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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는 회귀했다-194화 (194/248)

성혈투술의 원리는 신성이 액체에 잘 전도되는 점에서 착안하였다.

성수에 성유까지 신성을 저장시키는 가장 적합한 매질은 형태가 고정되지 않고 밀도가 높은 액체였다.

또한 신성은 유기체에 저장될 경우 위력도 추가적으로 상승하고, 거리가 있어도 조종이 수월했기에.

혈액은 신성술의 극대화에 있어선 최상의 재료였다.

‘...까놓고 역정을 내도 이상할 건 없지.’

피를 입욕제 삼아 붉어진 욕조를 바라보며 레오나르도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피를 몸에 뒤집어쓰는 건 의외로 구역질나는 일 중 하나다. 아무리 괴물과 마인을 썰어죽여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피에 혐오와 공포를 지닌다.

아리아 같이 착해빠진 녀석이라면 더욱.

혈액 공포증이라는 증상이 괜히 있는 정신 증상이 아니니까. 자신도 몇 번 피의 트라우마로 착란 증세를 보이기도 했으니까.

그것도 자신의 피가 아니라 타인의 피라면 역함은 배가 된다. 게다가 벗은 몸으로 아예 피에 몸을 담구는 것은 자신이라도 사양하고 싶은 고역.

말은 이렇게 해도 아리아 쪽에서 거절한다면 강요할 수는 없었다.

이건 개인의 의지도 중요했으니까.

“아, 아니...!”

역시나 거절당하는군. 아예 새로운 방법을 만드는 수밖에...

“자, 잘 부탁드립니다아...!!”

그렇게 생각할 찰나, 고결한 용사이자 순결한 처녀인 아리아스필은 순순한 걸 넘어 적극적으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겉옷의 단추가 일직선으로 바로 풀어져내리며 속살을 들어내었다.

가슴을 가린 붕대는 귀족 여성다운 속옷이 아님에도 고운 가슴의 자태를 곡선적으로 도드라지게 만들어주었다.

풍만한 가슴을 간신히 억누르는 탄력 붕대는, 틈 사이마다 보이는 유방의 살결과 젖샘을 가리기 바빴다.

“야...! 잠깐!”

“...네! 어, 얼른 벗을게요!”

흥분과 망상으로 달아오른 아리아에겐 레오의 경고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이제는 국부에 해당하는 하반신으로 향했다.

군청 치마가 내려가며 아리아의 몸이 굴곡이 완전히 드러났다. 청초하며 순수한 얼굴과는 달리 아리아의 육체는 남성에게 흉악하기 그지없었다.

산 정도는 우습게 날릴 용사라곤 상상되지 않을 만큼 곡선이 풍만한 골반.

적당한 살집과 근육이 잡힌 탐스러운 허벅지.

허리와 허벅지 위만을 가리는 얇은 천조각 외에는 아무 것도 감추지 않은 순수한 아리아만이 존재했다.

“...이...이거까지...!”

아리아의 손가락이 팬티와 골반 사이 틈에 들어갔다. 손가락에 따라 늘어난 속옷의 천은 중력만으로 용사의 순결마저도 드러낼 수 있었다.

“좀 진정해!”

팬티를 내리려던 아리아의 양손을 잡으며 레오나르도는 벽면으로 밀어내었다. 레오나르도도 성욕을 자극시키는 돌발행위에 이미 흥분하고 냉정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어아...! 흐윽...!”

그대로 벽까지 밀쳐진 아리아는 그대로 레오나르도에게 잡아먹힐 것처럼 몰아넣어졌다.

뜨거운 숨결이 서로의 얼굴에 맞닿는다. 반라의 아리아는 속살의 드러낸 것에 흥분을, 양손을 붙잡은 레오는 그 속살을 보는 것에 흥분했다.

“...그...그 레오...”

레이널드라 부르는 것도 떠올릴 수 없었다.

레오가 자신의 양손을 봉쇄하고 있는 탓에 아리아의 마음은 완전히 속박당해버렸다.

자신의 힘이라면 레오의 악력 정돈 이겨낼 수 있음에도 반항하지 않는 점이 그 증거.

팬티는 아직 벗지 않았지만 내리려고 한 탓에 점차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조금은, 상냥히 해줄 수 있을까요...? 무서운데...”

수줍게 아리아가 두려움을 드러내자, 레오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자각할 수 있었다.

자세만 봐선 이미 선을 넘은지 오래였다.

터뜨리고 싶은 욕망과 본능을 트라우마와 이성의 힘으로 악착같이 억누르며 레오는 욕실 찬장을 열어 커다란 타올을 꺼내었다.

“...타올 정돈 둘러도 돼.”

“아...아 네! 죄송해요...! 흉한 꼴 보여서...!”

현명한 처신을 위해 레오는 반라의 아리아에게 수건을 내밀었다. 손이 자유로워지자 아리아는 황급히 팔로 팬티를 올리고 타올을 받들었다.

아쉬웠다.

그렇게 생각해버린 건 한쪽만이 아닐 것이다.

***

진정하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어색하고 민망한 공기가 욕실을 채웠으니 이성을 되찾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아리아스필은 흰색 타올로 굴곡진 몸을 가렸다.

하지만 넓직한 타올로 몸을 가렸음에도 가슴과 엉덩이가 만든 부드러운 곡선은 가릴 수 없었다.

특히나 민망함에 몸을 꼬고 있는 탓일까, 아리아의 가슴골과 골반의 움직임은 관능적이며 색정적으로 느껴졌다.

“...그...그럼 들어갈게요.”

어색한 공기를 타파하기 위해 아리아스필은 조심히 욕조를 향해 발을 옮겼다.

“조심해. 약간 찌릿하고 끈적할 거야.”

성혈투술의 영향으로 지금 목욕물은 단순한 핏물이 아니다. 신성의 영향으로 찌릿한 감각을 전달하며 혈액 자체에도 점성을 늘리게 되니까.

‘짜릿하고... 끈적...?’

왠지 모르게 몸의 솜털까지 오싹해지는 묘사였다. 하지만 그 오싹함을 몸을 맡기며 아리아는 발끝부터 차례로 몸을 욕조에 집어넣었다.

“...따뜻하네요...”

레오의 경고와는 달리 욕조 자체는 따뜻하고도 편안했다. 목욕물이 붉은 것은 조금 어색했지만, 그 빛깔 덕분에 지금 자신이 레오의 체온을 공유하는 것 같아 짜릿한 쾌감이 전신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괜찮아?”

“네... 다음에도 이렇게 목욕하고 싶을 만큼...”

“뭐?”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너무 몸이 노곤해져 순간적으로 음욕에 찬 본심이 말해버렸다. 아리아는 수건을 붙잡으며 레오의 시선에 눈치를 보았다.

분명 성욕에는 자제심이 있을 레오였지만, 팔짱을 낀 채로 실눈으로 힐끔거리는 것이 아리아에게는 보였다.

방향은 주로 얼굴과 가슴, 그리고 붉은 수면 아래에 잠겨있는 골반과 허벅지.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레오가 저렇게 본능적인 시선을 내보이는 것만으로도 몸이 쾌락에 잠기는 것만 같았...

파직...!

“하으...!”

전류와 같은 자극에 갑작스레 신음이 나왔다. 찌릿거린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했다.

물에서 정전기라도 일어난 것처럼 피부에 파직거리는 기운이 피부를 자극했다.

“괜찮냐? 아픈 거면...”

“...아, 아니에요. 편하게... 편하게 해주세요.”

아리아스필은 욕조에서 몸을 피며 자극에 굳은 육체를 진정시켰다. 약간의 자극에 놀라긴 했지만 혈관을 자르는 것에 비하면 충분히 안정적이고 편안한 것이었다.

“이거 한번 하면 도중에 멈추기 힘들어. 잘 버텨봐.”

“...네...네에....”

무엇보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친다면 매번 밤을 눈물로 지새울 만큼 후회할 것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버텨야했다. 레오를 위해서라도.

그런 각오를 다질 때, 레오나르도는 욕조의 끄트머리에 손을 집어넣었다. 손에서는 신성의 기운이 점차 흘러나오며 핏빛의 욕조를 점차 탁하게 만들었다.

“...으...으긋...!”

온수에 잠긴 육체에 점차 자극에 떨리기 시작했다. 수분이 닿는 부분마다 질척거리는 손가락이 몸을 쓰다듬는 것 같다.

그 감촉에 몸의 감각은 점차 예민해진다. 진짜 사람의 손이라면 만질 수 있는 부위에 한계가 있을 테지만, 이 질척거리는 손가락들은 액체로서 한계는 없었다.

“하아...아...”

“...조금은 버텨. 의식하면 더 힘들어질 거야.”

“네...! 버틸...”

레오의 말대로 버텨야 한다. 이런 의도로 시작한 훈련이 아니니까 어떻게든 견뎌야한...

파지직...!

“버틸...게요옷...!!”

신음에 가까운 대답으로 이성이 얇아지는 것을 체감했다.

몸은 점점 뜨거워진다. 의식 안 하려해도 할 수가 없다.

이건 예상 외로 자극적이었다.

그건 아리아 뿐만 레오에게도 포함되는 말이었다.

‘...얘, 왜 이렇게 야하게...’

신성에 대해 감응력이 높을수록 반응이 거센 건 당연했지만, 저렇게 신음을 낼 만큼 민감할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아까 상황이 다시 연상되며 아리아가 더 자극적으로 의식된다.

정신차려라. 레이널드 그레이브.

넌 5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야. 무슨 20대 꼬맹이한테 그런...

“하아아앙...!”

고혹적으로 붉게 물들인 아리아의 입에서 갸날픈 신음이 나온다. 골반과 가슴에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가는 허리가 튀어올랐다.

붉은 물에서 튀어나온 백색의 살결, 다시 물에 잠길 때면 그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몸...모미 이상해에...”

레오마저 의식치 못한 채 아리아는 몸에 자극에 신경이 집중되었다. 그녀의 몸과 정신은 레오의 체액으로 이루어진 목욕물에 이미 빠져들어 황홀하게 젖어들어갔다.

그녀의 몸을 간신히 가리고 있던 수건은 풍만하게 도드라진 가슴과 매끄럽게 굴곡진 엉덩이를 차마 버티지 못하고 점차 살결을 내줘야만 했다.

“...이...입을 막고 코로만 숨을 쉬어봐...! 그럼 좀 나을 수도 있어!”

아리아의 감도를 줄여주는 방법은 아니었다. 다만 저 신음은 계속 들으면 안 되었다.

‘...제발... 참으라고...’

탐스럽게 익은 몸, 갸날프게 자극을 버티는 목소리에 레오도 점차 본래 목적이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자신마저 흥분하며 제대로 된 검사는 당연히 되지 않을 테고, 그로 인해 신성이 통제가 흔들린다면 아리아는 더한 자극을 체감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네에엣... 알겠어여...”

홍등가에서 나올 법한 교성을 멈추고자 아리아스필은 양손을 들어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수건을 더욱 벗겨져 아리아의 가슴 정중앙에서 튀어나온 끝자락에 간신히 걸터앉아버렸다.

파지지직...!

“흐으으응읍...!”

입을 막아도 신음은 멈출 수 없었다. 소리는 작아졌지만, 그 막혀있는 교성의 울림은 더욱 깊어졌다.

더 강압적인 형태로 신음을 참아내자 오히려 본능이 육체를 지배한다.

아리아도, 레오도.

자신의 욕망에 본능으로서 도달해가고 있었다.

“...으으읍...!”

자극에 버티지 못해 허벅지를 계속해 비비고 꼬던 아리아는 이내 힘이 풀리는 것을 체감했다.

머리는 멍해져만 갔고, 이 감각들을 거부하고 싶지 않았다.

피로한 육체의 의지에 따라 몸에 힘을 점차 풀어내었다.

입을 가린 손도, 비비고 꼬던 허벅지도 욕조의 바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게 아리아의 마지막 이성을 찢어낼 계기가 되었다.

“하아아앙!! 이거...!”

허벅지가 가리고 있던 아리아의 가장 깊은 부위가 액체가 도달하고 연결된다. 촉수가 몸을 핡는 것과 같은 촉감, 그리고 감도가 절정에 달했을 때 자극이 폭발한다.

“이상해에....! 몸... 뜨거워서어...!”

파직, 가장 깊은 두 부분에 예외없이 자극이 느껴진다.

“흐아아아아아! 앗...!”

아리아가 바란 것이 그 감촉이었으니까.

아리아의 신음이 최고조에 달하자 레오나르도는 급히 물에서 손을 빼내었다.

이대로 가면 자신의 이성도 남아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아리아! 다른 방법으로 하자! 내가 그냥 새로 만들게! 그러니까...!”

일선을 넘기기 전에 욕실을 나가려던 순간, 레오의 몸은 그대로 고정되었다.

“...가지 마...”

아리아의 손이 레오의 팔목을 붙잡았다. 수건이 점점 내려가고 있어도 아리아의 손아귀 힘은 줄어들지 않았다.

“...같이 들어와주면 안돼?”

아리아는 전라가 된 상태로 욕조에서 그리 부탁했다. 레오는 숨이 떨리는 것을 체감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밀어내면 선을...

“...레오랑 같이 있으면 안 무서울 것 같아. 참을 수 있을 것 가타서...”

그 연약한 말 한 마디에.

“...안 돼?”

몇 십년을 버텨왔던 굳건한 이성이 갈기갈기 찢어져버린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성혈투술 검사 감도는 사람에 따라 비유하자면

일반인는 전기 민달팽이

성기사는 키싱구라미

아리아스필일 경우엔 레오나르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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