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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는 회귀했다-53화 (53/248)

EP.53 탈선의 광란-1

어제의 소동을 뒤로 하고 레오나르도는 상쾌한 표정으로 방을 나섰다.

오랜만에 숙면도 취했고, 피로도 풀렸으니 남은 휴가를 즐길 필요도 있었다.

[놀 거냐?]

<기껏 모아온 휴가 몰아 썼는데 쉬는 날도 있어야죠.>

이 신비로운 도시에 와서 하는 짓이 방구석에 박혀서 마법 연구만 하는 거면 조금 아쉽지 않겠는가.

이런 식으로도 즐길 거리도 있어야지.

[그럼 아리아도 데리고 가게?]

<그래야죠. 아가씨도 쉴 날은 있어야 하니까요.>

아리아스필도 정령술에 대해 속성으로 숙련됐으니, 상이라는 의미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럼 끝나면 부탁 하나만 하자. 기분은 잡치겠지만 이건 꼭 해야겠다.]

<언제는 안 잡친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그건 사실인데, 이건 무게 달라 임마.]

현자는 진중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생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

언젠가는 나올 거라고 생각한 질문이었다.

단지 자신이 말을 돌리고, 현자는 행동을 눈치채 배려해줬을 뿐.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질문이었다.

[지금 대답할 필요는 없어. 오늘 밤쯤에나 대답해라. 생각도 정리해야 할 테니까.]

<...네, 꼭 대답하겠습니다.>

그 약속을 맺으며 레오는 바깥으로 나섰다.

[근데 아리아가 어딨는 줄 알고 찾게?]

<뭐 적당한 곳에 있겠죠.>

[그게 설명이냐.]

그런 트집을 들으면서도 레오는 태연히 멀찍이 떨어져 있는 건물을 가리켰다. 창문이 넓게 나있는 마탑 내의 식당이었다.

<저기 있잖아요.>

[넌 무슨 탐지견이냐? 어떻게 아리아만 핀포인트로 찾아내?]

<탐지견이 뭡니까? 탐지견이.>

탐지견이라고 하니 자신이 무슨 아리아스필의 애완견 같지 않은가. 자신은 엄연히 아리아의 기사인데.

“가는 길에 밥이라도 한 끼하면 되겠네요.”

늦은 아침인데 조식도 안 먹었으니, 차라리 구내 식당에서 해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마탑 밥은 먹을 만하냐?]

<가격은 싸고 양은 많아요.>

밥이라도 제대로 안 주면 대학원생들은 단체로 난동을 피워도 할 말이 없었다. 밥을 안 주면 군인도 상관을 쏴죽이는 마당에, 학생이라고 다르겠는가.

“아, 레오나르도 군.”

노예 생활에 지친 대학원생이 건강한 표정으로 레오에게 손을 흔들었다. 아마 반지가 없었더라면 지금 마시고 있는 오렌지 주스는 카페인 농축제나 회복 포션 중 하나였을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가씨.”

아리아스필이 먹고 있는 건, 소시지와 스크램블 에그로 이루어진 아침 세트였다.

“어? 어어...! 좋은 아침이네!”

아리아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돌리고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내 굵고 긴 소시지를 보자 그녀는 더욱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 저런데요? 맛이 없나?>

[너무 크고 굵어서 한입에 안 들어가나 보지.]

그럴 듯한 설명이긴 한데, 말하는 투나 표정이 몹시 의심되었다. 근데 차마 의심하는게 한심했기에 입을 열지 않았다.

“저도 학식이나 먹어야겠네요.”

“그럼 오늘 특식이 있는데, 그걸로 드실래요?”

메뉴가 있는 쪽을 바라보니, 베이컨과 소시지가 푸짐하게 든 특식 요리가 특징적으로 눈에 띄였다.

“오, 그거 좋네요. 그럼 주문하러 가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레오는 식탁에서 일어나 주문대로 걸어갔다. 마탑 식당에선 식권 이외에도 현금도 받기에 레오 입장에선 편리하게 주문하고 식사할 수 있었다.

“여기...”

“저기...!”

그렇게 주문대로 간 순간, 한 소녀가 레오에게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떨리는 목소리와 얼굴로 말했다.

“괘...! 괜찮으시다면 저...저랑 같이 식사하지 않겠습니까...!? 차도 한 잔 하면서...!”

그 한마디에 북적거렸던 식당이 일순에 조용해졌다. 이미 도서관에서의 일은 볼 사람들은 다 봤고, 소문은 퍼질 대로 퍼졌다.

아리아와 레오는 연인이라는 공식은 세워진 지 오래였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저런 무모한 행위를 하는 것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저기... 아리아스필 양...?”

그 공식을 정립한 아리아스필은 그 불쾌한 광경을 바라보며 나이프를 쥐었다.

아메리는 그 독기어린 눈과 살기가 베여 있는 나이프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느낀 소동물처럼 몸을 떨었다.

‘...어차피 거절할 거야. 저번에도 그 불여시 마법사한테도 안 넘어갔으니까...!’

잠시 침묵하던 레오나르도는 떨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마침 주문하기 직전이니 괜찮겠군요. 일행이 있으니 말씀드리고 가겠습니다. 괜찮을까요?”

푹, 푹푹푹!

아리아는 왜인지 그 대답에 그릇에 담겨있는 소시지를 포크로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길고 굵었던 소시지의 껍질은 터지고 육편이 그릇 주변에 튀었다.

레오나르도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아리아 일행이 있는 테이블로 돌아갔다.

“아리아 아가씨, 죄송하지만 잠시 다른 곳에 들러도 되겠습니까?”

“어어...! 당연히 그래도 되지...!”

포크가 소시지를 짓누르자 육즙이 터져 나왔다. 이젠 소시지라고 부르기도 힘들 정도의 고깃덩이가 되어있었다.

“레오나르도, 네가 도무지 꼭 그러고 싶다면야...! 난 당연히 방해 안 하지...! 당연히...!”

누가 봐도 그대로 가면 폭발할 것 같은 표정이었다. 양손에 들고 있는 나이프와 포크에 묻은 육즙이 피로 착각될 정도였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그...으...래?”

아리아스필은 차마 레오를 붙잡지 못하고, 입술이 파래질 때까지 깨물었다.

그걸 보면서도 레오나르도는 구내식당 밖으로 나갔다.

***

[괜찮겠냐? 정말 이러다가...]

<저 사람 표정을 보고도 느끼는 게 없습니까?>

카페의 바깥에 있는 테이블, 레오와 소녀는 식사와 음료를 주문한 뒤 자리에 앉았다.

소녀는 너무 긴장했는지, 경망스럽게 다리를 떨며 손가락을 꿈틀거렸다. 표정은 지나치게 창백했는지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시선도 고르지 않았다.

[...쟤 진짜 왜 저래? 네가 그렇게 좋은가?]

<...그런 거라면 차라리 좋겠네요.>

레오나르도는 착잡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두 명... 아니, 세 명인가?>

이곳으로 지속해서 향하고 있는 시선.

두 명은 대강 누구인지 감이 오지만, 문제는 다른 한 명에 있었다.

[뭐가? 뭔데?]

<지금은 잠시 조용해주세요. 이제부턴 대답할 수도 없어요.>

그렇게 오러로 대답하며 레오나르도는 앞에 있는 소녀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그러고 보니 성함을 묻지 않았네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소녀는 떨리는 눈치로 입을 열었다.

“이리나 리테이...라고 합니다.”

“너무 몸을 떠시는데요? 이리나 씨, 혹시 많이 추우십니까?”

그런 전형적인 말과 함께 레오는 그녀의 손을 가볍게 만졌다. 어찌 보면 무례하다고 느낄 행위, 평소라면 하지도 않는 신체접촉을 레오는 억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에게 지시를 받았습니까?>

신체접촉을 해야만 오러로 낸 소리를 외부에 새어나가지 않게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여자가...! 레오...!!”

“레오나르도 군...?!”

멀찍이서 훔쳐보는 아리아와 아메리는 오해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건 나중에 해결해야할 문제였다.

“네...!?”

<진정하시죠. 이 대화는 텔레파시처럼 외부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마법진도 없기에 그런 방향으로도 들키지 않죠.>

옆 방향에 있는 현자는 속으로 감탄을 삼켰다. 그녀가 떨었던 이유는 부끄럽거나 쑥스러움을 타서가 아니라는 걸, 레오나르도는 보자마자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너무 뻔하게 이상한 상황이니까.’

식사 제안을 하는 것 정도야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데는 인과관계를 찾기 어려우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그녀의 행동거지는 명백히 의심스러웠다.

상식적으로는 개인적인 약속은 사람이 적은 장소에 잡기 마련인데, 지금은 너무나 경직적으로 레오에게 접근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지시받은 것처럼.

설사 그걸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상대에게 호의가 있어 제안한 거라면, 부끄러워도 그 대상에게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저 여자는 너무 당황스러워하는 눈치야. 겁에 질렸다고 봐도 되겠지. 보통은 쑥스럽다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확인했을 때 반응으로 봐선... 안 좋은 쪽으로 적중한 것 같네.’

그 추리 그대로 이리나 리테이는 부정하지 않았다.

<지금도 분명 지시한 인물이 저희를 감시하고 있겠죠. 말이나 필담으로 대답하면 즉각적으로 사살하는 거죠? 맞다면 왼뺨을 긁으세요. 아니면 반대쪽을요.>

그 말에 조금 당황해하던 그녀는 이내 지시대로 왼뺨을 긁었다.

[...지시했다고? 데이트를...?]

범인의 목적은 확실히, 정체는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아마 그녀의 태도나 반응으로 봐선 한패라는 가정보단, 이 사건에 말려든 피해자라고 봐야 마땅했고 말이다.

<절 죽이고자 하는 인물이죠? 맞다면 종이냅킨을 뽑아 떨어뜨리시고, 아니면 냅킨을 뽑고 놓기만 하세요.>

그녀는 천천히 냅킨을 뽑아 미끄러지듯 떨어뜨렸다.

“이런, 제가 주워드리겠습니다.”

그런 말과 함께 레오는 자연스레 손을 떼며 바닥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냅킨을 주으면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겉옷을 덮어드릴까요? 손이 많이 차갑더군요.”

<인질은 당신뿐입니까? 아니면 더 있습니까? 이번에는 예, 아니요로 대답하세요.>

이리나는 잠시 말을 떨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예에...”

“그렇군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인질이 더 있었다면 혼자선 해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조금 안심하면서 레오는 이리나의 등에 겉옷을 걸쳐두었다.

‘검은 돌을 최대한 얇게...’

검은 돌의 팔찌 일부를 최대한 얇고 가늘게 실로 변환시켜 겉옷에 걸어놓았다. 아마 적은 원거리에서 자신을 죽이기 위해 관찰 중일테니 이 실를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겉옷은 벗지 마세요. 옷에 연결된 실이 실 전화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겁니다.>

단순한 소리라면 안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오러의 전도율이 높은 검은 돌에, 자신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그녀와 몰래 대화가 가능했다.

<지시한 인물은 한명입니까? 아니면 다수입니까? 한명이면 왼쪽 어깨로 옷을 당기시고, 아니면 반대를 당기세요.>

올린 건 왼쪽 어깨춤, 상황 자체는 차선적으로나마 다행이었다. 다수라면 인질이 더 있는 것만큼이나 불리할 테니까.

<다음으로 지시받은 건 뭡니까? 저를 불러낸 다음, 지시 받은 게 있을 테죠.>

사실 데이트 같은 건, 지시받은 방법 중 하나였을 뿐,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마탑에 있는 그녀라면 자신을 데려올 수단 한두 개 정도는 더 있을 테지.

문제는 이다음의 행동, 이 여자랑 자신이 살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선 그 지시를 알아내는 게 중요했다.

<이번에는 음료로 답하세요. 식사가 오고는 음료를 드시지 마시고, 제가 말한 것 중에 맞는 것이 있다면 잔을 들어 마시세요.>

그 사이에 요리와 차가 왔다. 레오는 태연히 조식을 먹으며, 질문을 시작했다.

<장소는 은닉한 곳으로 가되, 위치 결정은 당신이 하는 것입니까?>

이리나는 음료를 들지 않은 채, 최대한 침착히 음식을 먹었다. 돌을 씹는 것 같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지정된 골목이나 방, 그런 장소가 정해져 있습니까?>

그녀는 그 말에 음료잔을 들며, 힘겹게 차를 마셨다.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 지시대로 절 이동시켜주세요.>

그녀는 당황한 눈치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부자연스럽게 음식을 든 건 덤이었다.

“요리가 맛있네요. 좋은 카페에요. 잘 먹었습니다.”

<지금 절 데려가지 않으면 당신은 죽을 겁니다. 우선 지정된 장소로 절 데려가고, 제가 적을 처리하겠습니다. 그 동안 당신은 경비나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지금까지의 정보를 종합했을 때, 레오가 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이 방법이 어그러지지만 않는다면, 두 명 다 살 수 있는 수단이었다.

“조금 빨리 갈까요?”

“...네?”

<너무 느리게 가면 오히려 의심을 살 겁니다. 습격하는 건 예상했으니 반격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 말과 함께 레오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렇게 잡아야 상대가 습격할 때, 그녀가 죽는 걸 방지할 수 있었다.

“가죠.”

이리나와 레오나르도는 마치 연극 속 나오는 연인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아리아 일행은 훔쳐보는 걸 놓쳤고, 추격자는 더 편하게 암살할 기회를 노릴 수 있었다.

그리고 골목 쪽으로 들어가자, 막혀있는 통로와 함께 어두운 길이 드러났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절 유혹하세요. 키스하는 자세가 좋겠죠.>

그렇게 되면 적은 암살을 위해 기습을 시도할 것이다.

“저기...”

이리나는 레오를 벽에 기대며 눈을 감은 채 입을 내밀었다. 속 내용만 모른다면 꽤나 로맨틱해 보이는 상황.

카앙!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두건을 쓴 자는 검을 휘둘러 이리나째 레오의 목을 베려고 했다.

아마 레오가 검은 돌을 단검으로 만들어 막지 않았더라면 두 남녀의 머리는 몸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이어졌을 것이다.

“너구나? 이 사단을 만든 게.”

레오는 이리나를 골목 밖으로 밀치며 두건남에게 돌려차기를 날렸다. 골절되는 소리와 감각, 레오의 반격에 머리와 척추가 연결된 연수가 으스러졌다.

“크악!”

“얼른 시킨대로 가세요. 이리나 씨.”

레오의 지시에 이리나는 경악하며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갔다.

그게 오히려 편하다는 듯 레오는 단검을 늘려 장검으로 변화시켰다.

“저번 열차 사건도, 이번에 실종 사건도 네가 연관이 있겠지. 안 죽은 거 알고 있어. 그니까 마탑 경비국에서 천천히 얘기해보자고.”

“...평민 주제에 얕은수를 부리는 건 여전하네.”

이때 레오는 조금 예상이 어그러지는 걸 느꼈다. 아무리 흑마법사여도 연수가 부러지면 언어능력은 마비되고 호흡곤란이 오기 마련이었다.

[...저 자식... 흑마법사가 아니야.]

현자의 말대로, 눈앞의 적은 흑마법사라고 할 수 없었다. 그랬다면 저주나 방출형 흑마법으로 죽이는 게 편리했을테니까.

“날 잊은 거냐? 난 2년 동안 네 얼굴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는데.”

그 남자는 두건을 벗으며 말했다. 두건을 벗자 눈에 익은 사람의 얼굴이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목이 절단된 것 같은 흉터는 처음 봤지만, 그게 오히려 그자의 정체를 떠올리는데 일조했다.

“...하... 씨발새끼...”

[...암살 당한 게 아니었어. 저 개자식...]

눈앞의 아리아의 ‘전’ 호위기사는 태연한 게 역안으로 레오나르도를 노려보았다.

[마인이 된 거였어. 자기 영혼까지 팔아서.]

마인 제하드는 광소를 내보였다.

“할 짓이 없어서 악마한테 가족을 팔아?”

그 폭소는 2년 전, 의식의 제물로 바쳤던 가족과 약혼자에게 보여주었던 것과 완전히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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