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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시간 무과금러가 해적으로 살아남는 법-119화 (119/253)

1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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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동생의 어머니인 마스쥬는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럴 것이 지금 일어난 영지전의 원인이 어떻게 보면 자신의 아들 크루슈 레온 때문이지 않은가.

바로 루데악 백작가와 혼인 동맹을 빌미로 병력을 지원받아서였다.

‘전쟁에서 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그래도 여동생을 귀여워했던지라 첫 만남은 나쁘지 않았지만.

전쟁에서 지면 원인 제공자인 자신에게 원망이 쏟아질 것이다.

“마님!! 전장에서 온 소식입니다.”

“그래. 어떻게 돌아가고 있다더냐.”

조마조마한 마음을 겨우 가라앉히고 하인에게 물었다.

“승전했다고 합니다. 단숨에 루데악 백작령의 궁전까지 쇄도해 들어가 깃발을 꽂았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루데악 백작이 죽었다고…….”

승전 소식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백작까지 죽어 줬으니 혼인 동맹의 당사자도 사라졌다.

“다행이구나.”

“다만. 들리는 소문에 푸제흐 백작가와 혼인 동맹을 추진한다고…….”

그 말을 들은 그녀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제흐 백작가는 아들 하나와 딸 하나가 있으니…….’

자신의 아이는 정략결혼에 이용될 것임이 분명했다.

둘 중 누구일까?

처음 리안을 만났을 때 딸인 나탈리아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때 정략결혼은 이미 계획에 있었던 것일까?

“그런데… 마맨 백작가가 선전 포고를…….”

“뭐?! 마맨 백작가는 노르망 공왕의…….”

도대체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

노르망 공왕은 동시에 잉글슨 왕국의 국왕이기도 했다.

“마님! 일단 준비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 그래. 그 아이 아니 백작님께 밉보여선 안 되지.”

일단 아이들을 데리고 궁으로 향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궁전이 아니라 수도의 저택이었다.

리안이 백작에 오르자 따로 저택을 내어 주었다.

궁전 생활이 불편할 수도 있다며 배려 차원에서 내보낸 것이다.

“모시겠습니다. 마님!”

기사에 사병까지 따로 붙여 줬다.

어쩌면 감시일지도 모르지.

물론 리안은 여동생이자 A급 관리 잠재력을 가진 나탈리아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지만.

달가락. 달가락.

그녀를 태운 오토마차가 궁으로 향했다.

참으로 당혹스러운 것은 영지에 단 한 대뿐이 오토마차를 내어 준 것이다.

자신은 마차가 아닌 오토호스가 있다며.

‘레온 백작의 측근들은 이번 정략결혼을 중요하게 여기는 건가?’

계승 전쟁까지 벌였음에도 처벌은커녕 혜택만 가득했다.

문제는 이 정략결혼 자체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이렇게 버림을 받는 것일까?’

궁전에 가는 길, 온갖 생각을 하는 동안.

끼이이익!

어느새 궁전에 도착했다.

궁전은 리안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했다.

그걸 지시하는 것은 다름 아닌.

“어머. 동생 왔어?”

“네. 백작 부인.”

일단 리안이 결혼하지 않았기에 케네이나의 직위는 유지되었다.

백작가의 안주인 자리를 비워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백작의 부인은 말 그대로 안주인.

따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과 관리인까지 주어지며, 상황에 따라 각 부처를 서포트까지 했다.

“그런데… 백작 부인.”

“할 말이 있는 거야?”

“듣기로는 푸제흐 백작과 정략결혼을 한다고…….”

그 말을 들은 케네이나는 골려 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리안의 성격으로 봐서 앞으로 잘 지내야 할 것 같기 때문.

“걱정하지 마. 정략결혼 상대는 내 아들인 크루슈가 될 테니까. 그리 부탁할 생각이고.”

“네?!”

“그러니 레온 백작께서 오시면 그냥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고.”

“감사합니다. 백작 부인!”

허리를 굽히는 그녀를 보며 케네이나는 속으로 비웃었다.

‘지금 전쟁이 났단 말이지.’

그녀가 알기로 리안은 전쟁의 신이다.

그런 지역에 데릴사위로 들어간다?

그것은 기회다.

“백작께서 인근까지 도착하셨답니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두그그그그!!

멀리서 부유선이 딸을 긁으며 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전에 만들어 놓은 부유선 통로를 더 확실히 다지는 중이었다.

와아아아아!!!

승전을 하고 귀환하는 리안을 보며 시민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저 어린 백작이라 생각했는데, 옆 영지를 순식간에 정복해 버린 위대한 정복자였다.

영지전의 승리로 인해 레온 백작령 호황을 맞이할 확률이 높았다.

“흠하하하!!”

리안은 오토호스에 올라 손을 흔들며 궁전으로 향했다.

그 모습을 본 부선장은 원래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힘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부선장님! 힘내세요~! 리안이 있짜나용~~!

루데악에서 여기까지 오며 수시로 인어 아가씨의 방에 보내진 부선장.

그 이유는 간단했다.

아무리 순식간에 승리했더라도 전쟁은 전쟁.

사상자가 안 날 수는 없었고. 그들의 치료를 인어 아가씨에게 맡긴 것이다.

당연히 부선장은 신성력을 채우는 보조 배터리 역할을 해야 했고.

“음하하하하~!”

역시나 볼썽사나운 포즈를 취하며 온갖 멋있는 척을 다 하며 리안은 궁전에 입성했다.

“고생이 많았어요. 레온 백작.”

“하하하. 두 어머니께서 응원을 해 준 덕분이죠.”

리안은 궁전 입구까지 마중을 나온 두 어머니에게 예의상 영광을 돌렸다.

원래라면 ‘하하하. 제가 좀 잘났죠.’라고 이야기했을 텐데 보는 눈이 많아서였다.

“승전을 경하드리옵니다. 백작 각하!”

“백작님은 우리 영지의 보배이십니다.”

“신께서 각하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신료들은 모두 앞다투어 축하 인사를 했다.

대충은 보고받긴 했는데, 도무지 무슨 마술을 썼는지 모를 판.

영지 간의 전쟁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한 달도 안 되어서 해치워 버렸다.

“다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뒤에서 지원을 잘 해 준 덕분에 손쉽게 승리했습니다. 하하하~!”

리안은 낭랑한 목소리로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다 갑자기 웃음을 뚝 하고 멈추더니.

“아참. 다들 이야기는 들었겠지만, 푸제흐 백작가에 마맨 백작가가 선전 포고를 했다고 합니다.”

“정말 큰일이지 않습니까……!”

재상이 불편한 얼굴을 했다.

산 넘어 산이라고. 어찌어찌 영지전은 잘 넘어갔는데, 자칫 국가 간 전쟁이 벌어질지도 몰랐다.

“그래서 제가 급한 불을 끄러 119 대원이 되기로 했습니다. 제 부하와 동생 하나를 데리고.”

“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리고 119 대원은 무슨 뜻인지…….”

“119 대원은 그냥 농이고. 결혼은 공왕께서 주선해 줬습니다. 동생 중에 누가 좋으려나…….”

“아니. 그런…….”

재상은 머리가 어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재상은 그리 알고 준비해 줘.”

“아… 알겠습니다.”

다른 가신들에게는 존칭을 써 줬지만, 유독 재상에겐 말을 툭툭 던지는 리안이었다.

“자. 그럼 어머니들, 누가 좋을까요?”

“리안아. 찬물도 위아래가 있으니 당연히 네 첫 번째 동생인 크루슈가 가야 하지 않겠느냐.”

케네이나는 가정사를 이야기하는 것이기에 레온 백작이란 호칭 대신 이름을 가볍게 불렀다.

모두가 그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리안과 케네이나가 생각보다 더 친밀해 보였기 때문.

“음. 그게 좋겠네요. 다만. 앞으로 바쁘시겠어요.”

“지금도 바쁘단다.”

“그게 아니라 아직 동생이 어리니 수렴청정을 하셔야죠. 그래도 동생분은 별로 능력이 없으니 책임자로 앉히지는 말고요.”

“……!!!!”

리안의 발언에 다들 충격을 먹었다.

부하 몇 명만을 데리고 간다면서 마맨 백작령을 먹겠다는 황당한 말을 뱉고 있는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그 땅을 자신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동생에 준다니…….

이것은 조금 심각한 문제였다.

백작은 백작을 봉신으로 줄 수 없으니 동생에게 땅을 주는 순간 동생은 자동으로 독립하게 된다.

“저… 정말이니?!!”

“제가 지금까지 헛소리를 하는 걸 봤어요?”

“좀 많이… 아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헛소리를 자주 하긴 했지만, 계획에 대해선 이루고자 한 것을 모두 이루어 왔던 리안이다.

그걸 바로 옆에서 지켜본 것이 케네이나였고.

‘국제적으로 놀았는데 그깟 백작령… 가만. 배는 가지고 가지 못할 건데…….’

케네이나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사실 그동안 리안이 이룬 업적들은 리안이 대단해서도 있지만, 최신형 부유선인 고잉미샤호와 유능한 부하들을 적극 활용한 결과다.

‘그래도 리안인데!’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 결론은 내렸다.

“고맙다. 동생을 챙겨 줘서.”

“에이~! 겨우 백작령 하나로 무슨~”

리안이 두 동생을 모두 공작으로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단 걸 안다면 아마 기절할지도 몰랐다.

거기다 여동생을 레온 백작령의 총독으로 삼을 예정이었고.

“일단. 준비해 줘요. 개전하기 전에 도착해야 하니.”

“아… 알겠어!”

케네이나는 급히 아들의 짐을 싸기 위해 궁 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마스쥬는 어안이 벙벙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크루슈가 백작이 된다고?’

그런데, 케네이나의 행동을 보니 확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 용돈이야. 오빠 볼에 뽀뽀~!”

잠시 정신이 팔린 사이 리안은 여동생에게 금화 한 닢을 쥐여 주며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이제 여동생도 적응이 되었는지 수줍게 리안의 볼에 뽀뽀를 해 주었다.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여전히 이 상황이 적응되지 않는 마스쥬였다.

* * *

푸제흐 백작령은 전쟁을 준비하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공국의 재상은 떠나며 신신당부를 했다.

절대 리안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정략결혼이 파토가 나면 푸제흐 백작령을 구원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옵니다!! 서쪽에서 봉화가 올랐습니다.”

서쪽은 적국인 마맨 백작령의 반대쪽인 공국의 방향이다.

그 말은 리안이 왔다는 신호일 것이다.

“어서 채비를 하라.”

푸제흐 백작은 리안을 맞이하기 위해 수도의 경계까지 마중을 나갔다.

공왕이 온다 해도 수도의 입구에서 맞이하지 여기까지 나오지는 않았다.

그야말로 VVIP 대우.

두두두두두!!!

저 멀리서 일곱 기의 오토호스가 먼지를 휘날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정말로 몇몇 기사들만 대동한 채 전쟁을 도우러 온 것이다.

츠으으으으!!!

그들은 푸제흐 백작의 앞에서 멈춰 섰다.

그런데, 행색들이 기사들이라 보기엔 조금…….

산적같이 생긴 거한의 남자. 부선장.

그에 맞먹는 비주얼에 심지어 앞니도 없는. 토우기슈끼 럽.

그나마 봐 줄 만한 미중년. 세바스.

빛나는 머리를 가진 요리장. 쿠커.

‘어린 여자? 그것도 둘이나? 그보다 오토호스를 탄다고?’

샤로트와 세이나였다.

마지막으로.

‘듣던 대로 레온 백작은 대단하군.’

레온 백작령과 이곳은 제법 거리가 있음에도 직접 오토호스를 타고 온 것이다.

솔직히 오토마차를 이용할 줄 알았다.

‘괜히 두 강대국에서 부마로 삼은 것이 아닌가 보군. 뭔가 있긴 있나 보네.’

리안은 병력을 이끌고 온 푸제흐 백작의 앞에서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생글생글 웃으며.

“여기까지 마중을 나와 주시고. 고맙네요. 푸제흐 백작님~”

부드럽게 인사를 했다.

“환영하오. 레온 백작. 그대가 이렇게 도움을 주러 와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소.”

솔직히 리안이 데려온 인사들은 영 미덥지 못했다.

도대체 레온 백작령은 무슨 기준으로 기사를 뽑는 건지.

거기다 어린 나이에 오토호스를 몰 정도면 재능이 대단하긴 하지만, 여자아이 둘은 무슨 생각으로 데려온 것인지 모를 지경.

‘후… 어린 나이부터 벌써 저리 여자를 가까이하다니.’

당연히 오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궁으로 모시겠소.”

“친절에 감사합니다. 푸제흐 백작님~”

리안은 싱긋 웃으며 천천히 푸제흐 백작의 옆으로 오토호스를 몰았다.

생각보다 그 과정이 매우 능숙해 보였다.

‘저 나이에 오토호스를 저렇게나… 어?!’

그러다 문득 발견한 것이 있었다.

‘그냥 오토호스가 아니고 헝그산이었어?!’

놀랍게도 리안과 여자아이 한 명의 오토호스는 웬만한 훈련으로는 타지 못한다는 헝그(신센롬 제국의 헝그 왕국)식 오토호스였다.

‘역시 제국의 사위는 다른 건가?’

조금은 새롭게 보였다.

그러고 보니 험악한 남성의 품에 리안보다 더 어린아이가 울상을 짓고 있었다.

“아. 제 동생입니다. 푸제흐 백작님의 사위가 될.”

“그… 그렇구려…….”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는데, 리안과 비교가 되어도 너무 되었다.

물론 아직 코흘리개라 더 지켜봐야 알 것 같지만.

“자. 얼른 가요. 앞으로에 대해 계획을 짜야지요.”

“아… 알겠소.”

푸제흐 백작은 아주 잠시 인상을 썼다가 풀었다.

이미 전쟁에 대한 계획은 모두 세워 놓았다.

‘제발. 그냥 가만히만 있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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