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레벨 플레이어-22화 (22/365)
  • 청소비

    ‘나는 제자리걸음인데 송하나는 계속해서 강해진다.’

    강현수의 레벨은 스킬 강화의 쿨타임이 돌 때마다 계속해서 0레벨로 떨어진다.

    반면 송하나는 계속해서 레벨이 올라간다.

    그 결과.

    소환수를 제외한 본신의 전투력으로만 따지면.

    ‘벌써 나와 필적할 수준이야.’

    이번 전투를 통해 송하나의 레벨은 200을 넘어섰다.

    스텟상으로 따지자면?

    송하나의 전투력은 300레벨 후반대의 플레이어와 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한 상태였다.

    ‘엄청난 성장 속도야.’

    강현수를 제외한다면?

    송하나의 성장 속도가 역대 최고일 것이다.

    ‘어서 그 스킬을 손에 넣어야 하는데.’

    그래야 송하나를 온전히 믿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스킬을 손에 넣으려면 일인중대를 일인대대로 성장시켜야 해.’

    강현수는 이제 겨우 일인소대를 일인중대로 성장시켰다.

    ‘일인중대는 강력한 직업인 만큼 성장이 쉽지 않아.’

    지금까지야 워낙 직업 랭크가 낮았기에 빠르게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

    일인중대를 일인대대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당분간은 괜찮아.’

    강현수는 스텟을 중대 구성 스킬에 모두 투자하고 레벨은 스킬 레플리카의 성장에 모두 투자한 상태다.

    그 덕에 본신의 전투력은 새로운 칭호를 손에 넣었음에도 300레벨 후반대 플레이어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나마 일인중대와 랭크가 같이 성장하는 직업 스킬인 분대장이 D랭크로 성장해 중대장이 되었기에 얻은 효과지.’

    D랭크로 성장한 중대장 스킬의 효과는 모든 스텟 10% 증가.

    실로 사기적인 효과였다.

    아마 스텟을 계속 소모해 소환수를 만들어야 하는 일인중대라는 직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존재하는 스킬이리라.

    살짝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중대 구성 스킬과 스킬 강화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강현수의 스텟은 600레벨대 플레이어와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랬다면 150기에 달하는 소환수를 얻지 못했겠지. 중대장 스킬 역시 분대장에 머물러서 스텟 증가 효과가 1%에 불과했을 거고.’

    레플리카로 얻은 스킬들의 효율 역시 급감했을 것이다.

    ‘스텟은 나중에 늘리면 그만이다.’

    레벨이 오르면 성장 속도는 느려진다.

    강현수가 레벨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직업 일인분대는 절대 일인중대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0레벨에서 100레벨이 되나 200레벨에서 300레벨이 되나 어차피 주는 스텟은 동일해.’

    하지만 200레벨이 300레벨이 되는 데 드는 경험치라면?

    0레벨에서 100레벨을 다섯 번은 올릴 수 있다.

    효율이 다섯 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이다.

    ‘난 지금도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강현수가 스스로를 다독였다.

    송하나의 놀라운 성장을 보며 잠시 초조해졌을 뿐이다.

    현재 강현수는 송하나보다 월등히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또 중대 구성과 스킬 강화의 단점을 해결할 방법도 가지고 있지.’

    유키무라의 스킬 스텟 고정.

    그걸 얻기 위해 필요한 인장 위조.

    강현수의 눈앞에 있는 인물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해결책이 되어 주리라.

    “지오길드의 본부로 안내해라.”

    강현수가 이번 전투의 유일한 생존자를 향해 말했다.

    생존자는 지오길드의 부길드장이었다.

    그는 오덕구가 전사하며 승기가 완전히 기울자 동료들을 배신하고 재빨리 항복 의사를 표했다.

    “알겠습니다.”

    지오길드의 부길드장은 강현수와 딜을 했다.

    지오길드가 가지고 있는 재화를 모두 넘겨주는 대가로 자신의 목숨을 살려 달라고 말이다.

    강현수는 지오길드의 부길드장이 강현수와 송하나가 한 짓을 비밀로 한다는 조건을 달고 딜을 수락했다.

    ‘지오길드가 모아 온 재화도 재화지만, 인장 위조범을 꼭 손에 넣어야 해.’

    지오길드의 재화와 주력이 전멸했으니 강제로 손에 넣을 수 있다.

    하나 인장 위조범을 찾아내는 일은 지오길드 부길드장의 도움이 필요했다.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 모르겠네.’

    자유민의 인장을 노예의 인장으로 위조하는 능력밖에 없다면?

    인장 위조범은 강현수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테라 왕국의 자유민 인장을 타국의 자유민 인장으로 위조할 수 있는 실력자라면?

    ‘유키무라가 있는 무란 왕국으로 넘어갈 수 있어.’

    무란 왕국으로 넘어가 유키무라의 스텟 고정 스킬을 얻는다면.

    강현수는 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강해질 수 있었다.

    * * *

    강현수와 송하나는 지오길드 부길드장의 안내 덕분에 손쉽게 지오길드의 길드 하우스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이곳입니다.”

    지오길드 부길드장이 창고를 가리키며 말했다.

    창고 안에는 아이템과 스킬북이 가득했다.

    “꽤 열심히 모아 놨네.”

    대부분 F~D랭크에 불과했지만 양이 많았다.

    또 드물기는 하지만 C랭크 아이템과 스킬북도 있었다.

    “골드는 없나?”

    “그건 오덕구가 직접 관리해서 저도 행방을 모릅니다.”

    강현수의 물음에 지오길드의 부길드장이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모른다라.”

    “저, 정말입니다.”

    “일단은 믿어 줄게.”

    “감사합니다.”

    강현수의 믿어 준다는 말에 지오길드의 부길드장이 안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여기에 인장 위조범 있지?”

    “네, 있습니다.”

    “당장 그놈 불러와.”

    “알겠습니다.”

    지오길드의 부길드장이 이때가 기회라는 듯 창고 밖으로 몸을 돌렸다.

    “널 혼자 보낼 수는 없지. 하나 씨.”

    “네, 제가 같이 갈게요.”

    “허튼수작 부리려고 하면 바로 죽여 버리세요.”

    “그렇게 할게요.”

    강현수와 송하나의 대화에 창고 밖으로 향하던 지오길드 부길드장의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송하나와 지오길드 부길드장이 사라지자 창고 안에는 강현수 혼자 남았다.

    ‘많기는 많네.’

    모두 들고 가는 것도 일일 것 같았다.

    ‘뭐,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강현수가 탐식의 검에 마력을 주입했다.

    사아아아악!

    탐식의 검이 게걸스럽게 아이템들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F랭크도 먹어 치우면 좋을 텐데.’

    입맛이 고급이라 F랭크 아이템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아마 랭크가 더 올라간다면?

    ‘그때는 E랭크 아이템도 거부할 확률이 높지.’

    그럼 탐식의 검 랭크를 올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D랭크 아이템은 하위권 플레이어들의 수효가 많아 대량으로 구하기가 힘들었다.

    C랭크 아이템은 나름 희귀했고 또 중위권 플레이어들의 주력 아이템이다.

    ‘B랭크부터는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싸지.’

    아마 그때부터는 탐식의 검을 성장시키기가 더 힘들어질 게 뻔했다.

    ‘그래도 얼른 성장해라.’

    강현수는 랭크가 낮은 아이템부터 차근차근 탐식의 검에게 먹였다.

    아이템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이번에도 힘들려나?’

    방금 전 전투에서 수백 개의 아이템을 먹어 치웠기에 내심 B랭크로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하나 결국은 실패했다.

    ‘다 떨어지기 전에 성공했으면 좋겠는데.’

    창고에 있는 아이템이 점점 줄어들수록 강현수의 마음도 조초해졌다.

    그러던 순간.

    [탐식의 검이 C랭크에서 B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성공했어.’

    강현수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드디어 탐식의 검이 B랭크로 성장한 것이다.

    ‘옵션은 뭐가 붙었으려나.’

    탐식의 검은 성장하면서 옵션이 하나씩 추가된다.

    강현수가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탐식의 검 정보를 열어 봤다.

    [탐식의 검 - B랭크]

    -유일 아이템

    -다른 아이템을 흡수해 성장합니다.

    -공격력이 20% 증가합니다.

    -공격 속도가 20% 증가합니다.

    -관통 확률이 20% 증가합니다.

    -적의 피와 살을 흡수해 체력과 상처를 회복합니다.

    ‘대박.’

    다섯 번째 옵션을 확인한 강현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물론 공격력, 공격 속도, 관통 확률이 20% 증가하는 다른 옵션도 좋았다.

    하지만 그런 옵션들은 다른 아이템을 착용하거나 스텟을 올림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종류의 옵션이었다.

    하나 다섯 번째 옵션은 그 결이 달랐다.

    ‘체력과 상처를 회복한다라. 이건 옵션이 두 개 달린 거나 마찬가지야.’

    물론 마력 회복이 빠진 게 살짝 아쉽기는 했다.

    하지만.

    ‘그건 마력의 심장으로 때우면 그만이야.’

    마력은 심장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레플리카 스킬의 랭크가 오를수록 마력의 심장 효율도 상승하고 있다.

    강현수의 입장에서는 탐식의 검이 가진 다섯 번째 옵션 덕분에 장기전을 펼칠 때 도움이 되어 주는 스킬을 모두 획득할 수 있었다.

    체력 회복, 마력 회복, 상처 회복.

    ‘플레이어와 싸울 때만이 아니라 몬스터를 사냥할 때도 큰 도움이 되는 스킬이야.’

    몬스터를 사냥할 때 무리를 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체력과 마력 고갈 그리고 부상의 위험 때문이다.

    하지만 마력의 심장과 탐식의 검 조합이라면?

    좀 더 과감한 사냥이 가능했다.

    ‘앞으로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지겠어.’

    강현수는 남은 아이템들을 탐식의 검에 모두 흡수시켰다.

    그 후 부피가 작은 스킬북들을 챙겼다.

    ‘쓸 만한 게 있나?’

    강현수는 스킬북들을 챙기며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봤다.

    대부분은 그다지 필요 없는 스킬북이다.

    하지만 간혹 쓸 만한 스킬북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오호.’

    강현수의 눈에 C랭크 스킬북 하나가 들어왔다.

    ‘최후의 방패.’

    발동시키면 1회에 한해 상대의 공격 스킬을 무효화시키는 옵션이 붙어 있었다.

    ‘쿨타임이 꽤 길기는 하지만 상당히 쓸 만한 스킬이지.’

    또 레플리카 스킬을 통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스킬이기도 했다.

    강현수는 전리품 중 아이템을 독점하고 그 대신 스킬북을 송하나에게 몰아준다.

    송하나는 스킬북 중 쓸 만한 게 나오면 판매하지 않고 직접 익혔다.

    ‘그리고 송하나가 그렇게 익힌 스킬을 내가 레플리카로 복사하지.’

    송하나가 좋은 스킬을 많이 가질수록 강현수도 좋은 스킬을 많이 가질 수 있게 되는,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중복돼서 나오게 되면 이야기가 다르지.’

    레플리카로 만들어진 스킬과 스킬북으로 익힌 스킬은 중복 습득이 가능했다.

    쉽게 말해 강현수가 스킬북을 통해 최후의 방패 스킬을 익힌다면?

    레플리카 스킬인 최후의 방패와 스킬북을 통해 익힌 스킬인 최후의 방패.

    동일한 스킬을 두 개나 동시에 보유할 수 있게 된다.

    회귀 전에도 강현수는 이 방법으로도 꽤 쏠쏠히 재미를 봤다.

    남들은 하나밖에 가질 수 없는 비장의 스킬을 중복으로 두 개나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럼 익혀 볼까.’

    강현수가 스킬북 최후의 방패를 습득했다.

    그 순간.

    [액티브 스킬 최후의 방패 C랭크를 습득하셨습니다.]

    [액티브 스킬 최후의 방패 C랭크가 수호의 반지에 흡수됩니다.]

    [수호의 반지가 F랭크에서 E랭크로 성장하였습니다.]

    그간 온갖 방법을 총동원해도 전혀 성장하지 않았던 수호의 반지가 단숨에 E랭크로 성장했다.

    ‘뭐야?’

    강현수의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수호의 반지를 성장시키는 매개체가 방어 스킬이었어?’

    탐식의 검과 같은 방식의 성장을 하는 게 아닐까 싶어 그동안 온갖 시도를 다 해 봤다.

    한데 미동조차 없었다.

    ‘아이템이 같은 아이템을 먹어 치우는 게 아니라 스킬을 먹고 성장할 줄이야.’

    이런 식으로 아이템을 성장시킨다는 이야기는 회귀 전에도 들어 보지 못했었다.

    ‘일반적인 플레이어였다면 금방 알아차렸을 거야.’

    기본적으로 방어 스킬을 하나 이상은 익히는 게 보편적이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하나 강현수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스킬북을 통해 스킬을 익히는 것보다 레플리카 스킬을 통해 스킬을 익히는 게 더 효과적이었으니까 말이다.

    ‘수호의 반지가 레플리카 스킬은 흡수하지 못해서 이제까지 몰랐던 거야. 아쉽네.’

    뒤늦게 수호의 반지 성장 조건을 알아차렸다는 것보다 레플리카 스킬을 흡수하지 못한다는 게 아쉬웠다.

    만약 수호의 반지가 레플리카 스킬을 흡수해 성장하는 게 가능했다면?

    ‘수호의 반지를 무한 성장시킬 수 있었겠지.’

    강현수로서는 스택과 마력만 충분하다면 레플리카를 통해 계속해서 스킬을 생성해 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제라도 알아차린 게 어디야.’

    방법을 알았으니 방어 스킬북을 통해 방어 스킬을 익히면 수호의 반지를 계속해서 성장시킬 수 있었다.

    ‘어디 한번 옵션이나 볼까.’

    강현수가 수호의 반지 정보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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