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드 성공의 대가 (3)
‘야수화 스킬 두 개를 동시에 발동시켜야 칼무스 공작과 같은 형태가 되는구나.’
신체가 커졌음에도 어색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전신에 힘이 넘쳐흘러.’
모든 스텟이 갑자기 45%나 늘어났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적응하면 꽤 쓸 만하겠어.’
거기다 잘하면 세 개의 신분을 가지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일단 스킬북 정리부터.’
강현수가 야수화 스킬을 해제했다.
슈우우욱!
그러자 부풀어 올랐던 근육이 줄어들고 몸에 난 털이 사라지며 다시금 평범한 낭인족 소년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레플리카로 익힌 야수화는 상시 발동해서 랭크를 올리고 스킬북으로 익힌 야수화 스킬은 새로운 신분이 필요하거나 전투력을 늘릴 때 사용하면 되겠어.’
강현수가 다시금 스킬북 분류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나오는 방어 스킬들은 당연히 무조건 익혔다.
그 결과.
[수호의 반지가 SS랭크에서 SSS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수호의 반지 랭크가 SSS랭크로 성장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자.’
방어 스킬북은 어차피 송하나와 투황에게 나눠 주거나 판매하는 게 아니면 당장 활용할 방법이 없었다.
소환수들은 아이템은 착용이 가능해도 스킬은 익힐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수호의 반지 SSS랭크가 성장하였습니다.]
[수호의 반지 SSS랭크가 성장하였습니다.]
[수호의 반지 SSS랭크가 성장하였습니다.]
……후략……
스킬북들을 열심히 익혔지만.
수호의 반지 성장은 SSS랭크가 한계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왜 EX랭크 방어 스킬은 흡수를 못 하니.’
수호의 반지가 스킬북을 통해 습득한 EX랭크 방어 스킬을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단 이 정도에서 만족하자.’
SSS랭크 이하 방어 스킬북을 다 털어 넣어도 성장을 못 했으면.
지금 당장 EX랭크로 성장시키는 건 포기해야 했다.
‘아쉽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결국 성장을 못 했다.
‘황금 군주 사에마알이 꾸준히 방어용 스킬북을 매집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가능하겠지.’
탐식의 검과 수호의 반지 성장을 끝마친 강현수가 마룡 카라스가 소멸하면서 나온 아이템들로 시선을 돌렸다.
‘참 많이도 쏟아 냈단 말이야.’
먼저 스킬북.
[스킬북 용종 몬스터의 군주 – EX랭크]
-패시브 스킬
-자신보다 격이 낮은 용종 몬스터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격이 낮은 용종 몬스터라. 참 애매한 문구란 말이지.’
레벨이라면 얼마나 직관적인가?
그런데 격이라는 표현은 참 애매했다.
‘그래도 익히는 게 좋겠지.’
마왕군의 마족 중에는 마룡이 꽤 많았다.
그놈들도 마룡 카라스처럼 용종 몬스터를 수하로 데리고 다닌다.
익힌다면?
‘그놈들을 상대할 때 쓸 만하겠어.’
소환수로 충분할 것 같기는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혹시 모르는 것 아니겠는가?
‘어차피 팔지도 못하고.’
이건 누가 봐도 마룡을 사냥하고 나온 전리품이었다.
황금 군주 사에마알을 통해 팔아 봐야.
‘다크 나이트와 황금 군주 사에마알이 연관되어 있다는 불필요한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그게 아니더라도 판매자인 자신의 정보를 캐기 위해 집요하게 조사를 할 게 뻔했다.
괜히 정체가 발각될 확률만 올라가는 것이다.
[스킬북 흑염 브레스 – EX랭크]
-액티브 스킬
-마력을 소모해 흑염 브레스를 뿜어냅니다.
-마력 스텟에 비례해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이것도 익히는 게 좋을 것 같고.’
강현수가 스킬북들을 구분했지만.
결국은 모두 직접 익히는 수밖에 없었다.
‘이건 송하나와 투황에게 주기도 애매해.’
사실 흑염 브레스의 경우 송하나에게 주면 꽤 쓸 만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쓸 만한 정도일 뿐.
마력 스텟 자체가 강현수가 송하나보다 더 높았기에.
강현수가 직접 사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었다.
레플리카 스킬로 만들면 강현수와 송하나 두 사람 모두 스킬을 보유할 수 있지만.
‘레플리카 스킬로 만들면 EX랭크가 아니라 F랭크가 되지.’
또 랭크를 올려 봐야.
‘어차피 나중에 삭제해야 해.’
강현수가 스킬 레플리카를 EX랭크까지 올리더라도 보유할 수 있는 레플리카 스킬의 숫자는 겨우 14개.
‘현재 고정으로 사용하고 있는 레플리카 스킬은 총 일곱 개.’
A랭크가 된 레플리카가 저장할 수 있는 스킬은 고작 열 개.
‘얼마 남지 않은 자리를 흑염 브레스 따위로 채울 수는 없지.’
또 한 개는 웬만하면 레플리카 스킬의 숙련도 노가다를 위해서라도 남겨 두는 편이 좋았다.
나중에 EX랭크가 돼서 저장 가능한 스킬이 14개 된다고 해도.
‘꼭 습득해야 하는 스킬들을 제외하면 여유가 없어.’
고작 한두 개 정도의 여유가 남을 것이다.
그 귀한 자리를 고작 흑염 브레스로 채울 수는 없었다.
‘이제 아이템만 확인하면 끝이야.’
아이템도 꽤 많은 수량이 나왔다.
그중 강현수의 눈길을 끈 아이템은.
‘바로 이거지.’
[마룡갑 투구 – EX랭크]
-물리 공격 저항력이 45% 증가합니다.
-스킬 공격 저항력이 45% 증가합니다.
-체력 스텟이 45% 증가합니다.
-정신력 스텟이 45% 증가합니다.
-세트 아이템입니다.
‘옵션이 나쁘지 않아.’
방어와 관련된 네 개의 옵션 모두 45% 증가가 붙어 있었다.
사실 마룡갑의 투구 같은 경우.
‘EX랭크 아이템치고 평균치일 뿐이지 특별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야.’
이유는 고작 옵션 숫자가 네 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랭크 무구 중 최고라고 칭해지는 탐식의 검 같은 경우.
성장이 완벽하게 끝나 EX랭크가 되면.
‘옵션의 숫자가 무려 아홉 개지.’
고작 네 개에 불과한 마룡갑의 투구와 비교하면 무려 두 배가 넘는 차이가 난다.
거기다.
‘얼음 왕의 목걸이처럼 단 네 개의 옵션이라도 다른 EX랭크 스킬과 격이 다른 위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세트 아이템인 게 중요하지.’
마룡갑의 투구는 세트 아이템이다.
마룡 카라스가 토해 낸 마룡갑의 상의, 마룡갑의 하의, 마룡갑의 장갑, 마룡갑의 신발과 함께 착용하면?
‘개별 옵션 효과가 두 배 증가해.’
마룡갑 세트의 옵션 효과는 모두 동일했다.
옵션을 모두 합치면 물리 공격 저항력, 스킬 공격 저항력, 체력 스텟, 마력 스텟, 정신력 스텟이 225% 증가한다.
여기다 세트 효과를 받으면?
‘총 450%.’
실로 엄청난 수치였다.
‘세트 효과까지 합치면 개당 옵션이 네 개가 아니라 여덟 개로 늘어나는 꼴이야.’
이 정도라면?
‘EX랭크 아이템 중에서도 최상품이지.’
그동안은 그때그때 옵션 좋은 방어구로 바꿔 가며 착용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 보였다.
정리를 끝낸 강현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부지런히 사냥을 해야지.’
열심히 스텟을 모아 소환수의 숫자를 5천 기까지 늘려야 했다.
* * *
콰콰콰콰콰!
마룡 카라스가 브레스를 내뿜자.
꽈아아아아앙!
엄청난 폭음과 함께 한자리에 몰려들었던 몬스터들이 순식간에 전멸했다.
그 순간.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후략……
강현수의 레벨이 미친 듯이 상승했다.
‘살아 있을 때보다는 못하지만 꽤 쓸만하네.’
강현수의 현재 직업 랭크는 일인여단.
일인연대보다 상위 직업이기는 하지만.
‘소환수들을 연대장으로 임명할 수가 없어.’
그저 대대장으로 임명할 수 있는 소환수의 수가 셋에서 아홉으로 늘어난 게 전부였다.
강현수는 마룡, 권황, 무존, 무란의 수호성, 도왕, 화염의 기사, 검귀, 일살권, 마도기사.
이 아홉 명을 대대장으로 임명했다.
검귀, 일살권, 마도기사의 경우 실력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어차피 다른 네임드 플레이어들도 비슷한 수준이니까.’
서부의 맹호를 비롯해 새롭게 강현수의 소환수가 된 네임드 플레이어들의 실력은 검귀, 일살권, 마도기사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고 한 발짝 앞서 강현수의 소환수가 된 네임드 플레이어들을 대대장에 임명했다.
이유는 단 하나.
그간 함께 싸운 짬밥이 있었기에 손발을 맞추는 데 조금이라도 더 익숙했기 때문이다.
‘더 강한 존재가 소환수가 된다면 바로 탈락이지만.’
검귀, 일살권, 마도기사의 경우 임시 대대장인 셈이었다.
‘연대장을 임명할 수 있게 되면 마룡, 권황, 무존을 올린다.’
그때까지 마땅한 대대장감이 없으면?
검귀, 일살권, 마도기사는 계속 대대장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아마 그때는 아슬아슬하게 탈락한 서부의 맹호 같은 다른 네임드 플레이어들이 중대장에서 대대장으로 승급하게 될 것이다.
‘사단장이 되면 가능하겠지.’
S랭크인 사단장이 되면?
연대장 임명이 가능해질 것이다.
덤으로 대대장으로 임명할 수 있는 플레이어의 숫자도 늘어날 테고 말이다.
또한 보유 소환수의 숫자도 1만 기를 가뿐히 넘길 게 확실했다.
‘어서 직업 랭크를 상승시켜야 하는데.’
아마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
그때 갑자기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회귀 전 일인군단이라고 불렸던 그의 직업 랭크가 뭐였는지.
‘그 전에는 막연히 SS랭크인 군단장이라고 생각했지만.’
보유한 소환수가 고작 3천이었던 걸 보면.
‘어쩌면 지금의 나랑 같은 수준일 수도 있어.’
일인대대는 확실히 넘어섰지만.
일인연대의 벽을 넘었을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설사 넘었다고 해도 스텟이 부족해서 소환수를 풀로 채울 수 없었겠지.’
계속해서
로 돌아가 무한 레벨 업을 하며 스텟을 생산하는 강현수에 비해.
회귀 전 일인군단이라고 불렸던 그는 계속해서 레벨을 높이지 않으면 스텟을 얻을 수가 없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정확한 시기는 모르지만.
일인군단으로 불리던 그가 튜토리얼을 통과해 최초로 등장한 나라는 로크토 제국.
대략적인 시기는 마룡 카라스 레이드가 끝난 후였던 것 같았다.
‘회귀 전에는 마룡 카라스 레이드에 족히 반년은 걸렸으니까.’
앞으로 반년에서 1년 사이.
회귀 전 일인군단이라고 불렸던 그가 지구에서 아틀란티스 차원으로 넘어온다.
‘이번에는 꼭 네 목적을 이뤄라.’
그는 홀로 독보하고 싶어 했다.
스스로의 강함을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갈구했다.
하나 일인분대라는 직업을 얻으며 그 꿈이 무너져 버렸다.
그렇기에 평생 일인군단이라는 직업이자 칭호를 저주했다.
‘네게 저주였던 직업은 내가 가져갔다.’
궁금했다.
튜토리얼부터 엄청난 실력을 선보였던 그가 이번에는 도대체 어떤 직업을 얻었을지.
기대가 컸다.
도대체 어떤 활약을 보여 줄지.
‘변수지.’
그는 회귀 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이레귤러이자.
강현수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꼭 손에 넣어야 해.’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어떻게 하면 그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는지.
‘나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없으니까.’
회귀 전의 그는.
강현수에게 있어.
‘유일하게 친구라고 부를 만한 이였지.’
그 역시 강현수에게만큼은 아주 약간이지만.
마음을 열었다.
강현수가 튜토리얼에서 일인군단이라고 불렸던 그의 직업을 가지고 간 것은.
스스로 강해지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평생을 후회 속에서 살았던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네 첫 번째 소원은 들어줬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덤으로 그렇게 간절히 원하던 새로운 직업이라는 선물도 줬다.
그러니.
‘두 번째 소원도 들어주마.’
그의 두 번째 소원은.
호구력 넘쳤던 자신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 진정한 친구를 얻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