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화 〉58
수현과 연희는 벚꽃놀이를 끝내고 홍대로 이동해 작은 카페에서 나른한 데이트를 즐겼다. 밖이 추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서늘하긴 했는지 따듯한 아메리카노가 들어가자 몸이 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야, 아.”
연희가 조각 케익을 작게 잘라 포크로 찍어 수현에게 권했다. 수현은 괴고 있던 손을 내리고 고개를 내밀어 입을 벌렸다. 연희가 순간 눈을 개구지게 빛냈다. 그녀는 일부러 수현의 입가에 생크림을 살짝 묻히며 케익을 입에 넣어주었다. 수현이 눈가를 살짝 찡긋거리고는 작게 미소 지으며 케익을 입에 넣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보란 듯이 느릿한 동작으로 고개를 뒤로 뺐다.
“흐응. 자기 방금 너무 야한데?”
“흥. 먼저 응큼한 짓 한 게 누구더라?”
“내가?”
연희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천진하게 물었다.
“음, 내가 잘못 생각 했나? 그럼, 사장님한테 티슈 좀 달라고 해야겠다. 갔다올게?”
수현이 일어나려는 척을 하며 말했다.
“어,어? 자기... 설마 지금 다른 여자한테 가는 거야?”
연희가 배신감이 든다는 눈빛을 연기하며 말했다.
“흠, 누가 닦아주기만 하면 그럴 일 없을 텐데... 난 잘 보이지도 않고 모르겠어서...”
수현이 일부러 반대편 입꼬리 쪽을 엄지로 쓸며 말했다.
“고개 숙여봐.”
연희가 속삭이듯이 말하며 그릇들을 옆으로 치우고는 몸을 살며시 앞으로 내밀었다. 수현도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작게 소리 내어 웃고는 주변을 슥 둘러 본 뒤 얼굴을 내밀었다. 카페는 데이트 코스로 추천되는 카페답게 테이블 마다 프릴이 달린 칸막이가 있었다. 앉은키 높이 정도에 딱 맞는 절묘한 높이여서, 서서 내려다보지 않는 이상 테이블끼리 서로를 볼 수 없는 구조였다.
연희가 고개를 살짝 틀며 조금 더 몸을 내밀어 입을 맞췄다.
“흐음-. 깨끗해졌다.”
“좀 촉촉한데?”
수현이 입가를 살짝 엄지로 쓸며 말했다.
“그나저나, 이 포크 어쩔 거야? 침을 이렇게 묻혀 두고!”
연희가 일부러 심통난 표정을 만들며 말했다.
“굳이 하나 가져와놓고는. 그리고 방금 우리 뭐했지?”
수현이 작게 윙크를 하며 물었다.
“근데 진짜 이상하다. 왜 이건 하나도 안 더러워 보이지?”
연희가 정말 신기하다는 듯이 포크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으휴. 그만 해. 괜히 이상해보이잖아!”
연희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둘은 조각 케익을 한 입 씩 번갈아 먹으며 도란도란 시간을 보냈다.
“근데, 자긴 좀 신기하다.”
“응? 나? 뭐가?”
“다른 음식 단 거는 별로 안 좋아하면서, 생크림케익이랑 초콜릿은 또 엄청 좋아하잖아.”
연희가 생크림이 제일 많은 마지막 부분을 떠서 수현에게 내밀며 말했다.
“음... 그렇지? 음, 맛있다.”
수현이 냉큼 받아먹으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처음 피오니 갔을 때, 그 자리에서 세 조각 먹는 거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정말...”
연희가 오물거리는 수현을 바라보며 잘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뭐, 그에게 푹 빠지고 나서의 일이라 그런지 그건 그거대로 귀엽게 보였다.
“흐흐. 점심 안 먹고 갔으면 1호 사이즈 하나는 거뜬했을 걸...”
수현이 자신을 보며 피식 거리는 연희를 보며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 때 그냥 홀케익을 하나를 사서 먹었어야 했는데...”
연희가 작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수현이 민망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어쨌든 잘 먹었다는 듯이 뿌듯하게 웃었다. 연희도 그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으유, 예뻐. 근데, 누나가 한 번 더 닦아줘야겠다. 이리와 봐.”
연희가 손가락을 까닥이며 말했다. 수현은 거절하지 않았고, 연희는 재빠르게 그의 입술을 훔쳤다.
“흠, 이제 가자.”
수현과 연희는 홍대의 붐비는 거리를 바짝 붙어 해쳐나가기 시작했다. 확실히 길어진 해 때문에 6시가 넘었음에도 거리는 여전히 밝은 편이었다. 인파를 뚫고 수현이 역으로 내려가려하자 연희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잡았다.
"자기야... 우리 가까운 곳으로 갈까?"
연희가 유혹하듯 말했다.
*
물이 끊기는 소리가 들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수현이 알몸으로 욕실에서 걸어나왔다.
“흐음. 자기 그거 알아? 자기 오늘 되게 달콤한 향 난다?”
연희가 욕실에서 나온 수현에게 다가가 꽉 껴안고는 목에 코를 박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속삭였다.
“그래서 오늘은 물로만 씻으라고 한 거야?”
연희는 항상 그의 체취를 매우 좋아했지만, 그래도 위생상 비누칠을 못하게 하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종종 유난히 그에게 좋은 냄새가 나는 날에는 조심스레 요구해 오곤 했다.
“응...진짜 신기해.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르지?”
“글쎄... 네 기분에 따라서 그렇게 느끼는 거 아닐까?”
“흐응. 그런가아. 뭐, 항상 좋으니까.”
쪽. 쪽. 쪽.
연희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목덜미에 가볍게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수현에게서 기분 좋은 콧소리가 나왔다. 최근 연희는 그의 몸을 애무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흐음-. 우리 키스부터 하면 안 될까? 뭔가 음식처럼 먹히는 기분이 드는데.”
“맞는 말이네, 사냥감은 가만히 있으세요.”
연희는 정말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는 것처럼, 때론 깨물어 먹는 것처럼 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수현의 자지는 단단하게 솟아 연희의 배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연희는 몸을 더 바짝 붙였다. 수현의 입에서 욕망으로 짙어진 숨이 새어나왔다. 그 숨이 연희의 귓가를 스치듯 지나가자 연희가 살짝 몸을 떨었다.
“읏차. 이러다간 진짜 먹힐 것 같네.”
수현이 힘을 주어 연희를 살며시 떨어뜨렸다. 연희의 얼굴에 불만이 떠올랐다.
"왜애. 나도 자기 해주고 싶단 말야."
연희는 최근 알아가고 있는 '해주는 즐거움'을 빼앗기고 싶어하지 않는 듯 했다. 수현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침대에 누웠다. 작은 무드등 하나를 빼고 전부 소등하자 은은한 빛에 연희의 아름다운 신체 굴곡이 더 극적으로 빛났다. 수현의 자지가 다시 한 번 껄떡였다.
“오늘은 진짜 가만히 있어.”
연희가 요염하게 웃고 그의 위로 포개어 올라왔다. 야릇한 눈빛으로 다가온 연희가 눈을 감고 입술을 맞췄다. 둘은 천천히 키스를 하며 서로의 혀를 섞고, 빨기 시작했다. 물기어린 소리가 어두운 방안을 울렸다.
“흐음-. 자기 오늘 너무 달다. 케익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그런가보다.”
연희도 이제는 종종 여유 있게 농담도 할 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가볍게 다시 입을 맞추고 아래로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옅은 무드등 빛으로 유난히 깊어 보이는 수현의 쇄골로 입을 향했다.
그녀는 부드럽게 핥으며 애무를 시작했다. 정말로 미식가가 요리를 음미하는 듯이 움직였다. 쇄골에서 목으로 올라와 귀까지 자극했다. 수현의 몸이 조금씩 긴장하며 신음을 흘렸다. 수현도 기분에 맞춰 연희의 허리와 엉덩이를 쓸고 주물렀다. 그 정도는 연희도 거부하지 않았다.
하읍. 쪽. 흐읍.
다시 천천히 아래로 내려온 연희는 그의 유두를 핥기 시작했다. 수현의 입에서 뜨거운 탄식이 흘렀다. 연희의 몸도 천천히 달아올랐다. 수현이 넓게 흐트러진 연희의 머리를 정리해 한 쪽으로 넘겼다. 그러자 눈을 감고 혀를 내밀어 핥는 연희의 아름답고 야한 얼굴이 드러났다. 수현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남들은 절대 모르는 연희의 모습이었다. 수현은 강한 소유욕을 느꼈다.
“하아-. 연희야.”
“흐응. 쭙. 왜애. 하읍.”
수현이 욕망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자, 연희는 여전히 애무에 집중한 채로 작게 헐떡이며 대답했다. 연희는 여태 수현이 애무를 하는 것에 왜 열심히 였는지 깨달아 가고 있었다. 상대의 반응이 곧 자신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애무가 되었다. 특히 오늘은 유난히 피드백이 강한 날이었다.
“넌 내꺼야. 그치?”
“당연하지.”
연희는 작게 웃으며 반대쪽 유두를 핥았다. 수현이 저 말을 할 때가 언젠지 알았다. 전희 때 자신의 애무로 그의 흥분이 최고치가 되었을 때였다. 연희가 천천히 손을 내려 그의 자지를 나긋하게 잡았다. 쿠퍼액이 나온 귀두를 조심스레 문지르자 그의 허리가 떨렸다. 수현의 이 사이로 으르렁 거리는 듯한 소리가 나왔다.
“흐으-. 연희야. 지금 넣게 해달라고 하면... 해줄 거야?”
수현의 목소리가 갈라져서 나왔다. 연희는 그 목소리에도 몸에 열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니라고 말하려 했는데, 그녀는 조금 마음이 흔들렸다. 신기하게 자신도 이미 준비는 완벽히 된 상태였다.
그녀는 고민하며 천천히 부드럽게 자지를 잡고 애무했다. 내려다 본 수현의 탄탄해진 몸이 섹시했다. 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연희 네가 제일 예뻐. 최고야.”
수현은 그녀를 침대에 눕히자마자, 즉시 자지를 질 안 깊숙이 삽입했다. 연희가 바르르 떨며 그를 껴안았다. 잠시 떨림이 멈추길 기다린 수현은 그녀의 입에 키스를 작게 하고는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애액은 충분한 수준이었다.
“하응! 흣! 아흣!”
연희가 그에게 매달려왔다. 이미 달아오른 연희의 몸이었다. 수현은 걱정없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연희는 유난히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수현의 몸을 애무했다.
수현은 그것에 더 자극을 받은 듯이 조금 더 강하게 움직여 갔다. 연희 또한 충분히 익숙해진 그 감각에 몸을 맡기며 쾌감에 취해갔다.
수현이 연희의 목과 귀를 애무하며 더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흑! 아흑! 자기! 아흑! 아...아!”
연희가 그의 엉덩이를 쥐며 끌어당겼다. 오늘 따라 유난히 그를 끝까지 받아내고 싶었다.
“아읏! 앙! 아응!”
“하아-. 조금만 더... 연희야.”
수현이 절정에 도달하려는 연희를 다독이며 더 빠르게 허리를 흔들었다. 연희는 절정을 참아내기 위해 그의 등에 손톱을 박고 버텼다. 수현도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사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연희가 반쯤 울기 시작했다.
“하으으으! 자기! 나...나! 더는 안...하읏! 아으으윽!”
연희가 절정을 맞이하며 몸을 심하게 떨었다. 억지로 참은 만큼 강하게 몰려오는 절정에 그녀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연희야! 나...도! 흡!”
연희의 절정을 온 몸으로 느낀 수현이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였다. 사정만을 위한 움직임이었다. 강하게 수축하며 물어뜯는 듯한 압박감을 주는 질 벽을 느끼며 수현도 마침내 한 발 늦게 절정에 올라 사정을 시작했다. 연희는 절정에서 내려오지 못한 채로 수현의 절정을 받아내며 몸을 바들거리며 떨었다.
둘은 거친 숨소리를 헐떡이며 그렇게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수현이 유독 헐떡이는 연희를 위해 몸을 돌려 그녀를 자신의 위에 올려두었다. 불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흉부를 맞대고 그들은 서로가 절정에서 내려오길 조금 기다렸다.
이윽고 헐떡임이 조금씩 줄어들자 그들은 서로의 몸을 쓰다듬으며 애정을 나누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그건 후희라기 보다는 차라리 운동경기가 끝난 후 서로에게 존중을 표하는 프로선수들에 가까웠다. 그만큼 그들은 서로에게 만족했다.
“흐으. 마냥... 하아-. 달콤하진 않네...”
“흐흐. 하아-. 매콤하기도 하지?”
“흐흐흐흣. 응. 역시 내 남자야.”
그들은 서로를 마주보고 웃으며 나른한 키스를 했다. 둘의 온몸이 온갖 체액으로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