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점검
‘맨티스길드 토벌 때 빙화신검을 만난 게 다행이었어.’
그때 빙화신검을 만나지 못했다면?
절대 신성 스텟과 마기 스텟을 조합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건 포기할 수 없겠어.’
SSS랭크인 레플리카 스킬이 보유할 수 있는 수량은 13개.
융합 스킬을 손에 넣으면서 남은 자리는 한 개로 줄어들었다.
‘EX랭크가 되어도 고작 한 개만 늘어날 뿐이야.’
남은 두 개의 레플리카 스킬은 이미 주인이 정해져 있는 상황.
이제 강현수로서는 기존의 레플리카 스킬을 지우지 않는 한.
더 이상 새로운 레플리카 스킬을 얻을 수 없었다.
‘뭐, 상관없겠지.’
현재 강현수는 회귀 후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은 것을 이룬 상태였다.
남은 두 개의 자리를 원하는 레플리카 스킬로 채우기만 하면?
‘기존의 계획은 마무리된다.’
추가로 손에 넣을 만한 레플리카 스킬이 있다면.
‘미래 예지를 지우면 그만이야.’
하도 쓰잘때기없는 미래만 보여 주니 효용성이 의문이 생겼다.
‘어차피 두 개이기도 하고.’
일반 미래 예지 스킬과 레플리카 미래 예지 스킬.
미래를 볼 확률이 2배 올라가기는 하지만.
‘어차피 위장용 스킬이었으니까.’
회귀자인 강현수로서는?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충분했다.
‘이제 뒤처리를 해 볼까.’
쓰임새를 다한 검신 이광호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마지막 테스트와 함께 말이다.
‘군단 소멸.’
강현수가 검신 이광호를 대상으로 군단 소멸 스킬을 사용했다.
“어?”
강현수의 명령을 기다리던 검신 이광호의 몸이 먼지처럼 흩어졌다.
“이게 무,”
당황한 검신 이광호가 말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육체가 완벽하게 소멸했다.
그리고.
사아아아악!
검신 이광호의 몸속에 있던 마기 스텟이 마기의 구슬로 빨려 들어갔다.
‘오호.’
마지막 테스트가 성공했다.
지휘관을 임명하는 데 소모된 스텟은 소환수가 소멸해도 환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마기는 강현수가 준 게 아닌 독자적으로 손에 넣은 힘.
그래서일까?
소멸한 검신 이광호의 몸속에 잠들어 있던 마기를 마기의 구슬이 흡수했다.
‘실패할 줄 알았는데.’
멋지게 성공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여신의 눈물 EX랭크가 특수 스텟 신성을 흡수했습니다.]
[신성 스텟이 상승하였습니다.]
강현수가 테스트를 위해 넘겨준 여신의 눈물로 검신 이광호가 얻게 된 신성 스텟이.
‘돌아왔어.’
여신의 눈물을 통해 다시금 강현수에게 흡수되었다.
‘이건 기대 이상인데.’
특수 스텟의 특이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마기 스텟과 신성 스텟 모두 강현수에게 흡수되었다.
‘다시 가득 찼네.’
[마기의 구슬에 마기가 가득 찼습니다. 마기를 흡수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마기의 구슬은 방금 전 강현수가 특수 스텟 마기를 습득하기 위해 사용해 텅 비어 있었다.
그런데 검신 이광호의 소멸과 함께 다시 마기가 가득 찼다.
‘좋네.’
강현수는 다시금 마기의 구슬에 가득 찬 마기를 흡수했다.
[마기 스텟이 상승하였습니다.]
마기 스텟이 빠르게 늘어나는 게 느껴졌다.
그런데.
‘역시나인가.’
마기의 구슬이 가지고 있는 마기의 양은 900 이상.
검신 이광호의 경우 마기의 구슬에 가득 찬 마기를 흡수하면서 995의 마기 스텟을 얻었고.
이는 강현수도 동일했다.
마기의 구슬에 가득 찬 마기를 두 번이나 흡수했으니 이론적으로 강현수의 마기 스텟은 1,990.
거의 2,000에 근접해야 했다.
그러나 현재 강현수의 마기 스텟은.
특수 스텟 : [마기 1,359]
2,000은커녕 1,400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지.’
신성 스텟의 경우도 그랬다.
스텟이 올라갈수록 동일한 마기를 흡수해도 올라가는 속도가 더뎌졌다.
마기 스텟은 안 그랬으면 했는데.
‘동일하네.’
점점 스텟이 높아질수록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했다.
‘일반 스텟이었다면 레벨 업을 통해 미분배 스텟으로 올릴 수 있지만.’
특수 스텟은 그게 불가능했다.
‘부지런히 사냥하는 수밖에 없겠네.’
예상보다 올라가는 속도가 더뎌서 그렇지 어쨌든 올라가기는 올라간다.
그럼 문제 될 건 없었다.
‘좋게 생각하자.’
오히려 일반 스텟의 경우
로 돌아가며 무한대로 스텟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뭐, 당분간은 누적 스텟을 올리기 힘들겠지만.’
누적 스텟을 올리려면 남는 스텟이 있어야 했는데.
당분간은 남는 스텟이 없을 것 같았다.
10만이 넘는 소환수의 TO를 채우기 위해서는.
‘스텟을 남겨 둘 여유 따위는 없으니까.’
강현수가 군단 구성 스킬을 시전했다.
사아아악!
마력이 모여들며 검신 이광호의 백으로 만든 소환수가 탄생했다.
‘역시나네.’
혹시 타인에게 죽지 않고 직업 스킬로 소멸하면 혼백이 온전히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는데.
헛된 기대였던 모양이다.
‘신성도 마기도 남아 있지 않네.’
이건 강현수가 검신 이광호가 소멸하며 남긴 신성 스텟과 마기 스텟을 흡수했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흡수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소멸했을 거야.’
소환수는 강현수의 스텟을 소모해 마력으로 만들어진 존재.
기존에 어떤 힘을 다루던 새롭게 탄생한 소환수는 마력밖에 다룰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마족 출신 소환수들도 강현수에 의해 부활하면 마기가 아니라 마력을 다루게 된다.
그 후 마기의 구슬을 통해 마기를 주입받으면 육체가 마력이 아니라 마기로 구성되기는 하지만.
‘소멸하면 그 마기가 고스란히 흘러나오겠지.’
검신 이광호처럼 말이다.
‘주의해야겠어.’
강현수가 마기의 구슬로 마기를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기로 육체를 만든 수환수가 마족의 손에 소멸하면?
그 마기를 고스란히 빼앗길 수 있었다.
‘신성 스텟도 늘려야 하는데.’
이건 마왕군의 대대적인 침공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쉽게 늘릴 수가 없었다.
리치를 부활키고 소멸시킨 뒤 신성 스텟을 얻는 방법은.
‘효율이 너무 떨어져.’
마기 스텟은 마기의 구슬을 통해 지금처럼 모으고.
신성 스텟은 마왕군의 침공이 시작되면 대량으로 얻을 수 있으니 보류.
남은 건.
‘독성 스텟이지.’
강현수는 그간 꾸준히 온갖 종류의 독을 섭취하며 독성 스텟을 올려 왔다.
언데드 군단과의 싸움에서 시독을 통해 꽤 많은 독성 스텟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마기 스텟은커녕 신성 스텟과 비교해도 너무 적어.’
현재의 독성 스텟은?
약한 적이 다수 있다면 상당히 쓸 만하지만.
‘강한 적들에게는 그리 치명적이지 않아.’
또 독초를 먹는 식으로 독성 스텟을 올리는 것도 거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제 웬만한 독을 먹어도 독성 스텟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거기로 가 봐야겠네. 슬슬 정리할 때가 되기도 했고.’
라메파질 왕국의 남쪽에 위치한 아우프 정글.
이곳은 독충 군단의 대대적인 침공이 있기 전부터 아주 까다로운 사냥터로 통했다.
바로 맹독을 가진 몬스터들의 비율이 아주 높은 사냥터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독충 군단의 침공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는 점이다.
맹독을 가진 몬스터들과 새롭게 추가된 독충 군단이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로 변하면서.
‘독성이 엄청나게 강해졌지.’
강현수의 가장 큰 수입원인 구오피로도 아우프 정글에 서식하는 몬스터들의 독을 해독하는 건 불가능했다.
고급 해독제를 잔뜩 가지고 다녀야 사냥이 가능했는데.
‘그건 가성비가 안 맞지.’
그래서 사실상 방치된 사냥터였다.
문제는 방치된 덕분이 독충 군단을 포함해 맹독을 가진 몬스터의 숫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고.
‘1년 후 대규모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나지.’
그 일로 인해 라메파질 왕국은 국토의 1/3이 죽음의 대지로 변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다.
‘가 봐야겠어.’
미래에 일어날 몬스터 웨이브도 막고.
독성 스텟도 올리고.
‘일석이조지.’
거기다 경험치도 잔뜩 얻을 수 있다.
추가로 차원 게이트가 열린 것도 아닌데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날 정도로 몬스터 포화 상태인 지역이었으니까 말이다.
‘어떻게 할까?’
강현수가 고민에 빠졌다.
송하나, 투황, 유카를 데리고 가느냐 마느냐 때문이었다.
‘혼자 간다.’
잠시 고민하던 강현수가 결정을 내렸다.
독성이 강한 몬스터라고 해도 송하나, 투황, 유카 정도의 강자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고급 해독제와 불멸의 성화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
강현수 일행은 가성비를 따져 가며 사냥할 필요가 없다.
비효율적이라고 해도 레벨을 올리는 게 우선이었다.
그러나.
‘역시 혼자 가는 게 맞아.’
송하나, 투황, 유카를 데리고 가는 것보다는 기존 사냥터를 순회시키는 게 나았다.
‘같이 다니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야.’
마기의 구슬을 빠르게 채우기 위해서는 강현수가 송하나, 투황, 유카와 함께 다니는 게 이득이었다.
그러나 사냥 효율을 생각하면 사정이 달라졌다.
강현수는 소환수를 동원해 사냥터를 초토화시키는 방식으로 사냥을 한다.
당연히 송하나, 투황, 유카가 잡을 수 있는 몬스터의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또 강현수의 사냥 속도가 워낙 빠르기에 사냥터 역시 빠르게 바꿔 줘야 했는데.
‘이동하는 시간은 사냥을 못 하니 그것도 손해지.’
그동안은 어찌어찌 맞출 수 있었지만.
‘요즘 열정이 넘친단 말이지.’
송하나, 투황, 유카의 레벨이 전체적으로 빠르게 오르기도 했고.
의욕도 넘쳐흘렀다.
그간은 강현수가 소환수를 통해 불침번과 잡일을 해결해 주기도 했지만.
‘굳이 내가 함께할 필요는 없지.’
송하나, 투황, 유카 역시 강현수의 지휘관이다.
당연히 휘하에 강현수가 배치해 준 소환수들을 거느릴 수 있다.
‘다 함께 아우프 정글로 가는 것보다는 나 혼자 가는 게 더 효율적이야.’
그게 강현수에게도 송하나, 투황 유카에게도 이득이었다.
함께하는 것보다 따로 움직이는 게 더 빨리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길이었으니까 말이다.
‘가자.’
강현수가 결심을 굳혔고.
곧바로 송하나, 투황, 유카를 불러들였다.
‘결정을 했으면 곧바로 움직여야지.’
괜히 미뤄봐야 사냥 효율만 떨어질 뿐이다.
“무슨 일이야?”
송하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고.
“그러니까…….”
강현수가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미래 예지 스킬로 봤다고 말한 후 간단하게 앞으로 일정을 설명했다.
“같이 갈 수는 없을까요?”
유카가 간절한 눈빛으로 강현수에게 물었다.
“그럴 수는 있겠지만 효율이 너무 떨어져.”
강현수는 개인의 무력만으로 신의 칭호를 손에 넣었다.
거기다 직업 일인군단의 힘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홀로 일국을 상대하고 남을 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송하나, 투황, 유카 역시 강현수의 버프와 업적을 포함해 아이템과 직업의 힘으로 레벨을 초월한 강함을 지니고 있었다.
신의 칭호를 가진 플레이어들에게는 밀릴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그 아랫급은 가능하지.’
황, 제, 성, 존.
이 세 사람이 가진 힘은 절대 그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비교 대상이 적염제 도르초프를 포함해 검왕 장석원과 인의군왕 신창후니까 착각을 하는 거지.’
그 세 사람은 강현수의 휘하 지휘관이었고.
모두 여단장으로서 연대장인 송하나, 투황, 유카보다 더 상위 버프를 받고 있었다.
‘제와 왕의 칭호를 가지고 있지만.’
강현수의 버프와 그간 얻은 업적 덕에 실제 실력은 현재 칭호보다 한 단계 위라고 봐도 무방했다.
특히 검왕 장석원과 인의군왕 신창후의 경우.
‘검황이나 인의군황이라고 불릴 만한 실력을 뛰어넘었지.’
신의 칭호를 가진 이들에게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황, 제, 성, 존의 칭호를 가진 이들 중에서는 최상위 실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강현수의 버프를 받지 않은 황, 제, 성, 존의 칭호를 가진 이들과 송하나, 투황, 유카의 힘을 비교하면?
‘더 강하면 강했지 절대 약하지는 않아.’
단 이는 어디까지나 강현수의 버프 덕이 컸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만 성장해 나간다면?
‘몇 년 안에 신의 칭호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거야.’
이는 강현수의 바람이 아니라.
회귀 전 세 사람의 행적과 회귀 후의 성장 속도를 보고 냉정하게 판단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제 슬슬 따로 행동해야 해.’
강현수는 자신의 생각을 송하나, 투황, 유카에게 이야기하고 홀로 아우프 정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