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2화 〉62 (62/94)



〈 62화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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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자기야. 이거...다 줄이야?”

수현과 연희는 상당한 인파가 모인 입구를 보며 입을 벌렸다. 시험기간이 끝난 학교가 자신들만이 아닌 것을 깜빡한 대가였다.

“일단....줄 서자. 안 늦은 줄 알았더니 안 늦은 게 아니었네.”

수현과 연희는 바글 바글한 인파에 자신들을 포함시키고 줄을 섰다. 다행히 연인의 장점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이고, 기다리는 줄조차도 데이트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흐응... 자기 귀 대봐.”

연희가 약간 아리송한 표정을 짓더니 수현을 불렀다.

“응?”

“귀.”

수현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순순히 그녀에게 귀를 내주었다.

“자기...깔창 넣었어?”

연희가 웃음기 섞인 얼굴로 킥킥 거리며 속삭였다.

“...그런 모르는  해주면 안 되나?”

수현이 인상을 살짝 쓰고 말했다. 연희가 킬킬거리며 웃고는 그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둘의 키는 10센치 정도가 차이난다. 그런데 오늘은 신발까지 워커로 코디를 맞췄는데 유난히 차이가 나는 느낌이었다.

“나 좀 눈치 없었어?”

연희가 키득거리며 물었다.

“...어떻게 풀어줄지 생각하고 있어봐.  좀 삐친 척을할 테니까.”

수현의 말에 연희가 크게 웃어버렸다.

“아유, 귀여워라!”

연희가 수현의 품에 폭 안겨 허리를 끌어안았다. 확실히 한 번도 이정도 키 차이를 느껴보진 못했다.

“자기 근데 왜 그런 거야?”

“그냥, 너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랬다 왜?”

수현이 툭하고 던지듯 말하며 그녀의 팔 안에서 벗어나려는 듯이 허리를 꼬았다.

“아아, 알았어. 이제 안 물어볼게. 도망가지 마아.”

연희가 그의 움직임을 느끼고 더 강하게 껴안으며 말했다.

“하여튼... 이상한 곳에서 금방 눈치 채...”

“그만큼 자기한테 관심이 집중된 거지!”

“말이라도 못하면... 학교 정문을 면접으로 부순 이유가 있구나?.”

수현이 결국 픽 웃으며 그녀를 껴안아 주며 말했다.

연희는 종종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사실 자신이 어디 가서 애교를 많이 부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부모님에게는 종종 하는 편이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아양을 떠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아주친한 친구들에게 정말 가끔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수현과 만나고 나서부터는 그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친근하게 굴고, 애교스런 짓들도 많이 하고는 했다. 친구들이 그녀와 최근 만나고는 작년에 본 애교보다 당일에 본 애교가 더 많다고 평할 정도였다.

“자기야.”

“왜?”

여전히 삐친 척을 하려는 수현이 약간 퉁명스럽게 말했다.

“사랑해.”

연희는 남자친구에게만 들리게 작게 속삭였다. 수현의 귀가 불시의 습격으로 빨갛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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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 야, 야, 저기 봐. 와...시바...  무슨 우결 새로 찍으러 온 건 줄 알았어.”

“응? 헐, 우결? 씨발 어디? 누구?”

“저기. 존나 훈훈해. 시바... 근데 여친은 더 대박임.아 씹. 지금은 안겨있어서  보인다.”

“후드티 커플? 연옌인가? 근데 모르는 얼굴인데.”

“일반인인가 보네. 이년이 모르는  보면.”

“오, 오. 야, 야, 병시나, 폰 그만하고! 여자 봐봐! 씹존예.”

“헐! 미친! 나 음방가서도 저만큼 예쁜 애들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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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정도의 여자애들이 앞쪽에서 그들을 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수현은  들리는 척을 하며 연희의 허리를 감쌌다.

“흠, 자기 근데, 여기서  사고 들어가면 뭐부터 타?”

“나도 사실  모르겠는데... 근데 너 놀이기구 잘 못 탄다며?”

“음, 회전목마 같은  타는 거.... 싫어?”

연희는 아무래도 정말 놀이공원 자체의 테마에는 별 관심이 없는  같았다. 사실, 수현도 그랬다. 그 속  좋게 레일을 따라 휙휙 도는 걸  하러 타는 지. 자기가 직접 몰면서 스릴을 즐기는 자동차도 아니고.

“내가 말했잖아. 난 너랑 오는 거에 관심 있는 거라니까. 회전목마만 10번 타도 난 좋아.”

수현이 연희의 머리에 뺨을 부비면서 말했다. 연희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붉혔다.

“진짜...  보고 말  한다 어쩐다.... 언어영역 선생님다운 언변이시네요. 정말!”

“좋으면서 그런다.”

“자기니까  좋을 수밖에 없는 거지!”

둘은 서로를 마주보며 웃었다. 말만  듣는다면 예쁜 그림에 웃음이 나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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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웩! 아...시바...속  좋다. 아무리 비주얼이 돼도 로맨스 영화 실사판은 좀 아닌 것 같다.”

“미친년. 부러워서 그러지. 너 끼고 사는  강동원 나오는 영화는 더 심하더만.”

"아니, 그래서 영화랑 다르다고. 언어 7등급아!"

“미친년들아. 목소리 좀 줄여. 여기 보잖아!”

수현과 눈이 마주친 여중생 하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렇게... 여러 눈들의 은근한 혹은 노골적인 시선을 받으며 수현과 연희는 놀이공원에 입장했다.

그래,  여자 지키려면 깔창 조금 더 넣는 정도는 해야지.

“우와! 자기야. 천장 봐!”

연희는 확실히 높은 천장을 가진실내에 층층이 놀이기구가 있는 것이 신기한  같았다. 그녀는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신기해했다.

“음, 우리보다 먼저 들어간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천천히 둘러보다가 타자. 어차피 인기 있는 건 줄 엄청 길어졌을 것 같다.”

“그래! 어? 자기야 이리와 봐! 빨리!”

연희는 놀이기구는  상관없다는 듯이 둘러보다가 수현의 손을 이끌었다. 그녀는 바로 옆의 상품 판매점으로 그를 끌었다.

“자기야! 우리 머리띠 하자! 나 이거 해보고 싶었어!”

연희는 그를 이끌고 여러 가지 머리띠가 진열된 곳으로 데리고 왔다. 이미 많은 연인들이 머리띠를 서로 씌우고 있었다.

“...나...도?”

“당연하지! 같이 해야지!”

수현은 난감하게 주변을 바라보았다. 십대와 이십대 초반이 대부분을 이루는 가운데 그들이 있었다. 물론... 그 어느 커플보다도 빛나긴 했지만...

머리띠는 조금... 쪽팔렸다.

“음, 뭐로 하지? 리본으로 할까? 자기는 뭐가 예쁜 것 같아?”

연희는 머리띠에 정신이 팔려 여러 머리띠를 둘러보며 말했다.

“글쎄 넌 다 예쁠 것 같은데...”

“야아! 진짜!”

수현은 담담하게 말했고 연희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싫지 않은 듯이 그를 가볍게 쳤다.

“한 번 써봐. 그 중에서도 제일 예쁜 걸로 골라 볼게.”

뭐, 이건 이거대로 연희의 아름다운 다양한 모습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연희의 이런 모습들을 다 눈에 담는 거면 남는 장사였다.

연희는주변의 남자들을 홀려대며 이런 저런 머리띠들을 써보았다. 가끔은 앙큼하게 윙크를 하거나 귀여운 행동을 하기도 했는데, 아무리  참던 남자들도 표정 변화를 막을 수 없었다. 말 그대로 그녀는 커플 브레이커였다.

결국 수현과 연희는 큼지막한 리본 머리띠와 토끼  머리띠를 선택했다.

“흠, 둘 중에 뭐로 사지? 연희 넌 뭐가 좋아?”

수현은 두 개를 들고 있는 연희에게 말하며 머리띠들을 바라보았다. 연희에게는 너무 다  어울리는 게 문제였다.

“두 개 사서 하나는 나, 하나는 자기. 어때?”

“으응? 나...나? 난...좀 얌전한 거...”

연희가 씩 웃으며 리본 머리띠를 그에게 씌웠다.

“꺄하하하! 귀여워!”

“연희야...”

수현은 당황했다. 적당히 작은 머리띠를 하려고 했는데, 이건 너무....쪽팔렸다. 그리고, 이번엔 매장의 여자들이  웃었다.

“자기, 완전 잘 어울린다! 이거 하자!”

“연희야...이건 좀...”

수현이 삐질 거리며 머리띠를 내렸다. 연희는  꺼림칙해하는 남자친구에게 야릇한 미소를 짓고는 그의 상의를 끌어당겨 상체를 숙이게 했다.

“자기야. 요거 두 개... 밤에 종종 써줄게. 어때?”

수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변했다. 수현이 헛기침을 하며 주변의 눈치를 보았다. 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연희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대신 오늘 내내 같이 쓰는 거다?”

수현은 내키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산대로 향했다. 즐거움을 위해 쪽팔림을 감수해야 했다. 그렇게...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그들은 놀이기구보다는 사진을 찍고, 사방을 돌아다니는 것에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놀이기구도 짜릿한 것들이 아니라 말 그대로 데이트용인 것들을 위주로 탔다.

“배고프지 않아? 도시락 먹고 타자.”

수현이 자신에게 살짝기대 있는 연희에게 물었다. 유일하게빡센 놀이기구였던 바이킹을 타고 나와 잠시 쉬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러자.  소리 질렀더니, 배고프당.”

연희는 중간 자리였음에도 열심히 소리를 질렀다. 이쯤이면 배가 고파야 정상이긴 했다.

“여기 어디에 도시락 먹는  있다고 했는데...한  찾아보자.”

수현은 연희의 손을 잡아 일으키고는 제법  도시락 통을 들었다.

“근데 우리 너무 많이 싸긴 한  같다. 들고 다니니까 운동 된다.”

수현이 아령처럼 도시락 통을 들며 말했다.

“그래도 그렇게다 준비해놓곤 안 가져오기도 좀 그랬잖아!”

준비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아지는 초보적인 실수를 했기에, 도시락 통에는 2인분이라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음식들이 있었다.

“그렇긴 하지. 빨리 먹어치우자.”

“아하, 무거워서 빨리 먹자고 했구나?”

연희가 콕콕 허리를 찌르며 말했다. 수현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여전히 둘의 머리에는 귀여운 머리띠가 있었다. 연희는 즐겁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연희와 수현은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아 도시락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 정도 양이면 분명 가족 단위 방문객이었다.

“우리 진짜 과했다.”

연희는 늘어놓고 보니 더 웃기다는 듯이 말했다.

“일단 먹자. 남으면 뭐 가져가지.”

수현이 물을 따라 건네며 말했다. 연희는 수현에게 나무젓가락을 분리해 건넸다. 둘은 서로에게 김밥을 하나씩 먹여주며 데이트를 즐겼다.

“밥 먹었으니까... 심심한 걸로 좀 타자. 아까 그거 탈까? 천장에 붙어 있던 열기구.”

“오! 좋아, 좋아! 여기 아래 싹 내려다보이겠다!”

둘은 빈 도시락 통처럼 가볍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헐...이것도 의외로 줄이 기네...”

열기구 컨셉의 놀이기구는 스릴 있는 것은 아니었음에도 전경을 볼 수 있어서 그런지 의외로 줄이 제법 길었다. 하긴 연인사이에 이런 곳에 함께 올라오는 것도 좋은 데이트였다.

“소화시킬 겸 좀 쉬면되지 뭐. 으흠. 근데 진짜 자기 나 때문에 놀이기구 못 탄 건 아니지?”

연희는 혹시 수현이 자신에게 맞춰주느라  즐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 했다.

“아니라니까. 뭘 걱정이 이리 많으시지? 내가 오늘  아쉬운 표정 지은 적 있어?”

“그건 아닌데....그냥  너무 잘 맞으니까! 그랬지.”

“그럼 천생연분이네 하고 좋아하면 되는 거지. 걱정은 왜해!”

연희는 수현의 말에 기분 좋게 웃으며 안겨들었다.

“헐! 아까 존예다!”

뒤에서 놀란 듯한 여중생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현이 뒤를 돌아봤다. 눈이 마주치자 여중생들은 깜짝 놀란  손으로 입을막고 그들의 눈치를 봤다.

“죄, 죄송힙니다...”

“제 여자친구 예쁘죠?”

“야아!”

수현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연희가 부끄러워하며 수현의 뒤로 꾸물꾸물 숨었다.

“네? 네! 엄청요! 근데 오빠도 잘생겼어요!”

“큽, 고마워요.”

“완전 잘 어울려요!”

“오늘 제가 본 커플 중에 최고!”

여자애들은 수현의 훈훈한 대답에 호들갑을 떨며 살갑게 대답했다. 수현과 연희는 약간은 부끄럽지만 그런 반응에 감사를 표하며 기다렸다. 여자아이들은 그들에게 간식  개까지 쥐어주었다.

“자! 다음 분들!”

직원이 대기하던 줄을 향해 말했다.

“안녕히 가세요!”

여중생들은 선남선녀를 동경하듯 보고는 그들을 배웅했다. 자신들은 다음에 탄다는 의미였다.

“두 분은 더 나와 주세요!”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직원이 여중생들을 향해 말했다.

“저희 다음에 탈거에요! 이 언니 오빠만 태워주세요!”

여중생들이 합창하듯이 말했다. 아무래도, 그녀들의 판타지에는 이런 기구는 연인끼리만 타야하는  같았다. 특히, 이런 영화 같은 비주얼들은.

직원은 결국 이리저리 눈치를 보다가 한숨을 쉬고 그들만 기구로 인도했다. 어린 여자애들을 이겨먹느니 그냥 요구를 들어주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의외의 이득을 얻은 수현과 연희는 여중생들에게 고맙다는 듯이 웃었다. 여중생들이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이득이네?우리 둘만 탔어....흐흐흐.”

수현이 음흉한 웃음을 흉내 냈다.

“아유, 웃음봐. 진짜 응큼해. 애기들이랑 같이 탈  그랬나봐.”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항상 한 번씩 튕기시는데, 좋은 거 얼굴에 다 보이거든요?”

연희의 언행불일치를 보며수현이 그녀를 껴안고 말했다.

“흐흠. 아씨, 연기 연습을 좀 해야겠어.”

“왜.  그게 더 귀엽고 좋은데?”

수현의 느끼한 말에 연희는 앙탈을 부리면서도 품에서 빠져나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놀이기구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래에서 청룡열차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와, 움직인다!”

연희가 수현의 품에 단단하게 안긴 채로 밖을 보며 감탄했다. 즐거운 비명소리나 놀이기구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오, 생각보다 높은 느낌이다. 연희야, 괜찮아?”

“응. 자기는?”

연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난 무서워서 안고 있어야겠다. 아, 무셔.”

“뭐어? 진짜... 누나 믿지?  안고 있어?”

“네! 누나!”

그들은 가볍게 웃으며 느릿하게 움직이는 놀이기구 속에서 종종 농담을 던지며 데이트를 오붓하게 즐기기 시작했다.

“흐흠. 연희야.”

시간이 조금 지나고 수현이 연희의 귓가에 속삭이듯이 말했다. 꿍꿍이가 있을 때 그가 하는 행동이었다.

“왜애?”

연희는 수현의 의도를 반쯤 알아채고도 모르는 척 하며 은근히 물었다.

“내가 무서워서 그런데, 입 좀 내밀어봐.”

“뭐? 그게 무슨 상관이야!”

연희가 픽 웃으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음... 눈을 감을 수가 있으니까?”

수현이 진지한 말투를 연기하며 말했다.

“진짜... 이유는  만들어. 정말.”

“흐흐.  한 사람만 인정해주면 되는 이유인데....어때?”

“당연히... 완전 좋아. 이리와.”

연희가 고개를 돌려 수현의 입에 가볍게 입을맞췄다. 수현도 그녀에게 호응하며 입을 벌렸다. 둘의 입술이 서로의 입술을 빨아 당기고 혀를 맞대기 시작했다.

-안전한 운행을 위하여 놀이기구 내에서 심한 애정행위는 삼가주시기 바라며, 안전을 위해 모든 놀이기구 내부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이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서로의 혀를 감싸고 조금  깊게 키스를 시작했을 때 방송이 놀이기구에 울렸다. 대놓고 누군가에게 내보내는 방송이었다. 수현과 연희는 깜짝 놀라 서로의 몸을떨어뜨렸다. 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씨....”

“하....”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눈치를 보다 부끄러움에 웃음을 터뜨렸다. 뒤의 여중생들이 좋다고 웃는 것이 상상되어 부끄러움이 더 했다.

“진짜... 안는 것 까지만 되나봐, 자기야...”

연희가 민망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아, 쪽팔리다...”

둘은 떨어진 채로 조금  웃었다.

“그럼, 사진이나 찍을까?”

“그래. 그게 낫겠다!”

수현과 연희는 열심히 사진을 찍고는 기구에서 얼굴을 숙인채로 내렸다. 직원의 표정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래로 내려와 퍼레이드를 보고, 놀이기구를 두 개 정도  타고 나서 놀이공원을 나섰다.

“재밌었다! 마지막에 회전목마에서 한 번  찍길 잘했어! 완전 예뻐!”

연희는 뿌듯하게 말하며 수현에게 바짝 몸을 붙이며 팔짱을 꼈다.

“나도 여기 와서 이렇게 재밌었던 건 오늘이 처음인  같다.”

“흐흐. 나랑 와서 그런 거지?”

“당연하지.”

수현은 깔끔하게 나오는 즉답에 연희는 기분 좋게 웃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들은 지하철을 타기위한 인파에 섞여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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