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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군주

강현수가 소환수들을 모두 역소환하고 마룡 카라스만을 소환했다.

“찾았어.”

강현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송하나, 투황, 유카가 눈을 반짝였다.

“차원 게이트가 맞아?”

투황의 물음에 강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룡 카라스의 용종 몬스터 군단이 등장했을 때보다 더 커.”

“그럼 얼른 가자.”

송하나가 재빨리 말했다.

최대한 빨리 가서 차원 게이트 앞을 점령하는 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었다.

“얼른 타.”

강현수의 말에 송하나, 투황, 유카가 마룡 카라스의 등 위에 올라탔고.

-캬아아아앙!

마룡 카라스가 힘찬 포효와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좋아.’

강현수의 얼굴이 밝아졌다.

차원 게이트는 열린 지 얼마 안 된 상태.

이제 막 몬스터들을 쏟아 내고 있었다.

몬스터는 대부분 추위에 강한 종이었는데.

‘종류가 다양하네.’

아이스 고블린, 아이스 오크, 아이스 트롤 등등.

중하위 종의 몬스터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이 정도면 무난하게 막을 수 있겠어.’

여차하면 빙화신검을 포함한 신의 칭호를 가진 플레이어들을 포함한 휘하 플레이어들을 모두 소환할 생각이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보였다.

잠시 후.

강현수 일행이 목적지에 도착했고.

“가자.”

강현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군단 소환.’

강현수가 소환수들을 소환해 차원 게이트를 완벽하게 밀봉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행형 몬스터들을 풀어 북부를 감시했다.

혹시 다른 차원 게이트가 열릴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

강현수의 말과 동시에 일방적인 학살이 벌어졌다.

“쿠룩! 인간이다!”

“죽여라!”

차원 게이트를 빠져나온 몬스터들이 강현수 일행과 소환수들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좌악! 콰직!

일방적인 학살을 당할 뿐이었다.

‘쉽네.’

차원 게이트를 끊임없이 몬스터들을 토해 냈지만.

고작 중하위 종의 몬스터들로는 소환수는커녕 선두에 있는 강현수 일행의 포위망조차 뚫을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소환수들이 구경꾼이 된 상황.

강현수는 차분하게 몬스터를 처리했다.

‘좋네.’

중하위 종의 몬스터들이라 경험치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마기를 가지고 있어.’

마계에서 방금 넘어온 중하위 종의 몬스터들은 미약하나마 마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마기의 구슬이 차오르고 신성 스텟이 올라가는 상황.

강현수 입장에서는 손쉽게 몬스터를 처리하며 경험치, 마기 스텟, 신성 스텟을 올릴 수 있었다.

‘이제 슬슬 수준이 올라가네.’

아이스 트롤과 아이스 오우거를 비롯해 중상위 몬스터 종들이 슬금슬금 등장했다.

그러나 결과는 동일했다.

몬스터들이 순식간에 썰려 나갔다.

‘이 정도면 무난하겠네.’

설사 몬스터들이 각개격파 당하지 않고 하나로 뭉쳐 있었다고 해도 이 정도면 손쉽게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마족은 언제 나오는 거지.’

차원 게이트의 규모와 몬스터의 숫자를 보면?

분명히 이 몬스터들을 이끄는 마족이 등장해야 했다.

한데 최상위 종 몬스터들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마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뭐, 나야 나쁠 거 없지.’

마족이 나와 봐야 휘하 몬스터들이 전멸한 상태니 혼자일 거고.

설사 마족이 나오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손쉽게 마왕군의 침공을 막은 꼴이 된다.

‘저 정도로 큰 차원 게이트를 오픈하고도 넘어오지 않으면 결국 마왕군에게 마이너스일 뿐이니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상황.

그러던 와중에 차원 게이트에서 물밀 듯이 밀려들던 몬스터들의 행렬이 뚝 끊겼다.

‘끝이냐? 시작이냐?’

이대로 차원 게이트가 닫히느냐.

아니면 마족이 등장하느냐.

그게 중요했다.

쿵! 쿵! 쿵!

그때 큰 발소리와 함께 차원 게이트에서 몬스터가 아닌 마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게 뭐야?’

등장한 마족들은 한두 개체가 아니었다.

족히 수천은 되어 보이는 완전무장한 마족의 대군이 차원 게이트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미친.’

마족은 강하다.

또 그만큼 그 수가 많지 않다.

그런데 그런 마족들이 이렇게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다니?

이 정도면 회귀 전 전면전이 벌어졌을 당시 열렸던 수많은 차원 게이트 중 하나가 열린 꼴이나 마찬가지였다.

‘벌써 저 정도 전력을 투입할 정도로 차원 게이트가 안정화됐다고?’

오크 군단의 침공의 경우 더 많은 병력을 쏟아부었지만.

그중 대부분이 최하급 마족이었다.

반면 저들은?

‘최소 중급 마족 이상.’

숫자는 적지만.

전력은 월등히 높았다.

‘회귀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야.’

지금은 비록 하나의 게이트지만.

‘언제 숫자가 늘어날지 몰라.’

강현수의 얼굴이 긴장으로 물들었다.

변수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다고 강현수가 해야 할 일이 변하지는 않았다.

-총공격.

강현수가 공격 명령을 내렸다.

더 많은 숫자의 마족들이 차원 게이트를 넘어오기 전에 쓸어버려야 했다.

화르르륵! 파지지직! 콰콰콰콰!

강현수의 소환수들 중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이들이 일제히 총공격을 퍼부었다.

“이게 무슨?”

“저놈들은 도대체 뭐지?”

“어떻게 우리의 공격을?”

강현수가 놀란 만큼 마족들도 놀랐다.

아틀란티스 차원 인간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북부의 오지에 차원 게이트를 열었다.

한데 미리 건너갔던 몬스터 대신 적들이 총공격을 해 오니 당연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적들을 모두 죽여라!”

“우리의 군주 아리보사 님을 위해 싸워라!”

마족들의 힘찬 외침과 함께 소환수들을 향해 달려들었고.

꽈아아앙!

금방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아리보사? 혹한의 군주가 벌써 나온 건가?’

강현수는 마족들의 외친 군주의 이름을 듣고 경악했다.

아리보사는 마계 후작이자 빙마족의 한 계파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었다.

‘백작급이 나올 줄 알았는데.’

혹시나 했는데 설마 벌써 후작급이 나올 줄이야.

모든 게 회귀 전보다 빨랐다.

‘군단 소환.’

강현수가 휘하 지휘관들을 소환했다.

빙화신검, 권신, 신마검, 신창같이 신의 칭호를 가진 플레이어들을 시작으로 황제인 세실리아를 제외한 모든 휘하 지휘관들을 소집했다.

“갑자기 무슨 일이,”

영문도 모르고 소환된 빙화신검이 말을 이어 가다 멈췄다.

“마족이군요.”

그러더니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두 자루의 검을 움켜쥔 상태로 마족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권신, 신마검, 신창도 마찬가지였다.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모양이군요.”

이 소식을 미리 알고 있던 적염제 및 다른 휘하 지휘관들 역시 상황을 파악하고 곧바로 전투에 합류했다.

강현수의 소환수 군단.

유카의 골렘들.

거기다 휘하 지휘관들까지 총동원된 대단위 전투가 벌어졌다.

그리고 그 전투의 결과는.

꽈아아앙!

“캬아아악! 미천한 인간 놈들이!”

“보통 인간이 아니다! 너무 강해!”

일방적인 우세였다.

차원 게이트를 넘어온 마왕군은 말 그대로 순식간에 분쇄 당했다.

강현수를 포함한 소환수들의 강력함.

거기다 신의 칭호를 가진 플레이어들의 합류.

또 송하나, 투황, 유카를 비롯한 휘하 지휘관들의 활약까지.

‘자신감이 넘친다 싶었는데. 허풍은 아니었네.’

송하나, 투황, 유카는 엄청난 무위를 선보이며 최선두에서 활약했다.

특히 송하나의 경우.

신의 칭호를 가진 플레이어들을 능가하는 속도로 마족의 숫자를 줄여 나갔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하나.

송하나가 마검사였기 때문이다.

‘광역 공격은 마법사 계열을 따라갈 수가 없지.’

그러나 송하나가 보이는 모습은 확실히 규격 외였다.

검과 마법 그 어느 쪽도 어중간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송하나의 광역 공격 스킬은 정점에 선 원거리 딜러 수준이었고.

근접전 역시 빈틈없이 완벽했다.

여기에 리치 군단의 원거리 딜 지원까지 있으니.

마족들은 차원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집중포화를 얻어맞고 죽거나 부상당한 상태로 전투를 이어 나가야 했다.

‘투황과 유카도 강해졌네.’

투황은 황금빛 오러를 휘감은 팔다리를 휘두르며 폭주기관차 같은 기세로 마족들을 분쇄했고.

그간 2,000기가량으로 늘어난 유카의 골렘 군단은 마족들의 시체를 집어삼키며 계속해서 숫자를 불려 갔다.

‘나도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강현수는 빠르게 스텟을 소모하며 소환수들을 바꿔 나갔다.

예상보다 월등히 빠른 마족의 침공은 분명 큰 변수였고 악재였다.

그렇지만.

‘반대로 내 전력도 빠르게 강화시킬 수 있어.’

강한 마족을 발견하면 소환수로 만들었고.

마족들이 뿜어내는 마이너스한 감정과 마기는 순식간에 마기의 구슬을 가득 채워 마기 스텟을 올렸다.

마족들이 무더기로 죽어 나가니?

당연히 자연스럽게 흩어져야 할 잔존 마기를 흡수한 신성 스텟도 빠르게 올라갔다.

‘무난하네.’

신의 칭호를 가진 플레이어들과 휘하 플레이어들을 총동원한 게 무안할 정도로 전투는 일방적인 우세였다.

강현수를 포함한 휘하 지휘관들과 소환수들의 맹공에 마족들은 너무나 일방적으로 학살당했다.

‘이게 당연한 거기는 하지.’

강현수를 포함해 신의 칭호를 가진 플레이어가 무려 다섯이나 모였다.

여기에 마계 귀족과 최상위 플레이어를 기반으로 만든 소환수.

신의 칭호를 넘볼 정도로 강력한 최상위 네임드 플레이어까지.

‘이 정도 전력을 가지고 밀리면 문제가 있는 거지.’

결정적으로 제대로 된 마계 귀족은 아직 등장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하급 마계 귀족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래서야 각개격파 당할 뿐이지.’

마족 놈들은 자기 안전이 최우선인지.

역시 약한 순서대로 차원 게이트를 통과했다.

그 결과.

‘쓸 만한 소환수가 많이 생기겠어.’

준남작이나 남작 같은 하급 마계 귀족이 다섯 넘게 죽었고.

‘자작급도 둘이 죽었어.’

강현수 입장에서는 휘하 사단장이나 연대장을 갈아 치워야 할 정도의 엄청난 성과였다.

그렇지만.

‘아직은 아니지.’

성급하게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었다.

고작해야 애피타이저만 나왔을 뿐.

메인 디시는 아직 등장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때.

파지지지직!

강대한 마기를 지닌 무언가가 차원 게이트를 통과하며 그 모습을 드러냈다.

산양의 뿔처럼 머리 위로 돋아난 두 개의 뿔.

눈처럼 새하얀 피부와 세 개의 눈.

인간과는 확연히 다른 외모를 가진 마족의 등장과 동시에.

쩌저저저적!

주변의 모든 것이 얼음으로 뒤덮여 나갔다.

북부의 혹한에도 멀쩡히 움직이던 소환수들의 몸에 서리가 끼더니 순식간에 얼음덩어리로 변했고.

번개 같은 속도로 움직이던 휘하 지휘관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나왔구나.’

강현수가 눈을 번뜩였다.

혹한의 군주 아리보사.

마계의 후작이자.

빙마족 중 두 번째로 강대한 세력을 이끄는 수장.

그가 직접 아틀란티스 차원에 강림한 것이다.

‘그럼 선물을 줘야지.’

우득우득!

이중으로 시전된 야수화가 강현수의 스텟을 최대치로 증폭시켰고.

스킬 증폭을 포함한 강력한 레플리카 스킬이 일제히 뱀피릭 오러의 위력을 강화해 주었으며.

마력 스텟을 포함해 신성 스텟과 마기 스텟이 하나로 융합되어 뱀피릭 오러와 뒤섞였다.

‘융합 스킬의 랭크가 조금 아쉽기는 하네.’

그간 쉼 없이 사용해 랭크를 올렸지만.

고작 B랭크에 불과했다.

그러나 레플리카 스킬 덕분에.

‘50% 정도는 사용 가능하다고.’

핏빛 오러를 찬란한 은빛 기운이 휘감았고.

‘독성 스텟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진한 초록빛 기운까지 합류하자.

핏빛, 은빛, 초록빛이 하나로 뒤엉켰다.

‘간다.’

타악!

있는 힘껏 몸을 날린 강현수의 검이.

콰콰콰콰콰!

막 차원 게이트를 통과한 혹한의 군주 아리보사를 향해 휘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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