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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시간 무과금러가 해적으로 살아남는 법-76화 (76/253)

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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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바다가 있다면 그것은 중해 바다일지도 모른다.

마치 호수와도 같이 평온하며 건조한 공기를 적셔 주는 사파이어 같은 투명한 바다.

뚝뚝!

아름다운 바다에 붉은 물감이 번진다.

이미 하얀색 모래사장에도 붉은색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x발 개 같은 x이. 어디서 개기긴 개겨! 노예 xxx면서 지가 아직도 귀족인 줄 알아?!! 이런 이교도들은 x를 x같이 찢어야 해!”

“미친놈! 이미 찢었잖아! 그놈 내가 공들인 상등품이었다고!”

세 명의 해적은 해변 모래사장에서 술을 먹으며 내기를 했었다.

새로 사로잡은 율 대륙의 노예를 서로 바꾸어 술시중을 들게 한 것이다.

이기는 조건은 얼마나 순종적인가.

당연히 자신이 사로잡은 노예가 아니므로 막 대했다.

거기에 내기가 걸려 있으니 내 것이 아님에도 자존심 때문에 더 학대가 심했고.

저변에는 ‘이런 애를 아직도 교육을 시키지 못하고 능력이 떨어지구나. 나는 잠깐 술자리에서 맡았는데 이렇게 조교했다.’라는 걸 보여 주고 싶어 했다.

다만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죽여 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

“물려주면 될 것 아니야! x발. 이런 눈치도 없는 xxxxx은 어차피 재 값도 못 받아!”

“이 정도 외모의 상품이면 그 맛에 사가는 졸부 새끼들도 있다고!”

어떻게 보면 늘상 있는 일이었다.

사실 이런 게임이 있을 때 가장 말을 듣지 않는 악질적인 포로를 내어 준다.

차라리 지금처럼 분에 못 이겨서 죽여 버리면, 노예상에게 파는 것보다 더 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쪽에 포박되어 있는 노예들에게 경각심도 심어 줄 수도 있고.

“흐흐. 돈 굳었네.”

노예의 주인이던 해적 선장이 미소를 짓는 것과 달리 해변 한쪽에 포박되어 있는 다른 포로들은 절규했다.

개돼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진짜로 찢어 죽였다.

“흐윽!! 딸아… 불쌍한 내 딸.”

그중 한 노인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그때.

쏴아아아아~

물살을 가르며 배 한 척이 다가오고 있었다.

오스 제국에서 사용하는 배와는 다른 형태였다.

참고로 중해 바다는 파도가 거칠지 않아 부유선의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파도가 치면 저항이 심할 거라 생각하지만, 부유선은 파도의 반동을 이용해 속도를 더 내는 경우가 있으니.

그래서 오스 제국의 부유선엔 노예를 이용한 노잡이들이 추가로 있었다.

당연히 순간적인 속도는 일반 부유선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뭐야. 계속 다가오는데?”

“뭐 하는 놈들이지?”

“흥! 베넷 조합 놈들이겠지. 그놈들에게는 관대하니.”

해변에서 술판을 벌이던 해적 선장들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튀니스는 오랫동안 공격받은 적이 없었기에.

전형적인 내로남불과 같은 항구였다.

감히 자신들을 공격할 세력이 없다는 생각이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속도를 안 늦추지… 그리고… 항구는 저쪽인데…….”

“우리에게 볼일이 있나?”

해변가에는 세 척의 대형 해적선이 정박되어 있었다.

노가 달린 배지만, 이들의 배도 부유선이었기에 수심이 낮은 곳도 운항이 가능했다.

“어… 어……!!!”

결국 신형 철갑선은 모래사장까지 거침없이 올라왔다.

퍽!!!

방금 전 바다까지 노예의 시체를 끌고 왔던 해적이 튕겨서 모래사장에 처박혔다.

그나마 철갑선의 속도가 줄어든 것과 그가 각성한 전사라서 크게 다치진 않았다.

“시발! 뭐야. 저놈들은!”

그가 비틀거리며 일어서 소리쳤다.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것이지 다리 한쪽을 접지른 것 같았다.

찰캉찰캉!

금속으로 된 갑판에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선수에…….

“오오~! 월척이네. 이런 곳에 세 마리 다 있네.”

웬 꼬마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해적모를 쓰고서 배에서 아래로 깔아 보고 있었다.

이내 권총을 꺼내더니 방금 다리를 다친 해적 선장에게 쐈다.

탕!!!

그의 바로 옆에 모래가 크게 튀었다.

“아씨! 아깝네.”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세 명의 해적선장은 대응하려 했지만.

타다다다당!!!

꼬마의 옆으로 마총병들이 나타나 마구 쏘아 대기 시작했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덜컹!!

철갑선 양쪽으로 판자가 걸리더니.

부아아앙!!

오토호스들이 미끄러지듯 내려온다.

당연히 그 뒤로는 제법 숫자가 되는 해병대들이 따라서 뛰었다.

“마… 막아!!”

“벼… 병력이… 없습니다!”

그들의 부하들은 대부분 항구에서 먹고 마시며 즐기고 있었다.

세 개의 해적단이었지만, 모여 있는 해적들은 3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드르르륵!

해병대가 내리자 리안은 다시 선교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곧장 육지를 밟고 항구로 향했다.

바다가 아닌 육지로 튀니스 항구에 접근했지만, 그들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쿠르르릉!

고잉미샤호가 건물들을 꼴아박으며 도시 내부로 진입했음에도 타종 소리는커녕.

“저거 뭐야?! 딸꾹!”

“에잇.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먹었나.”

튀니스는 대낮에도 술에 절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해적이었거나 해적이거나 해적일 사람들.

이곳 항구에 선량한 사람은 없었다.

“쓸어 버려요!”

리안이 통신관을 통해 외치자…….

징징징~!! 지지지징! 지지지징!!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전자 기타 소리와 베이스 사이의 특유한 음이다.

[죽어~~~!! 죽~~~~어!!! 모두 다 지옥 속으로 꺼져어어어!!]

놀란 리안이 갑판을 보자 이상한 선들이 덕지덕지 붙은 흐리아 민이 라이브 공연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저 이상한 장비들은 언제 만들었는지…….

외부 스피커를 통해 그녀의 노랫소리가 퍼져 나갔다.

퍼버버벙!!!

그 음악 소리에 맞춰 마포들이 발사되었다.

[쓸어 버려~ 멸망의 종소리가 들릴 때까지 부서 버려!!!]

콰아아앙!!!

폭발하는 음들이 노래와 퍽이나 어울렸다.

흐리아 민의 음악적 재능은 확실히 A급이 맞았다.

“뭐야. 이런 괴팍한 노래는…….”

“들은 만한 것 같기도…….”

“묘하게 중독성 있는 것 같은데…….”

라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리안은 고개를 까딱까딱거렸다.

이런 류의 음악이 생소하지 않아서였다.

나름 멜로디도 나쁘지 않았다.

흐리아 민은 작곡에도 소질이 있어 보였다.

퍼버버버벙!

물론 고잉미샤호의 밖에서 듣는 이 노래는 사탄의 노래일지도 몰랐다.

-뭐야!! 으아아악!

-악마가 강림했다. 도시에 악마가 나타났어.

-아아… 이제 죽는 것인가? 나는 지옥에 떨어지는 것인가?

마포의 폭발에 휘말린 해적 하나가 터져나간 옆구리를 부여잡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요란한 음악소리가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너희는 악마의 포로~ 죽어서 지옥에 가리다! 오오! 나의 신이시여 저들에게 지옥행 티캣을~ 오오~ 나의 여신이시여 저들에게 자비를~!!]

요란하면서도 장엄한 노랫소리.

공포에 질려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항구 주민들도 있었다.

퍼버버벙!!

고잉미샤호는 항구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돌아다녔다.

일방적인 학살에 항복을 받아 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튀니스 항구의 총독부에서 하얀색 깃발이 올라왔다.

드르륵! 드르르륵!

고잉미샤호는 총독부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다만, 항구에서 총성은 그치지 않았다.

타다당! 탕탕!!

고잉미샤호의 해병대들이 일부 저항하는 주민들을 소탕하는 중이었다.

아군의 숫자가 세균처럼 증식하는 중이었는데, 이곳 튀니스는 오스 제국 해적의 중간 항구인 만큼 잡혀 온 노예들도 많았다.

이곳에서 한참이나 동쪽에 있는 오스 제국의 가장 큰 항구인 알렉산드리아로 팔려 갈 예정인 자들이다.

“아아~! 신이시여.”

튀니스의 총독은 밖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 봤다.

“끌고 와요.”

리안은 부하들을 시켜 그를 잡아오게 시켰고.

원래 갑판을 점유하던 흐리아 민은.

“소란을 피워서 죄송해요. 영감이 솟아올라서…….”

음악을 멈추고 장비를 챙겨서 갑판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의 표정은 아주 후련해 보인다.

“좋은 음악이었어.”

“감사합니다. 백작 각하!”

리안의 칭찬에 귀까지 뻘개진 그녀였다.

어차피 배에 타기 전 리안이 약속한 내용이었기에 뭘 하기보단 칭찬을 해 줬다.

찰캉찰캉!

총독은 부하들에게 저항없이 끌려왔다.

“저는 이곳 항구의 총독이입니다. 제발 학살을 멈춰 주십시오. 돈이라면 얼마든지 바치겠습니다.”

그는 선장으로 보이는 리안에게 애원했다.

한 없이 가엽고 불쌍한 눈으로 항구를 내려다 봤다.

“살인마들에게 보낼 눈빛은 아니군.”

“성전을 벌인 전사들입니다. 부디 자비를.”

“그대들은 민간인들을 상대로 성전을 벌이는가?”

“라께서는 다른 종교에 관대하십니다. 다만, 란에 따라 믿지 않는 자들은 사탄이며…….”

라는 오스 제국에서 불리는 태양 신의 이름이다.

란은 그들의 교리이고.

리안이 봤을 땐 태양 신 쥬와 라는 동일한 신이 아닐까 싶었다.

다만 신을 믿는 방법이 달랐는데, 그것 때문에 율 대륙과 오스 제국은 오랜 시간 동안 전쟁을 벌였다.

그냥 게임 속 십자군 전쟁이라 보면 되었다.

워낙 짬뽕인 세계관이라 실제보다 더 개판인 것이 문제지만.

“말이 안 통하겠네.”

“아닙니다. 살려만 주십시오. 관대한 탄께서 몸값을 지불해 주실 것입니다.”

탄은 오스 제국의 황제이자 라교의 교황이었다.

참고로 오스 제국은 강력한 신정일치 국가다.

당연히 율 대륙과는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그 관대하신 탄께서 얼마나 부르는지 보고 싶네요. 포트 아저씨!”

“어어?! 선장!”

“따라가서 통신 연결해 보세요. 중계 연결 가능하죠?”

“으응. 맡겨 줘.”

뭐가 있을지 모르는 총독부에 따라갈 필요는 없다.

총독부에 설치된 장거리 통신구와 고잉미샤호를 연결하기만 하면 되니.

“부선장 아저씨. 호위를 붙여 주세요.”

“그래.”

배에 남아 있던 해병대 몇 명이 포트와 총독에게 붙었다.

웅성웅성!

총독부를 점거하고 나니 어느새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모두 꼴이 말이 아니었는데, 노예로 잡혔다가 고잉미샤호의 해병대에 의해 해방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손에는 어설프게나마 무기가 쥐어져 있었다.

“젠장. 이게 무슨 일이야!!”

“오오. 신이시여.”

“총독은 뭘 하고 있었던 건지…….”

다른 한쪽에는 무장 해제된 이교도 해적들이 몰려 있었다.

아직 술이나 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반항하다 구타를 심하게 당한 자도 있었다.

그들은 한쪽의 막다른 절벽에 몰려 도망가지 못한 상태.

“아아. 마이끄 때스뜨!!!”

리안은 갑판 위에 서서 스피커와 연결된 마이크(막대기 위에 수정구가 박혀 있는)를 집어 들었다.

적아 할 것 없이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나는 신센롬 제국의 여제 테레지아 폐하의 부마이자 브루타뉴 공국의 백작 리안 레온이다.”

웅성웅성.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살짝 혼란에 빠졌다.

다른 것은 모르겠고 신센롬 제국은 교황청을 수호하는 국가.

태양 신 쥬교와 가장 밀접한 국가 중 하나다.

“밀라노에 방문하던 중 그대들의 딱한 사정을 알았다. 나는 교황청 성하님의 은밀한 지시를 받아 그대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섰으니 안심하라.”

-와아아아!! 성하님 만세!!

-교황께서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쥬 님의 은총이 있으리!!!

그들은 환호했다.

이제 이교도들에게 노예로 팔려 나가 지옥 같은 삶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국가들도 자신들을 포기했지만, 교황청이 나서서 그들을 구해 주었다.

물론 이것은 리안이 지어낸 말.

“자자. 진정들 하고. 배를 다룰 줄 아는 자들은 모두 앞으로 나와라. 이교도들의 배를 탈취해 교황청이 있는 롬으로 향하라!”

과거 대제국 롬의 수도 롬.

그곳은 지금 쥬교의 교황청이 소유한 곳이다.

“가라! 그리고 교황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라.”

와아아아아!!

노예로 붙잡힌 사람들은 목청이 터져라 환호했다.

그런데. 누군가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백작 각하!!!!”

갑작스러운 고함에 모두 조용해진다.

노예 중에서는 유명인이었다.

남작 작위를 가진 귀족이었기에.

리안도 그의 몸에서 풍기는 귀족 냄새에 귀를 기울였다.

“왜 그러십니까?”

“저 악독한 이교도들은 어찌합니까?!!”

리안은 미소를 지었다.

“따로 원한이 있는 자는 처형해도 죄를 묻지 않겠습니다. 단, 그대들도 잘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리안은 잠시 신께 기도를 올리는 척 폼을 잡고.

“저는 이곳까지 올 수는 있었으나 그대들을 고향까지 보내 줄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분하더라도 포로로 잡으세요. 최대한 배에 태워 교황청까지 데려가세요.”

“각하의 관대함! 죽어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그는 칼을 뽑아 들고 해적 한 명에게 달려갔다.

폼이 각성한 전사.

푹!!

그는 이곳의 삼 대 해적 선장 중 한 명의 가슴에 칼을 꽂아 넣었다.

리안은 속으로 뜨끔했다.

‘으아. 제일 비싼 놈을… 목이라도 들고 가면 해양 길드에서 돈을 받을 수 있으려나.’

악명이 높은 해적이라 현상금이 제법 많았기 때문.

그렇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적들이 오기 전에 얼른 떠나세요! 저는 여러분이 모두 따나기 전까지 이곳을 사수하겠습니다.”

리안이 말을 마치자.

-레온 백작 만세!!!

-백작 각하께 은총을!

-우리의 영웅 레온 백작!!

그들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항구에는 총 배가 5척이 있었고. 고잉미샤호가 처음 접근했던 모래사장에는 3척의 배가 있었다.

총 8척.

노예들은 승선하기 시작했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비를 위해 포로들을 태웠다.

* * *

한편 튀니스의 근해에 대기하고 있는 함대에선.

“기록은 잘 남겼겠지?”

“네. 추기경님. 쾌속선이 따라붙어 고잉미샤호가 튀니스로 향하는 걸 찍었습니다.”

“들켜서는 안 된다. 도주할 수도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 기록만 남기고 곧장 이곳으로 합류했으니.”

그들은 리안의 배교 행위를 빌미로 고잉미샤호를 잡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추기경님!! 이교도들의 배 7척이 북상하고 있습니다.”

“뭐?!!”

“교전합니까?”

“아니야. 일을 크게 키울 필요 없다. 이곳은 저들의 영역이니. 우리는 전쟁의 신을 모시는 주교만 잡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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