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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시간 무과금러가 해적으로 살아남는 법-48화 (48/253)

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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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장에 음소거 버튼이 달려 그것을 누른 것처럼 조용해졌다.

리안은 이 황자에 대해서 추가 설명을 해 줬다.

“레온 백작령으로 돌아가던 길에 어쩌다가 구해 드렸습니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생략이 되어도 너무 많이 되어서 문제지.

“다만, 신센롬 제국으로 모시고 가고 싶어도 제 영지인 레온 백작령은 내전

중인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외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으러 왔습니다.”

모두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감히 제국의 황자를 가지고 뻥을 치지는 못할 거다.

더군다나 소심하기로 유명한 리안이 저리 당당하게 말할 정도면 백 퍼센트 믿

어도 된다.

일단 두 후계자의 머리는 팽팽 돌아갔다.

어쩌면······.

‘이건 진짜다! 데르 백작가가 우리 아트로네 가문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어!

이 황자 때문이었어!’

‘그래.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거였어. 잉글슨 왕국뿐만 아니라 신센롬 제국을

의식했던 거야.’

자기들 알아서 끼워 맞추기 시작했다.

결혼 동맹이라는 리안이 던진 미끼가 더욱 먹음직스럽게 변했다.

아트로네 백작도.

‘흠. 그거였나. 전쟁 영웅이란 것이? 저 이 황자가 자신을 구해 준 대가로 뭔

가를 약속했나 보군. 신센롬 제국의 이 황자라면, 전쟁의 판도를 바꿀 만하겠

어.’

지금은 스랑 제국과 잉글슨 왕국이 전쟁 중이었다.

딱히 지상군은 동원되지 않았지만, 수백 척의 군함들이 맞붙고 있는 중.

그 전쟁에 신센롬 제국이 끼게 된다면? 그리고 그 열쇠를 리안이 쥐고 있다면?

“허허. 장한 일을 했구나. 리안!”

그리 말하고는 백작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늦게 인사를 드립니다. 아트로네 가문의 가주 어프기브 아트로네 백작입니

다. 저희 영지에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성대하게 준비를 했을 텐데. 송

구합니다. 이리로 앉으시죠. 황자님.”

백작은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상석을 권했다.

“아닙니다. 저는 객인데 어찌 주인의 자리에 앉겠습니까. 심려치 마세요. 그

저 레온 경이 저를 잘 호송할 수 있게 가문의 깃발을 빌려주시면 감사할 따름

입니다.”

“당연하지요. 그런 영광을 저희 가문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소문은 전 대륙에 퍼질 것이다.

신센롬 이 황자라는 거물을 호송한 가문으로.

당연히 아트로네 가문의 명성도 올라갈 것이다.

귀족에게 명성은 어떤 형태로든 이득을 안겨준다.

‘저런 순둥순둥한 녀석이 아주 큰 사고를 쳤구나. 하하하.’

걱정이 가득하던 아트로네 백작은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이미 포기했던 외손자가 어찌나 이뻐 보이는지.

“시장하실 텐데 식사를 먼저 들이겠습니다. 집사! 주방장에게 일러라. 모든

것을 동원해 할 수 있는 최선을. 최선을 다하라고!!”

고용인들도 갑작스런 이 황자의 등장으로 놀라서 손발이 분주해졌다.

너무 긴장했는지 안 하던 실수도 했다.

거물도 너무 거물이다.

귀족들의 정점에 있는 황족이니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짜그락!

“죄···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아아!! 흑흑.”

실수한 하녀는 몸을 떨며 눈물을 터뜨렸다.

이제 죽은 목숨이 아닐까 싶었다.

황족에 대한 환상이 너무 컸기에.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죠. 자 여기.”

이 황자 레오폴트는 오히려 고용인이 실수로 떨어진 포크를 직접 주워 주기까

지 했다.

이미 해적 섬에서 곤욕을 치렀던 레오폴트다.

그는 두려움에 떠는 하녀가 안쓰러웠다.

“가··· 감사합니다!!”

하녀의 두려움 섞인 눈물은 어느새 환희와 감동의 눈물로 바뀌었다.

‘아아··· 이 자상하고 아름다우신 분이 신센롬 제국의 이 황자님이라니······.’

하녀들은 자상한 레오폴트의 모슴을 보고 순식간에 반했다.

물론 자상함 말고도 아름다운 외모가 절반의 역할을 했지만.

“이 황자 전하.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제 고용인들이 부족하여 못 볼 꼴

을 보였습니다.”

“아닙니다. 이렇게 성대한 상을 받아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입니다.”

“아아.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나 봅니다.”

백작은 최대한 측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리안아. 앞으로 어떻게 할 예정이더냐? 호위를 할 군사를 내어 주지 않아도

되겠느냐?”

“괜찮아요. 이미 호위 병력은 정예로 꾸렸어요. 그저 이 황자님의 체면을 위

해 마땅히 내세울 가문이 없었을 뿐이에요. 그보다······.”

“그보다······?”

리안이 잠시 뜸을 들이고는.

“외할아버지께서 잉글슨 국왕 폐하를 만날 사전 준비를 좀 해 주셨으면 해요.

아마도 신센롬 제국에서 돌아오면 배알을 해야 할 텐데······.”

우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백작은 연륜이 있었기에 무얼 걱정하는지 대번에 알아차렸다.

“그렇구나. 본토에 아는 귀족이 없겠구나. 준비를 시킬 가문의 어른도 없고.”

국왕을 찾아간다고 해서 그냥 만나지 않는다.

알현 신청을 하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부터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 나갈 수도

귀족의 조력도 필요하다.

“네. 이왕이면 할아버지께서 직접 왕국의 수도로 가서 귀족들과 안면을 터 주

셨으면······.”

리안의 말에 아트로네 백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그래야지. 내가 아니면 네게 누가 있어 그런 밑 준비를 해 준단 말이

더냐.”

왕궁은 화려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암투의 현장.

어리고 유약한 리안만 궁으로 들여보냈다가는 보상도 제대로 못 건지고 쫓겨

날 것이다.

생각보다 궁중 정치란 살벌하다.

‘보상을 제대로 받아 내야겠어! 당연히 깃발을 내어 준 우리 가문의 것도 챙

겨야지.’

어떤 보상을 받아 낼까? 어떻게 왕국 수도의 귀족들에게 호의를 얻어 낼까?

돈은 얼마나 준비를 해 갈까?

꽃밭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아트로네 백작이었다.

“내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출발을 하겠다. 그러니 너는 걱정을 하지 말고 오

로지 황자 전하을 잘 모실 생각을 하거라.”

“가··· 감사해요. 할아버지.”

“그래. 내 집사에게 일러 둘 터이니 여비도 받아 가고.”

아. 이것이 손주 사랑인가?

아낌없이 퍼 주는 외주부에게 리안은 마음속으로 그랜드 절을 올렸다.

‘손자들이 박 터지게 싸울 수 있게 자리를 비워 주는 것도 모자라 용돈까지

챙겨 주시다니.’

사실 리안은 국왕의 할애비를 봐도 아무렇지 않았다.

굳이 아트로네 백작을 잉글슨 왕국 수도로 보내는 이유다.

백작이 있다면 형제는 눈치를 보느라 전력으로 싸우질 못할 거다.

그런데, 백작이 자리를 비운다면?

무려 후작 작위가 걸린 일!

남은 두 손자는 어떻게 해서든 영혼까지 세력을 끌어모아 내전을 벌일 거다.

관망만 하려던 백작의 가신들도 어느 순간 이리저리 휘둘리게 될 터.

양측은 적당히 힘을 깎아 먹고 크게 확전이 되지 않은 채 끝날 것이다.

딱히 승자도 없고 고만고만하게 말이다.

당연한 것이 백작이 잠시 자리를 비울 뿐 건재하니 말이다.

“역시 외가에 찾아오길 잘했네요.”

식사는 화기애애 흘러갔다.

백작은 백작 나름대로 후계자들은 후계자 나름대로 리안은 리안 나름대로.

“그래서 언제 떠날 참이더냐.”

“내일 곧장 떠날 것 같습니다. 황자 전하께서 고향을 떠나신 지가 오래되어서

요.”

“알겠다. 조심히 다녀오거라.”

백작은 참으로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아들들이 죽어 술로 달래는 날이 부쩍 많아졌는데, 오늘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자축을 위해 한잔하고 자야 되나?

그런데······.

끼리리릭!!

연회장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다급히 들어왔다. 그리고는 한쪽에 서 있는

집사에게 속삭인다.

“뭐라고?! 배··· 백작님··· 문제가 조금 생겼습니다······.”

집사는 다시 백작에게 전달했다.

“무슨 일이인가? 이 황자님이 계신 자리다.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나중에! 아

직 만찬이 다 끝나질 않았거늘.”

“그것이··· 조금 애매한 문제라. 리안 도련님의 시녀가 우리 측 기사에게 결

투를 신청했습니다.”

“음?!”

한쪽에 있던 시녀장은 한숨을 쉬었다.

결국 샤로트는 오늘도 사고를 치고야 만 것이다.

제국의 이 황자가 있는 자리에서 제대로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물론 그녀는 몰랐다.

샤로트가 정령 갑옷과 계약한 대전사임을.

아니. 대기사다.

그 기사 서임의 증인이 바로 이 황자 레오폴트였다.

‘하하하. 꼴좋다. 드디어 사고를 제대로 치는구나!!’

시녀장과 달리 하녀장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 눈엣가시 같은 것이 추락하는 꼴을 보게 생겼다.

감히 시녀 주제에 기사에게 결투라니.

기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

아무리 시녀가 여자라 할지라도 그 기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백작도 어찌하기 힘든 일이다.

“후··· 못 볼 꼴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 황자 전하.”

일단 백작은 사과부터 했다.

어떤 멍청한 기사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샤로트는 둘째 손자의 팔을 꺾은 대

전사다.

아마도 누군가 리안의 욕을 한 것이겠지.

“아닙니다. 명예로운 결투에 못 볼 꼴이라니요··· 게다가 샤로트 베리 경의

서임식 증인이 바로 저입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직접 관전해도 되겠습니

까?”

이 황자 레오폴트의 말에 다들 눈을 끔뻑였다.

특히나 가장 놀란 것은 하녀장.

‘뭐?! 그년이 기사? 도대체 무슨······.’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자신도 곤란하지 않던가.

무려 기사에게 이불 빨래를 시켰다.

“그렇군요. 그 아이를 이 황자 전하께서 돌봐 주셨다니. 이해가 갑니다.”

백작은 대번에 샤로트가 강해진 이유를 알았다.

제국의 황자 정도 되면 뭔가 신비한 방법이 있겠지. 정도로.

다만. 하녀장은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걸 느꼈다.

기사가 된 것도 감당이 안 되는데, 후견인이 무려 제국의 이 황자란다.

손끝이 덜덜 떨려 오기 시작했다.

‘결투 중에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

하녀장은 간절히 기도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 않은가.

그러면 자신의 잘못도 묻힐 수도 있다.

“딱히··· 제가··· 그런 것은 아니고··· 아! 사매 정도 되겠군요.”

그렇게 폭탄 발언을 떨어뜨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레오폴트.

그리고는 슬쩍 리안을 바라봤다.

‘야. 그럼 넌 내 사제냐.’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리안, 샤로트. 레오폴트 모두가 부선장의 제자나 다름이 없으니.

“크흐흐흠!”

뭔가 뿌듯해하는 부선장.

아마도 속으로 자화자찬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으하하하. 그래. 내가 가르치는 능력이 좀 탁월하긴 하지. 마나 유저를 셋이

나 발굴해 냈지.’

그중 한 명은 2차 각성까지했다.

팩트만 말한다면 모두가 대단하다고 박수를 칠지도 모르겠다.

실상을 보면 돈으로 떡칠한 결과물에 재능충이 하나 끼었을 뿐이지만.

‘아아아······.’

그 말을 들은 하녀장은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느낌이었다.

뭔가 일이 엄청나게 잘못되었다.

“하녀장님. 어떻게 해요!!”

다른 하녀들이 급히 그녀에게 속삭였다.

이불을 던지고 온 하녀들이었다.

“어··· 어서. 어서 가 보자······.”

하녀장은 걸음을 재촉해 뒤따랐다.

향한 곳은 당연히.

웅성웅성!

궁전의 공터. 그곳은 고용인들로 북적였다.

그 중심에는 남녀가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기사는 고블린이라 불리는 남자. 질리안?!

“어찌 된 일이야.”

도착하자마자 리안은 그녀를 불렀다.

사고를 쳐도 어떻게 이렇게 기특하게 쳤는지 모르겠다.

리안은 속으로 어깨춤을 췄다.

SSR+급은 뒷걸음을 쳐도 황금 고블린을 잡는 건가?

스윽.

샤로트는 시녀복을 입은 채 사뿐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호위 기사 된 자로서 주군의 명예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무슨 말이야?”

“저기 기사 놈이 도련님을 모독했습니다. 부디 명예를 되찾아 올 수 있게 허

락해 주세요.”

평소와는 달리 매우 차분한 얼굴이었다.

장난기가 완전히 빠졌다고 해야 할까.

“일어나라 샤로트! 그리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마음 가는 대로 해라. 흐흐.”

리안은 샤로트에게 다가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대충 상황은 어찌 돌아가는지 알 것 같았다.

워낙 예전 처지가 안 좋다 보니 이 궁전의 고용인들이 은근히 무시했을 것이다.

습관이란 것이 무섭다고 오늘도 그랬을 것이고.

전쟁 영웅이니 뭐니 잉글슨 수도에서 전문이 와도 곧이곧대로 믿는 자도 없을

것이고 말이다.

뭐. 결론은 샤로트가 그냥 고블린도 아니고 황금 고블린을 잡을 기회를 얻었

다는 거지.

“감사합니다. 주군.”

샤로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중앙으로 걸어가려던 그녀를 붙잡고 살짝 물어봤다.

“그런데, 저 아이는 뭐야? 목이 살짝 베인 것 같은데?”

“베아티에의 동생 베지미르예요.”

“뭐어어어?!! 베지미르으으?!”

독왕 베지미르를 말하는 건가?!

“기억 안 나세요? 예전에 빵도 나눠 주셨잖아요.”

“그··· 그랬던가······?”

리안은 얼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내··· 내가 독왕 베지미르와 아는 사이라고?! 그것도 모자라 빵까지 줬어?!’

작가의말

자고 일어났더니 코멘트가....ㄷㄷ

관심가져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ㅠ

요 근래에 텐션이 좀 떨어져 있었는데 힘이나네요.

ㅠ 시놉과 초고과정에서는 아일리섬 에피소드가 1~2화 정도였는데.

내용이 너무 딱딱해서 최대한 풀면서 수정하려다가 이상한 쪽으로 늘어나

버렸네요...ㅠ

(빌드업 때문에 버릴수도 없는 에피소드라 스킵도 못하고.)

원래 제 글쓰는 타입이 정신 사납고. 이해 못하는 독자님들이 조금 계셔

도. 스킵. 스킵. 스킵인데.

독자님들의 지적에 너무 휘둘렸었나 보네요ㅠ.

빠른 시일내에 스킵쟁이로 돌아가겠습니다 ㅠ 죄송합니다,

(으어어...돌아와 집나간 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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