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인자는 회귀했다-197화 (197/248)

레오나르도가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는 이유는 절대적인 힘에서 나오지 않는다.

화력에선 당대 최강의 마법사인 에일린에게 밀렸고,

신성에선 당대 최고의 성직자인 루미네를 넘지 못했다.

육체 능력은 새로 나오는 젊은이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레오나르도는 2인자였다.

하지만 동시에 1인자라는 정점에서 서지 못했기 레오는 끝없이 생존해올 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2인자

그 모순만이 레오나르도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이명이었다.

***

“...화청.”

화청의 화염을 피하며 레오나르도는 옛 생각에 잠긴 듯 그 검의 이름을 나직이 불렀다.

라인하르트가 멸망하고 자신이 저 검 덕분에 몇 번이고 목숨을 부지하고 적을 쓰러뜨렸는지 셀 수조차 없었다.

붉고도 푸르게 타오르던 업화는 식어가던 자신의 분노를 꺼지지 않게 달구어주었으니까.

화르르르륵!

그 화염이 지금 자신에게로 향했다. 마치 기둥처럼 화마가 정면으로 날아갔다. 회피할 수 없는 공격은 아니었다.

오히려 회피할 궤도가 정확히 보여 피할 수밖에 없었다.

“한결 같기도 하셔라.”

연륜이 충분한 노장들이 보이는 정석적인 전투법, 그리고 레오나르도는 정석에 항상 반발하는 반골이었다.

들이닥치는 불길 앞에서도 레오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검은 신성에 찬 망토를 펄럭이기만 할 뿐.

화륵...!

“...무슨...?”

레오가 화염을 집어삼켰다.

의식적으로 눈을 의심했지만 바뀌는 게 없었다.

마치 마법처럼 화염은 사려져있었다.

“...신성술의 일종일 겁니다!”

일행들이 망설이지 않도록 가주 글라디오가 방패를 치켜들며 전위에 섰다.

방패술을 이용한 돌진, 섣부르게 피하거나 반격한다면 방패에 밀리고 글라디오의 한손검에 역공을 먹을 것이다.

그게 실패한다 해도 후방과 양쪽에 다른 이들이 협공을 할 터.

“맞긴 해.”

하지만

“50점 정도지만.”

화염을 증발시킨 레오에겐 그 정도 수준일 뿐이었다.

화르르륵!!

그리고 사라진 화염은 마법처럼 다시 망토안에서 튀어나왔다. 압축된 화염은 포탄처럼 글라디오에게 되돌아갔다.

콰아아앙!!

“이런...!”

둔탁한 열기와 폭발, 마법을 쓰지 못할 거라는 안일한 판단은 대가는 컸다.

폭발에 잇따른 매연이 연막이 된다. 충격에 따라 밀린 글라디오는 반격도 할 수 없는 상태.

파아앙!!

연막을 뚫고 몸을 날리는 레오나르도, 불같이 달려든 그의 손에는 폭렬의 도끼를 휘둘러졌다.

“이걸 쓰는 건 기분 더럽지만...!”

강타하는 도끼의 폭발, 충격을 막아준 방패는 균형이 무너지며 튕겨져 나간다.

수세에 몰렸음에도 글라디오는 즉시 한손검으로 파고들었다. 그림자처럼 연막에 스며든 크리스도 양동으로 쌍검을 레오에게로 휘둘렀다.

찰나의 협공, 몸을 세 번 찢어버릴 검날이 레오의 형체를 베어낸다.

“...어떻게 내 잔상을...!”

베어낸 건 형체일 뿐, 레오 본인은 아니었다. 크리스티나가 오러와 보법으로 형성시키는 잔상이 레오의 것으로 저들의 눈을 속였다.

“기초적인 기술이다.”

다소 무리를 했지만 레오는 대수롭지 않게 허세를 날렸다. 자신의 전용기가 간단히 사용했다는 충격은 가볍지 않다는 것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으니까.

“순애의 신이시여! 이 나약한 사도의 무례를 용서하소서!!”

이미 혼란의 도가니가 된 난전 속에서도 리오스는 자신의 우상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며 마법을 휘날렸다.

얇은 얼음의 날붙이들이 연막을 거두며 폭풍과 같은 형태로 휘몰아쳤다. 잡아 휘두르지 못하도록 병장기 대신 전신이 날인 얼음들이 꽂아들어온다.

“뭔 지랄이야?”

헛소리를 무시하며 그대로 다리의 신성과 오러를 집중시켰다. 마나는 근육 한 올마다 모이며 각력을 일순에 격상시켰다.

“...잔상...?!”

이번엔 크리스의 잔상 보법을 쓴 게 아니였다. 속도가 일으킨 착시가 일어났을 뿐.

레오는 지면에서 튀어오르며 폭풍의 중심 속으로 뛰어들었다.

얼음을 발판마다 디디며 잔상을 일으킨 그대로 공중에 떠오른 글라디오의 방패 위에 창을 들고 앉았다.

“짜릿한데?”

가벼운 도발을 시작으로 쥐어든 풀고르의 창날에 전격과 신성이 번뜩였다. 섬광이 폭발한 찰나엔, 이미 레오는 방패를 박차고 다시 지면으로 돌진했다.

“...루미네님!!”

루미네를 향해서였다. 마른 하늘에 떨어지는 낙뢰처럼 레오는 전격을 두른 채 지면으로 낙하했다.

콰아아아앙!!

“아까 죽인다 어쩐다 하지 않았어? 퇴물?”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전격과 화염이 맞부딪치며 열기를 과열시켰다. 마르켄의 분노와 함께 목청만큼이나 묵직한 폭발이 휘둘러졌다.

“무섭네~”

뒤에선 다시 크리스의 맹공이 이어진다. 톱날과 같이 예리한 쌍검의 날은 레오에게 향해진다.

폭발로 공중에 떠오른 레오에겐 피하기 어려운 양동 작전.

‘...그럼 피하지 않으면 그만이지.’

레오는 그대로 사각인 방향으로 폭렬 도끼를 휘둘렀다. 지금 오감은 그 지대에 어떤 적도 없음을 인지시키고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고 격발시켰다.

“커헉...!! 어떻게 알고...!”

제3의 방향에는 또 한 명의 크리스가 존재했다.

먼저 쌍검을 휘두른 크리스부터가 분신, 그걸 알고 있는 레오는 함정으로 있는 본체의 이동을 예측해 폭발을 날린 것이었다.

“...크리스 님...!”

“크리스!!”

루미네는 크리스의 치료를, 글라디오는 그대로 레오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방패를 향해 손를 뻗으며 오러를 불어넣었다.

뻔한 대응책에 레오는 과장스럽게 비웃음을 드러내었다.

“잡아도 되겠어? 많이 따끔할 텐데?”

“따끔...?! 끄아아아악!!”

방패에는 고압의 전류가 흘러나왔다. 그 전압을 체감하며 글라디오는 이 전격의 출처를 떠올릴 수 있었다.

‘아까 발판으로 썼을 때인가...!’

발판으로 디뎠을 때, 풀고르의 전격을 방패에 흡수시키고 저장한 것이었다. 이미 글라디오가 방패를 도로 쥘 것은 레오의 상정 범위 내였다는 말이었다.

“블리자드...!!”

“리오스...! 비가 없으면 네가 가장 구멍이야!!”

리오스는 영창 첫 소절조차 끝맺지 못한 채, 레오의 비호와 같은 돌격에 맥없이 나가떨어졌다.

100m를 1초보다도 빨리 도약하는 괴물의 주먹을 리오스에겐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너무 실망스러운데? 이게 전력이 아니길 빌게. 그게 아니면 너희들에게 협력해야하는 내가 너무 불쌍하니까.”

가히 혀에 단도라도 달린 것마냥 날 서린 조롱에도 용사의 가족과 동료들은 제대로 된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있는 시작과는 달리 레오는 조금 땀과 호흡이 많아진 것 외에는 몸에 생채기조차 나지 않았다.

그에 비해 라인하르트 일행들은 탈진에 미미하지만 부상도 존재했다.

1대5라는 것을 고려하면 처참한 결과, 패배는 아니었을지언정 그 이상으로 굴욕적인 성과였다.

“아직 안 끝났다...!”

이미 지쳤음에도 마르켄은 화청을 지팡이 삼아 몸을 일으켰다. 그의 불꽃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제한시간은 없을 테지...!”

오히려 그 불꽃은 자신의 손녀딸을 희롱한 놈팡이를 벌하기 위한 분노와 건방진 레오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주겠다는 승부욕이 연료가 되어 활활 불타올랐다.

“근성은 봐줄 만한데 성질이 너무 급해. 게다가...”

레오나르도는 다른 이들의 피로와 부상을 회복시키는 성직자의 대표자를 삿대질했다.

아직 저 여장남자는 저대로 된 훈련을 하지 않았으니까.

“루미네의 훈련도 생각해야지? 안 그래?”

“제 훈련이라는 건...”

“오늘은 앞선 것도 있으니 가볍게 손가락부터 시작해볼까.”

“손가락이라니...?”

당황스러운 루미네의 앞에서 레오는 자신의 네 손가락을 한번에 뜯어내었다. 나이프를 쓴 것도 아닌, 손가락 마디를 주먹으로 움켜쥐어 쥐어뜯어내었다.

“치료시켜. 뜯어낸 부위는 연결하지 말고 돋아나게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직접 뜯었음에도 레오는 표정색 하나 바꾸지 않고 루미네에게 잘린 손 부위를 내밀었다.

목죽지를 잡아뜯으라는 조건이 농이 아닌, 진심이라는 걸 증명하기라도 하듯.

피가 흘러넘치고 뼈가 살점 사이로 보임에도 비명조차, 신음 한 줌 정도도 내지 않는 레오였다.

“...아, 알겠습니다.”

그런 태도에 초연해지고자 루미네는 떨리는 손으로 레오의 손을 신성으로 어루만졌다.

잘라진 손가락이 아까울 정도로 정도로 세밀하고도 깔끔하게 루미네는 레오의 손가락을 돋아나 치료시켰다.

5분 정도밖에 안 됐음에도 손가락은 다시 제 형상을 갖추었다. 레오는 몇 번 주먹을 쥐었다피며 그 결과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끝났습니다. 어떠신가요?”

“역시 치료의 대가시네. 봐도 봐도 놀라워.”

파악...!

그리고 레오는 치료된 손으로 루미네 머리가 약한 당수를 날렸다.

“악...!”

“그래서 넌 F학점이다.”

실망의 의미로 감탄한 것이었다. 그리고 치료된 손가락으로 라인하르트 일행들을 차례로 삿대질했다.

“마르켄은 D학점, 나머지들도 다 F야. 제일 성장이 안 될 늙은 양반이 싹수를 보인 게 거참 묘하네.”

“...갑자기 무슨...”

“너흰 문제를 떠먹여도 줘도 몰라?”

레오는 한쪽 손에 잘린 손가락을 펴보여주곤, 자기 목죽지의 문신을 손동작으로 그어보였다.

“치료할 때 다들 멀뚱히 쳐보기만 한 게 감점 이유다.”

루미네가 치료할 때 저들 중 한명이 기습했더라면 성공했을지 모르고, 치료하던 루미네가 기습했더라면 분명 성공했다.

그럼에도 저들은 그러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이다.

생각조차 못한 거니까.

“악당은 싫어도 영웅 방식을 알 수밖에 없어.”

영웅들은 항상 양지에, 잘 보이도록 빛 아래에 있기에 어느 누구라도 잘 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어둠에 암약하는 악인들은 방식을 잘 알게 된다. 어떤 형태로든 알 수밖에 없게 된다.

빛이란 그런 거니까.

“근데 너희들은 뒷골목 악당 새끼들이 어떻게 싸우는지 아는지 모르겠다. 지금 하는 꼴만 봐도 그렇잖아?”

악은 선을 알지만, 선은 악을 모른다.

어둠은 빛이 어디있는지 알지만, 빛은 어둠은 어딨는지도 모른다. 설사 자신의 그림자에 숨은 어둠이더라도.

“날 죽이고 싶으면 그것부터 잘 공부해보라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말이야.”

그리고 짧게 레오는 남은 조건을 추가적으로 제시했다.

“참고로 너희 일주일 안에 성공 못하면 그대로 불합격이니까.”

영웅에겐 가장 복잡한 시련이 다가왔다.

레오에게도 매일 이젠 편한 밤이 없을 것이다. 매시간마다 기습을 대비해야할 테니까.

[근데 그건 너 딸치는 손...]

“아인아.”

“예, 알겠습니다.”

콰직...!

현자까지도 포함해서 말이다.

* * *

훈련은 순조로웠다. 가르치는 레오에겐 적어도 그렇게 느껴졌다.

아리아스필은 예상 이상으로 견적을 잡았음에도 그것마저 초월해 성혈투술을 익히고 있었고.

다른 일행들도 아리아에 비해선 부진했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악’을 다해 레오의 훈련에 통과하고자 악을 썼다.

“근데 레이널드 님...?”

쐐액!! 칼날이 그대로 레오에게 휘둘러진다. 몸을 젖히면서 대답은 잘도 나왔다.

“왜?”

“...저기 이런 식으로 훈련해도 괜찮은 건가요?”

콰아아!! 이번엔 아예 액체 상태의 탄환들이 빗발친다. 급격하게 커브를 트는 곡예의 탄환을 상대로 레오는 회피에 집중하기 바빴다.

“저 사람들이 워낙 급해보여서. 그리고 이런 식으로 혈투술 쓰는 법도 보여줘야지.”

그리고 물방울의 저격은 손목에서 뿜어진 핏줄기에 뒤섞여묻힌다.

“...헉...허억...!”

14시간이 넘도록 습격하고 암습해온 탓일까, 라인하르트의 기둥인 레오의 열등생들은 지친 기색으로 숨을 몰아쉬었다.

아리아와 수련을 하기 전까지도 이미 저들은 레오에게 갖은 기습을 하고 전략을 시도하며 함정을 깔아두었으니까.

그리고 결과는 멀쩡한 레오를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허억...! 어떻게...! 왜...!”

“아니 그래도 오빠, 한 방 정돈 성공할 수도 있지 않아?”

아리아스필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고생이었다. 레오에게 몇 번 유효타를 성공시킨 그녀였기에 지금 가족과 동료의 고생은 쉽사리 납득되지 않았다.

“...말이 쉽지...! 동생아...! 우리가 뭐까지 했는지 알아?!”

3일이 지난 지금, 저들은 이제 물불 가리지 않고 갖은 수단을 동원하기에 이르렀다.

식사 시간에 기습부터 시작해, 욕실에 들어간 시간이나 화장실을 사용할 때도, 심지어 아예 잠든 걸 확인하고 공격했음에도 레오는 전부 피하거나 막아내었다.

“심지어 그냥 자는 채로 기면증마냥 움직였어...! 그게...! 말이 돼?!”

“말이 되지. 그리고 나도 대신 방어밖에 못 하잖아.”

레오가 그저 압도적으로 강하기에 공격이 안 먹히는 것은 아니었다.

레오는 아예 공격을 포기함으로써 철벽에 가까운 방어를 선보인다.

공격 대신 추가적 방어나 회피, 그리고 도주를 선택하는 것으로 이 훈련이 5일까지 장기전으로 끌 수 있었다.

“잘하는 걸 칭찬하고 싶어도 이대로 가면 너희들 불합격이다. 분발하라고.”

“...그게...! 묻진 않았습니다만...!”

이젠 레오에게 존경심까지 드는 크리스는 아예 널브러진 채로 경어까지 서슴치 않고 질문했다.

“...만약 불합격되면 어떻게 됩니까?”

“흠... 글쎄... 아직 제대로 생각 못했는데.”

이윽고 레오는 간단하지만 잔인한 벌칙을 생각해내었다. 인간에게 있어 목숨과 비등한 가치의 것을 잃게 하는 것.

“몸에 있는 털 다 밀어버리는 걸로 하지 뭐. 손가락 자르는 건 루미네가 붙여줄 테니까.”

삭발이었다.

[악마 새끼.]

“부정하지 않을게.”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레오에게 혐오와 매도의 시선을 매섭게 쏘아내었다.

만약 이 시험을 넘지 못한다면 아리아와 아인, 그리고 시리카를 제외한 모두가 대머리로 나와야만 했다.

“싫으면 젊은 친구들은 찬스도 있어.”

“...찬스라면...”

“1년 안에 상대 잡아서 결혼하고 애 낳겠다고 지장 찍으면 면제시켜줄게.”

반쯤 농담이었다. 다만 저 둘 중 한 명이라도 결혼해서 후계라도 낳는다면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될 테니 실제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도 존재했다.

“...자, 잠시만요.”

하지만 며칠 동안 밤을 새온 리오스에겐 뵈는 게 없었다.

레오는 리오스가 화를 낼 거라고 예상했지만...

“<아, 아메리! 나야...! 저번에 했던 얘기의 연장선인데...!>”

어째서인지 리오스는 연무장에 구석진 곳에 가 몇 번 텔레파시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리오스가 고난에 미쳐 실성했나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잠시만...! 화내지 말고...! 숨기려는 게 아니었고...! 제발 자기...!>”

이윽고 텔레파시가 끊겼는지 리오스는 울상이 된 표정으로 자리에 돌아왔다.

“...뭐야? 뭔데? 너 설마 연...!”

“어떡하죠...?”

“...아니, 상식적으로 바로 상대한테 그딴 소리하는 게 말이...”

리오스는 고개를 연신 저으며 현자와 레오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마탑주들이 라인하르트로 오겠데요...! 에일린까지 합세해서요!”

“...자, 잠깐 왜?”

에일린이라는 이름에 레오의 표정은 아예 하얗다 못해 파랗게 질려버렸다.

[뭐...? 왜? 왜 날 봐?]

리오스는 현자를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 악명 높은 에일린까지 오는 이유는 리오스가 바라보는 마법계의 시초에게 있었다.

“현자님이 뵙고 싶데요...!”

현자는 마탑주들의 바로 앞에서 자신의 실체를 드러낸 전적이 있었다.

그리고 본인은 그걸 제대로 해명하지도 않았고 말았다.

“아메리도...!! 왜 숨겼냐면서 저한테까지... 으허어엉...!”

늘 실눈을 뜨며 웃던 리오스는 그날만큼은 구슬픈 눈물을 곡소리를 내며 흘려야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리오스는 순애를 사랑하지, 잘하지는 못합니다.

우리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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