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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서클 마법사의 환생-491화 (491/522)

2부. 91화

개척왕이 물었다.

- 어쩌면이라니?

- 확실해지면 말해 주겠다. 그러니 그전까진 내 오더에 따르면서 실험을 도와줘.

거울용은 전무후무한 괴물이었다.

그 어떤 스킬도 흡수해 반격해 버리는 드래곤 미러링을 딜레이 없이 마구잡이로 사용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거울용이라 할지라도 빈틈은 있다고 생각했다.

재미를 추구하는 어비스가 거울용을 정말로 무적으로 만들어 놨을 거란 생각은 안 했으니까.

개척왕이 대답했다.

- 알겠다.

헨리의 오더에 플레이어들이 다시 진을 짜기 시작했다. 그리고 개척왕의 지휘에 따라 모두들 본인들의 궁극기 스킬을 다시 한번 활성화시켰다.

[ <염룡>이 발동됩니다. ]

[ <빙마>가 발동됩니다. ]

[ <지천제>가 발동됩니다. ]

[ <천악>을 소환합니다. ]

궁극기들이 발동되고 폐허가 된 관리국에 다시 한번 에테르 폭풍이 일어났다.

거울용은 자신을 겨냥하는 플레이어들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며 날카로이 울부짖었다.

- 이번에는 차순을 두지 말고 한꺼번에 공격하겠다. 지금!

그 순간 헨리의 오더를 기다리던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거울용을 향해 스킬들을 퍼부었다.

콰과과과과!!

발사된 스킬들은 금방 조화를 이루더니 거대한 합격기가 되어 거울용을 향해 날아들었다.

뿜어지는 광명.

거울용은 그것을 무료한 눈길로 보았다.

그러더니 자신의 지척까지 스킬이 왔을 때 늘 그렇듯 드래곤 미러링을 시전해 합격기를 집어삼켰다.

그리곤 헨리를 향해 집어삼킨 개척기를 다시 뿜어냈다.

투쾅!

사라졌던 합격기는 훨씬 더 강화된 파괴력으로 헨리에게 뿜어졌다.

그에 헨리는 여태 쓰지 않고 묵혀 두었던 거울용의 스킬, 드래곤 미러링을 사용했다.

[ <드래곤 미러링>이 발동됩니다. ]

그러자 헨리를 향해 뿜어진 합격기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 <거울용>의 <???>을 기억합니다. ]

[ 지금부터 <???>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남은 사용 횟수는 3회입니다. ]

헨리는 거울용이 흡수한 공격대의 강화된 합격기를 그대로 흡수해 낼 수 있었다.

스킬 이름은 따로 표기되지 않았다.

합격기는 방금 막 생겨난 특수한 공격이었으니.

그에 아군 플레이어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뭘 어떻게 한 거야?”

놀랄 만도 했다.

헨리는 여태 자신이 드래곤 미러링을 사용할 수 있음을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밝히지 않았으니까.

염왕 같은 경우에도 일부러 모른 체 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숨길 이유도 없었다.

- 거울용이 사용하는 드래곤 미러링을 사용한 것이다.

- 뭐? 드래곤 미러링?

- 네가 어떻게 드래곤 미러링을 사용해?

- 그게 가능하다고?

웅성대는 팀원들.

그럴 만 했다.

드래곤 미러링은 가히 어비스 최강의 스킬이라 손꼽을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 쓸데없는 질문은 받지 않겠다. 그보다 다시 공격을 준비해라. 아직 확인 할 게 남았다.

팀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한편.

팀원들만큼이나 놀란 사람이 있었다.

국장 칸이었다.

‘뭐지? 왜 저 녀석한테 드래곤 미러링이 있는 거지?’

칸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당연했다.

드래곤 미러링은 어비스 내에서 오직 거울용만이 가진 스킬로 드래곤 미러링 덕분에 거울용이 어비스 최강의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니까.

그런데 그런 스킬이 또 존재하다니?

‘뭔가 잘못됐다, 확실히 잘못됐어.’

헨리가 드래곤 미러링을 쓴 걸 본 칸은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어쩌면 거울용이 질 수도 있겠다는 그런 불안감이.

대책이 필요했다.

칸은 고민했다,

고민 끝에 이 모든 일의 원흉을 헨리로 꼽고 헨리에 대한 데이터로부터 방법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려면 플레이어의 아카이브 기록을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칸의 시선이 무너진 관리국 잔해로 옮겨졌다.

관리국 건물은 무너졌지만 무너진 것은 어디까지나 건물일 뿐, 관리국에서 관리하는 ‘진짜들’…… 예컨대 플레이어의 아카이브 데이터 같은 건 모두 지하에 숨겨져 있었으니까.

칸이 거울용과 플레이어들을 힐끗 살펴본 끝에 잠시 자리를 비우기로 마음먹었다.

‘…설마 거울용이 질까.’

자세한 사정을 확인하기 위해 칸이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

- 지금!

헨리의 오더와 함께 또다시 플레이어들의 오의들이 발사됐다. 이번엔 아까보다 훨씬 더 텀을 짧게 두었다.

그러나 거울용이 드래곤 미러링을 시전했다.

[ <거울용>의 <드래곤 미러링>이 발동됩니다. ]

차례대로 스킬을 흡수하는 드래곤 미러링.

헨리는 그 과정을 눈여겨보았다.

그리고 확신할 수 있었다.

‘찾았다.’

헨리의 눈이 일순 빛났다.

거울용이 사용하는 드래곤 미러링의 특성을, 그리고 아주 적은 가능성을 가진 공략법을 말이다.

‘놈은 한 번에 하나의 스킬밖에 흡수하지 못한다. 그 간격이 거의 0.1초에 가까워 한 번에 흡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아니야. 확실해.’

몇 번의 추가 실험을 통해 얻어 낸 확신이었다.

그도 그럴 게 미미하긴 했지만 흡수 타이밍을 놓친 거울용이 데미지를 입는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방어력도 뛰어나고 순간 회복력도 뛰어나 거의 피해를 입지 않는 것처럼 보일뿐.’

헨리는 그 사실을 팀원들에게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 0.1초?

- 장난해?

- 그리고 화력도 부족하다며?

당연히 팀원들의 반응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헨리는 고개를 저었다.

- 아니, 방법은 있다.

- 있다고?

- 뭔데?

- 직접 보여 주지.

말을 마친 헨리는 지친 팀원들을 뒤로 하고 자신이 앞에 나섰다.

거울용은 홀로 나선 헨리를 비웃으며 드래곤 피어를 시전했다.

[ <거울용>의 <드래곤 피어>가 발동됩니다. ]

[ <대마녀 피를레스의 특제 정신 보호관>이 <거울용>의 <드래곤 피어>으로부터 정신 방어에 성공합니다. ]

하지만 이번에도 피를레스의 물약 덕분에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자신의 피어가 먹히지 않는다는 걸 안 거울용이 미간을 찌푸리며 날개를 퍼덕인다.

그에 헨리가 묵혀 두었던 스킬을 사용했다.

[ <???>가 발동됩니다. ]

[ <???>의 남은 횟수는 2회입니다. ]

그것은 하나로 합쳐진 팀원들의 합격기였다.

하나로 합쳐진 합격기는 커다랗고 새하얀 발광체가 되어 거울용에게 던져졌다.

그러나.

[ <거울용>의 <드래곤 미러링>이 발동됩니다. ]

거울용은 이번에도 헨리의 합격기를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곧장 다시 발사했다.

[ <거울용>의 <???>가 발동됩니다. ]

퍼엉!

발사된 합격기는 더욱 더 커졌다.

에테르 파장도 강해졌으며 뿜어내는 광채도 더욱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드래곤 미러링이 가진 고유 특성 때문이었다.

허나 자신에게 날아드는 강화된 합격기를 헨리는 드래곤 미러링으로 또다시 흡수 방어했다.

그리고 다시 거울용에게 사용했다.

그러자 흡수한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해진 합격기가 또다시 거울용에게 발사됐다.

그러기를 몇 차례.

- 이게 무슨…….

- 이게 가능하다고?

- 허…….

팀원들은 그 어마어마한 광경을 얼빠진 모습으로 보았다.

사실 이론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애초에 드래곤 미러링 자체가 상대의 스킬을 흡수한 후 강화해 다시 반격하는 용도였으니까.

물론 이론상 가능하다고는 하나 헨리는 이러한 행위가 무한히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어비스가 그리 허술하게 구조를 짰을 리가 없을 테니까.

그때였다.

“크릉!”

강화된 합격기를 헨리가 받은 후 다시 사출시켰을 때였다.

제자리에서 줄곧 랠리를 잇던 거울용이 미러링 대신 갑자기 자리를 벗어났다.

그 탓에 헨리의 강화된 합격기는 거울용을 지나 허공을 때리게 되었고.

콰과과과과과과과!!!

허공에서 폭발한 강화된 합격기는 어마어마한 에테르 폭풍을 만들어 내며 말도 안 되는 크기의 크레이터를 만들고 나서야 소멸되었다.

거울용은 허공을 날았다.

그리고 헨리를 노려보았다.

그 광경을 본 헨리가 입가에 미소를 드리웠다.

- 역시 한계가 있었군.

- 한계?

- 이론상으로는 무한한 랠리가 가능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론상일뿐, 결국엔 한계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울용은 좀 전에 한계가 찾아온 거야.

- 그럼……

- 화력은 확보가 됐다는 얘기지. 그리고 나한텐 아직 2번의 강화된 합격기가 남아 있다. 그리고 거울용이 더 이상 이걸 받아 낼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 타이밍을 잡아 이걸 놈에게 먹이면 돼.

- 타이밍을 어떻게 잡지? 저항이 보통이 아닐 텐데?

- 노력해 봐야지. 하지만 그전에 확인해야 될 게 하나 더 있다. 모두들 새 합격기를 준비해.

- 알겠다.

왜 그러냐고 되묻지도 않았다.

모두들 헨리의 오더에 맞춰 합격기를 준비해 발사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거울용이 드래곤 미러링으로 방어하는 것 대신 회피 기동을 선택한 것.

그 행동을 본 헨리는 확신했다.

- 더 이상 합격기를 통한 여지를 주지 않으려는 것 같군.

- 여지?

- 강화된 합격기가 자신에게 위험이 될 걸 아는 거야. 그러니 기회는 2번밖에 없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기회가 1번이 아니라 2번이어서.

그러니 이제부터가 중요했다.

파훼법을 찾았으니 이제 남은 건 거울용을 쓰러뜨리는 것뿐이었으니까.

개척왕이 워해머를 들었다.

다른 팀원들도 각자 무기를 들었다.

스킬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으니 물리적으로 묶어 두려는 것이었다.

그 행동을 본 헨리가 말렸다.

- 모두 그만. 놈을 제지하는 건 스킬로 한다.

- 하지만 미러링은 이제 사용 안 하잖아?

- 합격기일 때만 피하는 거지. 개별 스킬은 여전히 사용할 거야. 그건 아무리 되받아쳐도 자신에게 위협이 안 되니까. 대신 공격 간극을 더 촘촘하게 줄인다. 가급적 0.1초 단위로.

- 그건……

0.1초 단위로 간극을 줄이자고 했을 때 모두들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1초 미만의 세계는 그야말로 찰나와 같으니까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 알겠다.

헨리의 오더에 모두들 다시 스킬 시전을 준비했다.

기력이 몹시 쇠했지만 피를레스의 회복약 덕분에 아직까진 버틸 만했다.

- 한 번 만에 성공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합격기 타이밍은 내가 잡을 테니 모두들 최대한 버텨라.

그 말을 끝으로 팀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거울용을 사방으로 둘러싸는 것.

그래야 회피 기동으로 피해도 헨리가 타이밍 잡기가 수월 할 테니까.

- 간다!

[ <염룡>이 발동됩니다. ]

[ <빙마>가 발동됩니다. ]

[ <지천제>가 발동됩니다. ]

[ <천악>을 소환합니다. ]

팀원들의 극의가 다시 소환되기 시작했다.

1초 미만의 간극을 만들어야 하기에 사출되는 타이밍은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거울용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팀원들의 의도를 알아챈 걸까?

거울용은 자신에게 스킬이 쏟아지자마자 미러링을 발동시켜 바로 다시 반사시켜 보냈다.

게다가 끊임없이 움직여 팀원들의 포위망으로부터 계속해서 벗어났다.

‘역시 무리인가.’

1초 미만의 간극을 맞추는 것도 맞추는 것이었지만 더 문제는 거울용이 계속해서 움직인다는 것.

헨리는 고민 끝에 결국 그 방법을 쓰기로 했다.

- 모두 물러나라. 내가 직접 거울용을 잡을 테니.

- 직접?

- 어떻게?

그 물음에 헨리가 인벤토리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 씹었다. 그러자 헨리의 몸이 순식간에 커지기 시작했다.

[ <거인단>을 사용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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