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심문관
그들은 빛의 신과 신전의 뜻을 대리해 마인과 부정한 교회의 인물을 대리해 잡는 대행자들로.
레오나르도가 전에 했던 마도 처형자 또한 이단심문관이 원형으로, 마인과 악마 퇴치에는 전문가이자 베테랑이었다.
그런 그들이 라인하르트 가문에 오게 된 것도, 뱀파이어 사태로 인한 마인 발생을 우려하고 추가적인 배후를 색적하기 위해서였다.
본래라면 다음날 오전에 마도 처형자와 전문 마법사들이 함께 찾아올 터였지만, 어째서인지 그들은 예정된 시간보다도 빨리 찾아와 있었다.
“성인님은 어디에 계시는지요?”
찾아온 이단심문관은 총 2명, 경험이 많은 스승과 그의 밑에서 힘을 기르는 제자로 팀을 이루는 전형적인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온 이들은 전형적인 면에서 벗어난 자들이었다.
‘...장의사와 참수인이라니...’
장의사 겔러위드와 참수인 샤를리안
이명만 들어도 알 수 있듯 그들은 으레 있는 이단심문관들과는 격이 달랐다.
장의사 갤러위드는 이단심문관이라는 단명하기에 최적의 직종에서 10년 동안 쉬지 않고 마인을 잡아온 신성의 익스퍼트였고,
참수인 샤를리안은 그런 그의 딸이자, 본디 루미네의 호위 성기사였다.
아리아스필이 용사가 된 후로 호위에서 이단심문관으로 전향되어 루키라고 불리우는 인재였다.
사건이 사건인 만큼 거물이 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상당한 직급의 심문관들이 이곳에 도착해있었다.
“루미네 성인님은 지금 레오나르도의 기사의 병실에 계십니다. 혹시나 포션이 부족해질까 보충만 해두고 오겠다고 하더군요.”
루미네는 레오나르도의 병실에 나오기 전에 미리 성수와 포션을 보충한다며, 병실의 보관함 쪽으로 향했다.
이는 행여나 레오나르도가 또다시 위독해지거나, 폭주와 비슷한 현상을 보이게 됐을 때를 고려한 루미네 나름의 보험이었다.
“...성인 님을 그런 용도로 데리고 계신 겁니까?”
샤를리안은 서슬푸른 도끼날처럼 눈을 뜨며, 라인하르트의 일가를 노려보았다.
눈빛에 보이는 건 냉정이나 냉철과 같이 냉랭한 감정이 아니었다. 어투에서 느껴지는 건 확연한 불쾌감이었다.
‘...루미네 님을...’
그 태도는 분명 루미네의 전 호위 성기사였던 그녀가 품은 감정에 있을 거라 추측되었다.
“...사람에 용도라는 표현을 쓰는 건, 조금 거슬리군. 샤를리안 이단심문관.”
가주 글라디오는 그런 악의를 눈치챘고, 쉬이 넘기지 않았다.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마당에 저런 개인적인 감정까지 신경쓸 여유는 없었으니까.
“미안합니다. 성인님의 본래 역할과는 맞지 않는 일인 것 같기 때문에, 용도라는 표현을 쓰게 되는군요.”
사과 같지만, 한편으로는 라인하르트의 행동을 비꼬고 속을 긁는 말이었다.
사실 포션과 성수의 보충은 라인하르트가 말하지 않았음에도 루미네가 자진해서 한 것이지만, 질투가 베어있는 샤를리안의 눈과 귀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을 사실이었다.
“...우선 들어오시고 말을 나누도록 하지.”
최소한의 원만한 대화를 위해서는 적어도 그 정도 행동은 필요했다.
***
다행히도 저번 사태에서 아군 측엔 사망자는 없었다.
부상자는 100명이 족히 넘길 정도로 많았지만, 사실 그 정도도 대단한 것이었다.
다른 마인도 아니고, 대군에 한해서는 최악의 적에 가까운 뱀파이어라는 적을, 밤에 그렇게 버틸 수 있는 군대는 왕실 기사단에서도 보이기 힘든 태세였다.
한번이라도 감염이 퍼지면 모든 주변인을 학살해야할지도 모르는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다행이군요. 부상자들 안에 감염된 인물은 없는 게 확실합니까?”
“예, 일광이 드는 장소에서 성수로 주기적으로 주입 중이니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뱀파이어가 될 우려는 적어요.”
텔레파시가 가능한 유능한 마법사인 레오와 리오스의 존재 덕분에, 일사불란하게 상황을 정리하며, 전술을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신성력의 대가인 용사와 성인인 아리아와 루미네의 존재 덕분에 뱀파이어와 구울의 처리는 문제가 없었다.
무엇보다 루미네 덕분에 많은 피해자들이 벰파이어와 구울이 되는 것을 면할 수가 있었다.
“원로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전원 처형되었지. 인간의 거죽을 벗고 혈귀의 몸을 택했기에 죽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으니까.”
원로원들은 암시에 걸린 만큼 노환으로 사망한 제이론을 제외하곤, 전원이 흡혈귀가 되었다.
그렇게 흡혈귀가 된 원로원의 시체들은 햇빛과 닿는 것과 동시에 재가 되어버렸다. 물론 주동자인 메리 라미아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확실히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이 불미스러운 사태에 애도를 표하고자 온 것은 아닙니다.”
장의사 겔러위드는 아예 대화의 시작부터 선을 긋기 위해 단호한 어투로 말을 꺼내었다.
“용사 가문인 라인하르트의 가문에서 일가를 사용해 뱀파이어가 되어 습격한 것은 전례가 드문 사례입니다. 아마 역사 서적에 나올 정도로 희박했던 일이겠죠.”
그건 라인하르트의 전원이 알고 있는 수치스러운 사실이었다.
전란의 때에는 그나마 힘의 유혹이나 죽음에 절박해 그릇된 힘을 취하는 것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가문을 지탱했어야할 원로원들이 이리도 수치스럽게 힘과 젊음을 탐해 본가와 방계의 연회를 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말할 정도로 전례가 없었다.
“그러니 저흰 이단심문관으로서 할 일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겁니다. 조사할 것은 철저히 하겠습니다. 설사 라인하르트의 화를 산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알겠네.”
글라디오는 쓰게 지어진 무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숨이 연거푸 나오며, 점차 표정의 입꼬리가 아래쪽으로 향하는 것은 그가 겪고 있는 고충을 실체화하는 것 같았다.
“우리 쪽에서도 하나 확실히 해두자면, 우린 이 치욕을 잊을 생각도, 감출 생각도 없네. 분명 이 사태는 내 판단이 물러서 일어난 일이었고, 라인하르트가 꼭 기억해 반성해야할 일이니까.”
글라디오는 떠올린다. 지금도 솔직히 말해 잘 믿기지는 않았다.
어렸을 때 종자로서 들어온 한 용병 소년은 사실은 90살은 족히 넘긴 회귀자라는 것도,
자신이 그리도 한심하고 무능히 죽는 것도,
라인하르트가 고작 원로원의 정치 싸움에 와해되는 것도,
하지만 부정해서는 안 된다. 잘못과 과거에 좌시해서는 똑같은 일이 또다른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었으니까.
“부디 철저히 조사해주길 부탁하지. 지금부터라도 라인하르트는 바뀔 테니까.”
그렇게 글라디오는 가주로서 자신의 각오가 담긴 부탁을 내보였다. 그건 회귀 전과 같은 무른 행동을 보이지 않겠다는 맹세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레오나르도 기사를 데려오시죠.”
하지만 그런 마음이 닿지 않은 것인지 이단심문관 샤를리안은 거친 태도로 가주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레오나르도 기사는 부상을 크게 입어...”
“이곳에 부상을 안 입은 사람이 있습니까? 이미 정신을 회복했다고 들었습다만.”
이건 분명한 무례였다. 다른 이들도 부상이 심각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레오나르도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했다.
아예 복부가 뚫려 내장 자체가 파열되었으니, 자칫 잘못했으면 즉사했을지도 모른다.
그뿐일까, 레오나르도는 지금 심경도 복잡할 것이다. 모조품이라지만 자신의 손으로 어머니와 똑같이 생긴 존재를 죽이고,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상황일지도 몰랐으니까.
“그렇게까지 말하는 이유가 뭐죠? 샤를리안.”
루미네도 드물게 냉정한 태도로 옛 호위 성기사였던 샤를리안에게 쏘아붙였다. 샤를리안도 성인인 루미네가 그렇게 말하자 한결 수그러진 태도로 이유를 대답했다.
“...전 이 사건의 내통자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내통자라는 말에, 전원이 그녀를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그건 그녀의 아버지인 겔러위드도 마찬가지였다.
이건 계획했던 대화와는 전혀 달랐으니까.
“...진정하십쇼. 그건 아직까지 추측입니다.”
“...내통자와 레오나르도 기사를 부르는 것이 무슨 연관이 있는 거지?”
라인하르트 일가는 물론, 루미네마저 그 말에는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라인하르트 일가, 그리고 특히나 아리아스필이 그 언동에 적의를 숨기지 않았다는 점에 있었다.
“물론 레오나르도, 그가 내통자 후보에서 가장 유력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 한 문장으로 라인하르트 일가의 분위기는 급변했다.
조금 전만 하더라도 가문의 수치와 과오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온후함은 어디에도 없고, 자신들의 은인을 모독한 이를 적대적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어째서...인지 들어볼 수 있나?”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하는 수 없다는 듯, 갤러위드는 설명을 시작했다. 어쩌면 지금 운을 떼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레오나르도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라인하르트 일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테니까.
“단지 저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한 것을 염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것치고는 확신에 찬 것도 같던데요.”
아리아스필은 샤를리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샤를리안은 그런 아리아스필의 눈을 피하지 않으면서 그에 응수했다.
“아리아스필 용사님은 레오나르도 기사를 믿습니까?”
“예, 그럴 이유도 없고 그럴 사람도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이미 회귀로 전부 증명되었고, 여태까지의 행실과 능률로도 전부 증명된 사실이었다.
마인이나 흑마법사가 되거나 결탁한다고 해서 얻은 이익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실이 컸지.
“...이유야 찾으면 나오는 겁니다. 그건 흐리멍텅하게 방관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단심문관들에게는 그건 정확히 알지도 못한, 그리고 못할 사실이었다.
알 수 있을 방도도, 명확한 명분도 없었으니까.
“레오나르도 기사는 요근래 4년 동안 마탑에 연수를 가면서 각종 마법을 수행하며, 많은 업적을 세웠더군요.”
그건 사실이었다.
이미 대마법사의 증거인 고유 마법의 창조가 수행에 대한 증명이었고,
현자의 유산을 전부 찾는 것에 모두 기여한 것이 업적의 증거였으니까.
그조차 레오나르도가 세운 공의 일부이자 편린이었다.
하지만 이단심문관의 입에서 나온 말인 만큼 추켜세우기 위해 한 말이 아닌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게 문제가 되나?”
“이상하지 않습니까? 기이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난 것도, 업적이 많은 것도요.”
이상은 했다.
당연했으니까.
마법의 대부라 불리는 현자 본인이 대놓고 도와주고 있었고, 애초에 레오나르도는 회귀자라는 특이성이 있었으니까.
그 정도는 이상해야 되려 현실적으로 맞았다.
“그리고 마탑은 흑마법사가 가장 많이 나오는 집단 중 하나죠. 그러니...”
“그 말은 상당히 불쾌하네요. 그럼 저도 마탑에서 마법을 배웠으니 흑마법사가 되나?”
리오스는 실눈을 뜬 채로, 아까 그녀의 도끼눈처럼 기세를 눈빛으로 찍어누르고 있었다.
그 말은 마탑의 마법사들에게도, 자신의 성결한 순애의 신에게도 모욕이었으니까.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죠. 본인이 된 것 아닌, 흑마법사에게 사주받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샤를리안은 슬며시 루미네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우상이나 다름없는 그가 저런 용사에게 끌려다니는 것도 사실 그녀에겐 탐탁치 않은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지금 자신은 이단심문관의 일을 해야만 했다. 그래야 그의 곁에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니까.
“무엇보다 레오나르도 기사가 폭주해서 당신들을 공격한 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건 의식진과 마안에 당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그는 용사의 기사로서 부족한 인물이군요. 신성을 지닌 성기사라면 충분히 버틸 수 있었을 텐데요.”
기가 차는 말이었다.
만약 자신의 어머니를 베고도 정신을 멀쩡히 유지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건 반사회적 정신병자 외에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메리 라미아의 마안은 평범한 성기사도 버티기 힘들 정도의 정신 오염을 발현시킨다.
아마 이들도 라인하르트의 피가 없었다면 당했을지도 모른다.
“...우선 진정하렴. 이러려고 이곳에 온 게 아니니까.”
겔러위드는 한숨을 쉬면서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관계만 더 악화될 뿐이었다.
“우선 저흰 마탑 측 마법사가 올 때까지 대기하겠습니다. 지금은 레오나르도 기사를 만날 상황도 아닌 것 같군요.”
“...자각하고 계셔서 다행입니다. 방을 안내해드리죠.”
끓어넘치는 화를 삭히며 글라디오는 입을 열었다.
“...부디 보이는 그림으로 추측하기보단, 명확한 증거로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사용인의 안내에 따라 배정된 방으로 향했다.
라인하르트 일가가 화를 참은 것은 레오나르도의 모욕에 분노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서 분을 그대로 분출하면 분명 저들의 의심은 부정적으로 가중될 것이다.
그러니 마법사들이 왔을 때보다 정확히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더욱 확실하게 사과를 받을 방법이었다.
하지만.
파악... 털썩... 쨍그랑!!!
“아인님!!”
그 방법을 쓰기에는 상황이 안 좋게 따라주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자초하기도 했고.
“괜찮습니다.”
아인은 넘어지고, 그 위로 뜨거운 스프와 그릇 조각이 떨어졌음에도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했다.
그보다 그 소녀가 바라본 것은 엎어진 레오나르도의 식사였다. 통각이 없다고는 해도, 아버지가 시장할 때 식사로 준비한 따뜻한 스프와 우유가 엎어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으니까.
“미안합니다.”
이단심문관들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들의 갈길을 갔다. 그대로 넘어진 아인에게 그저 사과 한 마디하고 가버린 것이다.
“너무하신 것 아닌가요...!? 아무리 아인 님이 갑자기 나온 거라지만...! 애가 넘어졌는데...!!”
“애?”
아인을 급히 일으키던 메이드의 말에 장의사 겔러위드는 차가운 눈을 뜨며 말했다. 라인하르트의 본가와는 전혀 다른 온도의 눈빛이었다.
“애는 인간에게, 그 전에 생명체에게나 쓰는 말이죠.”
마치 아인의 존재를 경멸하는 것 같은 어투로.
“사역마 주제에 인간을 흉내내는 걸 라인하르트에선 허락합니까?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군요. 인간도 아닌 유사 정령에게 애라 생각할 이유가 어딨습니까.”
이단심문관인 갤러위드에게는 그런 개념이 잡혀있었다. 본디 이단심문관에게는 인간 외의 종족은 이단이라는 옛된 관념에 사로잡혔기에 나올 수 있는 차별적 발언이었다.
“맞는 말이네요.”
콰아앙...!!
돌풍이 몰아친다. 그들이 순간적으로 떨 정도로 강렬한 신성과 오러의 폭풍이 몰아친다.
“아주 쳐맞는 말.”
그 자리에는 아인의 어머니가 있었다.
“아주 쳐맞고 싶어서 환장한 말만 골라서 하네.”
용사 아리아스필은 그렇게 말했다.
“나도 사람한테만 노인 공경 하거든.”
성검의 날은 그날따라 서슬푸르게 빛나있었다.
“원로원처럼 되고 싶으세요?”
이라아의 눈빛은 그 이상이었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여담 겸 스포일러(?)]
"...근데 순애의 신님. 여쭤볼게 있습니다."
"...제가 왜 순애의 신이에요? 그보다 뭔가요? 궁금하신 건?"
"그럼 그 영상에서 나온 흑마법사들은 어떻게 합니까? 지금 집행기사를 풀어 잡을까요?"
리오스를 포함한 모두는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따지고 보면 아리아와 접점이 생긴 것도 흑마법사의 거처였으니, 아직 만지지 않은 그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걱정도 들기도 했다.
"아뇨. 지금 활동 중인 녀석들은 제가 다 잡았어요. 마도 처형자로 잠깐 일했던 적이 있어서요."
"...예? 분명 영상에선..."
영상 속에서만 봐도 족히 세자릿수는 넘었고, 전부 실력자들 뿐이었는데...
"지금 활동 중이면, 잡는 것 자체는 쉽잖아요. 폭탄을 써서 공방째 부숴 잡는다는가, 원거리에서 자주 오가는 곳을 집중해서 찾다가 저격하든가..."
"...그럼 전부..."
"에이~ 전부는 무리죠."
"아... 그렇죠. 상식적으로..."
"안 태어난 녀석들도 있으니까요."
...싸늘한 침묵 속 리오스는 조심히 입을 열었다.
"...이쯤 되면 레오나르도 님이 가주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하하, 재밌네요? 농담이죠?"
"..."
"...농담이죠...?"
라고 꾸짖기엔 너무나 유능한 레오나르도였다.
아리아는 레오를 착즙하고 싶은 욕구가 3000만큼 증가하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