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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 성공의 대가 (2)

강현수 일행은 마룡 카라스를 처리하자마자 빠르게 이동해 전장을 벗어났다.

“일단 루자베누로 가자.”

강현수의 선택은 루자베누로의 귀환이었다.

루자베누는 중화길드가 지배하는 곳.

강현수 입장에서는 가장 손쉽게 세상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알았어.”

“그렇게 하자.”

송하나와 투황도 선선히 동의했다.

“고향에 가 보지 않아도 괜찮아? 다녀오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괜찮아.”

투황의 고향인 루피는 루자베누와 정반대 방향이다.

하지만 거리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강현수와 송하나가 먼저 루자베누에 간 뒤.

고향 방문을 끝마친 투황을 여단 소환 스킬로 소환하면 그만이었으니까.

“괜찮아. 이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 별다른 피해도 없었을 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는데 한번 들러 보는 게 좋지 않아? 너, 우리 만난 뒤로 고향에 간 적이 한 번도 없잖아.”

송하나의 말에 투황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짜 괜찮아. 그다지 가고 싶지도 않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어.”

뭔가 사연이 있어 보였다.

“너, 그러다 나중에 후회한다.”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진짜 후회한다니까?”

“후회를 해도 내가 해. 신경 꺼.”

“이게, 기껏 걱정해서 말해 줬더니!”

송하나와 투황이 투닥거렸다.

‘이해는 가네.’

송하나는 고향인 지구로 가서 가족과 친구를 만나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처지다.

그러니 투황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투황은 또 투황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 거고 말이다.

“크흠, 그러고 보니 나 SSS랭크 업적을 세 개 얻었어.”

투황이 화제를 바꾸기 위해 말을 돌렸다.

“업적?”

강현수가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룡 카라스 사냥 이후 강현수는 세 개의 업적과 11개의 칭호를 얻었다.

그 모두가 홀로 마룡 카라스를 쓰러트렸기에 준 것이다.

한데 투황도 업적을 세 개나 받았다니?

그것도 무려 SSS랭크를!

“나도 SSS랭크 세 개 받았는데.”

거기다 송하나도 SSS랭크 업적을 세 개 받았다고 한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강현수가 홀로 마룡 카라스를 쓰러트린 걸로 인정되었으니 투황과 송하나는 단 하나의 업적도 받지 못했어야 한다.

한데 어떻게 각각 세 개씩의 SSS랭크 업적을 받았단 말인가?

“보여 줄 수 있어?”

강현수의 물음에 투황과 송하나가 업적 메시지창을 공개해 주었다.

[마룡 카라스를 쓰러트리는 있을 수 없는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기여도가 5위 안에 드셨습니다.]

[칭호 마룡 카라스 슬레이어 SSS랭크가 주어집니다.]

[마계 남작을 쓰러트리는 믿을 수 없는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기여도가 5위 안에 드셨습니다.]

[칭호 마계 귀족 사냥꾼 SSS랭크가 주어집니다.]

[마왕군의 침공을 저지하는 훌륭한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기여도가 5위 안에 드셨습니다.]

[칭호 아틀란티스 차원의 방패 SSS랭크가 주어집니다.]

‘내가 EX랭크를 받았던 업적들이잖아.’

그런데 송하나와 투황은 기여도 5위 안에 들었다며 SSS랭크로 업적을 받았다.

본래 기여도에 따라 각각 다른 랭크의 업적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게 가능한 일인가?’

강현수가 열심히 머리를 굴려 봤다.

송하나와 투황은 강현수에게 종속된 존재다.

그렇기에 강현수가 홀로 마룡 카라스를 쓰러트린 것으로 간주되었다.

‘이건 충분히 가능하지.’

하지만 송하나와 투황은 소환수가 아니라 플레이어다.

송하나와 투황은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서 마룡 카라스를 사냥하는 데 한 손을 보탰다.

거기다 기여도 1위는 강현수이니 못 했지만.

5위 안에는 들었다.

그러니 SSS랭크 업적을 받는 게 맞다.

‘이것도 가능한 일이기는 하네.’

생각해 보니 둘 다 가능한 일이기는 했다.

“하하하!”

강현수의 입에서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왜 그래?”

“무슨 일이 있어?”

투황과 송하나의 물음에 강현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자신의 업적 메시지창을 보여 주었다.

“대박!”

“우와!”

투황과 송하나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

SSS랭크 업적 세 개를 얻은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강현수는 자신들과 비교하기조차 힘든 엄청난 보상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왜 ‘홀로’라고 나와 있는 거야?”

“그러게?”

투황과 송하나의 물음에 강현수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럼 우리는 굳이 업적을 두고 경쟁할 필요가 없네?”

“그러게 말이야. 중복으로 업적을 얻을 수 있다니!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

투황과 송하나가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사실 강현수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일인여단에 이런 장점이 있었을 줄이야.’

강현수의 휘하에 귀속되는 플레이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좀 더 손쉽게 단체로 업적을 얻을 수 있어.’

물론 업적이라는 건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나는 가능해.’

강현수는 앞으로 벌어질, 업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모조리 꿰고 있다.

그 사건들을 휘하에 귀속된 플레이어들과 함께 해결해 나간다면?

‘나는 물론 송하나와 투황도 빠르게 강해질 수 있어.’

소환수들은 업적을 획득하지 못한다.

성장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송하나와 투황같이 살아 있는 플레이어들은 다르다.

‘멸마창왕 진구평 그놈이 있었으면.’

그도 아마 업적을 받았을 것이다.

‘물론 기여도 차이는 있겠지만.’

고작 세 명이었으니 두 명이 더 늘어나도 무조건 5위 안에 들어 SSS랭크 업적을 받았을 터였다.

사실 송하나와 투황은 SSS랭크 업적을 받을 정도의 활약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싸웠을 뿐이다.

하지만.

‘인원이 적으면 기여도가 낮아도 순위가 높아지지.’

거기다 강현수는 홀로 사냥한 것으로 간주되어 기여도 1위 업적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추가 업적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개꿀이네.’

두 명을 더 추가해도 SSS랭크 업적은 받는다.

그 이상 추가하면 SS랭크로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무조건 업적을 얻을 수 있어.’

포섭해야 할 플레이어 목록을 더 늘려도 괜찮을 것 같았다.

‘굳이 송하나나 투황처럼 함께 행동할 필요도 없고.’

알아서 잘 성장하라고 방치한 후 업적을 얻을 수 있을 때만 여단 소환 스킬로 불러서 함께 싸우면 그만이다.

마룡 카라스와의 전투에서 전사해 소환수가 된 무란의 수호성 칼무스 공작 같은 인물이 생존했다면?

‘충분히 함께 갈 수 있어.’

굳이 강현수의 신분을 드러낼 필요도 없다.

‘다크 나이트라는 비밀 조직이 생겼으니까.’

그저 다크 나이트의 일원이 되지 않겠냐고 권유하면 그만이다.

‘다크 나이트는 마룡 카라스의 침공을 예견했어.’

어디 그뿐인가?

나름 큰 활약을 보여 줬다.

‘각국의 군주들도 다크 나이트의 말을 쉽게 무시하기 힘들 거야.’

다크 나이트라는 조직의 명성이 쌓이면 쌓일수록 마왕군의 침공을 손쉽게 방어할 수 있다.

또한 훗날 최고의 자리에 오를 플레이어들을 보다 손쉽게 포섭할 수 있다.

* * *

강현수 일행은 중화길드의 영토라고 할 수 있는 루자베누로 귀환했다.

‘이제 느긋하게 정산을 해 볼 수 있겠네.’

각국은 마룡 레이드 실패에 잔뜩 긴장하고 있지만.

그건 강현수가 알 바가 아니었다.

‘문제는 목격자가 있다는 건데.’

대도시 바란에 있었던 이일 수도 있고 도주하던 척살대의 생존자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거리가 멀어서 제대로 된 정보는 없어.’

강현수가 가장 걱정한 것은 죽은 플레이어들과 마룡 카라스를 소환수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한데 다행히도 그에 대한 소문은 없었다.

이제 마룡 카라스를 사냥하며 얻은 것들을 정산할 시간이었다.

“가지고 있는 아이템 차례대로 뱉어 내 봐.”

강현수의 지시에 소환수들이 우르르 아이템을 쏟아 냈다.

‘엄청 많네.’

순식간에 작은 산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하긴.’

사실 그럴 만도 했다.

수만에 달하는 용종 몬스터를 사냥하며 나온 아이템.

거기다 전사한 플레이어들의 아이템까지.

족히 이 정도는 나올 법했다.

그중 강현수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은 S랭크 이상의 아이템이었다.

왜?

탐식의 검이 S랭크 밑은 입도 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S랭크 이상만 분류하자.

산의 높이가 확 줄었다.

그래도 아직 산이라고 불릴 정도의 높이였다.

‘이번에는 충분히 가능하겠지.’

강현수가 탐식의 검에 마력을 흘려 넣었다.

사아아악!

탐식의 검이 S랭크 아이템들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작은 동산의 높이 서서히 낮아졌다.

그리고 그 결과.

[탐식의 검이 SS랭크에서 SSS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탐식의 검 랭크가 상승했다.

‘더 먹일까?’

강현수가 잠시 고민했다.

‘아니야.’

어차피 아이템을 더 먹여 봐야.

‘EX랭크는 무리다.’

그럼 랭크는 그대로인데 SS부터 SSS랭크의 아이템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소환수들을 무장시킬 정도의 무기는 남겨 둬야지.’

그게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각자 자신이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무장해.”

강현수의 말에 소환수들이 차례대로 아이템을 착용했다.

‘든든하네.’

마룡 카라스와의 싸움으로 소환수의 숫자가 크게 줄었다.

현재는 대략 1,200기 남짓.

‘언제 5천 기로 늘리지.’

소환수 5천 기를 만들려면?

스텟을 모으기 위해 레벨 업을 정말 미친 듯이 해야 할 성싶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새롭게 지휘관의 축복도 내려야 하고.’

지휘관의 축복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되었지만 랭크는 여전히 B였다.

부지런히 시전해서 랭크를 업시켜야 했다.

‘일인여단 랭크가 A니까.’

지휘관의 축복 랭크도 A까지 성장시킬 수 있었다.

그럼 스텟 증가폭이 20%에서 25%로 증가한다.

‘해야 할 일이 많네.’

1차 아이템 분배가 끝나자.

강현수 2차 아이템 분배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스킬북이었다.

‘스킬북은 중복되는 게 있으면 송하나랑 투황한테 줘야겠어.’

그래야 레플레카 스킬과 스킬북 스킬을 둘 다 익힐 수 있다.

한참 스킬북을 분류하던 강현수가.

‘어?’

익숙한 스킬북 하나를 발견했다.

[스킬북 야수화 – EX랭크]

-액티브 스킬

-마력을 소모해 야수로 신체를 변형시킵니다.

-야수의 본능이 강해집니다.

-모든 스텟이 45% 증가합니다.

‘이건 야수화 스킬북?’

그것도 칼무스 공작에게서 나온 EX랭크 야수화 스킬북이었다.

‘내가 익히고 있는 야수화는 레플리카 스킬이야.’

당연히 칼무스 공작의 죽음과 함께 드랍된 EX랭크 야수화 스킬도 중복으로 익힐 수 있다.

‘익힌다.’

칼무스 공작의 야수화는 기본 스텟을 최대 45% 증폭시켜 주는 사기 스킬이다.

그걸 두 개나 동시에 익힐 수 있다면?

강현수의 전투력이 급격히 올라간다.

‘거기다 드랍 형태로 떨어진 스킬북이라 랭크도 EX고.’

굳이 노가다를 통해 스킬 랭크를 올릴 필요가 없다는 건 엄청나게 큰 장점이었다.

[스킬북 야수화 – EX랭크를 습득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강현수가 예를 선택했고.

화악!

밝은 빛무리와 함께 강현수가 EX랭크 야수화 스킬을 습득했다.

‘얻었으면 사용해 봐야지.’

강현수는 레플리카 스킬로 익힌 야수화를 상시 사용하고 있었다.

스킬 랭크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여기서 이중으로 야수화 스킬을 사용하면.’

우득우득!

강현수의 몸에 있는 뼈와 근육이 뒤틀리며 부풀어 올랐다.

전신에서 수북한 털이 자라났고 입이 툭 튀어나오며 길쭉한 주둥이로 변했다.

완전히 변신을 마친 강현수는.

‘늑대 인간이네.’

칼무스 공작처럼 온전한 늑대 인간의 형상으로 변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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