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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레벨 플레이어-242화 (242/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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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 길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현수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일단은 정리부터.’

    강현수가 차분하게 차원 게이트가 열리기를 기다렸다.

    강현수는 대처력이 좋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도 대응팀이 오기 전에 갑작스럽게 열린 차원 게이트의 몬스터 웨이브를 홀로 정리했다.

    대처력이 더 떨어지는 북한의 경우는?

    ‘더 쉽지.’

    파지지직!

    온전히 열린 차원 게이트에서 그레이트 샤벨 타이거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상위 몬스터네.’

    현재 지구에 새롭게 생성되는 차원 게이트는 대부분이 중하위 던전이고.

    고레벨 던전은 가뭄에 콩 나듯 생겨난다.

    그런데 서울에 이어 북한 평안남도에도 상위 던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강현수 코앞에서.

    ‘나랑 연관이 있는 건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렇지만 강현수가 할 수 있는 건?

    ‘없지.’

    강현수와 관련이 있다고 해도.

    원인을 모르는데 해결을 어떻게 하겠는가?

    그저 강현수로서는?

    ‘최대한 빨리 정리하자.’

    지금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할 뿐이었다.

    휘익!

    강현수가 그레이트 샤벨 타이거 무리를 향해 가볍게 검을 휘둘렀고.

    서걱!

    그레이트 샤벨 타이거들이 힘없이 죽어 나갔다.

    “캬아아앙!”

    그레이트 샤벨 타이거들이 거칠게 저항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강현수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도망치려는 놈들도 있었지만.

    콰콰콰콰콰!

    강현수가 그걸 허락할 리가 없었다.

    그레이트 샤벨 타이거가 던전에서 미친 듯이 쏟아져 나왔지만.

    순식간에 강현수의 경험치 덩어리로 화할 뿐이었다.

    ‘많이 늦네.’

    강현수가 샤벨 타이거 무리를 다 정리했음에도.

    북한의 플레이어들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내부 정리까지 싹 해야겠네.’

    강현수가 차원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비율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던전 안에는 당연히 그레이트 샤벨 타이거들이 득실득실했다.

    ‘제법 넓네.’

    혼자 처리하기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사아아아악!

    강현수가 소환수들을 소환했고.

    “가라.”

    지시를 내리는 순간.

    강현수의 소환수들이 순식간에 던전을 초토화시켰다.

    마왕 그레모리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붉은 화염을 흩뿌렸고.

    마계 고위 귀족을 주축으로 만들어 낸 소환수들이 무시무시한 위용을 뿜어내며 몬스터들을 쓸어버렸다.

    이건 소 잡는 칼로 닭 잡는 수준이 아니라.

    드래곤 잡는 칼로 닭 잡는 수준이었다.

    소환수들이 순식간에 몬스터들을 정리하고 아이템을 회수했다.

    ‘이제 가 볼까.’

    던전 내부를 싹 다 정리했으니.

    일주일 정도 방치해도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나지는 않으리라.

    강현수가 달의 그림자를 쓴 상태로 던전 밖을 나섰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 플레이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개판이다. 개판이다. 했더니 설마 차원 게이트가 생긴 것도 모르고 있는 건가?’

    설마 이 정도로 개판일 줄은 몰랐다.

    강현수는 도플갱어 소환수 하나를 차원 게이트 앞에 대기시켰다.

    북한에서 알아차리고 차원 게이트 앞을 틀어막아 던전 입구로 정리하면 좋고.

    아니면?

    ‘내가 쓰지 뭐.’

    강현수는 간단하게 생각을 정리한 후 다음 던전을 향해 이동했다.

    * * *

    ‘노인네가 눈치만 빨라서.’

    권인철이 얼굴을 찌푸렸다.

    조카 권소희에게 붙여 놨던 사람들이 발각되었다.

    이중삼중으로 꼬아 놔서 배후가 자신이라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히려 동생인 권인수와 권인아의 소행처럼 보이게 해 놨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이 노인네가 왜 멀쩡한 거야?’

    지금쯤 죽었거나?

    중환자실에 누워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우광 그룹의 실권을 빠르게 장악해 나갔다.

    ‘이대로는 곤란해.’

    우광 그룹 회장 권영수는 고령이다.

    거기다 췌장암 말기 환자다.

    반시체나 다름없던 권소희를 제외하면?

    직계 혈족이 없다.

    그렇기에 조카인 권인철, 권인수, 권인아 삼 남매가 우광 그룹의 차기 주인이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권영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조카들에게 꽤 많은 실권을 넘겨준 상태였다.

    그런데 일이 꼬였다.

    ‘소희 그년이 멀쩡해진 게 시작이었어.’

    사실 그때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권소희의 후견인이 되기만 하면?

    우광 그룹을 장악하는 건 일도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지금쯤 사망했거나.

    중환자실에서 오늘내일하고 있을 게 뻔했기에.

    신경도 안 쓰고 있던 권영수가.

    멀쩡하게 출근을 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간 조카인 자신들에게 일임했던 실권을 빠르게 회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가진 실권을 회수해서 소희한테 주는 건 불가능해.’

    권소희는 제대로 된 후계자 수업을 받은 적도 없고.

    받을 생각도 없어 보였다.

    현재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거기다 권영수가 우광 그룹의 주인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후계자까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권소희를 우광 그룹 회장 자리에 앉히면?

    주가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고.

    우광 그룹의 임원들은 권소희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자기 잇속만 챙길 것이다.

    당연히 다른 주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

    권소희는 금방 실권을 잃으리라.

    최악의 경우.

    우광 그룹이 갈가리 찢겨서 다른 대기업 입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다.

    ‘그 노인네가 그런 무리수를 둘 리가 없는데.’

    그렇기에 그간 조카인 자신과 동생들에게 힘을 실어 준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걸 갑자기 회수하다니?

    “부회장님.”

    그때 비서가 조용히 다가왔다.

    “알아냈어?”

    “예, 회장님의 건강검진 기록입니다.”

    비서가 공손한 태도로 서류를 건넸다.

    스윽.

    권인철이 서류를 확인했다.

    그리고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완치? 이거 정말이야?”

    “예.”

    “완치는 불가능하다며?”

    “의료진 말로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권영수는 우광 그룹의 회장.

    췌장암이 발견된 후 온갖 방법을 다 사용했지만.

    결국 치료에 실패했고.

    의료진은 시한부 판정을 내렸다.

    그런데 갑자기 완치라니?

    기적이라니?

    “기적은 개뿔.”

    기적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기에 놀라운 것이다.

    권소희의 소생도 기적이었다.

    한데 권영수에게도 기적이 발생했다.

    연달아 두 번의 기적이 일어났다면?

    그건 더 이상 기적이 아니었다.

    거기다 놀라운 일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서류 마지막에는.

    “더 건강해졌다고?”

    “예, 건강검진 결과로도 그렇고 최근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 20년은 젊어졌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아.”

    권인철이 긴 한숨을 토해 냈다.

    이건 절대 거짓이 아니다.

    ‘그 노인네 확신이 있는 거야.’

    권영수는 췌장암이 발견되기 전부터 조카인 자신들을 중용했다.

    자신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래도 믿을 건 피붙이밖에 없다는 생각했기에 그리 움직였으리라.

    그런데 지금 권영수는 다시금 그걸 거둬가고 있었다.

    ‘20년은 더 살 자신이 있다는 건가?’

    권인철의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서서히 조카들의 영향력을 줄이고 말끔하게 쳐낸다.

    그 후 조카들이 완전히 힘을 잃으면?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는 손녀 권소희에게 후계자 수업을 시킨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20년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지.’

    권인철이 이를 악물었다.

    ‘강현수.’

    그놈을 만난 이후 권영수와 권소희가 완치되었다.

    그놈을 만난 이후 권영수의 태도와 행동이 바뀌었다.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이었는데.’

    이런 식이면 곤란했다.

    “그놈 처리해야겠어.”

    “누구를?”

    “강현수 말이야.”

    죽을 날만 받아놓고 있는 권영수가 계속 건강한 건 곤란했다.

    또한 혹시 권영수나 권소희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는데.

    지금처럼 기적이 발생하는 것도 곤란했다.

    “그 중국 놈들 다시 써먹을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대신 몸값이 좀.”

    “돈은 상관없어. 당장 연락해.”

    “예.”

    비자금은 우광 그룹의 실권만 확실히 쥘 수 있으면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

    지금은 돈보다 변수를 차단하는 게 중요했다.

    * * *

    강현수는 갑자기 자신의 근처에 차원 게이트가 열리는 이유를 찾기 위해 고심했지만.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뭐, 두 번이 끝이기는 하니까.’

    솔직히 세 번째나 네 번째가 벌어진다고 해도.

    ‘완벽하게 틀어막을 자신이 있으니까.’

    서울에 나타났던 차원 게이트는 출입구를 틀어막아 완벽한 던전으로 변했고.

    북한에 나타났던 차원 게이트 역시 느리기는 하지만 출입구를 틀어막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강현수는 평소와 다름없이 사냥에 열중했다.

    그때.

    일단의 플레이어들이 던전 내부로 따라 들어와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번에는 또 뭐지?’

    충돌이 있었던 길드들은 모두 접수가 끝난 상황.

    굳이 강현수를 미행할 만한 존재가 없었다.

    ‘머더러 플레이어인가?’

    그럴 수도 있었고.

    아닐 수도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강현수를 노리고 있다는 거였다.

    ‘굳이 기다릴 필요는 없지.’

    강현수는 이동을 멈추고 몸을 숨긴 후 미행하는 놈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일단의 플레이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총 10명으로 평균 한 개 파티의 구성이었고.

    모두 최상위 레벨 플레이어로 보였다.

    그런데.

    “怎么了?”

    “在这里断掉了痕迹.”

    “那就分散开来找吧!”

    그놈들이 중국어를 사용했다.

    ‘뭐야? 중국인이 여기서 왜 나와?’

    강현수는 플레이어 당연히 중국어를 못 알아듣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무슨 일이냐, 흔적이 끊겼다. 흩어져서 찾아라.

    ‘나를 찾고 있는 게 확실하네.’

    도대체 무슨 일로 중국인 플레이어들이 자신을 찾는지 궁금해졌다.

    해결책은 간단했다.

    직접 물어보면 그만이다.

    “날 찾는 거냐?”

    강현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찾았다!”

    “저놈 맞지?”

    중국인 플레이어들이 강현수를 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왜 날 찾는 거냐고 물었잖아.”

    상대 역시 플레이어.

    당연히 강현수가 한국어로 말해도 얼마든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거야. 돈을 벌기 위해서지.”

    “돈?”

    “그래, 누가 널 죽여 달라고 했거든.”

    “그게 누구지?”

    “그건 네가 알 필요 없지. 죽여!”

    우두머리의 외침과 함께.

    한 명의 중국인 플레이어들이 달려들었다.

    강현수로서는 기가 찼다.

    10명이 다 달려들어도 이길 수 없는데 고작 한 명이 달려들다니?

    그러나 강현수 입장에서도 물어볼 입이 많으니.

    ‘굳이 자비를 베풀 필요가 없지.’

    휘익!

    강현수가 가볍게 검을 휘둘렀고.

    콰콰콰콰콰!

    검에서 뿜어져 나온 핏빛 오러가.

    서걱!

    플레이어 하나를 일격에 베어 버렸다.

    “뭐야?”

    중국인 플레이어들의 우두머리가 화들짝 놀랐다.

    “다 공격해!”

    그와 동시에 총공격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강현수 앞에서는 1명이나 9명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휘이이이익!

    핏빛 오러가 채찍처럼 휘둘러졌고.

    “스, 스킬이 사라진다.”

    “저 자식 이상한 스킬을 가지고 있어.”

    중국인 플레이어들의 공격 및 방어 스킬들이 힘을 잃었고.

    좌아아아악!

    스킬의 보호를 받지 못한 중국인 플레이어들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3초.

    채 3초도 지나지 않아 강현수에게 덤벼들었던 중국인 플레이어들이 전멸했다.

    그 와중에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을 포함한 세 명이 뿔뿔이 흩어져 전력으로 도주하고 있었지만.

    “산 채로 잡아 와.”

    강현수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왕 그레고리를 포함한 고위 마계 귀족들이 일제히 몸을 날렸고.

    우드득!

    콰직!

    도주하던 세 명의 중국인 플레이어들의 팔다리를 꺾거나 으깨 버린 후 강현수 앞에 공손히 대령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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