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레벨 플레이어-126화 (126/365)

최고의 만찬

* * *

‘저런 멍청한 놈.’

강현수는 어이가 없었다.

‘마족을 우습게 봐도 유분수지.’

애초에 강현수의 계획은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와 힘을 합쳐 탈리만 남작과 도플갱어들이 발해길드와 고려길드를 공격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었다.

한데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가 멍청한 짓을 했다.

탈리만 남작과 도플갱어들의 대략적인 위치를 제보받은 후 수색을 한답시고.

‘인원을 나눴어.’

도플갱어 무리가 열 명으로 이루어진 플레이어 파티로 위장한 채 이동한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한 것 같은데.

‘같은 열 명이라도 질이 다르다고.’

마계 귀족인 탈리만 남작이 있었고.

나머지 아홉 마리 역시 아틀란티스 차원의 네임드 플레이어 수준의 무력을 가진 최상급 도플갱어들이었다.

토벌대 전원이 뭉쳐서 싸워도 이길까 말까 한 적을 상대로 인원을 나눴으니.

강현수가 어떻게 손써 볼 틈도 없이 한 명이 죽고 나머지 아홉 명도 전멸할 뻔했다.

“네놈이 다크 나이트로구나.”

탈리만 남작이 전신을 갑옷으로 감싼 강현수를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그렇다면?”

“무력이 꽤 뛰어나구나. 아마 다크 나이트에서도 꽤 높은 직위에 있겠지. 나타나 줘서 고맙다.”

“왜? 나를 죽이고 나로 위장이라도 하려고?”

강현수의 물음에.

“정답이다.”

탈리만 남작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으면 해 보시든가.”

“제법 자신만만하구나.”

“너야말로.”

강현수와 탈리만 남작이 대화를 나누며 마력과 마기를 끌어올렸다.

어차피 말로 다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곳은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아틀란티스 차원이었고.

그런 만큼.

타악!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힘으로 상대를 꺾어야 했다.

꽈아아아앙!

강현수와 탈리만 남작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역시 강해.’

단 한 번 충돌했을 뿐인데.

손목이 아리고 손아귀가 찢어질 것 같은 충격이 느껴졌다.

하지만.

‘충분히 해볼 만해.’

상대가 마계 남작이라고는 하나.

마룡 카라스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그간 강현수는 계속해서 누적 스텟을 쌓아 왔다.

특히 괴력 스킬 덕분에 힘 스텟이 무지막지하게 늘어났다.

어디 그뿐인가?

탐식의 검, 수호의 반지, 얼음 왕의 목걸이, 마룡갑, 악몽의 반지, 건강의 반지, 여신의 눈물 같은 EX랭크 아이템들을 습득했고.

수많은 업적들과 야수화, 불사의 서, 달의 그림자 같은 EX랭크 스킬들도 손에 넣었다.

우득우득!

강현수의 전신이 부풀어 오르며 그에 걸맞게 마룡갑의 형태가 변했다.

“야수화? 역시 수인족이었나?”

다크 나이트가 처음 이름을 알린 곳은 수인족들의 나라 무란 왕국.

그렇기에 다크 나이트의 본진이 무란 왕국에 있다는 추측도 꽤 많았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닐 텐데?”

그 말과 함께.

사라라락!

강현수의 몸이 허공에서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휘익!

그 후 탈리만 남작의 등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 공격을 가했다.

파강!

탈리만 남작이 재빨리 몸을 비틀어 강현수의 공격을 막아 냈다.

“재미있는 잔재주를 피우는구나. 그게 네놈의 목숨을 부지시켜 줄 것 같으냐?”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은 그럴 수 있을 것 같구나. 하지만 그 스킬이 다른 인간들까지 지켜 주지는 못하겠지. 모조리 죽여라.”

“예!”

탈리만 남작이 휘하 도플갱어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도플갱어들이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 파티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에 강현수 역시.

“도플갱어들을 죽여.”

소환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충!”

짧은 대답과 함께 대대장과 중대장으로 구성된 소환수들이 도플갱어들에게 달려들었다.

꽈앙! 꽈앙! 꽈아앙!

강현수와 탈리만 남작이 정면으로 충돌했고.

소환수들과 도플갱어들 역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저게 다크 나이트?”

“엄청나게 강하잖아!”

“저 정도면 신급 칭호를 받아도 이상할 게 없어.”

“지금 뭘 멍하니 구경하고 있는 거냐! 우리도 합류한다!”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 파티가 지원 요청 신호탄을 쏘아 낸 뒤 전투에 합류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소환수와 도플갱어 들의 접전에 끼어들었을 뿐.

강현수와 탈리만 남작의 접전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콰콰콰콰콰!

핏빛 오러에 휩싸인 강현수와.

파지지지직!

칠흑빛 마기에 휩싸인 탈리만 남작의 접전은.

‘우리들이 끼어들 수준이 아니야.’

‘전투 중 터져 나오는 오러나 마기의 파편에 휩쓸리기만 해도 죽는다.’

천외천.

고레벨 플레이어와 랭커 플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는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가 감히 접근하기도 힘든 수준이었다.

강현수는 탈리만 남작과 막상막하의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런 망할!’

현재 탈리만 남작은 적잖이 당황한 상태였다.

‘다크 나이트가 이렇게 강했단 말인가?’

마룡 카라스 남작이 다크 나이트의 손에 죽었다고는 하지만.

그건 일종의 어부지리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룡 카라스 남작을 공격했던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에 다크 나이트가 포함되어 있기는 했지만.

‘열 명 남짓의 소수라고 했어.’

그럼 사실상 마룡 카라스 남작이 목숨을 걸고 싸운 상대는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였다.

‘결국은 승리했고.’

로크토 제국 역시 토벌대의 전멸에 크게 당황했고 대도시 바란의 주민과 수비병 들은 피난 준비를 했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다크 나이트가 마룡 카라스 남작의 숨통을 끊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돌았어.’

그리고 그 소문은 사실로 밝혀졌다.

당연히 탈리만 남작의 입장에서는.

다크 나이트가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를 미끼로 이용해 마룡 카라스 남작을 빈사 상태로 만들고 어부지리를 취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지금은 그 생각을 크게 수정해야 할 것 같았다.

현재 자신과 싸우고 있는 다크 나이트의 무력은.

‘나와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아니, 힘 하나만큼은 오히려 자신을 능가했다.

거기다.

또 다른 다크 나이트들 역시 최상위 도플갱어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만큼의 강자들이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마룡 카라스 남작을 죽였을 수도 있겠어.’

탈리만 남작의 속이 타들어 갔다.

‘내가 오만했어.’

스스로는 다크 나이트의 저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 봤자 자신이 직접 나서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 결과.

‘위험하다.’

최상급 도플갱어들은 거의 전멸 직전.

거기다.

두두두두!

멀리서 강력한 마력을 가진 존재들이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들의 정체는 뿔뿔이 흩어져 있던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와 이 사냥터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발해길드, 고려길드의 최정예 플레이어들이었다.

검살존, 적염제, 얼음 여왕, 화염 마녀, 정화의 성자, 검왕, 인의군왕, 송하나, 투황.

최상위 네임드 플레이어 수준의 마력을 가진 이의 숫자만 아홉 명이었고.

다른 네임드 플레이어와 랭커 플레이어 들까지 합치면?

그 수가 족히 2백 명에 달했다.

‘이런 망할.’

다크 나이트 하나와 겨우 동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저들까지 합류하면?

‘죽는다.’

탈리만 남작의 등 뒤가 축축이 젖어 들어갔다.

휘하 도플갱어들을 이끌고 선봉대 역할을 맡아 아틀란티스 차원으로 넘어오기는 했지만.

탈리만 남작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가정 자체를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대규모 살육을 통해 승급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왜?

자신은 힘만 믿고 설치는 마룡 카라스 남작과 다르니까.

태생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성룡이 되자마자 남작의 작위를 받은 오만한 마룡은 정면 대결로 인간들과 싸우다 패배했다.

하나 도플갱어라는 최하위 마족으로 태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마계 남작의 작위를 쟁취한 자신은 머리라는 것을 쓸 줄 알았다.

또 마룡족과 다르게 아틀란티스 차원의 인간으로 완벽한 위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그 모든 장점이.

다크 나이트라는 존재로 인해 무너져 내렸다.

또한 자신 역시.

‘인간을 너무 얕잡아 봤어.’

다크 나이트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자신의 아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족과 계약한 인간을 너무 믿었다.

“으득!”

탈리만 남작이 어금니를 악물었다.

‘일단은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살아남아야 훗날을 기약할 수 있고.

복수도 할 수 있다.

‘이곳에서 허무하게 죽을 수는 없다.’

타악!

탈리만 남작이 몸을 돌려 도주를 선택했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어딜 가는 거냐!”

강현수가 그걸 용납할 리 없었다.

콰콰콰콰!

핏빛 오러에 휩싸인 강현수의 검이 탈리만 남작의 등 뒤를 향해 날아갔다.

그 순간.

탈리만 남작의 왼팔과 상반신 일부가 몸통에서 떨어져 나와 드래곤 터틀의 형태로 변했다.

꽈아아아앙!

드래곤 터틀의 형태로 변한 탈리만 남작의 신체 일부가 강현수의 공격을 막아 냈고.

그 후 곧바로 크라켄의 형태로 바뀌어 강현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꽈앙! 꽈앙! 꽈앙!

강현수의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크라켄의 다리가 그대로 잘려 나갔지만.

다행히 어느 정도 시간을 끌 수 있었고.

휘익!

그사이 맹금류의 형태의 몬스터로 모습을 바꾼 탈리만 남작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전장을 이탈했다.

‘정말 가지가지 하네.’

강현수는 어이가 없었다.

‘자기가 무슨 도마뱀도 아니고.’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는 것처럼 자신의 신체 일부를 분리해 미끼로 삼고 도망쳤다.

‘도플갱어는 인간형이나 지상형 몬스터로만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던 모양이네.’

마계 귀족쯤 되면 비행 몬스터로 변하는 재간도 부릴 수 있는 모양이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추격해서 숨통을 끊어 버리고 싶었지만.

‘무리지.’

사실 지금까지 탈리만 남작과 대등하게 싸운 것은 순수한 강현수의 실력이 아니라.

‘템빨이지.’

특히 대마족 병기라고 할 수 있는 여신의 눈물이 준 도움이 컸다.

하지만 그 템빨도 거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수호의 반지와 얼음 왕의 목걸이에 내장된 방어 스킬이 전부 다 소모됐어.’

그것도 모자라 체력과 마력도 거의 바닥이었다.

탐식의 검, 뱀피릭 오러, 여신의 눈물, 마력의 심장이 체력과 마력을 끊임없이 회복시켜 줬지만.

‘회복되는 것보다 소모되는 게 더 많았지.’

역시 마계 귀족다운 전투력이었다.

‘괴력 스킬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괴력 스킬 덕분에 큰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체력이 너무 빨리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힘, 민첩, 체력, 마력, 정신력.

이 다섯 개의 스텟은 각각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특히 힘 스텟의 경우.

‘힘이 너무 강하면 몸이 버티지를 못해.’

여단 구성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모든 미분배 스텟을 힘에 투자했다가.

‘몸이 터져 나갈 뻔했지.’

힘이 아무리 강해도 그걸 버텨 줄 육체가 밑바탕이 되어야 했다.

육체를 강화하려면?

체력 스텟을 찍어야 했다.

또한.

‘힘 스텟이 높으면 공격에 소모되는 체력이 너무 많아.’

힘 스텟이 올라가면?

당연히 공격력이 올라간다.

하지만.

그 공격력을 발휘하는 데 소모되는 체력 역시 증가한다.

12기통 고마력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엄청난 출력을 내는 대신.

기름을 미친 듯이 퍼먹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더 강해지려면 균형을 맞춰야 해.’

특히 체력 스텟을 더 많이 보충해야 했다.

지금과 같은 단기전은 큰 지장이 없지만.

장기전이 된다면?

몸이 더 이상 버텨 낼 수 없다.

‘체력 스텟에 좀 더 집중 투자를 해야겠어.’

그래야 괴력 스킬로 인해 늘어난 힘 스텟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민첩, 마력, 정신력 같은 스텟들 역시 중요했다.

힘과 체력 스텟만 높으면.

민첩 스텟이 높은 암살자형 플레이어에게 농락당할 수 있고.

마력과 정신력 스텟이 낮으면.

마법사 계열 플레이어에게 타격감 좋은 고기 방패 취급을 당할 수 있다.

‘역시 스텟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네.’

괴력 스킬을 사용해 힘 스텟을 최대치로 찍고 나머지 미분배 스텟을 그걸 버틸 수 있는 체력에 투자한 상태의 강현수를 냉정하게 평가하면?

황, 성, 제, 존의 칭호를 얻은 플레이어 수준이었다.

‘전사나 탱커 타입의 네임드 플레이어라면 오히려 내가 우세해.’

하지만 반대로 암살자 타입이나 마법사 타입이라면?

‘오히려 불리하지.’

상대가 암살자나 마법사 타입이라면?

차라리 괴력 스킬로 찍는 힘 스텟의 비율을 최대한 줄이고 민첩, 마력, 정신력 스텟을 더 찍는 게 더 유리했다.

‘탈리만 남작은 전사형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수였다.

탈리만 남작은 애초에 족히 수백 명의 네임드 플레이어와 랭커 플레이어를 쓸어버릴 수 있는 무력을 지니고 있었다.

사실 강현수가 아무리 아이템빨과 스킬빨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마계 귀족인 탈리만 남작과 대등하게 싸운 것 자체가 기적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더 이상은 무리지.’

탈리만 남작이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와 강현수의 휘하에 있는 송하나, 투황, 검왕, 인의군왕을 보고도 도망치지 않았다면?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었어.’

왜냐하면.

그때는 정말 목숨을 걸고 생사결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마룡 카라스까지 선보여야 했을 수도 있어.’

하지만 아직은 마룡 카라스를 선보일 때가 아니었다.

거기다.

강현수가 리타이어한 상황에서.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 강현수의 휘하에 있는 플레이어들, 마룡 카라스를 비롯한 대대장들을 모두 동원한다고 해도.

‘탈리만 남작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힘들어.’

이길 수도 있지만.

질 수도 있다.

설사 이기더라도.

‘피해가 엄청났을 거야.’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와 강현수 휘하에 있는 플레이어들 중 다수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고.

엄청난 스텟을 쏟아부어 만든 대대장급 소환수들이 대거 소멸했을 것이다.

‘도망쳐 줘서 고맙다.’

강현수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덕분에 계획을 계속 진행할 수 있겠어.’

애초에 강현수는 이 자리에서 탈리만 남작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토벌대를 먼저 소모시키고 소환수들을 총동원했으면 이 자리에서 탈리만 남작의 숨통을 끊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강현수 입장에서 수지가 맞지 않는 장사였다.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

‘아껴야지.’

그들은 훗날 로크토 제국의 여황제로 등극할 세실리아의 신하들이다.

세실리아의 신하는?

‘내 신하나 마찬가지지.’

송하나와 투황은 휘하 세력이 없으니 그렇다고 쳐도.

검왕의 발해길드와 인의군왕의 고려길드 역시.

‘내 것이나 마찬가지야.’

소환수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 모든 것을 동원해 고작 마계 남작 하나를 제거한다?

‘그건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야.’

그렇기에 애초에 강현수가 이 자리에 온 목적은.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와 힘을 합쳐 탈리만 남작을 쫓아내는 거였다.

하지만.

‘토벌대가 인원을 나누는 악수를 뒀어.’

그때부터 계획이 약간 어긋났다.

강현수 혼자 탈리만 남작과 싸우는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즉시 강현수는 혹시 몰라 대기시켜 놨던 검왕 장석원과 인의군왕 신창호가 이끄는 발해, 고려길드와 송하나, 투황을 불러들였다.

그런데 타이밍 좋게.

‘로크토 제국의 토벌대랑 같이 왔지.’

그리고 탈리만 남작이 지레 겁을 먹고 도망쳤다.

‘운이 좋았어.’

탈리만 남작이 좀 더 버텼다면?

피해가 상당히 커졌으리라.

‘잘 가라. 그리고 용호길드와 제대로 한판 붙어라.’

마족인 탈리만 남작과 서로 죽고 죽이는 혈투를 벌여야 하는 대상은 강현수의 세력이 아니라.

‘마왕의 하수인인 용호길드지.’

이미 판을 다 짜 놨다.

계획이 그대로 진행되면?

탈리만 남작과 용호길드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의 갈등이 마계에 있는 뒷배들의 갈등으로 커질 것이다.

그럼 강현수 입장에서는?

‘일석이조를 넘어 일석삼조가 되는 거지.’

탈리만 남작과 용호길드 중 누가 이기든.

‘멀쩡하지는 못하겠지.’

아마 만신창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강현수는 그때 나서서.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올리고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야.’

업적 누수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간 사냥꾼과 노예 상인들을 처리하며.

직접 죽이는 것만이 아니라.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만으로도 업적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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