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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시간 무과금러가 해적으로 살아남는 법-124화 (124/253)

1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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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코프 용병단.

마총병들을 이용해 적들이 올라오는 것을 저지했다.

타다다당!!

그럼에도 란스 용병단은 꾸역꾸역 비탈을 오르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름난 용병단답게 불리한 지형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밀어붙여!!!”

결국 두 부대는 충돌했고.

“창병!! 창병 앞으로!!”

코프 용병단의 창병들이 적들을 견제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창으로 막는 사이 보호받던 마총병들이 장전을 마치고.

타다다당!!

창병들 사이로 마총을 발사했다.

그렇다고 란스 용병단이 맞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퍼버버벅!!

창병들을 비집고 대전사 두 명이 난입했다.

“죽여라!! 여기서 진다면 우리 용병단의 몸값은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대전사 중 한 명은 란스 용병단이었다.

챙!! 챙!!! 퍼버버벅!!!

대전사가 공간을 만든 덕분에 양측 용병단은 서로 얽히며 진형이 붕괴했다.

완전히 난전 상태.

“제… 젠장!! 실력 차이가…….”

처음에는 나름 선방을 하던 코프 용병단의 피해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개개인의 기량 차이가 의외로 차이가 컸다.

란스 용병단이 괜히 이름있는 용병단이 아니었다.

“단장!! 뒤로 빼야 하는 거 아니요?”

“빌어먹을. 여기서 빠지면 다 죽는 거야.”

서로 너무 심하게 얽혀 있는 터라 어설프게 후퇴를 하면 전면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럴 바에 서로 지칠 때까지 싸우는 것이 나았다.

그때 기회를 봐서 병력을 물릴 생각.

“여긴 적진이라오.”

“저길 봐!”

코퍼 용병단장이 비탈 아래의 길을 손으로 가리켰다.

적들이 무질서하게 도주하는 중.

란스 용병단을 지원하기 위해 합류하는 병력이 전혀 없었다.

“싸운다. 부단장도 무기를 들어!”

이미 상대 용병단의 단장은 그 전부터 직접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젠장. 알겠소.”

전투는 점점 더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나름 코프 용병단이 선방을 하고 있지만,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여기까지인가?’

코프 용병단장은 자신이 너무 과욕을 부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명성을 얻기 위해 무리한 작전을 수락했으니.

그때.

펑~ 휘이이익!!! 퍽!

자신이 견제하던 상대 용병단장인 란스가 무언가에 부딪혀 튕겨 나갔다.

“어… 어……?!”

마포였다.

이런 험지에 마포라니.

“샬롯 나이스샷~!!”

그리고 들려오는 앳된 목소리.

어린아이가 있기에는 위험한 전쟁터.

잘못 들었나 싶어 단장 코프는 고개를 돌렸다.

“아아…….”

지원군이 도착한 것이다. 그것도 그냥 지원군이 아닌…….

“배… 백작 각하?”

푸제흐 백작이 직접 병령을 이끌고 나타난 것이다.

와아아아아!!

새로 나타난 병력의 숫자는 대략 50 남짓.

원래는 100명 정도였지만, 빠른 행군으로 낙오자가 생겼다.

리안은 낙오자들을 두고 따라오는 병력을 이끌고 급히 이곳으로 온 것이다.

퍼버버버벅!! 쾅!!

다만, 병력의 수보다 더 놀라운 것은.

“코프 용병단을 구한다!!”

백작을 필두로 한 대기사들이었다.

백작가의 모든 대기사를 끌고 왔다 해도 믿을 정도로 많은 숫자.

겨우 둘뿐인 대전사를 보유한 란스 용병단이 감히 막을 수 없었다.

“고생이 많았네.”

“가… 감사합니다. 각하!”

푸제흐 백작이 코프 단장의 어깨를 두들기고는.

“이놈들!! 내 땅에서 설친 대가를 받겠다!!”

라며 적들을 향해 돌격했다.

백작이 저런 식으로 최전방에서 싸우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몸을 사려도 모자랄 판에 광전사처럼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호오~ 제법 잘 싸우시네.”

리안이 싱글벙글 웃으며 코프 단장에게 다가왔다.

“귀하는…….”

“나? 레온 백작이예요. 단장 아저씨.”

“헙!! 이렇게나. 죄… 죄송합니다. 각하!”

이런 최전방에 백작이 무려 두 명이나 등장하다니.

코프 단장은 도저히 믿기질 않았다.

“빨리 병력을 수습하세요. 란스 용병대를 최대한 빨리 밀어내야 하니까.”

“아… 알겠습니다!”

리안의 조언을 받은 코프는 큰 소리로 외쳤다.

“지원군이다!! 조금만 더 힘을 내라!!”

그는 직접 무기를 들고 자신의 단원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상황이 파악 안 된 일부 란스 용병단원들은 여전히 열심히 싸우고 있었기에.

“끄으아아악!!”

물론 그래 봐야 큰 의미는 없었다.

얼마 가지 않아 용병단장인 란스가 부선장의 칼에 목이 달아났다.

“너희 단장이 죽었다!! 싸우지 않고 도망간다면 쫓지 않겠다!”

그 이후로 란스 용병단의 사기는 바닥을 쳤고.

“젠장!! 단장!!”

“망했어. 우리 용병단은 망했다고.”

곧장 도주하기 시작했다.

“병력 수습하고 후퇴하는 적들을 견제합니다!”

리안은 곧장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외쳤다.

쉴 틈도 없이 모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보다 코프 용병단의 손실이 생각보다 크네… 란스 용병단은 왜 여기까지 나온 거지?’

원래라면 란스 용병단은 베이스캠프에서 예비대와 함께 있어야 했다.

‘에이드 요새 사령관이 생각보다 잘해 줬나 보네.’

대충은 어찌 된 것인지 이해가 갔다.

아마 첩자들을 색출하는 데 성공했는지도 모르겠다.

“샤로트! 저기! 날려 버려.”

적들은 여전히 좁은 길을 따라 후퇴하는 중이었다.

그중 뭉쳐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맡겨만 주세요!!”

샤로트가 마포를 조준한 뒤.

펑!!!

마포를 날렸다.

“끄아아악!!!”

마포에 맞은 적들은 팔다리가 날아가거나 즉사했다.

갑작스러운 마포 공격에 적들은 공포에 질려 더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거기. 코프 용병단장 아저씨?”

“네넵?!! 각하!!”

리안이 어리다지만, 무려 백작이었다.

“마총병을 일렬로 세워서 도주하는 적들을 견제하세요.”

“아… 알겠습니다.”

“아참! 많이 죽일 필요 없이 한 발씩 순서대로 천천히 쏘세요.”

리안의 말에 그제야 코프 용병단장은 이런 곳에 자리 잡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전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적들은 중구난방 도주했고.

탕!! 탕!!! 탕!!!!

마총을 쏘자 적들끼리 엉켜 엉망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심하면 아군을 밟고 도망가는 적들도 많았다.

“이놈들아!! 살아서 돌아갈 줄 알더냐? 하하하!!”

푸제흐 백작이 큰소리로 웃었다.

그때 누군가 그를 알아보았다.

“백작이다!!! 푸제흐 백작이야!!”

그 순간 적들이 멈칫했다.

퇴로는 좁았고 가끔씩 날아오는 마총에 무방비하게 맞았다.

그런데, 가까운 곳에 적의 수장이 있다.

“배… 백작만 잡으면 된다!!”

“도망가지 않아도 돼!!”

“모두 멈춰라!! 후퇴하지 않고 공격한다!!”

그중 명령을 내릴 만한 기사가 끼어 있는 듯했다.

잘만 하면 큰 공을 세울지도 몰랐다.

얼핏 보니 병력도 적어 보였다.

지형적으로 방어하기 좋은 곳에 있다지만, 이쪽은 계속해 병력이 충원될 것이다.

그런데…….

한 어린 여자아이가 공중으로 살짝 뜨더니 그들에게 외쳤다.

“이 땅의 주인이신 푸제흐 백작께 대항하는 자는 죽어서도 싸움터를 벗어날 수 없을지니.”

그녀는 강력한 신성 마법을 뿌렸는데. 이번 전쟁 중 가장 넓은 범위였다.

자신의 남은 힘을 이번에 모두 쓴 것이다.

번쩍!

신성 마법이 발현되자 적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저… 전쟁의 사제!!”

이때부터 패닉 상태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곳에 다른 종교의 사제가 있었다면, 저 신성 마법을 해주할 수도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이 영지전에 참여한 사제는 세이나가 유일했다.

“죽으면 끄… 끝이야!!”

비탈을 오르던 적들은 순식간에 방향을 바꿔 도주하기 시작했다.

아까 전보다 훨씬 난장판이 되었다.

서로 먼저 갈 거라고 아군끼리 밀쳐내며 좁은 길을 통과했다.

탕!! 탕!!!

여전히 간헐적으로 마총이 발사되었고 그때마다 도주하는 병력 전부가 움찔거렸다.

원래도 죽는 것이 두려웠지만, 이제는 정말 죽어서는 안 되기 때문.

투트트트트!!!

그때 저 멀리서 오토호스 소리가 들렸다.

“슬슬 빼죠.”

“뭐?! 한창 재미가 좋은데. 왜 그러나 레온 백작.”

“슬슬 상대 쪽 우두머리가 올 때가 되었네요.”

험지로 무리하게 온 리안보다 오히려 마맨 백작이 더 느렸다.

그럴 것이 길이 좁았고 그 길에는 병사들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으니.

“뭐. 여기가 적진이긴 하지.”

마맨 백작이 이곳에 도착한다면, 적들의 패닉 상태가 풀릴 가능성이 높았다.

더군다나 이제 세이나의 신성 마법을 본 적들은 대부분 빠져나간 상태.

세이나는 다시 신성 마법을 쓰지 못할 정도로 지쳐 보였다.

이미 정령 갑옷도 해제된 상태.

“철수합니다!”

리안이 오토호스에 오르며 외쳤다.

“휴우~”

코프 용병단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지긋지긋한 지옥 같은 곳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 * *

잠시후 도착한 마맨 백작은 땅에 발을 찍어대며 화를 냈다.

“그놈들 또!!!”

푸제흐 백작이 나타났었다는 말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더군다나 소수의 병력임에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사살된 아군의 숫자만큼이나 혼란으로 인해서 아군의 발에 치여 사망하거나 다친 병사들이 있었다.

“그보다… 란스 용병단장이 전사했습니다.”

“후… 책임을 물을 놈이 죽어 버렸군.”

처음에는 유능한 참모를 얻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작전은 완전히 대실패였다.

적들은 어찌 알았는지, 샛길들을 모두 막아 버렸다.

“일단 빨리 병력을 물려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보고를 들으면 들을수록 머리가 아파 왔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병력을 잃었다.

샛길 곳곳에서 적들의 기습이 있었다.

“알겠다. 질서정연하게 퇴각하라!”

마맨 백작은 한숨을 쉬며 철수 명령을 내렸다.

혼란하게 도주하던 마맨군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퇴각을 시작했는데…….

“배… 백작 각하!! 베이스캠프 쪽에 적들이…!! 나타났습니다!!”

“뭐?!! 그게 무슨 말이더냐!! 적이라니!!”

“그것이…….”

백작은 선두로 나아가 새롭게 나타난 적들을 살폈다.

깃발을 확인해 보니…….

“예비대가… 저건 적들의 예비대다!”

이미 상대의 부대에 대한 정보는 빠삭했다.

“적들이… 진군합니다!!”

“이… 이럴 수는 없다…! 이건 꿈이야.”

좁은 길을 빠져나와 개판인 이쪽과 달리 상대는 완벽한 테르시오 진형을 갖춘 채 전진하고 있었다.

이곳은 나름 평야 지대였고. 대군끼리 붙는다면 진형을 갖춘 쪽이 압도적으로 강하다.

“어서 진형을……!!”

“아직 아군들이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겨우 병력의 1/5 정도만이 샛길에서 빠져나온 상태였다.

예비대인 상대가 오히려 더 숫자가 많았다.

타다다다당!!!

상대의 테르시오 진형이 전진하며 마총을 쏘아 댔다.

“반격을……!”

“할 수 없습니다…….”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마맨 백작군은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하기 시작했다.

절대로 맞설 수 없음을 안 것이다.

“아아… 이런 식이라고? 이런 식으로 끝난다고?!”

“어서 피하심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상대는 기병이 없습니다.”

예비대는 몰래 이동해야 했기에 길이 좋지 않은 곳으로 왔다.

예비대의 지휘관조차 오토호스를 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 일단 국왕 폐하께!! 지원을 받아야겠다.”

마맨 백작은 오토호스에 올랐다.

“이것이 끝이 아니야!!!”

* * *

이후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테르시오 진형을 완벽하게 구성한 예비대가 샛길의 입구를 막아섰고.

적들은 샛길을 빠져나오는 족족 사살되거나 항복했다.

“으하하하!! 대승이야. 대승이라고!!!”

푸제흐 백작은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승리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고맙네. 레온 백작!!! 그대는 하늘이 내린 전략가야!!”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어요. 푸제흐 백작님.”

리안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푸제흐 백작.

“무슨 소린가. 적이 물러났네.”

“아니요. 물러난 게 아니라 적의 대부분을 죽이거나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니까 마맨 백작가는 무주공산이란 말이죠.”

“그… 그건 그렇지만…….”

푸제흐 백작은 덜컥 겁을 내었다.

그럴 것이 상대 영지를 뺏어 봐야 지킬 자신이 없었다.

특히나 그곳은 잉글슨 국왕의 땅이다.

“참으로 좋으시겠습니다. 푸제흐 백작님. 자식들에게 사이좋게 영지를 물려줄 수 있으니.”

“아……!!”

그제야 눈앞의 꼬마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자신이 그 영지를 먹는다면, 틀림없이 다시 빼앗기겠지만…….

자신의 딸이 결혼하기로 한 것이 리안의 동생이었다.

만약 자신의 사위에게 땅을 준다면? 그 누구도 함부로 그 땅에 쳐들어올 수 없게 된다.

“제 동생이 푸제흐 백작가의 방패가 되어 줄 것입니다.”

“아…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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