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향하는 차 안.
앞 차에 맞춰 천천히 속도를 줄인 나는, 옆자리에 앉은 진서원을 흘끔 바라보았다.
“…….”
그녀는 아까부터 통장을 꼬옥 쥔 채로 내역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150만원이 전부였던 통장에 갑자기 1억이 찍혀있으니, 충분히 그럴만했다.
‘할머님이 꽤 아끼셨나 보네.’
그녀가 들고 있는 통장은 생전 할머님께서 손녀를 위해 직접 만드신 거라고 한다.
카페의 여사장 윤인경이 말하길,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생활비를 차곡차곡 모아 그녀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진서원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할머니에 대한 애착이 꽤 깊은 것 같았다.
‘안타깝구만.’
나는 진서원이 천마가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한창 관심과 사랑 속에서 지내도 모자랄 시기에 부모님을 모두 잃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왔다.
심지어 원래 집안이 유복하지 않던 탓에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왔으며, 성인이 되자마자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머니까지 돌아가시고 말았다.
다행히 친언니처럼 챙겨주던 윤인경이 있어서 작게나마 의지할 곳이라도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윤인경마저 잃어버렸으니, 세상을 증오하지 않는 게 외려 이상할 정도였다.
‘이 정도면 세상이 억지를 부리는 수준이지.’
물론 이 계기로 진서원이 담담하게 사람을 찢는 사이코패스가 됐을 것 같지는 않다.
분명 작가만 알고 있던 뒷 설정이 있었겠지.
하지만 윤인경의 죽음이, 천마로서 각성하는 계기인 건 확실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데….’
차선을 옮기며 다시 속도를 높인 나는, 탁 트인 도로를 시원스레 내달리며 곧 벌어질 두 번째 사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두 번째 사건은 약 3주 뒤에 전국적으로 벌어진다.
가장 큰 게이트가 서울에 열리고, 춘천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 게이트가 열리게 되는데….
문제는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에서 열리는 게이트의 위치를 모른다는 것이다.
‘개씹좃, 이 쓰레기 새끼….’
나는 묘사를 대충 넘겨버린 ‘최강고수’의 작가에게 욕을 퍼부으며 방법을 곰곰이 떠올려보았다.
일단 이전처럼 계측기를 이용한 방법은 사용하지 못한다.
무턱대고 사용했다간, 정말 필요한 순간에 대처가 늦어질 수도 있기에.
‘다른 S급 헌터를 데려와야 하나?’
애초에 게이트가 큰 피해를 끼치는 건, 재빠르게 게이트를 토벌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춘천에 열리는 게이트는 서울만큼 크지도 않고 수준도 낮으니, 아마 상위급 헌터만 있으면 금방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만 없다면 말이다.
‘마왕군이 제발 똑같이 나와야 할 텐데….’
원작 소설 속 등장하는 이세계 마왕군은 흔히 말하는 ‘클리셰’에 가깝게 묘사됐다.
다른 차원을 정복하겠단 이유로 침공하고, 인간이 강해 봤자 얼마나 강하겠느냐며 단계적으로 군세를 보내왔으니….
물론 원작 소설과 상황이 달라진 만큼, 갑자기 다른 동향을 보일 가능성도 놓칠 순 없다.
현재 시점으로 원작 소설을 따져보면, 한창 D급을 달성한 설주희가 수련에 빠져있을 무렵이다.
하지만 원작과 다르게 그녀는 이미 Ex급에 다다른 상태이고, 마왕군의 첫 번째 계획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반드시 내가 예견한 대로 흘러가리라곤 장담할 순 없겠지.
‘제발 했던 대로만 해줘라….’
그렇게 속으로 마왕에게 기도를 보내며 달리다 보니, 어느덧 도착한 서울시청.
“안녕하세요. 팀 서울시청의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한규리예요.”
“반갑습니다. 팀 총괄을 맡은 김준형입니다.”
진서원은 인사를 건네오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까딱거리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진서원입니다.”
이것저것 간단히 귀띔을 해두었던 덕에 두 사람 모두 별다른 말을 꺼내오진 않았고,
빠르게 계약과 팀원 등록을 마친 뒤, 나는 진서원을 한규리에게 맡겨놓곤 김준형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이거 맞냐?”
“뭐가.”
김준형은 투명한 창 너머로 진서원을 흘끔 쳐다보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해왔다.
“쟤, 영입할 생각으로 데려온 거 아냐?”
“그렇지.”
“…영입 할 수 있어?”
“할 수 있으니까 데려왔지. 나 못 믿어?”
“믿지…. 믿는데! 아니, 막말로 훈련 시늉이라도 시켜야 하는 거 아냐?!”
그는 진서원이 다른 두 팀원보다 뒤처지는 걸 우려했다.
현재 진서원은 F급.
D급인 다른 팀원들과 무려 두 랭크나 차이 나는 상태이다.
아무리 같은 하위급이라곤 하나, 마력을 다룰 줄 아는 D랭크와 고작 마력을 느끼는 게 전부인 F랭크는 엄연히 다른 차원에 속한다.
“네가 데려온 애니까, 당연히 재능은 있겠지! 근데 한 달이나 내버려둬도 괜찮은지 모르겠다.”
한시라도 빨리 훈련을 시켜서 팀워크를 맞춰도 모자랄 판인데, 한 달 뒤에나 훈련을 시작할 수 있으니, 내심 걱정스러워진 것이다.
그런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 나는, 알아들었다는 의미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 생각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냥…, 때 되면 눈치껏 리액션만 제대로 해줘.”
“…리액션?”
그렇게 김준형과의 대화를 마친 후.
볼일을 마친 한규리와 김준형이 훈련장으로 떠나간 사이….
진서원과 함께 사무실에 남은 나는, 진서원에게 간단한 소감을 물었다.
“사무실 어때요? 괜찮죠?”
“…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스태프는 저까지 셋이 전부예요. 아, 준형이는 제 고등학교 동창이거든요. 성격 하나는 좋은 친구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이야기해도 괜찮아요.”
“…네.”
“규리 씨도 좋은 분이세요. 팀에 대한 애정이 깊으시거든요. 준형이나 제가 불편하면, 규리 씨한테 이야기해도 괜찮아요.”
진서원은 별 관심이 없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희미한 반응을 보여왔고, 은근슬쩍 팀 어필을 마친 나는, 할 이야기가 없는 척 괜히 사무실을 둘러보며 슬쩍 입을 열었다.
“음…. 모처럼 서울까지 왔는데, 혹시 하고 싶은 거 있어요?”
그러자.
“…아뇨.”
진서원이 별생각 없다는 듯 칼같이 대답을 꺼내왔고,
기대했던 답변에 슬쩍 입꼬리를 끌어올린 나는, 기다렸다는 듯 한가지 제안을 들이밀었다.
“그럼…. 저희 팀 훈련이나 구경할래요?”
“…?”
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슬쩍 몸을 뒤로 내빼는 그녀.
마치 은근슬쩍 팀에 엮으려는 내 의도를 알아차린 것 같았다.
‘감이 좋네.’
“인경 씨가 그랬잖아요. 저녁 먹고, 바래다주라고. 이제 점심인데, 저녁까지 여기 앉아있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
“…그건….”
“아니면, 뭐 따로 하고 싶은 게 있어요?”
진서원은 내 예상대로 선뜻 대답해오지 못했다.
아마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 몰랐으리라.
“사실…. 저도 훈련장에 볼일이 있거든요. 원래 직접 팀원들 훈련을 봐줘야 하는데…, 제가 일주일이나 자리를 비우느라 못 봐줬어요.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나는 은근히 진서원을 바라보며 그녀의 대답을 유도했다.
사회성이 부족한 그녀를 상대로 조금 치사한 방법이긴 했지만….
그만큼 나도 필사적이었다.
“…서원 씨. 혹시 괜찮으시다면 함께 가주시면 안 될까요? 거기 유명한 팀들도 많아서, 아마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
진서원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오물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알았어요.”
결국, 내 부탁을 들어주고 말았다.
*
“프로듀서님! 이제 다시 나오시는 거예요!?”
“오랜만에 봬요. 프로듀서님!”
“둘 다 오랜만이네. 나 없는 동안 별일 없었지?”
“네! 열심히 훈련했어요!”
훈련장에 도착한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있던 방한나와 김나래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이쪽은 우리 새로운 팀원 ‘후보’인 진서원 씨. 오늘은 참관으로 왔으니까, 잘 좀 부탁해.”
“후보요…?”
“아…!”
두 사람에겐 따로 자세한 사정을 설명하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상황을 이해한 듯한 반응을 보여왔다.
“안녕하세요! 방한나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김나래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진서원입니다.”
은근슬쩍 진서원을 두 사람에게 소개하길 잠시.
“얘들아! 훈련 시작하자!”
때마침 한규리가 훈련 재개를 알려왔다.
“아, 먼저 가볼게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그럼, 조금 이따가 봬요.”
“바로 봐줄 테니까, 열심히들 하고 있어.”
“네…!”
나는 진서원을 한규리와 김준형에게 맡겨놓곤, 예고했던 대로 방한나와 김나래의 훈련을 봐주기로 했다.
“가랏…!”
첫 번째로 들른 곳은 김나래의 부스.
그녀가 명령을 내리자, 불의 정령이 더미 로봇에게 불덩이를 쏘았다.
후우우우우욱───! 파앙─!
위력은 대단치 않았지만, 확실하게 터져나가는 불꽃.
힘없이 무너지던 저번 주와는 달리, 불꽃 내부에 마력이 잘 모여있었다.
‘잘하고 있네.’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김나래의 모습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나는, 부스 내부로 통하는 마이크에 대고 지시를 내렸다.
“나래야. 이번엔 마력 좀 더 싣자. 크기는 더 작아져도 괜찮으니까, 파괴력에만 집중해.”
“네!”
그렇게 김나래의 훈련을 지켜보며 피드백을 남긴 나는, 다음으로 방한나의 부스에 들렀다.
쿠우우웅───!! 쿠우웅────!!!
방한나는 어김없이 자신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의 훈련 로봇을 상대하고 있었다.
쿠웅───!! 쿠우웅───!!
로봇은 다양한 패턴으로 엇박을 타며 방한나를 공격했는데, 그녀는 큰 무리 없이 모든 공격을 받아냈다.
‘잘하고 있네.’
무게 중심도 잘 잡혀있고, 전에 남겼던 피드백도 제대로 수용했는지, 충격 흡수율도 상당히 높았다.
슬슬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될 것 같았다.
“한나야. 그대로 조금씩 이동하면서 막아보자.”
나는 방한나에게 새로운 방식을 지시했다.
가만히 서서 방어하는 게 아니라, 자리를 옮겨가며 방어하는 방식이었다.
“넵…!”
방한나는 곧장 지시에 따라 조금씩 자리를 옮기며 로봇의 공격을 받아냈고,
쿠웅──! 쿠웅──!!
계속되는 공격에 무게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는지,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큿…!”
“잘하고 있어! 몸에 힘 더 주고! 공격을 흘려내는 데 집중해!”
“네엣…!”
나는 방한나가 적응할 때까지 훈련을 봐주었다.
느리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안정적으로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됐을 즈음까지.
그렇게 피드백을 마친 나는, 벤치에 앉아 조용히 참관하고 있던 진서원에게 다가갔다.
“구경할만해요?”
진서원은 묘하게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여왔다.
아무래도, 훈련을 구경하는 게 재미있던 모양이다.
“다행이네요.”
은근슬쩍 진서원의 옆에 자리를 잡은 나는, 부스를 바라보는 척 그녀를 흘끔 쳐다보며 넌지시 말을 건넸다.
“심심하진 않아요?”
“…괜찮아요.”
“그럼, 훈련해볼래요?”
“…?”
진서원은 뭔가 이상함을 느낀 듯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슬쩍 거리를 벌렸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무심코 미소를 띤 나는, 미리 챙겨두었던 물건을 그녀에게 들이밀었다.
“이거 한 번 해볼래요?”
S급 마력석이 달린 목걸이였다.
“이것도 훈련의 일종인데, 마력을 넣어서 이렇게 밝히는 훈련이에요. 저기 보면, 나래 목에 빛나고 있는 거 있죠? 이거랑 같은 거예요.”
“…….”
진서원은 내 손위에서 반짝거리는 마력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
뒤늦게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듯, 퍼뜩 고개를 돌리며 다시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귀엽네.’
마치 관심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아이 같은 모습에 슬쩍 입꼬리를 끌어올린 나는, 아예 강제로 마력석을 쥐어주며 말했다.
“이건 헌터만 하는 게 아니라, 능력자들은 다 하는 거예요.”
“…능력자요?”
“정말이예요. 아마, 서원 씨 부모님께서도 하셨을걸요?”
진서원은 자신의 손에 들린 마력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나는 한번 밝히기만 해보라고 은근슬쩍 권유했다.
“…….”
그렇게 잠시 고민에 빠져있던 진서원은, 마력을 짜내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마력석을 꼬옥 쥐기 시작했는데….
당연하게도, 마력석을 밝히지 못했다.
“잘 안 돼요?”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녀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그러자.
움찔─!
그녀가 화들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시선을 마주쳐왔고,
“똑같이 따라 하면 돼요. 알았죠?”
나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무시한 채, 주먹을 쥐고 있는 그녀의 손에 마력을 천천히 흘려 넣었다.
화아아아악────!!!!
주먹을 비집고 뿜어져 나오는 빛줄기.
몸을 움찔거리던 진서원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심스레 주먹을 펴며 마력석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치 마술을 처음 보는 듯한 아이 같았다.
“자, 이렇게 하는 거예요.”
나는 곧장 손을 떼어내곤, 그녀에게 다시 기회를 주었다.
“…….”
진서원은 어느새 자신이 훈련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듯 나에게 슬쩍 시선을 보내왔고, 이내 손바닥 위에 올려진 마력석을 응시하며 살짝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화아아아아아악─────!!!!
마력에 반응한 마력석이 강렬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서, 서원 씨! 해냈어요!”
“…?”
진서원은 자신이 정말로 해낼 줄 몰랐다는 듯 의아해하며 마력석과 나를 번갈아 보았고,
“뭐야, 이거! 세상에…. 이걸 한 번에 해냈다고!?”
어느새 다가온 김준형이 어색한 연기를 선보이며 함께 칭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대단해요! 서원 씨, 재능이 있을지도 몰라요!”
“이야…. 진짜 천재다 천재!”
“…어, 어어….”
진서원은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당황한 듯 마력석의 빛을 꺼뜨리고 말았지만….
“어떻게 이런 인재가 F랭크를 받았지? 측정소에 문제 있는 거 아냐?”
“맞네! 측정소가 문제였네!”
김준형과 나는 계속해서 칭찬을 멈추지 않았고. 진서원은 부끄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은 듯 살짝 상기된 얼굴로 나지막이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가, 감사합니다….”
계획대로였다.
*
‘안 되겠다…!’
도중에 훈련을 멈춘 방한나는, 헷갈리는 부분을 물어본다는 이유로 부스를 빠져나와 도지혁을 찾아 나섰다.
‘궁금한 게 있으면 아무 때나 물어보라고 하셨으니까…. 괜찮겠지?’
그녀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사실 오랜만에 만난 도지혁과 조금 더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이유가 훨씬 더 컸다.
“아, 프로듀…!”
그렇게 방한나가 도지혁을 발견하여 다가간 순간.
화아아아악────!!!
도지혁의 옆에 앉아있던 진서원의 손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저건…!’
마력석의 빛이었다.
“이야…! 서원 씨, 진짜 천재였네!”
“서원 씨. 진짜 재능 있으시네요…!”
김준형과 도지혁은 입에 침이 마르게 진서원을 칭찬해댔고,
진서원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곤 마력석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방한나는 진서원의 손에 들린 마력석을 바라본 뒤,
스윽─
시선을 옮겨, 자신의 가슴팍에 달린 마력석을 내려다보았다.
“…….”
아무런 빛도 뿜어내지 못한 자신의 마력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