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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는 회귀했다-222화 (222/248)
  • 에일린은 기억이 퇴행되었다 한 레오나르도를 봤을 때부터 약간의 의심을 품고 있었다.

    자신이 마법사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눈치이거나, 라인하르트에 있는 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가벼이 넘길 의심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보다는 마왕을 토벌하는 게 중요했기에 당장은 따지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잘하는 짓이다. 이 새끼들아.”

    레오나르도의 갖은 분노를 저 멍청이들에게 쏟아내게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에일린, 네가 가장 악질이니까 입 닥쳐. 왕따 주동자가 제일 못난 거지.”

    원하는 질문 하나, 대답 하나 듣지 못하고 에일린은 그대로 무릎을 꿇은 채로 혼부터 나고 있었다.

    에일린 뿐만이 아니었다.

    라인하르트 일가 전원은 물론. 루미네 성인까지도 빠짐없이 정좌를 꿇었고.

    마법의 전설이라 불리는 현자도, 방금 강림한 성인 앤젤라까지 빠짐없이 고개를 숙인 채로 무릎을 꿇었다.

    물론 현자는 빠지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아인의 물리력으로 간단히 해결되었다.

    “...어... 전...”

    유일하게 레오와 같이 서있는 사람은 아메리 뿐.

    “아메리 씨는 서 계세요. 까놓고 그쪽이 뭘 잘못했다고.”

    오히려 아메리는 자신의 할 일을 능력에 맞게 열심히 했을 뿐, 저 괘씸한 것들에 비하면 칭찬받아야 마땅했다.

    “...우선 설명을...”

    “내가 누구 좋으라고. 너희들은 나한테 설명하고 토꼈냐? 통보하고 마왕 소굴에 처들어갔어?”

    에일린조차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특히나 라인하르트는 레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마왕을 잡으러 갔으니 죄질은 더 높았다.

    “억울하냐? 억울하면 말해. 타당하면 안 죽일 테니까.”

    “그러니까...”

    “에일린, 넌 입 닥치고.”

    에일린은 억울하다 못해 복장이 터질 지경이었지만 지금 레오가 너무 무서워

    에일린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말해도 들어줄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지금 억울하면 구해준 것도 억울할 테니까 죽이는 걸로 순리를 지킬 것이다.

    “너희는 재밌냐? 인류하고 목숨 가지고 외줄타기 하면 스릴감이 느껴져? 쾌감이 느껴져서 주체할 수가 없나?”

    대답을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방금의 오열로 레오나르도의 진심은 모두 들었다.

    병상에 있는 크리스조차 지금 그 말에 죄악감이 등줄기를 타는 걸 느낄 정도니까.

    레오나르도의 분노와 조롱은 지극히 당연하며 정당했다.

    에일린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억울한 눈치였지만, 레오에겐 알 바가 아니었고.

    “...그... 레오나르도...씨...?”

    마찬가지로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아메리는 혼란스럽게 호칭이 애매한 레오를 불렀다.

    마인과 흑마법사 외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신사답고 친절한 태도로 일관한 레오가 저리도 격렬하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봤기에 자연히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본인의 입으로 마왕의 그릇이라 칭한 레오라면 더더욱 공포는 극대화된다.

    “...하... 딱 한번만 설명하겠습니다. 나머지는 다른 멍청이한테 묻거나 알아서 하세요.”

    레오나르도는 형수가 될지도 모르는 아메리를 배려하기 위해 흥분을 가라앉혔다.

    어차피 지금까지 겪은 지옥에 비하면 의도는 양반이고, 결과도 약과였으니까.

    ***

    아까 전까지 길길이 화를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까지의 일이 전부 상식이 초월했음에도 레오나르도는 최대한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게 설명했다.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는군...”

    “...그런... 시간 여행을 하고 기억을 잃으시다니...”

    비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에일린과 아메리가 경악하더라도 말을 들을 때마다 천천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거짓말이라고 하기엔 속일 이유도 없었고, 비상식에 가까울지언정 지금까지 일에 부족했던 근거를 메꿔주는 대화였기 때문이었다.

    “우연에 악운까지 계속 쌓여서 이렇게 된 셈이야. 내 팔자가 팔자인지라 기대는 없었지만.”

    레오나르도는 어느 정도 진정했는지 가라앉는 목소리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짜증이 났어도 그거고 이건 이거다.

    반지 덕에 크리스의 용인화는 억제가 가능하니 한시름은 놨으니 참아야지.

    “...근데 언제까지 정좌...”

    “내가 일어나도 된다고 할 때까지.”

    하지만 위계질서를 확실히 하기 위해 아메리와 아인 빼고는 전원 정좌로 이 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한 건 참을 수가 있어야지.

    “...그렇다면... 쉽게 말해 레오나르도 넌 평행우주로서...”

    “어려운 단어 써서 유식한 척 주도권 잡으려 하지 말고 닥쳐. 에일린 넌 일어나는 것도, 말하는 것도 내 허락받고 해라.”

    거기에 에일린은 사적이든, 공적이든 마음에 안 드니 잊어버릴 만하면 눈치를 줄 것이다.

    “...”

    에일린은 억울하다 이젠 화까지 났는지 날카로운 눈으로 자신을 부라렸다.

    저런 년을 1회차건, 2화차건 간에 살린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그... 근데 그럼 미래에는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나요?”

    그나마 레오가 관대히 보고 있는 아메리가 앞서서 질문을 했다. 리오스는 그런 갸륵한 마음씨를 보자 자신이 정말 복받은 남자라는 생각을 주체할 수 없었다.

    “세상이 망해.”

    아메리는 썩 놀라지 못했다.

    분명 신빙성도 있고, 가벼운 말이 아닌 건 레오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놀라기는 어려웠다.

    “...그게 어떻게.... 어떤 식으로요?”

    세상이 망한다는 개념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추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부끄럽긴 하지만 아메리도 대학원 생활로 치였을 때, ‘세상은 망했어!’나 ‘다 망해버려라!’를 정신줄 놓고 연발한 적이 있으니까.

    “그게 말하기엔 너무 종류가 많고, 복잡해서...”

    머리를 긁적거리던 레오나르도는 시킨 대로 정좌를 유지하는 아리아스필의 허리춤을 붙잡았다.

    아리아스필은 당황한 듯 정좌를 유지한 채로 레오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분명 레오는 담담히 만지고 있는데, 벌을 받는 상황에서 발칙한 생각을 품는 자신이 너무 싫다.

    “...예...!? 이런 곳에서...!”

    “걱정하지 마. 안 죽일 테니까.”

    레오나르도는 전혀 다른 오해를 한 채로 아리아스필의 골반을 어루만지며 허리춤에 있는 검집을 빼내었다.

    그리고 검은 신성을 머금은 검은 돌을 손에 쥔다. 어느샌가 붉은 선만 있던 흑색 검은 자수정과 같은 보랏빛 장식마저 돋아나있었다.

    “...대강 이런 느낌인가?”

    흑마법을 쓴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마법에 대해 감이 살아나는 것만 같다.

    기억이 돌아오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코어 주변에 있던 서클이 제대로 깨어난 느낌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자...”

    레오나르도의 검은 돌이 마도구 검집에 납도된다. 이 마도구의 원리도 알 만하다.

    단순히 집어넣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날짜와 상황을 요구하는 것으로 정확하게 영상을 빼내는 형태일 테지.

    “...저 놈은...”

    모두들 그 얼굴을 보자 일순에 얼어버렸다.

    분명 다른 외모에 사람의 피부를 지녔지만, 사람답지 않은 광기와 광폭한 울음소리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았다.

    “마왕 클리닉 성형 전인데 알아는 보네.”

    “광전사...!”

    드래곤의 비늘은 없었지만, 저 거한이 누구인지 모두가 알아보았다.

    며칠 전에 봤을 때와는 크기도, 피부도 달랐지만 저 거구를 보고 광전사가 아니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모두가 놀란 찰나조차 기다리지 않고 영상이 재생된다.

    [생긴 건 꼭 돌도 잘 씹어먹겠는데, 왜 음식을 남겼어? 에일린한테 부탁해서 양껏 부탁한 건데.]

    영상 속 레오나르도는 양손 관절에 소리를 내며 광전사를 바라보았다. 광전사의 몸집은 인간에 비해선 제법 컸지만 어딘가 야위었다는 생각이 지울 수 없었다.

    그 증거로 마법이나 신성은커녕 몸집조차 제대로 키우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 골렘들... 어둑시니 네 짓이었군...!]

    대화와 주변 잔해만으로 이 자리에 있는 모두는 정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골렘 사역마로 광전사를 몰아넣는다. 골렘은 총체적으로 비싸고 운용하기도 어렵지만 무기체를 흡수하지 못하는 광전사를 몰아넣기에는 적합한 전력이었다.

    [...하지만 혼자밖에 없어...!]

    이내 광전사의 입에 광소가 걸린다.

    입가에 흘리는 군침은 마치 공복 중 극상의 먹잇감을 본 듯한 표정이었다.

    [어, 독신주의자야.]

    가볍고 날선 농담을 던지며 레오나르도는 건틀릿으로 감싼 손을 펴며 장타의 자세를 잡았다.

    이어지는 공방, 영상임에도 목숨을 건 격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중간중간에 농담을 던지던 레오나르도가 이내 아무 말 없이 거친 숨을 내쉬며 광전사를 난타하기 바빴으니까.

    하지만 난타가 무력하게 레오나르도 쪽은 팔 쪽에 탈골과 골절이 이어지고.

    광전사는 해봤자 전신에 멍이 새기는 것과 금방 재생할 탈골과 골절이 생길 뿐이었다.

    [...그 팔...! 먹게 해다오...!!]

    콰드득!!

    격전 끝에 레오나르도의 오른팔이 뜯어먹힌다. 레오나르도는 고통을 참는 듯 보였으나 이내 크게 비명을 내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

    [...훌륭한 맛이야...! 지능마저 회복되는...]

    그런 듯 보였다. 서로의 희비가 교차하기 전까지는.

    [하...하하하하하! 크헤헤헤!!]

    [...우...웨에에엑...!!]

    레오나르도의 비명이 광소로 변하자 광전사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지며 그대로 구역질을 내뱉는다.

    [...엄마가 밑바닥에 있는 거 주워먹지 말라고는 안 하든?]

    계속해 구역질을 해대는 광전사를 바라보며 레오나르도는 자신의 팔을 약간 더 절단하며 동시에 지혈한다.

    광전사보다도 더한 광기, 영상 속 레오나르도에겐 그런 광기가 내보였다.

    [...웨에엑...! 팔에 무슨 짓을...!]

    [오른팔에 약 좀 쳤어. 네 몸에 맞게 소화 방해제 하고 구토제 좀.]

    토를 할 때마다 광전사의 몸이 눈에 띄게 야윈다. 폭식을 내보이던 저 거인은 죄업을 토해낼 때마다 힘을 잃어갔다.

    [...미친...놈...! 자기 팔을...!]

    [괜찮아. 여분 있거든.]

    팔이 절단된 고통에도 태연히 어둑시니는 아공간 망토에서 의수를 꺼내든다. 팔에 부착하자 마치 살갗이 찢어지고 뼈가 뚫리지만 의수는 팔 못지 않게 움직인다.

    [괜찮다. 너한테 매가 약이야. 이거 약손...!]

    광전사는 레오의 농담도 듣지 않은 채로 돌진한다. 토악질이 입가에서 계속 뿜어지는 사이 레오나르도는 계속해서 광전사의 배에 장타를 날린다.

    내장 자체에 이미 연이은 체술로 무너진 상태, 약물 덕에 소화는커녕 숨을 들이마시는 것도 벅찰 것이다.

    [...어둑시니이이이...!!]

    [...끄아아아악!!]

    이번에는 왼팔이 먹힌다. 저 탐욕의 괴물은 토하는 와중에도 재생을 위해 억지로 팔을 뜯어먹고자 했다.

    [쿠헤에에에엑....!!]

    팔을 먹은 순간, 광전사의 구역이 거세지자 레오나르도는 이내 광소를 입술에 그려내며 비명 대신 농담을 짜낸다.

    [으아아아아아!! 아....! 끼는 옷인데...!!!]

    [...이...팔까지...!!]

    [상식적으로 한팔만 독 넣겠냐? 혹시나 해서 양다리에도 알약을 근육 마디마다 박아놨는데.]

    레오나르도는 그렇게 말하며 반대 어깨에 의수를 꽂아넣는다. 이미 의수를 쓰는 법은 팔을 절단하고, 루미네에게 붙이는 걸로 연마한 상태.

    광포도, 포식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구역질만 하는 광전사의 추태는 저번 격전의 괴물과 극단적인 괴리감을 드러냈다.

    분명 처음부터 약화된 상태이긴 하지만, 레오나르도는 단 한 명.

    부족한 인원를 전부 전략과 각오로 극복해내었다.

    [...넌... 나보다... 미쳤구나...!]

    [그걸 이제야 알았냐?]

    이윽고 레오나르도의 정권 한 번에 많은 인명을 먹어치운 괴물의 배가 뚫린다.

    이미 광전사의 몸집은 레오보다도 작아졌다.

    [그러게 내 앞에서 아리아스필 처먹었다는 약은 치지 말았어야지.]

    작게 중얼거리는 말을 끝으로 영상이 꺼진다.

    레오나르도가 일부러 검집에서 검은 돌을 빼낸 것이었다.

    “저런 식으로 상대해야하는 마인이 적어도 수백명 있고 실시간으로 늘어나고 성장하는 세상, 그렇게 망한 거야.”

    “...아...아아... 네에...”

    아메리는 도저히 레오나르도의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공포와 두려움과는 다른 결을 감정이었다.

    지금까지 보였던 신사적인 모습이 전부 가면이었다는 걸 아니, 안타까워 도저히 할 말을 찾지 못했을 뿐.

    “...저, 저런 마인이...”

    “허락.”

    에일린이 질문하려는 순간, 레오나르도는 위계질서를 다시 상기시켰다.

    어디서 감히.

    “...말씀해도 되겠습니까?”

    에일린은 아예 혀를 깨물고 죽고 싶었지만, 저 정보를 알아야할 의무가 있었기에 그 충동을 인내해내었다.

    레오는 그러건 말건 턱짓으로 신호를 보낼 뿐이었다.

    “저런 마인이 더 있다는 말입니까?”

    “있어. 근데 있어도 지금 안 알려줄 거야.”

    그렇게 대답하고는 레오나르도는 1시간이 넘도록 정좌를 유지하고 있는 라인하르트를 바라보았다.

    “여기까진 맛보기, 나머지는 유료야. 비용을 지불해야겠어. 지불하면 내가 아리아스필 살인미수한 이유부터 마인 죽인 흑마법까지 설명해준다.”

    “...비용이라면... 돈은 아니죠?”

    이미 라인하르트는 레오나르도가 돈에 썩 미련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애초에 레오나르도 본인의 능력이면 돈 정도는 얼마든지 벌 수 있을 테고.

    “내가 곰곰이 생각해봤거든. 난 경고를 했는데 너희들이 왜 말도 없이 멋대로 갔을까.”

    레오나르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홀로 말을 이어갔다.

    라인하르트는 확실하게 레오나르도의 신뢰를 깨고, 동시에 그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았다.

    저 말에 반박하는 건 염치가 아니라 인성이 없는 거였다.

    “그래서, 원천을 봉쇄하는 게 빠를 것 같더라고. 사람 고쳐서는 못 쓸 것 같아서.”

    이윽고 레오나르도는 조건을 말했다.

    “라인하르트의 군권을 전부 내줘야겠어. 그렇지 않으면 이젠 협력이고 뭐고 다 때려칠 거야.”

    “...군권입니까.”

    글라디오는 그 말을 듣자 침착한 표정으로 군권이라는 단어를 되내였다.

    “너희들도 군사에는 포함이야. 라인하르트의 군사는 마왕을 쓰러뜨릴 때까지 내가 통솔한다.”

    “...예? 군사권만 말씀하신 겁니까?”

    글라디오 뿐만 아니라 라인하르트 전원이 의아한 표정이었다.

    저들의 이해한 군권의 의미는 더 큰 쪽에 있었다.

    군권이라는 의미는 통념상 군사의 권리를 뜻하는 권리가 태반이었지만.

    “뭘 놀라냐고. 지금 쿠데타 같은 거 걱정할 때야? 너희들보단 내가 당연히 군사 통솔이 낫잖아. 잘 알지도...”

    “가주직이 아니라요?”

    “...뭐?”

    조직 크기에 따라 수장에도 쓰이는 경우가 드물게 있었다.

    “...지금 누구 놀려? 비꼬는 거...”

    고도의 조롱이라 생각해 화를 내던 레오나르도는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보자 점차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늘 틱틱대던 집행기사단장, 라인하르트의 역사와 명예를 지키는 흑암, 원로원회가 사라져 라인하르트의 권한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가주부터.

    라인하르트의 장남으로서 차기 가주가 될 수 있는 순애의 수호자마저,

    거기에 마왕의 숙적인 용사까지.

    “...너희들 진심이야? 다들 미쳤어?”

    천애 고아, 마왕의 그릇, 그리고 지금 갖은 욕설을 하고있는 자신이 가주를 한다는 것에.

    불만 없이 수긍하는 눈치였으니까.

    “너희 진짜 미쳤냐!? 난 성도, 혈통도 라인하르트가 아니라고!”

    [어차피 결혼하면 생기고, 결혼 안 한 지금도 충분히 라인하르트인데?]

    "뭔 개소리야!!!"

    템페리우스인 에일린마저 부정치 못한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

    템페리우스의 가주직을 위해서.

    부모에게 원치 않아도 지속적으로 제왕학을 주입받고, 독살하는 친척들을 제압하고,

    형제남매들을 유배를 보내거나 끊임없이 경쟁한 자신이 바보 같이 보일 정도로 충격적 광경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순신 장군님께서 지금 있는 군사권을 다 달라고 했는데

    선조가 그냥 네가 왕을 하는 게 지금 가장 좋을 것 같은데?

    라는 대화를 진심으로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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