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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시간 무과금러가 해적으로 살아남는 법-237화 (237/253)

2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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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을 떠난 리안은 곧장 지팡구의 규슈로 떠났다.

그곳에는 커다란 공장이 돌아가고 있었다.

“전하. 언제 오셨습니까?”

세기바라 우르르 남작의 수제자인 하우저가 파견 나와 있었다.

그는 원래 오토호스 전문가였지만, 그렇다고 다른 마도구를 다룰 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오토호스는 그가 없어도 전문가가 많았다.

그렇기에 동방의 공장이 돌아갈 때까지 그가 온 것이다.

“어떻게 되고 있나 확인차 왔습니다.”

“처음 만든 물건들은 북방으로 보냈습니다. 이제 물량을 거의 다 채운 상태라 이곳 병사들에게 무장을 시키고 있습니다.”

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온 영지에서 기술자들과 함께 장교도 파견한 상태다.

이곳 규슈 지역에서 병력을 모으는 중.

당연히 여기 영주들을 믿을 수 없기에 장교들 밑으로 따로 편제해 놓았다.

훈련이 끝나면 가순신에게 맡길 예정이다.

“필요한 것은 없습니까?”

“이곳 영주들이 호의적입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리안에게 호되게 당했기에 다른 생각을 품지 못했다.

“좋네요. 그럼 조금만 더 고생해 주세요. 나중에 다른 기술자들을 파견해 드릴게요.”

“이곳에서 기술자들도 키우고 있으니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오. 그럴 만한 인재가 있습니까?”

리안은 놀라서 물었다.

“세계 어딜 가도 인재는 많습니다. 그 인재가 내 것이 아니라서 문제죠. 그런데, 이 섬에는 그 인재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곳이 이곳입니다. 하하하.”

하우저는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제자를 들이는 것이 제법 기분이 좋은 모양.

특히 이곳 지팡구는 장인 정신을 외치면 끔뻑 죽는 이들이 널리고 널렸다.

이 시기에는 동방에서도 워낙 기술이 낙후된 곳이라 몇 대에 걸친 장인들도 모두 보잘것없지만.

“후학을 기르는데 돈을 아끼지 마세요. 필요한 만큼 뽑아서 가르쳐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전하. 제자들은 모두 공국에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

리안의 알바 공국은 다른 영지에 비해 인프라가 뒤처졌다.

물론 레온 영지의 여동생과 우르르 남작 덕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프라는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아무리 전쟁으로 율 대륙이 혼란에 빠졌다 해도 대부분의 국가들은 중요한 인재들은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네. 마도 공학자들이 항상 모자랐는데 잘되었습니다. 그럼 맡기고 가겠습니다.”

“그보다… 어떻게 가시려고 합니까? 아니. 애초에 어떻게 오신 겁니까?”

“공왕쯤 되면 다 방법이 있습니다.”

리안은 공장의 공터에서 날개를 활짝 펼쳤다.

펄럭!!

“설마. 율 대륙에서 이곳까지 날아오진 않으셨을 텐데…….”

하늘을 날아 멀어지는 리안을 보며 혼자 중얼거리는 하우저였다.

샤샤샤샤~~!!

당연히 리안은 날아서 가지 않았다.

바다를 통해서 순식간에 이동했을 뿐이다.

그렇게 리안은 동방과 율 대륙 그리고 신대륙을 열심히 오갔다.

* * *

율 대륙을 7년이나 괴롭혔던 길고 긴 전쟁이 끝났다.

로이센 왕국은 끝까지 잘 싸웠지만, 한 손가락이 열 손가락을 이기지 못하듯 열강들의 연합게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제 남은 것은 로이센 왕국의 수도로 진입하기만 하면 되는 절차만 남았다. 그런데…….

-존경하는 로이센 왕국의 국왕 프리들을 괴롭히는 것은 나 루스 제국의 차르인 표트로 3세가 용납하지 않는다.

이 소식을 접한 모든 이들이 어이가 없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했다.

그럴 것이 전쟁의 막바지에 루스 제국의 여제가 갑작스럽게 사망. 황태자인 표트르 3세가 즉위했다.

문제는 거기서 발단했다.

표트로 3세는 로이센 왕국의 국왕 프리들 국왕의 열렬한 팬이었던 것이다.

결국. 제대로 마무리를 짓지 못한 상태로 모든 국가가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뒤가 덜 닦인 느낌이지만, 모든 이들은 이 전쟁이 지긋지긋했다.

-영토는 전쟁일 일어나기 전으로 되돌린다.

협상을 결과는 너무도 허무했다.

이럴 것이면 도대체 7년이나 왜 전쟁을 해야 했으며, 그 많은 목숨들이 사라져야 했는지.

백성들의 삶은 고향과 재산을 잃고 가난해졌고. 국가는 국가대로 국고가 텅 비었다.

문제는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로이센 왕국이 물러나자 슐 지역은 독립을 하겠다고 나섰으며, 게르 왕국 연합들도 모조리 독립했다.

일부는 아예 스스로 로이센 왕국에 흡수당해 버렸다.

“아니… 이게 무슨!!”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당연히 신센롬 제국의 여제였다.

“반란을 저지른 놈들을 한 놈도 빠짐없이 잡아 오세요!!”

“그게… 더 이상 여력이 없습니다. 이미 군대가 해산해서…….”

그랬다.

로이센 왕국과의 전쟁이 끝나자 신센롬 제국은 즉시 군대를 해산했다.

군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서다.

원래라면 승전국으로서 로이센 왕국과 그에 동참했던 패전국들에게 왕창 뜯어내야 했지만, 그것도 불가능했다.

피해만 고스란히 입은 상처뿐인 승리.

아니. 슐 지역이 독립해 버리면 승리도 아니었다.

“자칫 내전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전쟁은 안 된다.

지금 신센롬 제국은 약해질 대로 약해진 병자나 다름이 없다.

작은 감기에도 쓰러질 수 있다.

“아아. 그 악마 때문이에요. 다 프리들 그 악마 때문에…….”

“폐… 폐하!!!”

센신롬 제국의 여제는 충격으로 다시 한번 더 쓰러졌다.

* * *

잉글슨의 사정도 좋지 않았다.

전쟁을 사랑하는 국왕이 돈을 펑펑 써 댔고. 국고는 바닥을 넘어 저 내핵으로 뚫고 내려갔다.

돈을 빌려준 자들은 국왕을 독촉했다.

“흥! 제깟 놈들이 뭔데 돈을 달라 말라야. 그보다 전함은? 얼마나 건조되었지?”

“2척이 더 건조되었습니다. 전하.”

신하들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왕을 보며 이마를 짚었다.

“전하. 군함을 더 찍어 내는 것은 힘듭니다. 예산이 없습니다.”

“짐이 그걸 모른다고 생각하오? 하지만 군함만큼 전쟁을 억제하는 것이 없다는 걸 다들 모르나 봅니다? 거기다 우리는 식민지로 먹고사는 나라요. 제해권을 가져오는 것이 필수이지 않소.”

국왕은 신형 철갑선을 더 찍어 낼 것은 요청했다.

북신대륙에서도 재미를 쏠쏠하게 보고 있으니.

“전쟁을 멈추셔야 합니다. 전하. 더 이상 우리 잉글슨 왕국은 전쟁을 지속할 여력이 없습니다.”

“신대륙에서의 전쟁은 상관없을 거라 보는데. 해전도 우리가 승리했고.”

“첩보에 따르면 5척의 철갑선이 신대륙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도 이번에 건조된 것들을 투입하면 되지.”

그리되면 끊임없는 군비 전쟁이 된다는 걸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다.

회의가 끝난 뒤 대신들은 어느 허름한 술집에 모여들었다.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그들이 모일 장소를 치고는 너무 볼품이 없었다.

“전하께서 노망이 나신 게지요.”

“말조심하시오. 자칫하다간 광장에 목이 걸릴 수도 있으니.”

“그보다 큰일입니다. 북신대륙에서의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모두 알고 있다.

이대로라면 아무리 수많은 식민지를 거느린 잉글슨 왕국이라 할지라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일 것이다.

“차라리…….”

그때 누군가 속삭이듯 말했고. 그걸 들은 대신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하께서 노망이 나신 것 같으니. 왕족 중 다른 분을 모셔 오는 것이…….”

“그… 그걸 말이라고…….”

“못 할 것이 어디에 있소. 애초에 지금의 전하는 자격도 없었지 않습니까.”

“크흠…….”

“일단 신중하게 생각합시다. 자칫하다간 우리 목뿐만 아니라 가문까지도 사라질 수가 있으니.”

* * *

잉글슨 왕국의 영원한 라이벌 스랑 제국이라 해서 분위기가 딱히 좋지 않았다.

승전국으로 끝낼 수 있던 것을 루스 제국의 변심으로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한 채 전쟁이 끝나 버렸다.

“북 신대륙의 전투는 어찌 되었는가?”

“다섯 척의 철갑선이 증원되어 최근 전투에서 어느 정도 만회했다고 하옵니다.”

황제의 물음에 첩보장이 답했다.

잉글슨의 기병창도 열심히 철갑선을 건조하고 있겠지만, 물량을 뽑아내는 것은 율 대륙에서 스랑 제국이 제일이었다.

“그보다 폐하. 이대로 가다가는 국고가…….”

“아직은 문제가 없을 텐데? 힘들다 해도 잉글슨 놈들만 꺾으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그것이…….”

대신 중 하나가 이마에 땀을 흘렸다.

“라드 마나 광산이 고갈되어…….”

“…뭐라고 하였는가?!!”

웅성웅성.

대전에 모인 대신들이 소란스러워졌다.

라드 마나 광산은 리안의 첫 번째 동생에게 준 영지에 있는 마나 광산이었다.

리안의 알바 공국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것이 씁쓸했지만, 피해를 마나 광산으로 어느 정도 매우고 있었다.

“개발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고갈이라니!!”

잉글슨과 북신대륙에서의 해전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스랑 제국의 북쪽을 점거하고 있는 알바 공국을 천천히 손봐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마나 광산이 폐광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이대로는 안 된다. 대대적으로 병력을 모으도록 하라. 그리고 알바 공국에 복속된 우리의 옛 귀족들에게 전하라. 때가 왔노라고.”

가장 빠르게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약탈이다.

리안이 점거하고 있는 곳을 되찾아 오고 그 과정에서 돈이 될 만한 것들은 모두 쓸어 올 생각이다.

그리고 알바 공국만 처리한다면 북쪽 국경에 묶여 있는 병사들도 자유로워지니 장기적으로는 자금을 아낄 수 있다.

“폐하. 곧 추수가 다가옵니다. 대대적으로 징병한다면 수확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모자란 식량은 북쪽에서 가져오면 될 터.”

그렇게 스랑 제국에는 대대적인 징병이 시작되었다.

* * *

리안은 오랜만에 노르망 공작령의 수도 루앙에 들렀다.

갑작스러운 리안의 방문에 수도는 소란스러워졌다.

“맡겨 놓을 때는 언제고 방치하면 어쩌자는 거냐. 꼬마 전하.”

“아이고. 해적 공작 할아버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고요.”

리안이 앓는 소리를 했지만 해적왕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전쟁은 없을 거라더니. 지금 스랑 제국에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전하. 마총도 문제입니다.”

기후 백작도 거들었다.

여기서 마총이란 리안이 유행시킨 일반인도 쏠 수 있는 마총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인구가 많은 스랑 제국에 날개를 달아 준 격이다.

“마총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

“8만 병력이 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잉글슨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잉글슨도 제 코가 석 자이다.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할 것이 없다.

“지원 요청을 할필요 없습니다. 추수가 끝날 때까지는 움직이지 못할 테니 여유가 있습니다.”

동원령은 추수 전에 시작되었지만, 스랑 제국의 영토가 넓었기에 모이는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었다.

거기다 모이기만 해서 바로 진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편재에 보급까지 할 것이 많았다.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 봐야 한 달 반 정도입니다. 겨우 그 시간 안에 바뀔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전하.”

8만의 병력이 북쪽으로 진격해 온다면 아무리 리안이라 해도 힘들지 모른다.

리안도 그걸 알고 있을 터인데 너무도 태연했다.

“그보다 날씨는 어떻습니까?”

“최악이긴 합니다. 다만 날씨에 기대를 거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한 달하고 보름 뒷면 선선해질 텐데… 설마…….”

리안은 빙그레 웃었다.

“아마도 최악의 가뭄이 될 것입니다. 스랑 제국이 진격을 시작하기도 전에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전하께선 날씨를 어떻게 예측하시고. 아!”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리안은 신센롬 제국의 사위다.

혼약자인 황녀는 아직 어리지만, 봄의 사제다.

“그럼 우리도 큰일이지 않느냐!”

해적왕이 머리를 긁적였다.

옛 스랑 제국의 북부였던 이곳은 작황이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다.

그 해의 기후에 날씨에 따라 아사자들이 생기기도 했다.

물론 이 시대에 아사자는 율 대륙 어딜 가도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네 부인이라도 데려올 참이더냐?”

“아직 부인은 아니죠.”

신센롬 제국의 황녀 앙드네드는 어린아이다.

결혼을 하려면 한참이나 남았다.

해적왕이 그녀를 언급하는 이유는 봄의 사제이기 때문.

날씨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센롬 제국에서 내어 주지 않을 겁니다.”

슬슬 날씨가 이상한 걸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눈치가 빠른 자들은 올해의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을 예상할 것이고.

“그럼 도대체 어쩌시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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