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사단
목적을 이룬 강현수가 테라 왕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몇 가지 정보를 알려 줬으니 잘 대처하겠지.’
그중에는 광혈제 이고르에 대한 정보도 있었다.
‘적염제 도르초프가 신경 써서 지켜보겠다고 했으니까.’
광혈제 이고르에 대해서는 신경을 꺼도 괜찮을 것 같았다.
강현수가 로크토 제국과 테라 왕국의 국경 지대에 도착했다.
당연히 공간 이동 게이트가 개방되어 있지 않아 걸어서 이동해야 했다.
‘도대체 언제 개선을 할 생각인지.’
그나마 전보다 나아져서 전시에 곧바로 활성화가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놓기는 했지만.
‘그래도 결국 양방향 활성화가 되기까지 몇 시간 정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정말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오히려 도보로 이동하는 게 더 빠른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지.’
그나마 양방향 활성화 후 추가될 지원군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게 유일한 장점이었다.
세실리아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면?
‘로크토 제국과 제후국 사이에 공간 이동 게이트 활성화부터 지시해야겠어.’
크르르릉!
몇몇 몬스터들이 강현수에게 덤벼들었다.
서걱!
강현수는 검을 휘둘러 가볍게 몬스터들을 베어 낸 후.
습관처럼 여단 구성 스킬을 사용했다.
저 몬스터들을 여단 병력에 포함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업 스킬의 숙련도를 올리기 위한 노가다의 일환이었다.
강현수는 새롭게 사냥한 몬스터들을 소환수로 만들고 소멸시키는 방식으로 직업 스킬 노가다를 지속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던 중.
[일인여단 - A랭크가 일인사단 - S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어라?”
갑자기 직업 스킬이 일인여단에서 일인사단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뭐야?’
중저레벨 몬스터들을 대상으로 습관적으로 여단 구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던 상황.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성장했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성장할 만도 했네.’
마룡 카라스를 쓰러트려 일인연대에서 일인여단으로 승급한 이후.
‘꽤 많은 이들을 휘하에 들였지.’
회귀 전 일인군단과 암왕이라 불렸던 이반 야멜리코넨과 세실리아.
그 두 사람이야 지금 당장은 레벨이 낮아 숙련도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후.
광살마존 조사평을 비롯한 맨티스길드 고레벨 플레이어를 시작으로.
검왕 장석원과 인의군왕 신창후, 도플갱어 킹과 도플갱어들, 용왕과 호왕을 비롯한 용호길드 고레벨 플레이어들까지.
여기에 적염제 도르초프까지 합류했으니.
‘사실 지금까지 안 오른 게 이상한 거긴 하지.’
정말 징그럽게 느린 성장 속도였다.
‘일인여단에서 일인사단도 이렇게 힘든데, 일인군단까지는 어느 세월에 가냐?’
일인여단이 일인사단으로 성장한 건 기쁜 일이지만.
일인사단을 일인군단으로 업그레이드시킬 생각을 하니.
앞이 막막했다.
하지만.
‘결국 도달할 수 있어.’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하면 된다.
강력한 힘을 가진 마계 귀족, 마왕의 하수인, 배신자 들은 강현수에게 있어서.
‘내 성장을 도와줄 영양 만점의 먹잇감일 뿐이야.’
강현수의 목표는 SS랭크인 일인군단이 끝이 아니다.
‘뭐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무조건 EX랭크까지 찍어야지.’
강현수는 다시금 소환수 노가다를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달라진 점이 뭐가 있는지 살펴봤다.
‘드디어 연대장을 임명할 수 있구나.’
일인여단일 때는 대대장만 임명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네 명의 연대장을 임명할 수 있게 되었다.
‘여단장은 불가능하네.’
아마 일인군단은 되어야 임명이 가능할 듯 보였다.
‘임시 연대장은 가능하려나?’
임시 대대장도 가능했으니 임시 연대장도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대대장 숫자도 늘어났어.’
임시 대대장을 제외하면 임명할 수 있는 대대장의 숫자는 아홉 명.
그런데 이번에 그 숫자가 두 배인 18명으로 늘어났다.
결정적으로.
‘소환수의 숫자가 5900기에서 15,900기로 늘어났어.’
보유 소환수 숫자가 세 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제 송하나와 투황에게도 대대장 자리를 줄 수 있겠어.’
그 두 사람은 그간 남는 대대장 자리가 없어서 계속 중대장에 머물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었다.
‘문제는 연대장에 누구를 임명하냐는 건데.’
실력순으로 보면?
마룡 카라스, 도플갱어 킹 탈리만, 적염제 도르초프가 최상위권이었고.
그다음은 검왕 장석원과 인의군왕 신창후 또는 권황과 무존이었다.
‘마룡 카라스와 도플갱어 킹은 확정이지만.’
나머지 두 자리는 좀 애매했다.
‘좀 더 고민해 보자.’
어차피 임명은 언제라도 할 수 있다.
그보다 우선시되는 건.
‘임시 연대장을 임명할 수 있느냐 하는 거지.’
임시 대대장 역시 세 명 이상 추가 임명이 가능한지 확인해 봐야 했다.
‘일단 도플갱어 킹 탈리만부터.’
강현수가 도플갱어 킹에게 대대장 지휘관 셋을 휘하에 넣어 임시 연대 구성을 시도해 봤다.
그 결과.
[대대장 도플갱어 킹 탈리만을 임시 연대의 지휘관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스텟이 소모됩니다.]
[도플갱어 킹 탈리만의 직위가 대대장에서 연대장(진)으로 변경됩니다.]
[사단장은 2개의 임시 연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임시 연대는 최소 500명, 최대 1,000명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성공했네.’
임시 연대를 두 개나 만들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두 개의 임시 연대를 만들면 소환수 숫자가 2천 기가 늘어난다.’
그럼 총 보유할 수 있는 소환수의 숫자도 15,900기가 아니라 17,900기가 된다.
‘임시 대대도 가능한지 테스트를 해 봐야지.’
강현수가 임시 대대를 구성해 봤다.
테스트 대상은 중대장에 머물고 있는 용왕 이지용이었다.
[중대장 이지용을 임시 대대의 지휘관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스텟이 소모됩니다.]
[이지용의 직위가 중대장에서 대대장(진)으로 변경됩니다.]
[사단장은 6개의 임시 대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임시 대대는 최소 100명, 최대 300명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두 배 늘었네.’
그럼 대대장은 총 24명을 임명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생각보다 넉넉하네. 임시 대대는 최대 300명이고 임시 연대는 최대 1,000명이야.’
정확히 정식 대대와 정식 연대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그럼 보유 소환수의 숫자는 총 18,800기로 늘어난다.
‘연대장도 총 여섯 명을 임명할 수 있어.’
고작 한 단계 차이지만.
일인사단은 일인여단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히 우월했다.
‘다시 부지런히 모아야겠네.’
대대장을 모두 채웠고 지휘관의 축복도 줄 사람이나 소환수에게는 다 준 상태.
거기다 괴력으로 인해 스텟 여유까지 제법 생겼었는데.
18,800기에 달하는 소환수를 보유하려면 부지런히 사냥을 해서 스텟을 쌓아야 할 것 같았다.
‘마룡 카라스도 임시 연대장으로 임명하자.’
강현수가 마룡 카라스를 소환해 임시 연대장으로 임명했다.
‘지능이 얼마나 상승했으려나?’
강현수가 기대감 어린 눈빛으로 임시 연대장이 된 마룡 카라스와 도플갱어 킹 탈리만에게 말을 걸었다.
“연대장으로 진급한 기분이 어떠냐?”
“저와 마룡 카라스는 주군의 종. 주군께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쁠 따름이옵니다.”
-저 역시 도플갱어 킹 탈리만과 마찬가지이옵니다.
“혹시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
묻는 말에 대답하는 건 대대장들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먼저 의견을 이야기하는 건.
‘대대장들은 불가능했지.’
하지만 연대장이라면?
“휘하 도플갱어들을 저의 임시 연대에 배속해 주소서. 하면 그 쓰임이 훨씬 좋을 것입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도플갱어 킹 탈리만이었다.
“어떤 식으로?”
강현수의 물음에.
“주군께서 명하신다면 인간들의 왕국이나 길드를 장악해 주군께 바치겠나이다.”
예상보다 과격한 대답이 돌아왔다.
“할 수 있겠어?”
“마계에서 세웠던 계획을 실행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내가 따로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주군께서 대상만 지정해 주시면 제가 실행에 옮기겠나이다.”
‘능동적으로 행동하는군.’
확실히 지능이 올라간 것 같기는 했다.
도플갱어 킹 탈리만이 말을 마치자 마룡 카라스가 입을 열었다.
-저 역시 휘하 용종 몬스터들을 저의 임시 연대에 배속해 줄 것을 청하나이다.
“왜?”
-마룡족은 용종 몬스터의 힘을 강화하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사옵니다.
“그럼 확실히 쓸 만하겠네. 넌 뭘 할 수 있지?”
-저와 용종 몬스터들은 도플갱어들처럼 인간들의 왕국이나 길드를 장악해 주군께 바치지는 못하겠으나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가능하옵니다.
“어떤 식으로?”
-주군이 명하신 나라 근처에 모습을 드러내 마족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키겠나이다.
‘꽤 쓸 만하네.’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게 가능해졌다.
“전투력은 어느 정도 회복했지?”
이건 강현수가 가장 궁금한 점이었다.
“신체 능력과 마력 자체가 생전에 미치지 못하옵니다.”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지능 역시 생전에 비하면 손색이 있사옵니다.
마룡 카라스는 표정을 알 수 없었지만.
도플갱어 킹 탈리만은 달랐다.
‘이것 봐라?’
도플갱어 킹 탈리만이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감정 변화 자체가 없던 대대장들과 비교하면?
실로 장족의 발전이었다.
거기다.
‘지금 말 돌린 거지?’
어느 정도 회복했냐고 물었는데.
생전에 미치지 못한다거나 생전에 비하면 손색이 있다는 식으로 은근슬쩍 피해 가려 했다.
“너희 둘이 판단하기에는 생전의 몇 퍼센트 정도 회복한 것 같은데?”
강현수의 직설적인 물음에.
“마기의 근원을 잃었던 터라, 50% 정도 되는 듯하옵니다.”
-저는 70% 정도이옵니다.
대놓고 물으니 솔직하게 대답했다.
‘50%와 70%라.’
도플갱어 킹 탈리만의 경우 마기의 근원을 잃었던 것까지 고려하면?
‘생전에 보유한 힘의 30% 정도를 잃었다는 거네.’
연대장이 되었는데도 고작 70%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둘은 마계 귀족이야.’
홀로 왕국 하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들이다.
그걸 감안하면?
‘이것도 꽤 많이 회복한 거지.’
그렇지만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었다.
“연대장인 지금과 대대장이었을 때를 비교하면 전투력이 어느 정도 상승한 것 같지?”
실제 스텟은 5%가 상승했을 뿐이다.
하지만 전투력이라는 건.
‘스텟만으로 하는 게 아니지.’
지능의 상승 여부도 꽤 중요했다.
“대략 20% 정도 상승한 것 같사옵니다.”
-저도 그 정도이옵니다.
“그렇단 말이지?”
생각보다 성장 폭이 컸다.
‘소환수를 연대장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플레이어 연대장 후보들은 모두 대대장이었고.
‘거대 길드의 수장들이지.’
그러나 그들은.
‘세실리아를 제외하면 아직 대대장으로서 주어진 지휘관 임명 스킬도 다 소화를 못 한 상태야.’
그런 그들을 연대장으로 임명한다면?
‘더 강해지기는 하겠지만 소환수만큼은 아니야.’
나중에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소환수를 연대장으로 만드는 게 전력 상승에 유리해.’
강현수가 권황, 무존, 무란의 수호성, 도왕을 소환했다.
그 후 그들 모두를 연대장으로 임명했다.
‘어차피 바꿀 수 있으니까.’
나중에 마계 귀족 같은 이들을 쓰러트리거나.
연대장 자리를 꼭 줘야 할 정도의 실력을 지닌 플레이어를 포섭한다면?
‘그때 가서 해임하면 그만이야.’
스텟 낭비가 되기는 하겠지만.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어.’
그보다 중요한 건.
전력 상승이었다.
“생전에 비하면 현재 너희들은 전투력은 어느 정도지?”
강현수의 물음에.
“90% 정도는 회복한 듯하옵니다.”
“저도 마찬가지이옵니다.”
권황과 무존의 경우 90%라고 대답했다.
그건 생전의 전투력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뜻이었다.
“저는 생전의 수준을 뛰어넘었사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이옵니다.”
무란의 수호성과 도왕의 경우는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다.
“생전보다 강해졌다고?”
“예.”
“그렇사옵니다.”
“대충 어느 정도지?”
“120% 정도는 되는 듯하옵니다.”
“저 역시 그렇사옵니다.”
‘역시 생전의 전투력이 낮을수록 회복이 빠르구나.’
아마 화염의 기사나 검귀 같은 소환수를 연대장으로 만들었다면?
‘살아 있을 때보다 월등히 강해졌겠지.’
그러나 강현수에게 중요한 건 생전의 전투력을 어느 정도 회복하느냐가 아니었다.
‘누가 더 강하냐가 중요하지.’
무란의 수호성과 도왕이 생전보다 강한 힘을 지녔다고 해도.
생전보다 약한 힘을 지닌 권황과 무존을 이길 수는 없다.
‘그럼 돌아가 볼까.’
확인을 끝낸 강현수가 소환을 해제한 후 테라 왕국을 향해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