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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서클 마법사의 환생-428화 (428/522)

2부. 28화

스테이지가 클리어 됐다는 알림.

그리고.

[ 스테이지 클리어 기여도를 측정합니다. ]

[ 측정 완료. ]

[ 최고 기여자는 <헨리 모리스>님입니다.]

[ 축하드립니다! <헨리 모리스>님에게 스테이지 최고 보상을 지급합니다. ]

[ <스탯 페이지>를 획득하셨습니다. ]

[ 모든 스탯이 5 상승합니다. ]

[ 5,000 어비스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

헨리가 영주를 죽인 이유는 별것 없다.

누굴 죽이든 클리어가 될 스테이지라면 복잡하게 계산 않고 빨리 끝내는 게 좋기 때문.

헨리는 스탯 페이지라 불리우는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했다.

++

[ 스탯 페이지 ]

- 등급 : 성장, 신비

- 설명 :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스탯 페이지. 찢어서 사용하며 사용 시 상태창에 빈 스탯 홀을 하나 추가한다.

++

이번 스테이지의 보상은 빈 스탯 홀이었다. 설명을 확인한 헨리는 바로 스탯 페이지를 찢어 추가 홀을 확보했다.

[ <스탯 페이지>를 사용하셨습니다. ]

[ 상태창에 새로운 스탯 칸이 추가됩니다. ]

이어서 헨리는 갱신된 상태창을 확인했다.

++

[ 헨리 모리스 ]

- 신분 : 최하층민, 이레귤러

- 특성 : 없음

- 물리공격력 : 15

- 물리방어력 : 15

- 스킬방어력 : 15

- 종합회복력 : 15

- ? : ?

- 어비스 포인트 : 15,025 ap

++

빈 스탯 칸은 물음표로 표기되어 나타났고 헨리와 렌 앞에 다음 층계로 가는 문이 생겨났다.

헨리가 말했다.

“렌.”

“예?”

“나에 대해 궁금하느냐?”

헨리의 물음에 렌의 눈이 커졌다. 헨리가 먼저 이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기에. 그래서 커진 눈으로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몹시요!”

“그래? 그럼 가까이 와 보거라.”

헨리의 말에 렌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헨리는 다가온 렌의 두 눈에 검지와 중지를 들어 손을 빙그르 돌렸다.

그러자 어느 순간 렌의 두 눈에 녹색빛이 퍼지더니 렌의 머릿속에 무엇인가가 심어지기 시작했다.

머리가 가득 찬 느낌.

그것은 정보였다.

정확히는 헨리가 탑에 들어 와서 보고 들은 기억들. 허나 렌은 그것들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단지 심겨진다는 감각만 들 뿐.

당연했다. 헨리가 렌에게 한 건 기억을 심는 것이지 공유가 아니었으니까.

“어, 어?”

주춤거리는 렌.

머릿속으로 무언가 가득 들어찬 것 같은데 알 수가 없으니 기분이 묘했다.

헨리가 말했다.

“나에 대한 정보를 네 머리에 심어 뒀다.”

“심어 두셨다구요?”

“그래. 그것에 대해 알고 싶다면 한국에 가라.”

“한국요? 한국은 왜요?”

“그곳에 내 제자가 있다. 내 제자와 만나면 방금 심어 준 기억이 네게도 공유되도록 설정해 두었으니 내 제자를 찾아가면 나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뭐라고?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당황한 렌이 물었다.

“자, 잠시만요. 헨리 씨. 갑자기 저한테 왜 이러시는 건데요?”

“돌아가라는 뜻이다, 지구로. 그렇지 않으면 다음 층계에서 넌.”

헨리가 시선을 옮겨 새하얗게 빛나고 있는 다음 문을 보며 말했다.

“죽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

“죽는다구요? 제가요?”

“그래.”

죽는다니?

여지껏 잘만 헤쳐 왔으면서?

렌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헨리가 두 손을 붙인 후 책 펼치듯 천천히 펼쳐 보였다.

그러자 펼친 두 손아귀에서 녹색 기운이 뿜어져 실처럼 이어졌다.

“이게 뭔지 아나?”

녹색 실오라기들.

저것의 형상을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감이 왔다.

“에테르……요?”

“그래. 에테르다. 그리고 이곳 어비스에는 공기만큼이나 에테르가 퍼져 있지. 그리고 이 에테르의 농도는 탑의 층계가 높아질수록 그 농도가 점점 더 짙어진다.”

“에? 그건 처음 듣는 사실인데요?”

“그렇겠지. 지구에선 여태 하층에 도달해 본 플레이어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내 말은 사실이며 준비되지 않은 자가 하층에 진입할 시 플레이어는 높아진 에테르 농도를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병들어 죽게 된다.”

헨리의 설명을 듣던 렌이 불현듯 옆에 난 차원문을 보았다. 그러고는 아까 만큼이나 커진 눈으로 침착히 물었다.

“그럼 설마…… 저 안이 하층인가요?”

“아니. 하지만 저기부터 에테르 농도가 바뀌는 건 사실이다.”

“아…….”

그제야 이해됐다. 왜 헨리가 자신을 보내려는 건지.

‘확실히 내가 곁에 붙어 있어 봤자 짐짝만 될 거야.’

아니, 짐짝이 아니라 시체나 치우게 되겠지.

선택지는 없었다.

애처럼 떼를 쓸 생각은 더더욱이 없었고.

그렇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럼 전 여기서 이만 돌아가 보도록 할게요.”

“그래.”

“근데 그전에 몇 가지만 물어봐도 되요?”

그 물음에 헨리는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렌은 자신의 심부름을 해 줄 전령이었으니까.

렌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 제자라는 분요. 헨리 씨처럼 강하신가요?”

“그건 본인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다르겠지. 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헨리는 완전히 대답하지 않고 뒷말을 흐렸다.

허나 자신의 생각이 맞다면 재하는 분명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은 분명 제자에게 본인의 마법 지식 전부를 전수해 주고 왔으니까.

“그렇군요. 그럼 혹시 제자분께 절 보내시는 이유에 대해서도 여쭤봐도 될까요?”

“그건 만나 보면 알게 될 거다. 그 아이가 말해 줄 테니.”

“그렇군요…… 근데 왜 직접 전달하지 않는 거세요? 아직 하층로면 헨리 씨도 지구로 돌아가실 수 있으시잖아요. 그리고 헨리 씨는 왠지 탑에 대해 잘 아시는 것 같던데 미리 이런 말씀들을 전달하고 오셨어도…….”

말을 잇던 렌은 이내 곧 입을 다물었다. 자기가 생각해도 꽤나 멍청한 질문이라 생각했기 때문.

허나 헨리는 마지막이라 생각했는지 꽤나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하층로에서 귀환한 자는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나?”

“그냥 귀환하지 않나요? 특별한 패널티는 없는 걸로 아는데.”

“그래. 하지만 신분이 하층민이 되는 순간부터 모든 플레이어들은 더 이상 아래층으로 갈 수 없게 되어 있다.”

“아래층으로 갈 수 없다뇨? 설마 지구에도요?”

“그래. 그때부턴 완전히 어비스인이 되는 거지. 그리고 내가 너를 제자에게 보내는 이유는 제자를 이곳에 초대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럼요?”

“오히려 반대다. 날 쫓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아…….”

이것은 한때 잠시마나 연을 맺었던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경고.

렌은 그제서야 헨리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헨리가 얼마나 재하를 아끼는지도 알 수 있었다.

“아쉽네요. 탑에도 휴대폰 같은 게 있으면 좋았을 텐데.”

휴대폰.

어떤 건지 안다.

그렇기에 헨리는 비슷한 기능을 가진 영성이나 공간의 권능 등을 떠올렸으나……

‘탑에선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지.’

그도 그럴 게 아무리 영혼으로 이어진 사이라지만 고작 층계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헨리와 클레버조차 영성을 나누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공간의 권능도 마찬가지다.

육체가 유기물로 이루어진 이상 더 이상 신의 권능인 공간의 권능은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렌이 나타난 것이다.

렌이 물었다.

“근데 제자분은 어떻게 찾죠?”

“한국 헌터 협회의 협회장을 만나라. 거기서 당신들이 숨기고 있는 사람에게 스승의 전갈을 전하러 왔다고 하면 알아서 만나게 해 줄 것이다.”

“그렇군요.”

“이제 질문은 끝났나?”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요!”

“뭐지?”

“헨리 씨는 전에 제게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하셨는데…… 근데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위로 올라가시게 되면 헨리 씨도 고향으로 못 돌아가지 않으시지 않나요?”

고향에 못 돌아간다라……

그 물음에 헨리가 픽 웃었다.

“그건 두고 봐야 아는 일이지.”

“네?”

“질문은 여기까지만 받는 걸로 하지. 그럼.”

[ 파티가 해체되었습니다. ]

헨리는 파티를 해체시켰다.

헤어지기로 한 이상 더 이상 파티를 유지할 이유는 없었기에.

“단호하시네요.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먼저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헨리의 행동에 렌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고는 헨리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헨리 씨,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신과의 만남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좋을 대로.”

“예! 그럼.”

인사를 마친 렌은 귀환을 외쳤다.

그러자 파란 빛줄기가 렌을 휘감아 안더니 이내 곧 하늘 저 멀리 이어져 자취를 감추었다.

렌이 사라진 뒤, 헨리도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본 후 이내 다음 층계로 향하는 문으로 발을 내디뎠다.

*[ 귀환이 완료되었습니다. ]

[ <2층 : 시작의 관 #82>에 입장하셨습니다. ]

귀환이 완료되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비쳤다.

82번 구역 평화촌이었다.

렌이 평화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렌!”

“렌 이 자식!!”

익숙한 목소리.

고개를 돌려 보니 같은 백월 길드원들이었다.

“어디 갔다 온 거냐!”

“연락도 안 되고!”

“듣기로는 너 9존에 들어갔다는 말이 있는데 이게 무슨 말이야? 9존이라니? 아니지?”

“스카우터가 거긴 왜 들어가! 아니 9존이 아니더라도 하층로에는 왜 가, 이 자식아!”

렌을 둘러싼 길드원들은 하나 같이 모두 다 스카우터들이었다.

동료들의 채근에 렌이 약간은 시원섭섭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한동안 휴가 좀 내야겠어.”

“휴가? 갑자기?”

“뭐야, 무슨 휴가?”

“갈 데가 생겼거든.”

“갈 데? 어디?”

“한국.”

“에에에에?!”

갑작스런 한국행에 깜짝 놀라는 동료들. 그중 한 명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근데 상부에서 휴가 사용을 허락해 줄까?”

“맞아, 아직 우리 차례가 아니기도 하고…….”

“만월은 그런 거에서 좀 빡빡한 걸로 아는데.”

만월은 백월의 상부 기관의 이름.

그 말에 렌이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

“안 되면 관두지, 뭐. 나한텐 이제 클랜 활동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겼거든.”

“클랜 활동보다 더 중요한 거?”

“어이어이, 너 대체 어딜 갔다 왔길래 그러는 거냐?”

“괜찮겠어? 너 여기도 되게 힘들게 들어온 곳이잖아.”

그 물음에 렌은 그저 웃음만 지어 보였다.

*[ <하층로 : 9존 4층>에 입장하셨습니다. ]

[ 현재 위치는 <하층로 : 9존 4층>입니다. ]

차원문을 건넌 순간, 아카이브 알림이 쭉 떠올랐고 헨리는 대리석으로 바닥이 잘 다져진 웬 낯선 공간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변 공간을 인지한 순간.

[ 위험! 에테르 농도가 짙습니다. ]

[ 특수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

[ 위험! 에테르 농도가 짙습니다. ]

[ 특수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

무려 같은 문장들이 2번이나 반복되며 헨리에게 경고를 보내왔다.

‘시작됐군.’

렌에게 말해 준 대로였다.

이곳부터는 하층처럼 에테르 농도가 바뀌는 곳.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곳이 하층인 건 아니었다.

다만 하층보다 그 농도가 약했지만 그럼에도 기존의 플레이어들에겐 매우 치명적이긴 매한가지.

허나 상관없다.

이때를 위해 준비한 아이템이 있었으니까.

헨리가 인벤토리에서 생령환을 꺼내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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