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레벨 플레이어-89화 (89/365)

호구왕 포섭 작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그사이.

[고유 스킬 레플리카가 A랭크에서 S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레플리카 스킬이 드디어 S랭크로 성장했다.

‘금방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

만약 레플리카를 통해 스킬 강화를 얻지 못했다면?

‘이제 겨우 B랭크를 찍었겠지.’

어쩌면 C랭크일 수도 있었다.

레플리카의 경우 다른 스킬에 비해 상당히 강력한 만큼.

성장 속도가 느렸으니까.

‘아직 멀었어.’

이제 겨우 S랭크다.

‘얼른 EX랭크를 찍어야 하는데.’

그래야 스킬 강화를 EX랭크로 만들 수 있다.

레플리카 스킬을 EX랭크로 만들고 스킬 강화도 EX랭크로 만들면?

‘다른 스킬을 EX랭크로 만들기가 월등히 쉬워진다.’

현재 S랭크가 된 레플리카 스킬의 증폭도는 160%.

EX랭크가 되면?

‘300%.’

스킬 강화가 300%로 증폭되면?

B랭크 스킬 강화를 사용해도 S랭크 스킬 강화만큼의 위력이 나올 것이다.

‘시간은 많아.’

강현수는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막 회귀했을 무렵 세웠던 계획을 아득히 초과 달성했다.

그런 만큼 지금처럼 꾸준히 나아간다면.

‘모든 목적을 이룰 수 있어.’

강현수만 강해진 것도 아니다.

마룡 카라스 레이드로 600레벨을 찍었던 송하나와 투황은 최근 700레벨을 넘어섰다.

순수하게 레벨만 따져도 고레벨 플레이어라고 할 수준이 된 것이다.

‘업적으로 인한 스텟까지 따지면 네임드 플레이어와 대등한 수준이야.’

적당히 활약만 한다면?

멋들어진 칭호를 손에 쥘 수 있으리라.

‘문제는 투황의 무기 야수왕의 장갑인데.’

이놈이 도무지 성장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투황의 레벨을 생각하면?

못해도 A랭크 무기 정도는 사용해야 했다.

‘무슨 특별한 조건이라도 있는 건가?’

그간 투황의 무기 야수왕의 장갑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별의별 테스트를 다 해 봤다.

한데 절대 성장하지 않았다.

‘그렇게 까다로운 조건은 아닐 텐데.’

까다로운 조건이었다면?

회귀 전 독불장군이었던 투황이 홀로 B랭크에서 EX랭크로 성장시킬 수 있었을 리가 만무했다.

‘다시 제대로 도전을 해 봐야겠어.’

이대로 가다가는.

투황이 먼저 야수왕의 장갑을 버릴 것 같았다.

* * *

꽈앙! 꽈아앙!

강현수 일행은 오늘도 사냥에 열중했다.

레플리카 스킬이 S랭크로 성장하고 송하나와 투황이 700레벨을 찍었지만.

조금도 자만하지 않았다.

게을러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전보다 더욱더 사냥에 열중했다.

캬우우웅!

몬스터의 구슬픈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사냥이 일시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강현수의 소환수들이 아이템과 마석을 회수했고.

“밥 먹자!”

투황의 외침이 점심시간임을 알렸다.

“그래.”

강현수 일행이 미리 챙겨 온 도시락을 먹으며 점심 식사 시간을 가졌다.

“잠깐 장갑 좀 줘 볼래?”

강현수가 투황에게 손을 내밀자.

투황이 야수왕의 장갑을 벗어 강현수에게 내밀었다.

“또 테스트를 해 볼 생각이야?”

“어.”

“정말 그게 성장형 아이템일까?”

그간의 수많은 실패 때문이었을까?

투황은 야수왕의 장갑 성장을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혹시 모르는 거지.”

강현수가 야수왕의 장갑에 마력을 주입하며 말했다.

마력 주입, 아이템 접촉, 아이템 파괴, 다양한 종류의 스킬북 습득, 몬스터 피 뿌리기 등등.

수많은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현재까지는 모두 꽝이었다.

‘정말 포기할 거 같으면 미래 예지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봤다고 이야기해 줘야지.’

그래야 투황이 야수왕의 장갑을 버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도대체 뭐냐?’

강현수가 얼굴을 찌푸렸다.

점심 식사가 끝났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받아.”

강현수가 다시금 투황에게 야수왕의 장갑을 넘겼다.

“이제 그만 포기하자.”

투황이 강현수에게 말했다.

“물론 이걸 버릴 생각은 없어. 네가 처음으로 선물해 준 소중한 아이템이니까. 하지만 더 이상 주력 무기로 사용하기는 무리일 것 같아.”

“알았어.”

투황의 말에 강현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뭐, 팔아 버리지만 않으면 상관없지.’

계속해서 성장 방법을 찾아보면 되니까.

팔 생각이었다면?

미래 예지를 들먹이며 막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았다.

‘사실 당장 사냥 효율만 생각하면 투황이 적당한 S랭크 아이템을 쓰는 게 더 이득이기는 하지.’

송하나의 경우도 얼마 전 700레벨을 찍은 후 주력 무기를 A랭크 검에서 S랭크 검으로 교체했다.

그런데 송하나와 같은 시기에 B랭크 무기를 구입한 투황은?

‘무기 교체 없이 계속 야수왕의 장갑만 쓰고 있었으니.’

야수왕의 장갑 옵션 효율이 좋다고는 하지만,

‘성장을 못 해서 10초 무적 스킬이 생기지 않았어.’

10초 무적 스킬이 없는 야수왕의 장갑은 앙꼬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

현재 야수왕의 장갑의 옵션은 잘해 봐야 A랭크 무기 수준이고 S랭크 무기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성능이 떨어졌다.

결정적으로.

‘얼마 전 투황이 사냥 중에 잡은 몬스터한테서 S랭크 격투 무기가 나왔지.’

성능 자체는 일반적인 S랭크 무기 수준.

투황은 얼른 새로 얻은 S랭크 아이템을 쓰고 싶어 몸이 잔뜩 달아 있었다.

“그럼 그건 소환수한테 넘겨.”

강현수 일행에게 소환수는 아이템과 마석 수집 일꾼이자 짐꾼이며 병사였다.

“알았어.”

투황이 야수왕의 장갑을 아이템과 마석을 수거하던 소환수에게 넘겼다.

소환수가 마석과 아이템을 보관하던 가방에 야수왕의 장갑을 넣었다.

그 순간.

화악!

가방에서 밝은 빛무리가 뿜어져 나왔다.

“뭐야?”

야수왕의 장갑을 넘겨준 투황도 놀랐고.

사냥을 준비하던 강현수와 송하나도 놀랐다.

“확인해 보자.”

강현수가 소환수가 들고 있던 가방을 열었다.

거기에는 야수왕의 장갑과 몇몇 아이템만 있을 뿐.

가방에 가득 차 있던 마석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마석이 없어졌잖아?”

강현수가 야수왕의 장갑 정보를 확인했다.

[야수왕의 장갑 – A랭크]

-직접 타격 시 일정 확률로 모든 스텟을 1% 증가시킨다.

-직접 타격 시 일정 확률로 물리 저항력과 스킬 저항력을 1% 증가시킨다.

-스텟 및 저항력은 최대 25%까지 증가한다.

“성장했어.”

강현수의 말에.

“정말?”

화들짝 놀란 투황이 재빨리 야수왕의 장갑 정보를 확인했다.

“진짜네.”

야수왕의 장갑이 성장했다.

변화는 단 하나.

야수왕의 장갑이 마석과 접촉했다는 사실 하나뿐.

“설마 마석?”

강현수가 다른 짐꾼 소환수를 불러 마석을 바닥에 쏟게 했다.

“잡아 봐.”

강현수의 말에 투황이 마석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화악!

밝은 빛무리와 함께 마석이 사라졌다.

“어때?”

강현수의 물음에.

“성장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떴어!”

투황이 기쁨에 가득 찬 얼굴로 대답했다.

‘마석이었구나.’

강현수는 살짝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몰랐다니?

‘내 탓이네.’

생각해 보니 이건 강현수 탓이 맞았다.

강현수 일행은 소환수가 모든 잡일을 도맡아 한다.

당연히 마석 회수도 강현수 일행이 직접 할 이유가 없었다.

아이템나 스킬북은 정보 확인을 위해 직접 만지는 경우라도 있지 마석의 경우는?

‘그냥 가방에 넣어서 통째로 상점에 넘겼지.’

마석을 직접 만질 일 자체가 없었다.

“얼른 사냥하자.”

투황이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A랭크로 성장한 모습을 보자 얼른 S랭크로 성장시키고 싶은 듯했다.

“그래.”

강현수의 말에 끝나기 무섭게 투황이 엄청난 속도로 몬스터를 사냥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투황은 S랭크로 성장한 야수왕의 장갑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 * *

황금 군주 사에마알에게서 연락이 왔다.

‘드디어.’

회귀 전 일인군단이라 불렸던 그가.

아틀란티스 차원에 도착했다.

‘겸사겸사 가 보자.’

회귀 전 일인군단이라고 불렸던 그를 포섭하고.

로크토 제국에 다크 나이트의 이름으로 경고장을 보내야 했다.

경고장의 내용은 총 세 가지.

첫 번째는 로크토 제국 권력의 중심에서 암약하고 있는 마왕의 하수인 정체 폭로.

두 번째는 각국의 사냥터 통제 폐쇄.

세 번째는 국가 간 차원 게이트 통행 금지 폐지.

‘경고장을 보낸다고 그대로 실행되지는 않겠지.’

미친놈들이라고 비웃으며 코웃음을 칠 확률이 높았다.

어쩌면 잔뜩 분노해 다크 나이트를 로크토 제국의 적으로 규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본다면 생각이 달라지겠지.’

강현수는 가만히 앉아 벌어지는 사건들만 주워 먹을 생각이 없었다.

직접 사건을 일으켜 아틀란티스 차원 국가들의 위기감을 촉발시킬 생각이었다.

‘적당한 패가 손에 들어오기도 했고.’

마룡 카라스.

이놈을 이용하면?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도 적당히 위기감을 조성할 수 있어.’

하지만 우선은.

‘그 녀석을 포섭하는 게 먼저겠지.’

그날 저녁.

강현수는 마이트어 왕국의 루자베누를 떠나 로크토 제국의 대도시 미토스로 이동했다.

* * *

‘혼자 움직이는 건 오랜만이네.’

튜토리얼부터 송하나와 함께였고.

아틀란티스 차원에서 활동한 후에는 투황이 합류했다.

항상 셋이 함께였다.

중간중간 강현수가 자리를 비운 적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혼자 움직이는 건 처음이었다.

‘쉽지 않았어.’

송하나와 투황은 강현수를 따라 로크토 제국에 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번 로크토 제국행은 커다란 이벤트가 있는 게 아니었다.

대규모 사냥을 통해 광렙을 할 수도 없고 업적을 얻어 강해질 수도 없다.

그렇기에 강현수는 두 사람을 두고 왔다.

그게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나 없이 홀로서기를 해 볼 필요성도 있고.’

투황은 강현수와 송하나를 만나기 전까지 꽤 오랜 시간 혼자 활동했다.

하지만 송하나의 경우는?

튜토리얼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강현수 곁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다.

‘나나 소환수의 도움 없이 사냥해 보는 경험이 필요해.’

그래야 더 성장할 수 있다.

다만 힐러 소환수 하나는 붙여 주었다.

‘제대로 된 고레벨 파티에는 힐러가 필수지.’

힐러가 없다면?

사냥 효율도 극심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둘 다 눈에 불을 켰지.’

송하나와 투황은 강현수가 돌아오면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보여 주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었다.

‘실력이 떨어져서 놓고 가는 게 아닌데.’

그저 데리고 갈 필요가 없어서일 뿐이었다.

하지만 송하나와 투황은 자신들의 실력이 떨어져서 놓고 간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뭐, 나름 배우는 게 있겠지.’

강현수가 대도시 미토스에 있는 훈련소에 도착했다.

‘오늘이 퇴소하는 날이지.’

그 녀석이 어떤 직업을 얻었을지가 가장 궁금했다.

‘로크토 제국군에 입대하기로 했다고 했었나?’

그 녀석은 훈련소를 최고 성적으로 졸업했다.

당연히 로크토 제국군과 거대 길드의 러브콜을 받았고.

그중에서 로크토 제국군에 입대하는 결정을 내렸다.

‘나쁜 선택은 아니지.’

로크토 제국의 자유민 신분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다.

‘훈련소를 최고 성적으로 졸업한 만큼 계약 조건도 좋았을 거고.’

강현수 입장에서는 그 녀석이 거대 길드로 가는 것보다는 로크토 제국군에 입대하는 게 나았다.

‘어쨌든 3년짜리 계약직이니까.’

3년이 지나 로크토 제국의 자유민 신분을 얻어 내면?

전역할 게 확실했다.

강현수 입장에서는.

‘로크토 제국이 유망주를 잘 키워서 프리로 풀어 주는 꼴이지.’

아닌 경우도 있지만.

본인이 강하게 원하면 전역이 가능했다.

거대 길드였다면?

오히려 빠져나오기가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나오네.’

훈련소를 퇴소한 그 녀석이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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