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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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군단

‘쉽게 풀렸네.’

낚싯줄을 던지기는 했지만, 완전히 낚아 올리기 위해서는 꽤 힘겨운 신경전을 해야 할 줄 알았는데.

일이 너무 쉽게 풀렸다.

‘빙화신검을 믿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지휘관 임명.’

강현수가 권신에게 지휘관 임명 스킬을 사용했다.

[플레이어 강현수가 지휘관 임명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권신이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를 바라보며 잠시 고민했다.

결심을 했다고는 하지만.

제약이 없다고는 하지만.

누군가의 수하가 된다는 사실이 달가울 리가 없었다.

그러나 빙화신검의 달라진 모습이 보여 준 유혹이 너무 강했다.

‘어차피 허울일 뿐이야.’

마왕군과의 전쟁에서 힘을 보태는 건 어차피 해야 할 일.

그저 다크 나이트 소속이라는 허울을 쓰는 대가로 이 정도 버프를 받는 건 무조건 이득이었다.

권신이 예를 선택했고.

[연대장으로 임명되셨습니다.]

[모든 스텟이 20% 증가합니다.]

“오오오!”

스텟이 확 늘어났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강현수가 지휘관의 축복 스킬을 시전하며 추가로 모든 스텟이 30% 증가했다.

‘엄청나다.’

모든 스텟이 50%나 증가하다니?

이런 강력한 버프가 있다는 사실은 듣도 보도 못했다.

거기다 시간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감사합니다.”

권신이 강현수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이런 엄청난 버프를 준 은인이니 당연했다.

“내가 너보다 위다.”

권신이 얼굴 가득 미소를 피어 올리며 빙화신검에게 말했다.

“아니, 어떻게…….”

빙화신검의 얼굴에 억울함이 가득했다.

“새롭게 얻은 스킬에 대한 정보는 빙화신검이 알려 줄 거다.”

“알겠습니다.”

궁금한 게 많던 차였다.

“어디 한번 보고해 봐.”

권신의 말에 억울함으로 가득했던 빙화신검의 얼굴에 음흉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래, 내가 다 알려 줄게.”

그러더니 새롭게 얻은 스킬에 대한 정보들을 풀었다.

“이 사기꾼 자식이! 날 속였어! 제약 같은 거 없다며!”

권신이 분노한 얼굴로 빙화신검의 멱살을 잡았다.

자신의 생사여탈권이 강현수에게 넘어갔다.

이런 큰 제약을 이야기하지 않다니?

“어차피 사용할 일도 없는 거니까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

빙화신검의 말에 권신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 멍청한 놈아! 척마혈신이 죽으면 우리도 죽는 거잖아! 그건 생각 못 했냐!”

“어? 그건 그렇네.”

“에휴!”

빙화신검의 대답에 권신이 긴 한숨을 토해 냈다.

그저 척마혈신의 휘하에서 싸우는 게 끝이 아니다.

무조건 척마혈신을 지켜야만 자신들도 살아남는 상황이 된 것이다.

“너를 믿은 내가 바보지.”

권신이 고개를 푹 숙였다.

빙화신검이 악의를 가지고 사람을 속일 놈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를 믿었다.

그렇지만.

‘저놈이 멍청하다는 사실을 깜빡했어.’

권신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고 보자.”

권신이 빙화신검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갑자기 확 늘어난 스텟에 적응한 후 빙화신검에게 이번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 줄 생각이었다.

“자기가 알려 달라고 해 놓고는.”

빙화신검이 억울한 듯 중얼거렸지만.

오히려 권신의 눈에 서린 분노만 더 커질 뿐이었다.

“네가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강현수가 권신에게 말했다.

“뭐, 그렇기는 하겠죠. 약속은 꼭 지켜 주셔야 합니다.”

“물론이다.”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강현수의 확답에 권신이 획 하고 몸을 돌렸다.

사기를 당한 상황이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강현수는 굳이 권신을 붙잡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휘하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으니까.

“그럼 저도 가 보겠습니다.”

빙화신검 역시 강현수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이고 자리를 떠났다.

“너무 건방진 거 아니야?”

송하나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멀어지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강현수의 휘하에 들어왔음에도 저런 건방진 태도를 보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관없어.”

휘하에 넣은 이상 저런 건방진 태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해결될 것이다.

거기다 큰 선물을 받았기에 현재 강현수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그 큰 선물은 바로.

[일인사단 - S랭크가 일인군단 - SS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강현수의 직업인 일인사단이 일인군단으로 성장했다는 메시지였다.

‘강자를 휘하에 거둘수록 직업의 랭크 상승이 빨라지지.’

이미 알고 있었다.

강현수는 오크 군단과 언데드 군단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소환수를 여럿 만들었다.

그 후에도 꾸준히 직업 스킬을 사용하고 소환수를 만들었다.

그러나 직업 랭크는 쉽게 성장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인사단과 일인군단의 벽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신의 칭호를 가진 플레이어를 둘이나 휘하에 넣었으니 당연히 올라야지.’

그간 오크 로드 카쉬쿠와 마계 귀족을 비롯해 철혈제 브라굴 대공을 포함한 최상위 네임드 플레이어 다수를 소환수로 만들어 직업 랭크의 경험치를 한계치까지 쌓았다.

그런 상황에서 빙화신검과 권신이라는 강자들이 휘하에 들어왔으니.

직업 랭크가 오르는 건 너무도 당연했다.

‘이제 겨우 SS랭크야.’

전면전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기는 했지만.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아직 SSS랭크와 EX랭크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이상이 있을 수도 있고.’

이미 유카를 통해 EX랭크의 상위 랭크의 존재를 확인했다.

‘EX로 만족할 수는 없지.’

얼음 왕의 목걸이는 전투에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항상 북부에 보관했고.

탐식의 검과 수호의 반지에도 지속적으로 먹잇감을 던져 주며 EX랭크를 넘어설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뭐, 아직까지 특별한 수확은 없지만.

‘아틀란티스 차원을 넘어오고 이제 고작 9년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야.’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특히 회귀 전과는 비교 불가할 정도로 엄청난 힘과 세력을 손에 넣었다.

이대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이번에는 마왕을 쓰러트릴 수 있을 거야.’

그럼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

강현수의 눈이 번뜩였다.

‘일단 새로운 스킬부터 파악해 볼까?’

직업 랭크가 올랐으니.

뭐가 어떻게 변했는지부터 확인해 봐야 했다.

‘엄청나다.’

일인군단에 대해 살펴보던 강현수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

일인사단과 일인군단은 고작 한 단계 차이다.

그러나.

‘아예 격이 다르다.’

보유할 수 있는 소환수의 총량부터가 그 격이 달랐다.

일인사단의 한계치는 18,800기의 소환수.

그것도 임시 연대를 포함시켰을 때의 수치였다.

그러나 일인군단은 기본이 100,000기였다.

휘하에 세 개 직속 사단과 다섯 개의 직속 여단.

그리고 15개의 직속 연대를 거느릴 수 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기본이야.’

아마 강현수의 의지에 따라.

‘임시 사단이나 여단을 만들 수도 있겠지.’

강현수의 입가가 환해졌다.

보유할 수 있는 소환수의 숫자가 늘어났다는 것만으로도 큰 이득이었지만.

‘사단장과 여단장을 임명할 수 있다는 게 크다.’

연대장만 임명이 가능했을 때는 버프의 한계치가 20%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단장과 여단장 임명이 가능하다면?

‘최대치가 30%로 늘어난다.’

여기에 지휘관의 축복 랭크를 상승시키면…….

‘최대 65%.’

기본적으로 고작 세 명만 임명할 수 있을 뿐이지만.

‘임시 사단을 운용하면 더 늘릴 수 있어.’

모든 스텟을 늘려 줄 수 있는 60%의 버프를 받을 수 있는 여단장 역시 다섯 명이지만.

‘임시 여단을 운용하면 더 늘어날 수 있겠지.’

산술적으로만 봐도 강현수가 운용할 수 있는 소환수의 숫자가 여섯 배 넘게 늘어났다.

여기에 임시 사단과 임시 여단까지 포함하면?

‘최대 일곱 배.’

소환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그에 걸맞게 임명할 수 있는 지휘관의 숫자도 늘어난 상황.

머릿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휘하 지휘관과 소환수 들의 전력 자체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거기다 새롭게 손에 넣은 스킬들까지 그 위력이 범상치 않았다.

‘이 정도면…….’

진정한 의미에서 일인군단이 될 수 있다.

‘이반 야멜리코넨.’

회귀 전 일인군단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던 플레이어.

그러나 그는 일인군단이라는 칭호로 불렸을 뿐.

진짜 일인군단을 이끈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가능하다.’

홀로 10만이 넘는 병력의 군단을 운용하는 게 가능하다.

단순히 많은 숫자의 소환수를 거느렸기에 군단이라 불리는 게 아니라.

진짜 군단을 거느릴 수 있다.

그리고.

‘아직 더 남았어.’

일인군단 위에 뭐가 있는지는 강현수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대략 짐작은 갔다.

‘여러 군단을 휘하에 거느릴 수 있는 직업이겠지.’

기대감이 차오른다.

일인군단만으로도 10만의 군세를 거느릴 수 있다.

그 이상인 SSS랭크 직업이라면?

몇십만의 군세를 거느릴 수 있고.

EX랭크라면.

‘최소 1백만.’

정말 그 정도 숫자의 소환수를 거느릴 수 있게 된다면.

‘어쩌면 나 혼자 이 전쟁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도 몰라.’

강현수의 눈이 번뜩였다.

자신의 숨통을 끊은 건 배신자들이었지만.

그들에 대한 복수는 차근차근 이루어지고 있다.

또 지금 가진 힘만으로 충분히 회귀 전의 원한을 갚아 줄 수 있다.

그러나 마왕군은 달랐다.

회귀 전 인류는 마왕군과의 전쟁에서 패배했다.

마계 귀족들도 문제였지만.

‘마왕.’

죽음에서 부활한 불가해의 존재.

‘이길 수 있어.’

최강의 플레이어들을 휘하에 담아 지휘관 임명과 지휘관의 축복으로 강화시키고.

그 뒤를 소환수들이 받친다.

마왕은 죽은 후 부활했다.

그리고 부활하자 더 강해졌다.

그게 한 번으로 끝날지 계속 반복될지는 강현수도 모른다.

그러나.

‘나도 부활이 가능해.’

스텟만 넉넉하다면.

소환수는 무한 부활이 가능했다.

단지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살아 있는 상태로 휘하에 든 지휘관이 죽은 후 부활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혼이 떠나가고 남은 백으로만 이루어진 망자가 될까?

아니면 혼백이 온전히 존재하는 생자로 돌아올까?

지금까지는 이 궁금증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마왕군과의 전쟁에서 큰 도움이 될 휘하 플레이어들을 일부러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는 없었으니까.

또한 그들은 단순한 수하가 아니라 강현수의 동료였다.

‘그렇지만 확인을 하기는 해야 해.’

그래야만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테라 왕국에 가 봐야겠군.’

회귀 전의 원한도 마무리 지으면서 테스트도 마치기 위해서는 테라 왕국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강현수가 마룡 카라스, 도플갱어 킹 탈리만, 오크 로드 카쉬쿠, 데스 나이트 버나드를 소환했다.

현재 강현수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소환수들.

휘하에 있는 존재들 중 가장 강한 존재는 아크 리치 킹 리몬쉬츠였지만.

‘지휘관 임명 스킬이 통하지 않아.’

그게 마족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리치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크 리치 킹 리몬쉬츠를 지휘관으로 임명하는 것도 지휘관의 축복을 내리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 넷은 다르지.’

일단 임시 사단을 몇 개나 만들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강현수가 연대장 셋을 데스 나이트 버나드의 휘하에 배속시켰다.

그 순간.

[연대장 데스 나이트 버나드를 임시 사단의 지휘관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스텟이 소모됩니다.]

[데스 나이트 버나드의 직위가 연대장에서 사단장(진)으로 변경됩니다.]

[군단장은 1개의 임시 사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임시 사단은 최소 5,000명, 최대 10,000명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고작 하나뿐인가?’

강현수의 얼굴에 아쉬움이 피어올랐다.

사단장일 때는 두 개의 임시 연대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고작 한 개의 임시 사단만 만들 수 있을 뿐이었다.

‘뭐, 그때는 임시 여단을 만들 수 없었으니까.’

임시 연대가 한계였다.

그러나 지금은?

‘한 번에 두 개나 풀렸어.’

임시 사단으로 끝이 아니라.

임시 여단도 만들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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