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2)
신소희는 길고 긴 고통에 몸부림치며 자신이 저지른 죗값의 일부를 치른 후.
죽었다.
‘운이 좋네.’
강현수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한 권의 스킬북을 바라봤다.
[마리오네트–SSS랭크]
죽은 신소희의 바람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희박한 확률을 뚫고 마리오네트 스킬북이 나왔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혹시 몰라 레플리카 스킬로 만들어 놓기도 했었고 말이다.
‘F랭크보다는 SSS랭크가 낫지.’
거기다 마리오네트 스킬은.
‘레플리카 스킬의 한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지.’
일인사단이라는 직업이 없었다면?
일반 스킬로도 보유하고 레플레카 스킬로도 보유했겠지만.
‘굳이 두 개나 보유할 필요는 없지.’
강현수는 레플리카 목록에서 마리오네트를 삭제한 후.
SSS랭크 마리오네트 스킬북을 습득했다.
‘페널티가 크기는 하지만.’
그건 다른 플레이어들의 경우고.
강현수에게는 사정이 좀 달랐다.
‘누적 스텟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그건 스텟 고정 스킬이 어느 정도 방어해 줄 거야.’
F랭크였던 스텟 고정 스킬은 잦은 사용으로 현재 S랭크에 머물고 있었다.
‘마리오네트 스킬은 아군이 아니라 적군에게 사용하기에 딱이야.’
플레이어에게만 사용 가능하다는 제약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마왕의 하수인들이나 지구 귀환을 원치 않아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사용하면 그만이야.’
아군이 될 이를 좀 더 손쉽게 포섭하는 데도 꽤 쓸 만할 듯싶었다.
‘신소희는 끝났고.’
이제 황소욱에 대한 처벌을 결정할 차례였다.
* * *
‘난 끝났어.’
황소욱이 멍한 표정으로 철창 밖의 풍경을 바라봤다.
신소희가 죽음으로써 인해 영속지배가 풀렸지만.
황소욱은 그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끼이이익!
그때 철창 문이 열렸고.
“나와라.”
간수들이 황소욱을 끌어냈다.
“사, 사형인 겁니까?”
황소욱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조사는 이미 끝났다.
남은 것은 황소욱의 사형 집행뿐.
“조용히 입 다물고 그냥 얌전히 따라오기나 해.”
“살려 주십시오! 전 아직 죽고 싶지 않습니다! 죽고 싶지 않다고요!”
황소욱이 간수에게 애걸복걸했다.
퍼억!
하지만 돌아온 것은 가혹한 폭력뿐이었다.
“더 얻어터지고 싶으면 어디 더 떠들어 봐.”
“…….”
간수의 폭력 앞에 황소욱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렇게 죽는 건가?’
절로 눈물이 나왔다.
그러나 다행히.
황소욱이 도착한 곳은 사형장이 아니라.
전신을 칠흑빛 갑옷으로 감싸고 있는 한 플레이어 앞이었다.
“나가 봐.”
“예.”
간수들이 황소욱을 데려다 놓고 물러났다.
‘척마혈신?’
황소욱의 눈이 동그래졌다.
꼼짝없이 사형장으로 끌려갈 줄 알았다.
그런데 발해길드의 길드 마스터인 검왕 장석원도 아니고 뜬금없이 다크 나이트의 수장인 척마혈신 앞에 도착했다.
‘기회다.’
자신이 왜 척마혈신 앞에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필요하니까 데리고 왔겠지.’
눈앞의 척마혈신은 황소욱에게 있어서 유일한 구명줄이나 마찬가지였다.
“스킬 강화의 랭크가 뭐지?”
척마혈신의 물음에 황소욱의 표정이 돌처럼 굳어졌다.
‘그걸 어떻게?’
스킬 강화는 자신과 신소희밖에 알지 못하는 비밀이었다.
‘소희한테 들은 건가?’
황소욱이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대답할 생각이 없나 보군.”
척마혈신의 손이 검을 향해 움직였다.
“EX랭크입니다!”
화들짝 놀란 황소욱이 재빨리 대답했다.
지금은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보다 목숨을 보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레벨은?”
“900레벨입니다.”
“제법 많이 올려 놨구나.”
“예! 제가 명성을 떨칠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기회만 있었다면 능히 네임드 플레이어가 되었을 것입니다.”
“너의 상태창을 온전하게 공개해라.”
“알겠습니다.”
척마혈신의 지시에 황소욱이 자신의 상태창을 오픈했다.
발해길드에 입단할 때도 상태창을 온전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태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업적도 꽤 많이 쌓았네? 고랭크 스킬도 꽤 많고.”
“감사합니다. 상태창을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전 이대로 사라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재입니다.”
황소욱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했다.
“서명해.”
척마혈신이 영혼의 계약서를 내밀었다.
“예!”
자신의 어필이 통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황소욱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영혼의 계약서를 받아 들었다.
‘이제 살았어.’
기쁜 마음으로 영혼의 계약서를 받아 든 황소욱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이건 완전히 노예 계약서잖아.’
정확히 말하면 그것보다 심했다.
여기에 사인을 하면?
황소욱은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척마혈신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했다.
“왜, 싫어?”
척마혈신이 영혼의 계약서를 다시 거두어 가려 하자.
“아닙니다!”
황소욱이 재빨리 대답하며 손가락에 작은 상처를 낸 후 영혼의 계약서에 지장을 찍었다.
화악!
밝은 빛무리가 황소욱과 척마혈신의 몸에 스며들었다.
‘일단은 살아남는 것만 생각하자. 영혼의 계약서는 한쪽이 사망하거나 서로 동의하면 해지할 수 있어.’
황소욱은 애써 희망을 가졌다.
그런 황소욱의 눈앞에.
[플레이어 강현수가 지휘관 임명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예를 선택해라.”
척마혈신의 말에.
‘영혼의 계약서를 썼으면 끝 아닌가? 이건 도대체 뭐야?’
황소욱이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그 순간, 영혼이 부서지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영혼의 계약서가 황소욱의 망설임을 계약 위반으로 간주한 것이다.
“크악!”
비명을 터트린 황소욱이 재빨리 예를 선택했다.
그 순간.
[중대장으로 임명되셨습니다.]
[모든 스텟이 10% 증가합니다.]
모든 스텟이 10%나 상승하는 버프를 손에 넣었다.
황소욱의 눈이 번뜩였다.
‘나를 중요하게 쓸 모양이네.’
무려 10%다.
거기다 모든 스텟이 늘어나는 최상급 버프였다.
한데.
“지휘관의 축복.”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지휘관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모든 스텟이 25% 증가합니다.]
“헉!”
절로 헉 소리가 나왔다.
모든 스텟이 무려 35%나 증가한 것이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충성을 다해 척마혈신 님을 모시겠습니다!”
황소욱이 재빨리 척마혈신 앞에 납작 엎드려 충성을 맹세했다.
“그럼 첫 번째 명령을 내리지.”
“예, 얼마든지 내려 주십시오!”
[레플리카 – SS랭크]
“눈앞에 보이는 이 스킬을 대상으로 모든 경험치를 소모해서 스킬 강화를 시전해라.”
“예? 그게 무슨?”
황소욱이 자기도 모르게 반문을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으아아아악!”
영혼이 산산이 부서지고 개미가 전신을 갉아 먹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스, 스킬 강화!”
고통에 못 이긴 황소욱이 재빨리 스킬 강화 스킬을 눈앞에 떠 있는 레플리카라는 스킬에 사용했다.
[현재 보유 중인 모든 경험치를 소모해 레플리카 – SS랭크의 등급을 상승시킵니다.]
[레벨이 0으로 하락하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황소욱의 눈앞에 너무도 허탈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0레벨?’
고통으로 인해 다급하게 스킬을 시전한 대가는 실로 엄청났다.
900레벨이던 황소욱의 레벨이 순식간에 0레벨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이게 가능한 일이었다니?’
황소욱은 스킬 강화를 타인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방금 처음 알았다.
지금까지는 당연히 자기 자신이 보유한 스킬에만 사용 가능한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타인에게 시전 불가능하다는 조건 따위는 없었어.’
그저 황소욱 혼자 착각했을 뿐이다.
“오늘 일에 대해서는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마라.”
“예!”
척마혈신의 말에 황소욱이 황급히 대답했다.
대답하지 않는 순간 찾아올 극심한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한 조건반사였다.
“들어와.”
척마혈신의 말에 원주민 플레이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곧바로 작업을 시작하면 되겠습니까?”
“그래.”
“작업이라니? 그게 무슨?”
당황한 황소욱이 물었지만.
척마혈신이나 원주민 플레이어나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때 원주민 플레이어가 황소욱의 손등에 있는 인장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약품을 뿌렸다.
“서, 설마?”
그 모습에 화들짝 놀란 황소욱이 손을 빼려 했지만.
“가만히 있어.”
척마혈신의 한마디에 얌전히 손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원주민 플레이어에 의해 황소욱의 손등에 있던 테라 왕국 자유민의 인장이.
노예의 인장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럴 수가.”
황소욱의 얼굴이 허탈함으로 물들었다.
그와 동시에 두 눈에서 하염없이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노예라니?’
가 된 것도 모자라 신분까지 추락해 버렸다.
“작업이 끝났습니다.”
황소욱의 자유민 인장을 노예의 인장으로 바꾼 후 원주민 플레이어가 자리를 떠났다.
“이제부터 넌 노예병이다.”
척마혈신의 말에 황소욱이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예, 한데 한 가지 여쭈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뭐지?”
“저를 노예병으로 부리실 거라면 레벨이 높은 편이 낫지 않습니까? 한데 어째서 저를
로 만드셨는지요?”
마음 같아서는 왜 그랬냐고 멱살을 잡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극심한 통증이 찾아올 테니까.
“레벨이야 다시 올리면 그만이지. 넌 업적도 착실하게 쌓아 놔서
지만 스텟이 25
수준은 되잖아.”
“그렇기는 하지만.”
“또 내가 버프도 줬으니까 실제 스텟은 33
수준이겠네. 거기다 보유한 스킬들의 랭크도 꽤 높은 편이니, 실제 전투력은 40
수준 정도는 되겠지.”
“그럼 처음부터 다시 레벨을 올리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알겠습니다.”
황소욱이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마음 같아서는 묻고 싶었다.
그렇게 레벨을 올리고 나면 또 자신을 불러 스킬 강화를 사용하게 할 거냐고.
다시
로 만들 거냐고.
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척마혈신의 입에서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는 순간.
황소욱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희망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 당장 나가서 사냥부터 해. 검왕 장석원에게 말을 해 뒀으니, 지금까지처럼 발해길드에서 생활할 수 있을 거다.”
“예.”
황소욱이 반쯤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 * *
‘역시 효과가 좋네.’
강현수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고유 스킬 레플리카가 SS랭크에서 SSS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고유 스킬 레플리카가 단숨에 SS랭크에서 SSS랭크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내 가설이 맞았어.’
그간 강현수는 쿨타임이 돌 때마다 스킬 강화를 사용했다.
한 번 스킬 강화를 사용할 때마다 강현수의 레벨은.
‘500~600레벨에서 0레벨로 하락하지.’
그 엄청난 경험치가 소모되었음에도.
‘레플리카 스킬의 성장 속도는 상당히 느렸어.’
오히려 쿨타임이 끝날 때마다 시전해서 그런지 스킬 강화의 랭크가 예상보다 빨리 오르는 느낌이었다.
‘회귀 전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이기는 하지만.’
먹어 치운 경험치에 비하자면?
‘너무 보잘것없는 느낌이었지.’
그래서 이런 가설을 세워 봤다.
‘스킬 강화에서 소모되는 경험치의 총량에 따라 상승 폭이 다를 확률이 높다.’
0~100레벨의 경험치와 100~200레벨의 경험치는.
‘총량이 다르지.’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경험치를 올리기가 월등히 힘들어진다.
특히 마의 구간이라 불리는 400~500레벨 구간부터는.
‘레벨 업에 필요한 경험치 총량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하지.’
경험치의 총량은 레벨을 올리면 올릴수록 더 가혹하게 늘어난다.
‘0~100레벨을 찍는 데 필요한 경험치와 800~900레벨을 찍는 데 필요한 경험치는 하늘과 땅 차이야.’
아니, 하늘과 땅 수준이 아니라 지구와 태양 정도의 어마어마한 격차가 날 것이다.
그럼 당연히.
‘스킬 강화가 소모하는 경험치의 총량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강현수는 직접 이 가설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하는 건 손해지.’
쿨타임이 돌 때마다 스킬 강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스킬 강화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누적 스텟에서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또 연쇄적으로 직업 일인사단의 숙련도 상승에도 문제가 생긴다.
0~500레벨을 찍는 데 필요한 경험치보다 500~600레벨을 찍는 데 필요한 경험치가 더 많지만.
500~600레벨을 찍어서 얻는 미분배 스텟은 1,000이고.
0~500레벨을 찍어서 얻는 미분배 스텟은 5,000이었으니까.
‘가성비 면에서 절대 비교할 수가 없지.’
그래서 그간 테스트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는데.
황소욱 덕분에 테스트를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강현수는 자신의 가설이 옳았다는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었다.
반나절 내전
‘고맙다, 황소욱.’
황소욱이 아틀란티스 차원에 와서 꾸준히 쌓아 온 레벨 덕분에.
강현수의 고유 스킬 레플리카가 단숨에 SS랭크에서 SSS랭크로 성장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황소욱이 열심히 레벨 업을 해서 경험치를 쌓아 놓으면?
다시 불러서 레플리카 스킬에 스킬 강화를 시전하도록 할 생각이었다.
‘생각을 바꾸기를 잘했네.’
강현수는 원래 황소욱에게도 신소희와 같은 운명을 선물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중간에 생각이 바뀌었다.
‘황소욱을 죽인다고 EX랭크 스킬 강화 스킬북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설사 나오더라도.
‘사용 주기가 빨리질 뿐이지.’
소모되는 경험치의 절대량 자체는 동일했다.
그 말은?
‘자주 사용해도 레플리카 스킬의 성장 속도는 동일하다는 뜻이지.’
그러나 황소욱을 살려 두고 사냥을 시키면?
‘스킬 강화에 소모되는 경험치의 절대량이 늘어나지.’
그럼 레플레카 스킬의 성장 속도도 빨라진다.
결정적으로.
죽음이라는 안식을 주는 것보다 삶이라는 지옥을 선물해 주는 게.
‘황소욱에게는 더 괴롭겠지.’
영혼의 계약서로 단단히 옭아맨 덕에.
황소욱은.
‘모든 자유를 잃었어.’
스스로 생을 마감할 자유마저도 박탈당했다.
앞으로 황소욱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면 시간과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기계처럼 사냥만 하며 살아야 할 거다.’
그 와중에 올라가는 레벨, 버는 돈, 손에 넣은 아이템은.
모두 강현수의 차지였다.
살아 있는 지옥.
그게 강현수가 황소욱에게 내린 처벌이었다.
‘이제 SSS랭크다.’
황소욱 덕분에 SS랭크에서 SSS랭크로 성장한 고유 스킬 레플리카는 이제 총 13개의 스킬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증폭도 역시 200%에서.
‘240%로 올라갔어.’
강현수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모든 레플리카 스킬들의 위력이 40% 늘어난 것이다.
‘회복했다.’
회귀 전 강현수의 레플리카 스킬 랭크는 SSS.
이제 겨우 회귀 전의 랭크에 도달했다.
‘다음은 EX랭크다.’
강현수도 가 보지 못했던 길이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가능해.’
강현수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스킬 랭크 상승 노예 황소욱도 열심히 노력할 테니까.
강현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제 소환수를 채워 볼까.’
18,800기로 늘어난 소환수 TO를 가득 채우려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 * *
강현수는 기계적으로 일과를 소화했다.
송하나와 투황을 데리고 함께 사냥을 하며 레벨 업을 하고 소환수를 늘린다.
그 후 쿨타임이 돌 때마다 스킬 강화를 사용했다.
중간중간 현실이라는 지옥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황소욱을 불러 스킬 강화를 사용하도록 했다.
황소욱이 저지른 범죄는 모두에게 알려졌다.
그래서 모든 이들의 손가락질과 괴롭힘을 받았다.
신분이 노예로 떨어졌기에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접도 받지 못하고 돼지우리에서 자고 개밥을 먹는 짐승과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
처참한 환경 속에서 잠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까지 줄여 가며 쉼 없이 사냥해 열심히 레벨을 올려놓으면?
강현수가 불러서 다시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