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화
<1003번째 로그라이크 헌터(14)>
파아아앙!
코앞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듯한 가공할 마력 섬광.
골목 전체가 일순 대낮처럼 환해졌고. 그 아찔한 광량에 나와 이브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양손으로 황급히 눈을 가렸다.
“꺄아앗!”
“……!!”
하얗게 덧칠되어 버린 시야 너머. 이브의 아찔한 비명만이 어렴풋이 들려온다.
“뭐, 뭐야! 눈이… 눈이 안 보여!!”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렸고, 판단을 마쳤다.
이세라는 가릴 눈 자체가 없다. 그렇다면 이 섬광의 영향을 안 받을 테니, 본인 앞가림 정돈 알아서 잘할 것이다.
‘이브를 우선적으로 보호한다.’
청각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이브는 그 순간에도 쉼 없이, 비명처럼 나를 불러대고 있었다.
“아빠아! 아빠! 어디야? 어디 있어!!”
나는 그 비명을 통해 이브의 위치를 특정했고. 눈을 가린 채 그녀에게 접근했다.
이내 덥석, 손끝에 부드러운 살갗이 느껴졌다.
“어, 누, 누구야?!”
발작적인 반응이 곧장 튀어나온다. 이브가 확실했다.
나는 구구절절 대답하는 대신 그녀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어린 시절의 그녀를 안심시킬 때 으레 그랬듯이.
“…아.”
이브의 발작은 눈에 띄게 수그러들었다.
지나치게 익숙한 손길. 그녀도 접근한 사람이 나라는 것을 바로 눈치챈 듯하다.
그녀가 와락, 내 쪽으로 바짝 붙어왔다.
“아, 아빠!”
“괜찮아. 이제 괜찮다.”
“으, 으응……!”
진정시키는 데는 그 두 마디면 충분했다.
꾸욱, 이브가 내 등쪽 옷깃을 꽉 부여잡는다.
‘일단 이브의 안전은 확보.’
그것만으로도 안도의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나는 이브의 앞을 막아선 채 다시 귓가에 신경을 집중했고. 경계 태세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시야가 돌아온다.’
눈꺼풀 너머의 섬광이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어느 순간, 나는 두 눈을 번쩍 떴다. 강렬한 빛에 익숙해져 버린 눈을, 마력까지 운용해 빠르게 어둠에 적응시켰다.
그렇게 천천히 돌아온 시야에 보이는 광경은…….
“…무슨.”
어느새 기절해 버린 이세라.
그리고 그녀를 인질로 붙잡은 채,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있는 애덤 크로스의 모습이다.
잠깐의 침묵 후. 나는 얼떨떨하게 입을 열었다.
“이세라.”
이세라는 왼쪽 이마가 깨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두부의 타박상. 기절한 원인은 저것 같았다.
어이가 없어진 나머지 허, 헛숨을 흘렸다.
‘어째서냐.’
이세라가 깔끔하게 제압당했다.
전 S급 헌터인 그녀가, 일반인이 분명한 애덤 크로스에게.
이건… 내 계산과 많이 어긋난 광경이다.
‘섬광이 터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중간과정이 심히 궁금해진다.
내 시야가 가려진 사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거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러니 지금부터 알아봐야겠다.
‘현자의 눈.’
조심스럽게 마력을 운용, 애덤 크로스의 상태창을 눈앞에 띄워봤다.
삐빅. 평소처럼 상태창이 시야를 메웠다.
[인물 정보]
[명칭: 애덤 C. 험버트]
[별칭: 카일 인더스트리 수석 연구원, 제작된 선각자, 광기의 요람]
[체력: 17 마력: 11 신체 상태: 약한 광증]
[힘: 10 민첩: 5 지능: 7 포텐셜: 23]
[최종 전투력: 18]
애덤 크로스 험버트.
그것이 그의 풀네임인 듯하다.
아니. 지금 이름은 아무래도 좋다. 나는 예상외의 결과에 눈을 약간 크게 떴다.
‘크로스 박사. 던전 경험자였나?’
UFC 현역 선수들도 힘 스탯이 채 3을 넘기 힘들다.
그런데 애덤 크로스의 스테이터스 중 일부가 10을 상회한다. 이건 명백한 던전 경험자의 증거였다.
스탯만 놓고 봤을 때. 놈의 전체적인 스펙은, 상위 D급 헌터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일단은 괜찮다. 아직까지는.’
경계심은 부쩍 올라갔지만.
그래봐야 D급 헌터 수준. 딱 그 정도의 발악이었다.
나는 애덤 크로스의 행색이 가소로운 나머지 피식, 조소를 머금었다.
“지금 나랑 인질 놀이를 하자는 거냐.”
“그래. 잘 봤네.”
“그게 통할 거라 생각하는 거냐. 진심으로?”
“물지를 못할 거면 짖지도 않았다. 안 통할 거 같으면, 시도도 안 했겠지.”
“…허.”
결국 내가 다시 헛숨을 들이켜는 걸로 대화는 종료.
뭐지. 던전을 연구한다는 박사 놈이, 고위 헌터들의 신체 능력을 모르는 것도 아닐 테고.
저건 대체 어디서 솟아난 자신감이지.
‘슈레더를 나 혼자 몰살시킨 것도 알고 있는데, 저런 선택을?’
크로스 박사가 손가락을 움직여, 이세라의 머리에 총알을 박는 속도.
멀찍이 떨어진 내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크로스 박사의 경추를 분쇄하는 속도.
둘 중 누가 더 빠를까.
‘추측하기론… 7 대 3 정도인데.’
물론 내 쪽이 7이다.
다만 크로스 박사를 제압하는 건 쉽다. 하지만 이세라가 확실히 무사할 수 있을까?
그것까진 나 역시 확실히 단언할 수는 없다. 그게 좀 문제였다.
‘무슨 배짱으로 저런 짓을?’
본인의 반사 신경을 너무 고평가하는 거 아닌가?
애덤 크로스는, 이 인질극이 성공한다는 확신이라도 있는 건가?
‘터무니없는 도박수인데.’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렇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상대의 의도가 도무지 짐작되지 않아서다.
‘애초에 피지컬 싸움은 차치해도. 스킬은 어쩔 건데.’
피직스 그랩.
B급 언저리의 평범한 염동력 스킬.
그것만 사용해도 저 깜찍한 저항은 순식간에 제압된다.
내가 그런 원거리 스킬을 하나쯤은 보유했다는 걸, 저놈도 모를 리가 없다.
“…흐음.”
한동안 망부석처럼 요지부동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간다. 이대로 대치만 지속할 수도 없는 노릇.
‘일단은 움직여 본다.’
저쪽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험이나 해보자.
이세라를 구출하기 위해 행동하기 시작했다. 애덤 크로스를 조준하고, 손아귀를 힘껏 움켜쥐었다.
[스킬 발동: 피직스 그랩]
구우웅!
중후한 마력의 울림.
무형의 힘이 거대한 손아귀가 되어 크로스 박사를 감쌌다. 그리고 내 손짓에 따라, 단숨에 조여들었다.
‘끝났…….’
옴짝달싹못하게 된 애덤 크로스를 무슨 말로 구워삶을까.
안일하게 그런 고민이나 하고 있던 찰나.
[알림: 스킬 사용 불가]
삐빅.
생각지도 못한 패널이 내 상념을 틀어막았다.
순간 눈을 부릅떴다.
[해당 대상은 모든 스킬에 면역 상태입니다. 스킬 효과를 일체 무시합니다.]
콰장창! 피직스 그랩이 요란하게 허물어졌다.
애덤 크로스의 몸에 닿자마자, 응집됐던 힘의 손아귀가… 다시 시퍼런 마력 덩어리로 변해 흩어진 것이다.
“이, 이건.”
오랜만에 말까지 더듬었다. 그 정도로 놀라고 있었다.
패널을 몇 번이나 재확인했다.
“…스킬 면역.”
이브에게 스킬을 사용했을 때와 똑같은 패널. 그리고 똑같은 현상.
그것이 지금, 애덤 크로스에게 적용됐다?
“소용없어. 무슨 스킬을 쓰든!”
벙찐 나를 조롱하듯, 애덤 크로스가 이죽거렸다.
나는 퍼뜩 그에게 시선을 돌렸고. 애덤 크로스는 총구를 한층 이세라에게 밀착하며 의기양양하게 히죽거렸다.
놈이 다시 한번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궁금하냐? 내가 직접 개발한 ‘스킬 재머’라는 놈이다!”
찰그락!
자글거리는 마찰음과 함께, 한 움큼 집혀 나온 붉은 보석들. 그것이 내뿜는 영롱한 빛깔에 일순 시선을 뺏겼다.
그제야 생각이 미친 나머지 퍼뜩. 주변 바닥을 훑어봤다.
‘그렇군. 그때…….’
사방팔방. 붉은 보석이 쫙 깔려 있었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영롱한 붉은 빛이 일렁거린다.
섬광이 터진 그때. 애덤 크로스가 골목 전체에 골고루 뿌려놓은 듯했다.
“재머라면. 디스펠 아이템인가.”
“평범한 디스펠 아이템 따위랑은 다르지. 새꺄!”
“다르다……?”
“단순히 발동된 스킬을 해주하는 게 아니야. 이건… 더 근본적인 부분을 간섭한다고.”
그렇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스킬이 접촉과 동시에 허물어진 건 저 ‘재머’ 때문인 듯하다.
그러면 이세라가 제압당한 이유도 얼추 설명은 된다.
‘이세라의 신체 성능은… 일반인보다 약간 나은 수준이니.’
D급 헌터와 비슷하거나 그 이하다.
그런 그녀가 스킬을 봉인당해 버린다? D급 헌터 수준의 무력을 가진 애덤 크로스에게 제압당해도 이상하진 않았다.
“…근본적인 부분을 간섭한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이건 오히려 잘됐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너 잘 만났다. ‘스킬 면역’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찬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로스 박사는 기가 찬다는 듯이 피식, 코웃음을 칠 뿐이다.
“말해주면. 이해할 자신은 있냐? 너 같은 야만인 새끼들은 백날 말해줘도 몰라.”
“…….”
“던전이 뭔지. 어떤 원리로 생기고, 돌아가는 건지! 이건 던전의 비밀을 엿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편법이니까.”
던전의 비밀을 엿본 사람.
그런 사람만이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저 능력. ‘스킬 면역’이라는 소리인가?
그리고 크로스 박사. 너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라는 거냐?
“…….”
나는 망연자실하게 크로스 박사를 쳐다봤다.
그 반응을 어떻게 해석한 것인가. 그는 승자의 미소를 한껏 머금었다.
놈이 한층 의기양양하게 고함을 쳤다.
“하핫! 내가 아무런 대비도 없이, 너 같은 괴물 새끼한테 정면으로 들이댔겠냐? 날 너무 병신으로 보는 거 아냐?!”
“흐음.”
확실히 그건 그렇다.
그래서 나도 물론, 의심을 안 했던 건 아니다.
놈이 제 발로 내 앞에 걸어오다니. 당연히 위화감과 의아함을 느꼈고, 비장의 한 수를 염두에 두긴 했었다.
“…쯧.”
인정한다.
한 방 먹었다. 이건 내 불찰이 불러낸 결과다.
애덤 크로스가 준비한 회심의 한 수. 스킬 면역. 저것 덕분에 9999 대 1로 시작했던 나의 우세가, 순식간에 7 대 3까지 줄어든 것이다.
‘분명히 방심했지.’
재머의 섬광이 터졌을 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세라도 함께 보호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이세라는 분명히 괜찮을 거라고, 안일한 판단을 내렸다.
‘그것부터가 방심했다는 증거야.’
제까짓 게 날고 기어야 연구원 나부랭이지.
저항하면 어쩔 건데.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내가 힘으로 압살하면 그만이다.
그런 절대적인 자신감이 만들어 낸 방심이다.
‘인정하지. 인정할 수밖에.’
그래서. 회심의 펀치 한 방을 제대로 먹은 지금.
내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흐. 크흐. 푸흐흐.”
최고였다.
나는 지금 희열에 차 있었다.
아까부터 찐득한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뭐, 뭐야. 왜 또 실실 쪼개는데! 기분 나쁘게!!”
그 모습에 식겁한 것인지, 애덤 크로스가 주춤거렸다.
나는 질척하게 번득이는 시선으로 놈의 면상을 핥듯이 쳐다봤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그래. 그 정돈 해줘야지. 그럼.”
오히려 아무것도 못하고 무력하게 붙잡혔으면.
나는 저 새끼에게 약간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항해 줬다.’
스킬 면역이라니.
상상도 못해 본 비범한 방법으로. 내 명치에 제대로 한 방 먹였다.
나는 질질 흐르던 웃음을 멈추고, 조용히 뇌까렸다.
“점점 더 궁금해진다. 네가 이제… 나한테 뭘 말해줄지.”
애덤 크로스는 스스로 증명했다.
자신의 가치. 자신의 중요성. 그리고 자기가 가진 지식의 쓸모까지.
화려하게 저항해 줘서, 적어도 이거 하난 확실해졌지 않은가.
“일단 당첨은 확실한 거 같으니… 좋네. 아주 좋아.”
“뭐라는 거야. 이, 미친 새끼가!”
이렇게나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
그런데 애덤 크로스가 흔해 빠진 미치광이, 던전 종말론자 중 하나에 불과했다면. 오늘 존나 억울해서 두 발 뻗고 못 잘 뻔했다.
적어도 그럴 가능성은… 방금의 해프닝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자. 그럼.’
눈앞의 사냥감이 당첨 복권이라는 건 알았다.
이제 문제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느냐. 그것이었다.
“슬슬 나도 패를 까봐야겠네.”
그에 대해선 애초에 일말의 걱정도 하지 않았다.
놈에게 비장의 한 수가 있었듯이. 내게도 나름 비장의 한 수가 남아 있으니까.
‘지금 펴보면 되겠지?’
비장의 수단은 바로 이세라였다.
예언자에게 맞선다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오늘 그 잘난 박사 대가리에 똑똑히 각인시켜 주겠다, 크로스 박사.
“어디.”
부스럭.
직전에 이세라가 건넸던 종이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그녀는 ‘타이밍이 되면 열어보라’고 지시했었고. 내 생각에, 지금만 한 타이밍은 없었다.
“보자…….”
한껏 긴장한 크로스 박사 앞에서. 나는 꾸깃꾸깃한 메모지를 여유롭게 펼쳐봤다.
이세라가 휘갈긴 글자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좌전방. ‘개 조심’ 벽 너머. 반드시 상처 없이 생포하세요.]
당장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들.
이세라가 볼 수 있는 미래는 제약이 많다. 하지만 일단 보고 확정된 미래에 대해선 오차율이 적다.
그래서 나는, 아무 불평 없이 그대로 행했다.
‘좌전방.’
스르륵.
곧장 시선을 좌측으로 향했다.
따로 기준점이 안 적혔다. 이세라가 알아서, 지금의 날 기준으로 계산해준 거겠지.
‘개 조심.’
바로 보인다.
낡고 후줄근한 골목 벽 한복판. ‘개 조심’이라는 붉은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지시된 스팟을 특정해 냈다. 마지막은…….
‘그 너머.’
쿠우웅!
곧장 현자의 눈을 발동. 마력 파동을 발생시켜 벽 너머를 스캔했다.
그러자 스르륵. 벅 뒤에서 사람의 신형이 어른거렸다.
“…반드시 생포. 그런 거군.”
회심의 미소를 머금었다.
별안간 번쩍 손을 뻗었다. 그러자 애덤 크로스는 화들짝, 눈에 띄게 당황했다.
“야!! 머, 멈춰! 이, 이 여자 뒤지는 꼴 보고 싶어?!”
그가 고래고래 외치며, 권총을 이세라의 옆머리에 한껏 들이댔다.
그러든 말든. 나는 하던 짓을 멈추지 않았다.
스킬이 용서 없이 발동되었다.
[스킬 발동: 피직스 그랩]
크로스 박사.
넌 위협이 아니라, 정말로 지금 당장 이세라를 죽여버렸어야 했다.
이세라와 동반 자살.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최후의 발악이었다.
“끝났어.”
여기까지 왔으면 이미 나의 승리다.
파지직! 무형의 손아귀는 벽 너머를 힘껏 움켜쥐었고.
“꺄아아악!!”
반응은 즉각 터져 나왔다.
찢어지는 비명. 여성의 절규였다.
“이제… 다시 판이 뒤집힐 것 같은데.”
쿠르륵!
염동력의 손아귀를 조작해, 붙잡은 여인을 벽 너머에서 들어 올렸다.
아직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않았지만. 나는 그녀의 정체를 이미 99%는 확신하고 있었다.
‘뻔하지.’
이세라가 남겨준 비장의 카드이면서, 반드시 상처 없이 생포해야 하고. 그리고 애덤 크로스와 함께 있는 여인.
부합하는 인물은 하나뿐이다.
“아… 윽, 하악……!”
내 추측은 정답으로 드러났다.
인형 뽑기처럼 무형의 손에 대롱대롱 들려 나온 것은, 낯익은 인상에 붉은 금발을 찰랑이는 외국인 여성.
로즈 휴스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