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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상치 못한 선물 (4)

    ‘투자금의 열 배라고는 하지만.’

    강현수가 암왕 세실리아에게 지원해 준 것 중에는 돈보다 무력의 비중이 컸다.

    ‘그건 돈으로 환산이 불가능하지.’

    그러나 보상을 받으려면?

    무조건 돈으로 환산을 해야 했다.

    ‘세실리아가 로디우스 1세에게 다크 나이트에게서 지원받았다고 말한 금액이 3백억 골드.’

    실제로 강현수가 1백억 골드를 지원해 줬으니.

    2백억 골드를 더 추가한 셈이었다.

    사실 더 부풀린다면?

    ‘3백억 골드가 아니라 3천억 골드라고 할 수도 있지.’

    하지만 그건 위험했다.

    ‘로디우스 1세가 바보는 아니니까.’

    세실리아가 중립파를 장악하며 소모한 돈과 무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은 하고 있을 것이다.

    거기다.

    ‘너무 내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이면 곤란해.’

    로디우스 1세는 로크토 제국의 차기 황제가 다른 이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는 걸 원치 않는다.

    결정적으로.

    ‘어차피 세실리아가 황제 자리에 오르면 끝나는 게임이야.’

    로디우스 1세의 수명은 몇 달 남지 않았다.

    ‘그 몇 달을 못 기다려서 소탐대실할 필요는 없지.’

    로디우스 1세가 사망하고 세실리아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면?

    ‘돈이 문제가 아니지.’

    로크토 제국의 황제가 가진 비대한 권력이 고스란히 강현수의 소유가 된다.

    그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큰 욕심을 낼 필요는 없지.’

    그렇기에.

    ‘이 정도가 적정선이야.’

    3백억 골드라고 해도.

    ‘열 배면 무려 3천억 골드다.’

    막말로 작은 도시 하나를 살 수 있는 거금이다.

    수많은 제후국을 거느린 로크토 제국의 황제가 아니라면?

    ‘아예 지불 자체가 불가능한 거액이지.’

    솔직히 말해 로디우스 1세라도 3천억 골드를 현금으로 지급할 수는 없다.

    ‘공식적인 일이라면 국고를 동원할 수 있겠지만.’

    그럼 3천억 골드가 아니라 그 1백배인 30조 골드라도 지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비공식적인 일이다.

    ‘거기다 로디우스 1세 개인의 사적인 거래지.’

    당연히 로크토 제국의 국고를 건드릴 수는 없었다.

    그럼 황제의 개인 재산을 소모해야 하는데.

    황제에게 그 정도 돈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러면 황제의 개인 자금이 일시적으로 말라 버리겠지.’

    그래서 강현수는 돈이 아닌 현물로 받기로 했다.

    ‘애초에 돈은 큰 의미가 없어.’

    구오피라는 마르지 않는 돈줄이 있고.

    강현수가 주는 미래 정보를 바탕으로 황금 군주 사에마알이 꾸준히 돈을 불리고 있다.

    개인 자산만 따지자면?

    ‘내가 로디우스 1세보다 부자야.’

    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아도 로크토 제국의 황실 보고에 있는 물건을 구매할 수는 없지.’

    어차피 암왕 세실리아가 로크토 제국의 황제 자리에 오르면 알아서 굴러 들어올 것이기는 하지만.

    ‘그 아이템은 지금이 아니면 얻을 수 없어.’

    왜냐하면.

    ‘황제인 로디우스 1세가 황태자인 로디우스 2세에게 줘 버리니까.’

    평범한 아이템이라면?

    로디우스 2세의 소유라도 다시 빼앗아 오는 게 얼마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그 아이템은 그럴 수가 없지.’

    왜냐하면.

    일회성 소모형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회성 소모형 아이템이라는 단점을 가진 만큼 효과 자체는 엄청나게 좋지.’

    그렇기에 지금 손에 넣어야 했다.

    ‘후계자가 바뀌었으니 로디우스 2세가 아니라 세실리아에게 줄 확률도 있기는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꼭 후계자에게 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또 기왕이면 강현수가 손에 넣는 게.

    ‘앞으로의 싸움에 더 큰 도움이 된다.’

    강현수가 황실 보고를 살펴봤다.

    그리고.

    ‘있다.’

    목표물을 발견했다.

    [독룡의 정수 - EX랭크]

    -소모성 아이템입니다.

    -섭취 시 독에 대한 저항력이 500% 증가합니다.

    -섭취 시 특수 스텟 독성을 획득합니다.

    ‘어라?’

    강현수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단순히 독에 대한 저항력만 대폭 증가하는 게 아니었나?’

    강현수는 독룡의 정수는 소모성 아이템으로 섭취한 이의 독에 대한 저항력을 대폭 상승시켜 주는 걸로 알고 있었다.

    ‘독룡의 정수를 섭취한 덕분에 로디우스 2세는 독살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지.’

    무려 500%.

    독에 대한 저항력 한정이기는 하지만.

    ‘효율이 미쳤네.’

    일반적인 EX랭크 아이템보다 족히 두 배는 뛰어난 상승 폭이었다.

    거기다.

    그걸로 끝인 줄 알았는데.

    ‘보너스가 있었네.’

    무려 특수 스텟을 부여해 주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건 회귀 전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그 이유는?

    ‘로디우스 2세가 플레이어가 아니었기 때문이지.’

    일반인도 스킬북을 습득하는 건 가능하다.

    또 아이템의 효과도 적용받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습득할 수 있다는 거지.’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플레이어가 아니기에 상태창이 없고.’

    스킬을 발동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스텟을 늘려 준다거나 패시브 스킬이 적용된 아이템을 착용하지.’

    패시브 스킬의 경우 옵션이 상시 발동하기에.

    ‘착용자가 플레이어가 아니어도 페널티를 받지 않아.’

    로디우스 1세가 건강의 반지를 차고 있었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리라.

    또한.

    ‘로디우스 2세에게 독룡의 정수를 준 이유도 비슷하겠지.’

    그렇지만.

    ‘이건 선을 넘었지.’

    단순히 독에 대한 저항력만 늘려 주는 게 아니라 특수 스텟을 생성시켜 주는 아이템이었으니까 말이다.

    ‘이걸 검성 로하스 공작이 섭취했다면?’

    성이라는 칭호가 신으로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뭐, 아닐 수도 있기는 하지만.’

    특수 스텟은 무척 얻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지.’

    전투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특수 스텟도 많았다.

    예를 들어.

    카리스마, 매력, 행운 같은 스텟들.

    ‘좀 애매하지.’

    있으면 좋지만.

    전투력만 고려한다면 없어도 그만인 느낌이랄까?

    그렇지만.

    ‘독성은 딱 봐도 전투에 큰 도움이 되는 스텟 같단 말이지.’

    뭐, 그건.

    ‘직접 확인해 보면 그만이지.’

    강현수가 독룡의 정수를 집어 들었다.

    “저, 그건 주인이 내정되어 있는 물건입니다.”

    검성 로하스 공작이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로디우스 2세에게 주려는 생각이었나?’

    인간 망종의 개망나니더라도.

    황태자에서 폐위시키더라도.

    ‘아들은 아들이라 이건가?’

    어쩌면 당연했다.

    아무리 금수만도 못한 망종이라도.

    천하의 패륜아라도.

    자식은 부모를 버려도.

    ‘부모는 자식을 버릴 수 없지.’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아닌 경우도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로디우스 2세 역시 세실리아의 친부지만.

    부정은커녕 욕정만 품지 않았는가?

    그러나 로디우스 2세와 달리 로디우스 1세는.

    ‘부성애가 남다른가 보군.’

    외아들을 엄청나게 아끼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건 그 인간 망종의 몫이 아니야.’

    그리고 애초에 강현수는 혹시 이런 일이 있을까 봐.

    “황제 폐하께서 황실 보고에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하셨는데요?”

    미리 로디우스 1세에게 확답을 받아 왔다.

    “그, 그게…….”

    “설마 천하의 대로크토 제국의 황제 폐하께서 한 입으로 두말을 하신 건 아니겠죠?”

    강현수의 말에 검성 로하스 공작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검성 로하스 공작은 로크토 제국 황실의 충신.

    당연히 주군인 로디우스 1세를 대상으로 비아냥거리는 강현수의 태도를 용납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저 제가 노파심이 과해 나선 것뿐입니다.”

    가벼운 악수를 통해 이미 힘의 차이를 느꼈고.

    다크 나이트가 로크토 제국 황실에 통 큰 양보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검성 로하스 공작의 입장에서는.

    순순히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가벼운 심통은 이해해 줘야지.’

    사실 굳이 비아냥거리듯 뒷말을 붙일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털도 안 뽑고 날로 드시려고 했으면 이 정도 쓴소리는 감수하셔야지.’

    강현수에게 일인여단이라는 직업이 없었다면?

    암왕 세실리아가 강현수의 휘하에 들어오지 않고 영혼의 계약서에 의존한 동료 관계로만 남았다면?

    ‘나만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는 거였잖아.’

    투자금의 열 배로 보상해 준다고 해 봤자.

    세실리아라는 진흙 속의 보석을 발견해 준 것과 로크토 제국의 멸망을 막을 수 있도록 정보를 준 것에 비하면 가벼운 보상에 불과했다.

    “그럼 일단 하나.”

    강현수가 독룡의 정수를 품에 넣었다.

    ‘다른 건 뭐가 있으려나?’

    강현수가 로크토 제국의 황실 보고에 있는 아이템들을 살펴봤다.

    EX랭크 아이템의 가치는 측정 불가다.

    하지만.

    ‘드물게 실제로 거래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

    그런 경우 최소 수십억 골드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억 골드의 거금이 오간다.

    ‘EX랭크 아이템이라고 해도 가치가 다 똑같지는 않으니까.’

    탐식의 검이나 수호의 반지 같은 최상위 EX랭크 아이템은?

    수천억 골드가 아니라 수조 골드를 가지고 와야 어느 정도 격이 맞는다.

    여신의 눈물은?

    ‘숨겨진 가치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면 10억 골드 남짓.’

    어쩌면 더 낮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숨겨진 옵션이 알려진다면?

    ‘최하가 수백억 골드지.’

    마왕군과의 전면전에 들어가면?

    탐식의 검이나 수호의 반지처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뛸 것이다.

    ‘뭐, 수조 골드가 아니라 수백조 골드를 가지고 와도 팔 생각은 없지만.’

    돈이 아쉬울 것 없는 강현수 입장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EX랭크 아이템을 팔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사들이면 몰라도.’

    실제로 나중에 매물로 나오면 사려고 벼르고 있는 EX랭크 아이템들이 있기도 했다.

    하나 지금 중요한 건.

    ‘이제 다섯 개 남았다는 거지.’

    강현수는 열 배의 투자금을 현물로 받기로 하며 로디우스 1세와 협상을 했고 그 결과.

    ‘EX랭크는 여섯 개를 받기로 했지.’

    처음에는 열 개를 불렀는데.

    결국 여섯 개로 합의를 봤다.

    대신.

    ‘어떤 걸 고르든 상관없다는 약속을 했지.’

    그래서 당당하게 독룡의 정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마땅한 게 없네.’

    혹시나 하고 열심히 살펴봤지만.

    로디우스 1세가 괜히 그런 거래를 수락한 게 아닌 듯.

    쓸 만한 EX랭크 아이템은 보이지 않았다.

    ‘뭐, 사실 당연한 거지.’

    진짜 쓸 만한 건 이미 주인이 있을 테니까.

    ‘그럼 나머지 다섯 개는 그걸로 해야겠네.’

    강현수가 한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한 벌의 갑옷이 전시되어 있었다.

    [저주받은 투신갑의 투구 – EX랭크]

    -물리 공격력이 100% 증가합니다.

    -스킬 공격력이 100% 증가합니다.

    -힘 스텟이 100% 감소합니다.

    -세트 아이템입니다.

    ‘역시 특이하네.’

    갑옷임에도 주력 옵션이.

    ‘공격 일변도야.’

    증가 폭도 엄청났다.

    무려 물리 공격력과 스킬 공격력을 각각 100%씩 올려 주니까.

    거기다 무려 세트 아이템이다.

    다섯 개면 500%였고.

    여기에 두 배 세트 옵션까지 발동하면?

    ‘물리 공격력과 스킬 공격력이 1000% 증가한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지.’

    괜히 이름에 ‘저주받은’이라는 문구가 있는 게 아니었다.

    ‘힘 스텟이 100% 감소한다라.’

    만약 저 문구가 힘 스텟이 100% 증가한다였다면?

    ‘탐식의 검에 비견되는 보물이 됐겠지.’

    소유주가 마검사 계열의 플레이어라면?

    오히려 탐식의 검보다 더 좋은 보물이 될 수도 있다.

    힘 스텟이 100% 감소한다는 옵션이 없었다면?

    ‘그래도 난리가 났겠지.’

    탐내는 이들이 엄청나게 많았을 것이다.

    옵션이 방어형이었다면?

    ‘설사 힘 스텟이 100% 감소라는 페널티가 있더라도, 탱커나 힐러에게는 최고의 아이템이 됐겠지.’

    그러나.

    공격 일변도의 옵션에 힘 스텟 100% 감소라는 옵션 때문에.

    ‘계륵이 되어 버렸지.’

    유일하게 페널티를 최소화해 사용할 수 있는 이들은 마법사 계열 플레이어뿐인데.

    ‘그런 것치고는 스킬 공격력 100%라는 수치가 좀 애매하지.’

    마법사 플레이어 전용 EX랭크 공격력 세팅 로브형 방어구였다면?

    ‘스킬 공격력과 마력 스텟이 100% 증가했을 테니까.’

    하지만 EX랭크 아이템이 흔한 것도 아니고 충분히 탐낼 만한 옵션이었다.

    비록 반쪽짜리이기는 하지만.

    세트 옵션까지 합치면 무려 스킬 공격력이 1000%나 증가하지 않는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페널티 옵션 역시 세트 옵션 효과를 적용받지.’

    그렇기에 힘 스텟 역시.

    ‘1000% 감소하지.’

    문제는.

    ‘안 그래도 애초에 힘 스텟이 낮은 마법사 플레이어들이 더 약골이 되어 버린다는 거지.’

    거기다 저주받은 투신갑은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엄청 무겁지.’

    그래서 마법사 플레이어가 착용하면?

    기동성이 삭제된다.

    ‘애매하지.’

    전신 갑주 형태인데 근접 전사나 탱커용은 아니다.

    마검사도 못 쓴다.

    마법사 입장에서도 EX랭크 세트 아이템치고는 효율이 반 토막이다.

    그걸 감수하고 착용하면?

    기동성이 제로가 된다.

    그게.

    ‘이 녀석이 아직까지 여기 남아 있는 이유지.’

    그러나 괴력 스킬을 가지고 있는 강현수 입장에서는.

    ‘고작 1000% 정도야.’

    현재 E랭크가 된 괴력 스킬은 힘 스텟 1을 찍으면 50을 올려 준다.

    무려 50배의 뻥튀기.

    이걸 퍼센트로 환산하면?

    ‘무려 4900%라고.’

    1000% 정도 줄어들어 봐야.

    티도 안 났다.

    결정적으로.

    ‘이 저주는 해주가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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