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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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티스길드 (4)

“현수야! 현수야!”

“야! 강현수!”

송하나와 투황이 이성을 잃고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다.

웬만한 폭발이었다면 걱정조차 하지 않았으리라.

송하나와 투황은 강현수가 얼마나 강한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하나 폭발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났다.

“괜찮아.”

화염이 서서히 사그라들며.

폭발의 중심에서 태연한 강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꽤 강력하네.’

강현수의 소환수들 중 가장 단단하다고 할 수 있는 마룡 카라스의 신체 일부가 소멸할 정도로 강력한 폭발력이었다.

“정말 괜찮아?”

“응.”

“다행이다.”

송하나는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놀랐잖아. 앞으로는 조심 좀 해.”

투황은 툭툭거리는 말투로 강현수를 구박했지만.

역시나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정신이 없었나 보네.’

강현수가 정말 죽었다면?

소환수들이 가장 먼저 사라졌을 것이고, 송하나와 투황도 무사하지 못했으리라.

‘아마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는 거겠지.’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일단 뒷정리부터 마저 하자.”

“알았어!”

“내 이놈들을 당장!”

송하나와 투황이 분노한 음성으로 맨티스길드의 잔당을 쓸어버리기 위해 몸을 날렸다.

‘사실 전혀 위험하지 않았는데.’

강현수에게는 수호신 이철민을 아틀란티스 차원 최고의 탱커로 만들어 준 수호의 반지가 있다.

어디 그뿐인가?

물리와 스킬 저항력 그리고 체력과 정신력을 크게 상승시켜 주는 마룡갑을 입고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로크토 제국의 황제에게 받은 건강의 반지와 야수의 심장이 콜라보로 강현수의 체력 스텟과 정신력 스텟을 증폭시켜 줬다.

그렇기에 사실상.

‘방어력 자체는 현존하는 플레이어들 중 내가 최고일걸.’

꽤 강력하기는 했지만.

방금 전과 같은 폭발이 열 번 넘게 일어나도 강현수에게는 티끌만 한 상처도 내기 힘들었다.

‘뭐, 설사 부상을 입었다고 해도 불멸의 성화가 상시 작동 중이니 금방 회복했겠지.’

불멸의 성화는 마력의 심장과 상성이 좋았다.

그렇기에 상시 사용이 가능했고.

그 결과.

‘같은 시기에 익힌 뱀피릭 오러가 C랭크인데 불멸의 성화는 B랭크지.’

패시브 스킬인 마력의 심장은 벌써 S랭크에 도달해 있었다.

상시 작동 중인 스킬 불멸의 성화와 야수화가 지속적으로 마력을 소모했기에 자동으로 숙련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야성의 감각도 마력을 소모했으면 좋았을걸.’

야성의 감각도 패시브 스킬이었지만.

아쉽게도 마력 소모가 없어 마력의 심장 성장에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

‘뭐,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현재 SSS랭크에 머무르고 있는 수호의 반지가 EX랭크가 되면?

‘회귀 전 수호신의 방어력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수호의 반지가 성장을 끝내면?

강현수는 현재뿐만 아니라 아득한 미래에서도 영원히 최강의 탱커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일단 부활시켜 볼까.’

광살마존 조사평은 전신의 마력을 폭발시켜 죽었다.

그러나.

‘혼백은 남아 있지.’

강현수의 직업 스킬 여단 구성은 시체를 바탕으로 언데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저 육체를 벗어난 혼백 중 지상에 남은 백을 재료로 활용해 소환수로 만든다.

그렇기에.

‘여단 구성.’

플레이어가 죽으며 뿜어내는 잔존 마력이 사라졌어도.

사아아아악!

얼마든지 소환수로 만들 수 있었다.

‘대대장을 교체해야겠네.’

강현수는 북부의 칼바람을 임시 대대장에서 중대장으로 강등시키고 광살마존을 임시 대대장으로 임명했다.

“너, 맨티스길드의 본거지가 어디인지 알고 있지?”

“예, 알고 있습니다.”

소환수로 되살아난 광살마존의 대답을 들은 강현수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얼마 후 맨티스길드의 마이트어 왕국 지부는 괴멸되었다.

그 결과.

[놀라운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칭호 억울한 원혼의 복수자 S랭크가 주어집니다.]

[놀라운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칭호 자유의 수호자 S랭크가 자유의 수호자 SS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새로운 S랭크 칭호 하나와 자유의 수호자 칭호가 S랭크에서 SS랭크로 성장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초보자 사냥터의 수호자는 안 올랐네.’

뭐, 그럴 수도 있었다.

맨티스길드 마이트어 왕국 지부의 주요 타깃은 초보 플레이어들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일단 뒷정리부터.’

강현수는 소환수들을 동원해 아이템을 챙겼고.

여단 구성을 통해 쓸 만한 맨티스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을 소환수로 만들었다.

‘그놈도 빼놓을 수는 없지.’

광살마존 다음으로 강했던 플레이어 아귀.

강현수는 첫 번째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돌아가 아귀를 포함한 맨티스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을 소환수로 만들었다.

‘다음은 본대다.’

이제 고작 맨티스길드의 지부 하나를 박살 냈을 뿐이다.

‘꽤 멀기는 하지만.’

공간 이동 게이트를 사용하고 그 후 비행형 소환수를 타고 이동하면?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 * *

“적들의 공격받았다는 보고를 끝으로 지원 요청을 했던 광살검 조사평과의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수하의 보고를 받은 맨티스길드의 길드 마스터 광견왕 볼카온게드의 표정이 굳어졌다.

“당장 지원을 보낼까요?”

“이사 준비해.”

“예?”

“조사평 그놈 실력은 내가 잘 알아. 거기다 마이트어 왕국 지부의 전력은 맨티스길드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런 놈들이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전멸했다? 이건 비상사태다.”

“대규모 토벌대가 올 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하지만 수상할 때는 일단 몸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당장 지시 내려.”

“예.”

광견왕 볼카온게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맨티스길드의 본대가 이사를 준비했다.

광견왕.

왕의 칭호가 붙기는 했지만.

미친개들의 왕이라는 칭호는 누가 봐도 존경보다는 조롱의 의미가 강했다.

하나 볼카온게드의 성향은 광견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상당히 예민하고 경계심과 조심성이 많은 늑대에 가까웠다.

‘수상하면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지.’

만약 자신의 예상이 틀렸다면?

그때 다시 본진을 수복하면 그만이다.

이런 조심성이 있었기에 광견왕 볼카온게드는 머더러들로 이루어진 맨티스길드를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미친놈들만으로 이루어진 길드?

진짜 그런 길드가 있었다면.

진작 무너져 사라져 버렸으리라.

* * *

“없네.”

강현수는 광살마존 조사평의 기억을 바탕으로 먼 길을 오는 수고를 감수하며 맨티스길드의 본진을 급습했다.

하나.

“텅 비었어.”

“진작에 도망친 모양인데.”

맨티스길드의 본진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남아 있지 않았다.

“어떻게 할 거야?”

투황의 물음에.

“일단 돌아가자.”

강현수는 결국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소환수 몇 마리를 남겨 놓고 가야겠어.’

혹시 그놈들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 * *

강현수는 그 뒤로도 마이트어 왕국에 있는 노예 거래소를 공격했다.

노예 상인들은 맨티스길드가 움직이기를 기다리며 자신들을 공격하는 3인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러는 와중에.

그 3인이 다크 나이트 소속이라는 소문이 퍼져 나갔다.

그와 더불어 다크 나이트가 맨티스길드의 마이트어 왕국 지부까지 괴멸시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결국 온갖 저항을 하던 노예 상인들도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었다.

무력으로도 공권력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어쩌겠는가?

그냥 당해야지.

-뒷일을 기약하면 그만이야.

-휴가받았다고 생각하지 뭐.

노예 상인들은 결국 당분간 장사를 접기로 했다.

그러나.

강현수는 이 정도에서 만족할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 * *

노예 상인들이 잠적한 이후.

강현수는 다시 사냥을 시작했다.

암왕 세실리아가 조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니 강현수 입장에서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놀라운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칭호 자유의 수호자 SS랭크가 자유의 수호자 SSS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알아서 칭호가 성장했다.

아마 칭호가 업그레이드 직전 상태이기는 했겠지만.

무언가가 방아쇠를 당기는 행동을 했을 터였다.

‘중화길드밖에 없어.’

중화길드는 강현수의 명령에 따라 루자베누에서 노예 거래를 근절시켰다.

문제는.

‘그놈들 중에 업적을 받은 놈들이 있다는 거지.’

멸마창왕 진구평을 비롯해 중화길드 소속의 플레이어들 몇몇이 칭호를 얻었다.

이에 잔뜩 흥분한 중화길드 소속 플레이어들이 타국으로의 원정을 제안했다.

사실 그러는 게 당연했다.

튜토리얼은 손쉽게 업적을 얻을 수 있다.

하나 아틀란티스 차원으로 넘어와 본게임이 시작되면?

업적을 얻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한데 그런 업적을 저레벨 범죄자 플레이어를 제거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니?

중화길드 소속 플레이어들로서는 난리가 났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정보가 통제되어 있다는 소리겠지.’

아마 강현수 말고도 이 사실을 알아차린 이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밀로 했겠지.’

자신만 꿀 빨면 그만이지 굳이 그 꿀단지를 다른 이들에게 나눠 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강현수는 수락해 줬다.

그 결과 중화길드는 본래 카발길드의 영향력하에 있던 라메파질 왕국의 대도시 다이온을 시작으로.

‘야금야금 영역을 넓히며 라메파질 왕국의 인신매매를 근절해 나가고 있지.’

라메파질 왕국의 길드들과 마찰이 일어날 확률도 높았지만.

마왕의 하수인이었던 카발길드가 벌인 사건으로 망가진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라메파질 왕국이 직접 나서 중화길드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괜히 중화길드의 행동을 막아섰다가 ‘어, 라메파질 왕국에 뭐 또 찔리는 게 있는 거 아니야?’, ‘혹시 마왕의 하수인 잔당이 라메파질 왕국에?’ 하는 의심을 받을까 봐 알아서 숙여 준 것이다.

그런데.

‘그게 신의 한 수였던 거 같단 말이지.’

강현수는 중화길드를 움직인 주체였다.

또 타국 원정을 허락해 준 장본인이었다.

그 결과.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업적이 상승했어.’

강현수의 지시를 받은 중화길드가 인신매매 조직을 대대적으로 소탕했다.

그 후 영역을 넓혀 라메파질 왕국으로 넘어갔고.

그 결과 라메파질 왕국의 인신매매가 뿌리 뽑혔다.

그러자 강현수의 칭호 랭크가 상승하고 추가로 멸마창왕 진구평의 칭호가 성장했으며 다른 중화길드 소속 플레이어들도 칭호를 얻었다.

단순히 마이트어 왕국과 라메파질 왕국만이 아니라 아틀란티스 차원의 모든 길드가 그렇게 움직인다면?

‘분명히 업적 상승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아틀란티스 차원에 존재하는 인신매매 조직의 뿌리가 뽑힌다면?

‘자유의 수호자 칭호를 EX랭크로 만들 수 있어.’

아니, 그걸 넘어서 새로운 칭호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틀란티스 전역에 정보 하나를 퍼트려 줘야겠다. 어떤 내용이냐 하면…….

암왕 세실리아에게 지시를 내렸다.

-곧바로 아틀란티스 차원 전역에 정보를 뿌리겠습니다.

지시를 끝낸 강현수는.

송하나, 투황과 함께 다시금 평범한 일상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얼마 후.

[놀라운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칭호 초보자 사냥터의 수호자 SSS랭크가 초보자 사냥터의 수호자 EX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놀라운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칭호 자유의 수호자 SSS랭크가 자유의 수호자 EX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칭호가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리고.

[놀라운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칭호 아틀란티스의 인신매매 척결자 A랭크가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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