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레벨 플레이어-70화 (70/365)

독충 군단의 등장

강현수는 멸마창 진구평에게 지시를 내린 후 숙소로 돌아왔다.

‘이걸 어떻게 할까?’

강현수가 숙소에 널려 있는 아이템을 보며 고민했다.

SSS랭크 아이템 신살도.

SSS랭크 아이템 차원검.

신살도는 도왕의 무기였고 차원검은 화염의 기사의 무기였다.

‘바꿀까?’

현재 탐식의 검은 SS랭크 아이템.

신살도나 차원검을 주 무기로 사용하면?

무기 랭크가 한 단계 올라간다.

SSS랭크인 신살도와 차원검은 SS랭크 절멸의 검과 한 끗 차이지만.

‘랭크가 높을수록 그 한 끗 차이가 엄청나게 크지.’

옵션도 거대 길드의 길드 마스터들이 사용하던 것이니만큼 SSS랭크 아이템 중에서 최상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신살도는 도고 차원검은 양손 대검이라는 거지.’

한 손 검법을 익힌 강현수와는 맞지 않는 무기였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랭크의 격 차이가 더 크지.’

창이나 도끼 또는 메이스 같은 둔기류였다면?

아무리 랭크 차이가 한 단계나 나도 아예 사용할 고민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검의 경우는 양손과 한 손 그리고 크기와 무게 차이만 있을 뿐 어쨌든 검이다.

또 도의 경우 약간 휘어진 형태라는 것과 날이 양쪽으로 세워져 있느냐 한쪽으로 세워져 있느냐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무게와 길이 자체는 강현수가 사용하는 한 손 장검과 비슷했다.

강현수 정도 검의 고수라면?

그 정도 단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커버가 가능한 거지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는 뜻은 아니야.’

양손 대검과 한 손 장검은 같은 검이지만.

서로 다른 무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모든 게 달랐다.

검과 도는 같은 무기인 듯 비슷했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른 무기였다.

‘그냥 쓰던 거 쓰자.’

강현수는 애써 신살도와 차원검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신살도와 차원검을 묵혀 놓을 수밖에 없다면 모르겠지만.

강현수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가져가라.”

사아아악!

강현수의 지시에 도왕과 화염의 기사가 모습을 드러내 공손한 자세로 신살도와 차원검을 받아 들었다.

‘내가 쓰는 것보다 도왕이나 화염의 기사가 쓰는 게 훨씬 낫겠지.’

도왕과 화염의 기사도 어차피 강현수의 소환수.

강현수의 힘 중 하나였다.

‘내가 가진 힘을 스스로 깎아 내릴 필요는 없지.’

신살도와 차원검은 강현수의 손에 있을 때보다 도왕과 화염의 기사의 손에 있을 때 더 빛을 발했다.

SSS랭크 무기에 대한 미련으로 잠시 고민했지만.

‘탐식의 검은 무려 EX랭크 무기야.’

지금은 아니었지만.

언젠가는 EX랭크 무기가 될 것이다.

결정적으로 회귀 전 탐식의 검은.

동급의 다른 EX랭크 아이템을 뛰어넘는 위용을 보여 주며 EX랭크 무기 중에서도 최강이라고 불렸던 아이템.

‘괜히 어설프게 쓰다가 검술이 변형되면 곤란해.’

30년간 갈고닦은 검술이다.

괜히 써 본 적도 없는 도와 대검을 사용했다가 검술 실력이 퇴보하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손해였다.

탐식의 검이 가진 안티 힐 옵션도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말이다.

‘다른 것들도 소환수들이 쓰게 하는 게 더 큰 이득이겠지.’

강현수는 다수의 A랭크, S랭크, SS랭크 아이템들을 얻었다.

멸마창 진구평에게 뜯어 온 것도 있고.

새롭게 소환수가 된 중화 1호, 2호와 카발 5호, 6호, 7호가 사용하던 것도 있고.

중화길드와 카발길드의 창고를 털 때 나온 것도 있다.

문제는.

‘그걸 다 처먹어도 탐식의 검이 SSS랭크로 성장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말이지.’

아쉬움이 밀려왔다.

탐식의 검이 SSS랭크나 EX랭크 아이템을 먹어 치울 수 있었다면?

‘단숨에 성장시킬 수 있었을 텐데.’

강현수는 애써 아쉬움을 삼켰다.

‘SS랭크 중에 하나 정도는 송하나에게 줄까?’

SS랭크 아이템 중 가장 많은 게 바로 검이었다.

‘아니, 아직은 아니야.’

송하나의 레벨은 아직 500을 찍지 못했다.

업적을 통해 달성한 스텟 덕에 레벨보다 월등히 높은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기는 했지만.

‘시기상조지.’

송하나는 이미 A랭크 아이템을 사용 중이다.

‘그것도 과해.’

SS랭크 무기는?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높아.’

자신의 실력보다 뛰어난 무기에 의존하게 되면.

본인의 실력이 퇴보하는 법이다.

‘그보다 이제 결정을 해야겠네.’

강현수의 직업 일인대대 C랭크가 화염의 기사 제이미를 소환수로 만들며 일인연대 B랭크로 성장했다.

‘그 덕분에 지휘관 자리가 잔뜩 남았어.’

강현수는 세 명의 대대장과 16명의 중대장 그리고 48명의 소대장을 임명할 수 있게 되었다.

제일 낮은 분대장 자리를 제외하고도 이렇게나 지휘관 자리가 많이 남은 것이다.

강현수는 송하나와 투황에게 대대장 자리를 주는 걸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하나 그 결과는.

‘송하나와 투황은 중대장 정도로 충분해.’

송하나에게 SS랭크 무기를 주지 않은 이유와 동일했다.

‘어차피 지휘관의 축복을 업그레이드해 줄 거니까.’

송하나와 투황의 전투력이 올라가면?

레벨 업 속도가 더 빨라진다.

하지만 강현수가 준 버프에 너무 의지하게 되면?

레벨은 빨리 올릴지 몰라도 실력은 더 떨어질 수가 있었다.

‘대대장 자리는 도왕, 화염의 기사, 검귀에게 주자.’

소환수들에게 버프를 주기로 하면서 도왕과 화염의 기사는 확정이었다.

검귀가 가장 애매했다.

일살권이나 마도기사와 비교해 실력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검귀로 하자.’

고민하던 강현수는 검귀에게 마지막 남은 대대장 자리를 주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단 하나.

검귀가 착용하고 있는 SS랭크 아이템 절멸의 검 덕분이었다.

‘노템 상황에서는 비슷비슷하지만 템빨까지 치면 검귀가 가장 강하니까.’

절멸의 검을 마도기사에게 주는 방법도 있었지만.

‘마검사인 마도기사에게 절멸의 검을 줘 봤자 효율이 떨어져.’

권사인 일살권은 검을 쓰지 않기에 자동 탈락이었다.

‘지능이 얼마나 올라가려나?’

스텟도 추가로 오르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지능이다.

‘애초에 소환수들의 전투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지능 때문이지.’

그렇기에 강현수는 좀 더 높은 지휘관 자리를 주는 만큼 도왕, 화염의 기사, 검귀의 지능이 많이 올라가기를 바랐다.

왜냐면 그래야 좀 더 능동적으로 명령 수행이 가능하고 전투력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휘관 임명.”

강현수가 가장 먼저 도왕을 대대장으로 임명했다.

화아악!

밝은 빛무리와 함께 도왕의 지휘관 직급이 중대장에서 대대장으로 승급했다.

‘얼마나 똑똑해졌으려나?’

오르는 스텟은 정해져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지능이 얼마나 상승했느냐였다.

“내가 누군지 알겠나?”

“저의 주인이십니다.”

“오!”

충이라는 말밖에 모르던 중대장이나 소대장과 다르게 꽤 긴 문장을 토해 냈다.

“생전의 기억은 가지고 있나?”

“예.”

“어떤 기억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가지고 있지?”

“제 이름이 경위강이라는 것, 도왕이라고 불렸던 것, 중화길드의 길드 마스터였던 것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이 드문드문하여 제대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전투에 대한 지식은?”

“소실된 부분이 꽤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절반 이상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나와 화염의 기사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나?”

“아닙니다. 저는 단지 도왕 경위강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뿐, 그와 같은 존재가 아닙니다.”

도왕 경위강은 죽었다.

그의 혼도 윤회의 굴레로 사라졌다.

강현수는 도왕 경위강이 죽은 자리에 남은 백이 흩어지기 전에 그걸 베이스로 하여 소환수를 만들었을 뿐이다.

그렇기에 소환수 도왕에게 생전의 기억은 있지만.

플레이어이자 살아 있는 인간인 도왕 경위강의 감정이나 원념 따위는 남아 있지 않았다.

“좋아.”

강현수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

지능이 상당히 올라갔다.

거기다 생전에 가지고 있던 전투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소환수는 생전의 기억에 따라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존재.

생전의 기억이 완벽해진다면?

‘전투력도 대폭 상승하겠지.’

생전의 모습을 회복했고 기억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잘만 써먹으면 활용성이 높겠어.’

거대 길드의 길드 마스터나 대형 상단의 상단주 또는 귀족처럼 강현수가 손쓰기 힘든 높은 위치에 있는 배신자를 운 좋게 제거할 수만 있다면?

‘그 배신자 놈이 키운 세력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겠어.’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었다.

지휘관으로 임명되며 생전의 모습을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겉모습뿐.

생기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니라 잘 만든 밀랍 인형 같은 느낌이란 말이야.’

멀리서 보면 어색함이 없지만.

가까이서 보면 확실히 티가 났다.

결정적으로 생전의 지성도 완벽하게 복원된 상태가 아니었다.

‘직업 랭크가 올라간다면?’

충분히 가능했다.

지휘관 임명은 강현수의 직업 랭크에 따라 임명할 수 있는 지휘관의 직급이 결정된다.

도왕을 대대장이 아니라 연대장으로 임명한다면?

‘더 완벽해지겠지.’

어쩌면 정말로 살아 있는 플레이어의 대역을 소화하게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마무리부터 하자.’

강현수가 차례로 화염의 기사와 검귀를 대대장으로 임명했다.

테스트 결과는?

‘도왕이랑 똑같네.’

역시 송하나와 투황이 아니라 도왕, 화염의 기사, 검귀를 대대장으로 임명하는 게 옳은 선택이었다.

‘애초에 현재 송하나와 투황에게 너무 과한 힘이기도 했고.’

도왕, 화염의 기사, 검귀의 스텟이 증가해 더 강해졌고.

생전의 기억까지 어느 정도 회복하며 활용성과 전투 응용력이 대폭 상승했다.

‘뭐, 지휘관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

송하나와 투황이 소환수인 도왕, 화염의 기사, 검귀를 뛰어넘는 강자가 된다면?

그때 지휘관 직급을 바꿔도 된다.

‘송하나와 투황은 계속해서 성장한다.’

반면 소환수는 지휘관 임명이나 지휘관의 축복 같은 스킬을 부여해 주지 않는 한 성장이 불가능했다.

혼이 윤회의 굴레로 사라지고 대지에 남은 백을 바탕으로 만든 소환수는.

살아 있는 자가 아닌 죽은 자.

당연히 살아 있는 자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한계가 명확하지.’

그래서 송하나와 투황이 중요했다.

그 둘은 지금 현재로서는 강현수의 소환수보다 나약한 존재다.

하지만 살아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끝없이 성장할 수 있다.

* * *

강현수 일행은 다시금 부지런히 사냥에 나섰다.

송하나와 투황은 하루라도 빨리 500레벨을 찍기 위해서.

강현수는 레벨 업을 하고 스텟을 모으기 위해서.

‘스텟이 너무 바닥이야.’

강현수는 스킬 강화의 쿨타임이 돌 때마다

가 된다.

계속 남는 스텟이 발생해 그걸 막기 위해 스텟 고정 스킬까지 익혔다.

하지만 지금은 스텟 고정 스킬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스텟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언제 소환수 2천 기를 채우냐.’

직업 일인대대가 일인연대로 성장하며 보유할 수 있는 소환수의 한계가 6백 기에서 2천 기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정예 중에 정예만 모아야겠지만.’

그게 질도 올라가고 직업 일인연대의 랭크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된다.

문제는.

‘도왕이나 화염의 기사 그리고 검귀, 일살권, 마도기사 같은 네임드 플레이어들은 극히 드물지.’

애초에 도왕과 화염의 기사는 거대 길드의 길드 마스터.

검귀, 일살권, 마도기사는 거대 길드의 최고위 간부.

강현수가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한 만날 수도 없는 이들이었다.

또 그런 이들이 전사할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설사 그들을 죽일 힘이 있다고 해도.

‘아무나 막 죽일 수는 없지.’

강현수의 적은 자신을 죽인 배신자들과 마왕의 하수인 그리고 머더러 파티나 인류의 공적이라고 할 만한 자들뿐.

함께 힘을 합쳐 마왕군과 싸워야 하는 아군을 강현수 본인의 성장을 위해 마구잡이로 죽일 수는 없었다.

‘가장 어리석은 짓이기도 하고.’

소환수가 되면 성장이 멈춘다.

그래서 배신자 중 하나인 검존 주위천도 당장 죽이지 않고 살려 두었다.

검존 주위천이 최대한 성장한 후 죽여야.

‘나한테도 도움이 되고 인류 전체에도 도움이 되니까.’

사실 괜한 욕심 부릴 필요 없이 강현수를 배신한 배신자들만 제거해 소환수로 만들어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

그들은 강현수의 등에 칼을 꽂은 원수임과 동시에.

마왕과의 최후 결전에 결사대로 뽑힌.

‘인류 최강의 플레이어들이었으니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