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4화 〉54 (54/94)


  • 〈 54화 〉54

    *

    연인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같은 곳을 향했다. 수현의 가방이 아침부터 큼직한 더플백이었던 이유, 연희의 백팩이 유난히 가득했던 이유는 하나였다.


    “우리 쫓겨나는  아니겠지?”


    연희가 갑자기  웃으며 물었다. 복장이 남다르긴 했다.


    “글쎄... 오늘은 워낙 우리 비슷한 커플 많을 걸?”

    수현이 씩 웃으며 연희를 끌어당겨 안았다.


    “하긴 우리 술도 마셨어?”


    “우리 뒷자리도 교복이었어.”

    둘은 킥킥거리며 웃었다.

    “가방 무겁진 않아? 내 껀 내가 들어도 되는데.”


    연희가 수현의 더 무거워져 보이는 가방을 보며 말했다.


    “누가 조금 있다가 마사지 해주지 않을까?”


    수현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연희가 약간 음흉한 미소로 수현을 흘겨보았다.

    둘은 합정의 모텔로 들어갔다. 이제는 그래도 익숙해진 공간이었다.


    역시나 그들의 복장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앞에도 그들 같은 커플은 많았을 것이다.

    둘은 방에 들어서서 샤워를 마치고도 굳이 다시 교복을 입고 나왔다. 오늘은... 그런 플레이가 있는 날이니까.


    “자취방으로 갈 걸 그랬나? 더 현실감 있었을 텐데.”

    수현이 새초롬하게 탁자에 앉은 연희를 보며 말했다.

    “선배, 제 방까지는 조금...”


    연희는 벌써 연기에 들어간 것 같았다. 약간 부끄럽다는 듯이 올려다보는 눈길이 그럴싸했다.

    “내방은 괜찮고?”

    수현이 피식 웃고는 그녀의 장단에 맞춰주었다.


    “그냥... 궁금한 게 있어서요.”


    연희가 탁자에 공책을 펼쳤다. 확실히 공부를 열심히  티가 나는 공책이라 현실감을 더했다.

    “뭐가 궁금한데?”

    수현이 연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연희가 몸을 움찔했다.


    “이 부분을...아읏!”

    연희가 손으로 공책의  부분에 무언가를 쓰려 하자 수현이 가볍게 연희의 귀를 물었다.

    “나도 궁금한 게 있어.”

    수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흣, 자, 잠깐! 으응!”


    수현이 목덜미로 내려와 진득하게 입을 맞추자 연희가 몸을 꼬며 교성을 흘렸다.


    “말해. 나도 궁금한 거 말할게.”


    수현이 연희의 리본을 천천히 풀며 말했다.


    “자기야...”


    연희가 약간 앓는 듯한 소리를 내며 수현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선배.”

    수현이 단호하게 말했다.

    “선배... 이건... 있다가...”

    연희가 눌러 참는 목소리로 말했다. 수현이 큭큭거리며 웃었다.

    “연희야... 이러시면 안 돼요!가 나와야지...”


    수현이 귀엽다는 듯이 연희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그건 싫어.”


    연희가 씩 웃으며 수현에게 입을 맞추고는 말했다.


    “왜?”

    “하고 싶으니까.”

    연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연기가 아니잖아!”

    수현이 큭큭거리며 연희를 껴안았다.


    “역시 연기는 우리 타입이 아닌가봐.”

    연희도 작게 웃으며 수현을 토닥였다.


    “응. 우리는 다른 걸로 돈 많이 벌자.”

    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입술 내놔. 어차피 망친 거... 내꺼 빨리 가져와.”

    연희가 수현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수현이 살짝 연희를 품에서 떨어뜨리고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연희가 얼른 수현에게 달려들어 입을 맞춰왔다. 수현은 기분 좋게 그녀의 공격을 받아들였다. 둘은 이제 능숙하게 서로 합을 맞춰갔다.

    “으음.”


    야하고 짙은 음색이 연희에게서 흘러나오고, 둘은 서로의 옷에 손을 댔다.

    수현의 조끼를 벗긴 연희는 셔츠 단추를 몇 개 풀어내고는 만족스럽게 바라보았다. 수현도 연희의 블라우스를 단추만  벗겨냈다. 둘은 반쯤 흐트러지게 옷을 걸치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주... 우린 취향도 잘 맞아.”

    수현이 비스듬히 입술을 움직여 웃고는 연희를 침대에 눕혔다. 교복을 흐트러트리고 침대에 누워서 그를 올려다보는 연희는 풋풋함과 야한 느낌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도저히 같이 있을 수 없는  같은 느낌을 동시에 뿜어내는 자태가 아름다웠다.

    “연희야...”


    수현이 마른침을 삼키며 그녀를 불렀다. 연희 또한 흐트러진 셔츠의 수현을 보며 참을 수 없는 욕망을 느꼈다.


    “선배...”

    그녀는 진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수현이 무언가를 참는 듯이 한 박자 쉬더니 연희의 위로 달려들었다.

    “방금은 좀 위험했어.”

    수현이 연희에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그것도 좋아.”

    연희가 수현의 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토닥이며 말했다.

    “뭔지는 알고?”

    수현이 어이없다는  살풋 웃었다.


    “뭐든 좋으니까.”


    연희가 간단하게 정리했다. 수현의 얼굴에 절로 기쁜 감정이 드러났다.

    둘은 다시 입을 맞췄다. 욕망은 있지만, 서로 배려가 있는 그런 입맞춤이었다.

    수현이 연희의 상의 사이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졌다.


    “누가 속옷은  입으래.”

    수현이 웃으며 물었다.

    “누구 좋으라고요.”


    연희가 배시시 웃었다.

    수현이 천천히 연희의 성감대를 공력해 나갔다. 상의를 젖혀가며 공략하는 것도 색다른 쾌감이 있었다.


    수현은 천천히 아래로 손을 내려 연희의 치마를 올렸다. 허벅지에서부터 입을 맞추며 올라가는 느낌이 색달랐다.


    “아응!”

    연희가 몸을 꼬며 부끄러워했다. 그녀 또한 옷을 반쯤 걸친 채로, 그것도 교복을 입고 한다는 것에 색다른 기분을 느끼는 중이었다.

    수현이 천천히 반쯤 끌어올려진 교복치마를 조금 더 올리며 열기에 젖어든 곳으로 입을 가져다 대었다.


    “아흑!”

    연희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수현은 천천히 혀와 입술로 연희의 틈새를 공략해 나갔고, 연희는 탄성같은 교성과 애액을 마음껏 흘렸다.


    “아읏! 하악! 좋아! 응!”

    연희의 몸이 반응할수록 수현 또한 더욱 열심히 피드백에 반응했다. 연희는 요새 이렇게 한 번 작게 오르가즘을 오르고 삽입하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듯 했다.

    수현은  연희가 작은 절정에 도달할 것을 알고는 조금 더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다. 연희의 숨소리가 더 거칠고 빨라졌다.

    “아! 아앗! 자기야!”

    연희의 전신에 힘이 들어가고 몸이 부들거리기 시작했다.


    수현은 잠시 연희를 기다려주었고, 연희는 절정에서 조금씩 내려오며 갈증어린 눈으로 수현을 바라보았다. 촉촉한 눈빛이 색기가 넘쳤다.


    수현은 연희의 완전히 흐트러진 모습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자지에 애액을 묻혀갔다. 연희의 허리가 그에 맞춰 움찔거렸다.


    “빨리이...”

    연희의 애원이 평소보다 야하게 느껴졌다. 수현은 자지를 맞추고 그녀의 깊은 곳까지 천천히 삽입을 진행했다.


    연희는 만족스런 신음을 길게 내뱉으며 수현에게 손을 뻗었다. 그는 연희를  괴롭히지는 않았다.

    “사랑해.”


    수현이 낮게 중얼거리며 연희에게 입을 맞춰주었다. 연희가 수현의 입술을 약간 깨물듯 애무해왔다.

    연희의 적극적인 반응에 조금  흥분한 수현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연희는 만족스러운 교성을 내뱉기 시작했다. 둘의 몸이 일렁이고, 시트는 구겨졌다.

    “아흣! 앙! 아! 앗!”

    침대가 덜컹거리고, 방안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하아-. 연희야, 엎드려 볼래?”
    수현이 연희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엎...드려?”


    연희가 약간 망설이며 물었다.


    “응... 싫으면 안 해도 돼.”
    수현이 작게 허리를 움직이며 말했다.

    “아, 응! 아, 알았어...”


    연희가 부끄럽지만 해보겠다는 듯이 말했다.


    수현의 자지가 빠져나가고, 연희가 뒤로 돌았다.

    “강아지처럼.”


    수현이 조금 더 요구했다.


    “...이렇게...?”


    연희가 조금 어색하게 네발로 엎드리며 말했다.


    “응...”


    수현은 약간은 가학적인 욕망을 느꼈다. 반쯤 벗겨진 연희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는 부드럽게 연희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연희가 움찔거렸다.


    수현이 연희의 머리를 한 쪽으로 정리해주며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예뻐.”


    수현이 몇 차례 더 입을 맞추며 다시 자지를 맞춰 삽입을 시작했다.


    “아학!”

    수현의 자지가 완전히 들어가자 연희가 머리를 젖혔다.

    “기...깊어.”

    “아파?”


    수현이 물었다.

    “아...아니. 그렇진 않은 것 같아...”

    연희가 작게 말했다. 움직임이 시작되자, 연희가 다시 예쁘게 교성을 울리기 시작했다. 수현은 연희의 골반을 잡고 그 유려한 엉덩이를 탐닉했다.


    “아! 아앙! 자기!”

    연희가 결국 팔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수현은 그 자세로 조금 더 왕복운동을 반복했다.


    “자...자기... 이제...앞으로...”


    연희가 헐떡이며 요구했다. 둘은 얼른 다시 자세를 바꿨다.

    “별로였어?”

    수현이 가볍게 입을 맞추며 물었다.

    “아니... 근데, 마지막은 얼굴 보고 싶어...”


    연희가 헐떡이면서도 수현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수현이 씩 웃었다.

    “다행이네.”


    둘은 다시 입을 맞추며 몸을 겹쳤다. 연희가 매달려왔고, 수현은 그에 맞춰 점점 빠르게 움직였다.

    “아앗!”


    둘의 클라이막스는 거의 동시에 왔다. 아니, 이번엔 수현이 최대한 참다가 연희에게 맞췄다는 것이 맞았다. 둘은 강렬한 쾌감의 칵테일 속에서 한동안 함께 유영했다.


    “하아... 색다른 느낌도... 좋다...”


    한참만에 진정이 된 연희가 말했다. 수현이 씩 웃으며 연희의 몸에 입을 맞춰주기 시작했다.

    “입술도!”


    연희가 눈을 감고 말했다. 수현도 바라던 바였다. 둘은 오랫동안 후희를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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