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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란의 불꽃 (3)

    ‘대충 끝난 건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차원 게이트 사태는 강현수의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대비와 대응이 훌륭했고, 거기에 강현수의 소환수들이 대대적으로 투입된 결과였다.

    그 덕에 대한민국은.

    세계 플레이어 협회의 지원이 오기 전에 모든 상황을 종료시켰다.

    ‘신한민국도 조만간 끝날 것 같고.’

    강현수도 힘을 보탰지만.

    중국, 러시아, 일본의 지원에 이어 미국과 인도의 지원까지 이뤄지자.

    신한민국의 차원 게이트 사태도 빠르게 종결되어 갔다.

    단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강현수는 신한민국에서 벌어진 차원 게이트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와이번을 타고 날아다니며 몬스터들을 퇴치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과거 강현수의 대역으로 알려졌던 일성길드의 염태성이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특히 대한민국과 신한민국 국민들은.

    염태성을 와이번 탄 영웅으로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당사자인 염태성은 자신이 와이번 탄 영웅이 아니라고 부정 중이었지만.

    대한민국과 신한민국 국민들은 당사자의 말도 믿지를 않았다.

    ‘뭐, 나쁠 건 없지.’

    염태성이 관심을 끌어 주면, 강현수가 편해진다.

    본인이 아니라고 부정했으니, 나중에 문제 될 일도 없다.

    ‘당분간 좀 귀찮아지기는 하겠지만.’

    염태성도 강현수의 휘하 지휘관이 되며 적당한 보상을 받았으니,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으리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야 모르겠지만.’

    굳이 그렇지 않다면?

    ‘얼굴 팔려서 좋을 게 없지.’

    일반적으로 유명세를 얻으면, 권력이나 재력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권력과 재력을 움켜쥐고 있는 강현수 입장에서는 전혀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지금 강현수에게 중요한 건.

    마왕군의 대대적인 침공을 큰 피해 없이 막아 냈다는 점이었다.

    ‘이런 대대적인 침공을 준비했다면, 꽤 많은 힘을 소비했겠지.’

    그런데 성과는 사실상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플레이어 중 사망자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고, 민간인들의 피해도 그리 크지 않았다.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진구평, 적염제, 로저 같은 녀석들이 데리고 있는 휘하 플레이어의 숫자를 늘리는 게 나으려나?’

    강현수의 휘하 고위 지휘관들의 병력은 대부분 소환수로 채워져 있었고.

    일반 플레이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만약 진구평, 적염제, 로저가 휘하에 다수의 중국, 러시아, 미국의 플레이어를 두고 있었다면?

    보다 빠르게 타국 지원 병력 투입이 가능했으리라.

    강현수가 일인사령부 소환 스킬을 사용해.

    중국, 러시아, 미국 플레이어들을 바로 대한민국과 신한민국에 투입시킬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아니야. 그건 장점보다는 단점이 너무 커.’

    지금은 소환수의 숫자가 다 차지 않아서 빈자리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다시금 1백만이 넘는 소환수가 채워질 것이다.

    그런데 플레이어 비중이 몇십만 수준으로 늘어나면?

    ‘그만큼 소환수를 늘릴 수 없어.’

    쉽게 말해 다수의 플레이어를 휘하 지휘관으로 받아들이는 건 지금 당장은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였다.

    ‘몇십만 수준이 아니면 크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크게 늦지도 않았으니까.’

    지구에는 장거리 공간 이동 게이트는 없지만, 대신 비행기가 있다.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내가 조금 바쁘게 움직이면 그만이니까.’

    대비와 대처가 좋은 대한민국은 몰라도.

    그런 준비가 부족했던 신한민국의 인명 피해가 예상보다 극히 미미한 이유는?

    강현수가 발 벗고 움직였고.

    공간 이동 스킬 보유자들을 통해 소환수들을 신한민국 전역으로 흩뿌렸으며.

    지원군이 빨리 도착했기 때문이다.

    ‘너무 욕심낼 필요는 없겠지.’

    사실 이 정도 공격을 이 정도 피해로 막아 낸 것만 해도 엄청난 성과였다.

    ‘시설물 피해가 커서 뒷수습에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그건 돈과 시간을 갈아 넣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이제 돌아갈까.’

    강현수가 다시금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주군, 중국 전역에서 다수의 차원 게이트가 오픈되었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진구평이 다급하게 연락을 취해 왔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주군, 러시아 알단고원에서 다수의 차원 게이트가 오픈되었습니다.

    적염제 도르초프가 보고를 해 왔고.

    그 뒤를 이어.

    -일본 전역에서 다수의 차원 게이트가 오픈되었습니다.

    일본 기타로 총리에게 붙여 놨던 도플갱어에게서도 다급한 연락이 왔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겨우 시작에 불과했던 모양이었다.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보고해라.

    강현수가 지시를 내렸고, 얼마 가지 않아 보고가 올라왔다.

    -당장 소요가 심한 곳은 베이징, 상하이, 선양, 창춘, 하얼빈, 칭다오…….

    진구평의 보고가 끝도 없이 올라왔고.

    -알단고원과 앙가라고원 그리고 캄차카반도입니다.

    이어서 적염제 도르초프의 보고가.

    -당장 급한 지역은 도쿄, 교토, 고베, 히로시마, 후쿠오카, 가고시마…….

    일본 기타로 총리에게 붙여 놓은 도플갱어도 보고를 올렸다.

    ‘러시아는 동쪽 일부지만 중국과 일본은 사실상 전역이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몽골, 대만, 필리핀,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에서 다수의 차원 게이트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세계 플레이어 협회에 투입시켜 놨던 휘하 플레이어들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다행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네팔, 인도 등은 조용했지만.

    이 정도면, 사실상 아시아 국가 대다수에 차원 게이트 사태가 터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장 지시하는 곳으로 이동해라.

    강현수가 공간 이동 스킬 보유자들을 아시아 각국으로 파견했다.

    다행히 공간 이동 스킬 쿨타임이 끝난 상태였기에 신속한 이동이 가능했다.

    그와 동시에.

    신한민국에 모여들었던 세계 플레이어 협회 소속 플레이어들은 쉴 시간도 없이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한 아시아 각국으로 흩어졌다.

    당연히 강현수 역시, 쉼 없이 몸을 움직여야 했다.

    * * *

    대한민국과 신한민국에서 발생했던 차원 게이트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아시아 국가 사람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차원 게이트 사태가 발발한 국가들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고.

    플레이어와 군인 들이 대대적으로 투입되었다.

    다행히 차원 게이트는 금방 소멸했지만.

    그렇게 소멸한 차원 게이트에서 튀어나온 몬스터들을 토벌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너무 많은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차원 게이트가 열린 게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세계 플레이어 협회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사태의 경중을 파악해 빠르게 플레이어들을 분산 투입한 것이다.

    하지만 손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고.

    세계 플레이어 협회는 가입국들 중에서도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에 병력을 우선 투입했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 중에서는 아직 세계 플레이어 협회에 병력 지원 요청을 하지 않고 자력으로 해결하려는 국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대다수가 독재국가였고.

    아무리 세계 플레이어 협회라고 해도 요청도 받지 않고 병력을 파견할 수는 없으니 사실상 당연한 조치였다.

    문제는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임에도 뒤늦게 세계 플레이어 협회에 도움을 요청한 국가들이었다.

    그렇지만 세계 플레이어 협회의 병력은 이미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으로 떠난 상태.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으로서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실시간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자.

    인터넷이 불타올랐다.

    -중국, 러시아, 일본, 대만, 몽골, 베트남은 빠르게 정리 중이네.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이잖아. 그러니까 그런 거지.

    -하긴 병력 요청 없이 사건 발생하면 바로 투입 가능하니까.

    -그런데 필리핀,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는 뭐냐? 나라가 완전히 개판이네.

    -그러게 말이다.

    -전부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이지?

    -그렇지.

    -그나마 필리핀이랑 태국은 세계 플레이어 협회에 지원 요청했는데, 아직 여유 병력이 없다고 하네.

    -필리핀이랑 태국은 양반이지.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는 아직도 세계 플레이어 협회에 지원 요청 안 함.

    -독재국가들 클라스가 어디 가지는 않네.

    -그런데 필리핀이랑 태국도 사실상 독재국가 아님?

    -그나마 머리가 돌아가는 독재자들이 있나 보지.

    -그런데 아시아 국가 중에는 왜 이렇게 독재국가가 많은 거냐?

    -그건 그래. 사실상 한국이랑 대만 제외하면, 민주주의국가는 없는 거 아니냐?

    -몽골이랑 베트남도 있잖아.

    -베트남은 빼자. 거기도 일당독재 하는 공산주의 국가다.

    -와, 진짜 아시아는 독재국가 천국이네.

    -그나마 베트남은 낫지.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이잖아. 다른 나라 꼬라지 봐라.

    -근데 필리핀이랑 태국은 좀 불쌍하다. 아무리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이라도 그렇지.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직까지 세계 플레이어 협회에서 병력 파견을 안 했어.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에서 먼저 사고 터져서 거기로 병력이 다 들어갔잖아. 그런데 어떻게 투입하냐? 일단 간 곳에서 일 끝나야 다른 데로 가는 거지.

    -진짜 무조건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이 최고네. 비동의국이라도 가입했으니까 도움 요청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크게 차이가 나냐?

    -그러게. 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안 그래도 자국이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인지 비동의국인지를 가지고 갑론을박을 벌이던 세계 각국의 네티즌들은.

    더 후끈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비상사태가 터졌고,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과 비동의국의 차이가 실시간으로 눈에 보인다.

    그러니 달아오르지 않을 리가 없었다.

    특히 걱정이 컸다.

    -아시아에서 터졌는데, 유럽에도 터지는 거 아니냐?

    -아프리카도 위험하다.

    -남아메리카도 마찬가지야.

    -북아메리카 친구들은 괜찮냐?

    -응, 우리 나라는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

    -왜 같은 북아메리카인데 우리 나라는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인 거야.

    자국이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인지 비동의국인지의 여부로 아까보다 더한 난리가 났다.

    대한민국과 신한민국에서 사고가 터졌을 때는?

    ‘에이, 설마 우리 나라에서 진짜 저런 일이 생기겠어?’라는 생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아시아 대다수의 지역에서 난리가 나자.

    -이러다 진짜 유럽에서도 난리 나는 거 아냐?

    -우리 아프리카에서도?

    -아메리카도 위험한 거 같은데.

    ……하는 불안감이 서서히 피어올랐다.

    -진짜 시위해야겠다.

    -왜 우리 프랑스는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인 거야?

    -우리 독일도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임.

    -영국도 마찬가지야.

    -벨기에도.

    -스페인도 그런데.

    -그리스도 그렇다.

    -와, EU 가입국은 전부 다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이네?

    -영국은 EU 탈퇴하지 않았나?

    -지금 그게 중요하냐?

    전 세계 네티즌들이 모두 불안감에 떨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바로 EU 가입국의 국민들이었다.

    아프리카?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도 있고 비동의국도 있다.

    그건 아메리카 대륙의 국가들도 마찬가지였다.

    뭐, 긴급 개입 조치 비동의국이 압도적으로 많기는 했지만, 어쨌든 긴급 개입 조치 동의국도 있었다.

    그런데 EU 가입국의 경우는?

    단 한 나라도 긴급 개입 조치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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