던 그 순간.
띵동─ 띵동─
방 밖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초인종 소리.
‘어…. 이 소리는…?’
띵동─ 띵동─
“!”
뒤늦게 손님이 왔음을 알아차린 나는, 반쯤 감겼던 눈을 번쩍 뜨며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한나야! 잠깐 조용히 있어!”
“…으응….”
방한나도 초인종 소리를 들었는지 잠자코 침대에 몸을 뉘며 나를 놓아주었고,
띵동─ 띵동─
계속해서 울려대는 초인종 소리에 괜히 조급해진 나는,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곤 인터폰부터 확인해보았다.
“누구세요?”
그러자.
[ …… ]
카메라 너머로 누군가 얼굴을 불쑥 들이밀어 왔는데….
‘…어?’
나는 너무나 익숙한 그녀의 얼굴에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 …오빠. 문 열어줘. ]
진서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