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화 〉22
수현은 그럴 듯하게 요리를 해냈다. 꾸덕하게 크림을 만들어 새우를 넣은 크림파스타를 해서 내어놓았고, 겉바속촉이라는 트렌드에 맞는 스테이크를 미디엄 정도에 맞춰 구워냈다.
“와... 솔직히, 이 정도는 기대 안 했는데...”
연희는 진심으로 놀란 눈을 했다.
“말만 하라고 했잖아.”
수현이 잘난 척을 하며 말했다. 연희는 인정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맛있다! 이런 건 어떻게 하게 된 거야?”
연희가 덜어간 크림을 한 입 떠서 먹어보며 말했다.
“엄마는 일하니까... 혼자 집에 있을 때, 뭐 먹고 싶은데 할 수가 없잖아. 인터넷 보고 연습해보고 했지.”
사실이었다. 하도 냉동식품을 굽거나 튀기다 보니, 그냥 내가 음식 몇 가지 해보는 게 낫겠다 싶어서 해본 것들이 자산이 되었다.
“진짜 맛있어!”
고기도 한 점 먹어 본 연희가 즐겁게 엄지를 올리며 말했다. 수현이 만족스런 표정으로 와인잔을 내밀었다. 연희가 기분 좋게 부딪혀왔다.
“음, 달달하고 맛있다! 오늘 최곤 거 같아!”
연희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현도 그 미소에 전염된 듯 웃음을 지어보였다.
“많이 먹어.”
수현도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식사시간은 즐거웠다. 맛있는 식사와 곁들여진 알콜은 그들의 기분을 한층 짙어지게 해주었다. 둘은 신혼부부 흉내를 내며 서로를 부르고, 서로에게 음식을 먹여주며 웃었다.
설거지 하는 시간조차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한 명이 비누칠을 하면 한 명이 헹구는 작업이 즐거운 놀이가 되었다.
“우리 완전 부부 같다.”
연희가 마지막 그릇을 정리하는 수현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여보. 은근슬쩍 물 닦지말죠?”
수현이 경고하듯 말했다.
“아~. 결혼해도 난 그냥 이름으로 불러달라니까.”
연희가 작게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수현이 피식 웃었다.
“연희야. 내 옷 비치겠다.”
수현이 다시 고쳐 말했다.
“섹시하겠다.”
연희가 받아쳤다. 수현이 크게 웃었다. 둘이 가볍게 입을 맞췄다.
“음, 나 먼저 씻을게?”
연희가 살짝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수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수현이 준비해둔 옷가지들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수현은 침실로 들어가 콘돔을 찾아 침대 옆에 준비해두었다. 집 전체의 조명을 끄고 전구색 조명 몇 개만 켜둔 수현은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확인했다.
“음, 다운 다 됐네.”
둘이 같이 보기로한 영화가 다운이 완료 된 것을 본 수현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영화를 끝까지 보긴 할지 모르겠지만, 그는 어쨌든 노트북을 텔레비전에 연결시켜 두었다.
수현은 약간 목이 타는 느낌에 먼저 맥주 한 캔을 따서 한 모금 들이켰다. 욕실에서 들려오는 샤워기 소리가 그렇게 야할 수가 없었다. 수현은 아무 음악이나 듣기 위해 틀었다.
평소에 즐겨 듣던 엠씨더맥스의 노래가 흘러나왔지만, 사실 무슨 노래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잠시 듣다가 그냥 음악을 껐다. 샤워소리가 계속 되었고, 그는 그냥 그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절로 연희의 샤워 장면이 상상되었다. 몸은 곧바로 반응이 왔다. 수현은 그냥 그 상태를 즐겼다.
시간이 지나고 연희가 따뜻한 수증기와 함께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자신에게도 큼직한 티셔츠는 그녀에게는 그런대로 원피스 같은 느낌을 주었다. 바지는 어렸을 때 입었던 잠옷이었는데, 조금 크긴 해도 그럭저럭 맞는 것 같았다.
“화장품은 아까 본 것 중에 아무거나 써도 돼.”
수현이 얼른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응. 자기 거도 순해서 괜찮을 것 같아. 그럼, 나 머리 말리고 있을게...”
연희가 부끄럽게 말하며 드라이기를 찾았다.
“천천히 해. 남으면 나와서 도와줄게.”
수현이 드라이기를 찾아주며 말했다. 연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드라이기를 들고 수현의 침실로 들어갔다.
수현은 자신의 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 동일한 샴푸와 바디워시일텐데도 무언가 다른 향이 나는 것만 같았다.
수현은 빨리와 꼼꼼히 사이에서 계속 갈등하며 샤워를 했다. 마음은 빨리였고, 머리는 꼼꼼히 였으니, 당연히 박자가 맞지 않았다.
수현이 샤워를 끝내고 나오자, 드라이기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수현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거의 끝나갈 무렵의 상태였다.
수현이 부드럽게 드라이기를 빼앗아 마저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 연희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수현의 손길을 즐기는 듯 그녀는 들리지 않을 기분 좋은 콧소리를 옅게 내기도 했다.
몇 분 뒤 드라이기가 멈추고 수현이 부드럽게 손으로 머리를 빗어 주었다.
“이제 자기가 앉아. 내가 해줄래.”
연희가 작게 기분 좋은 콧소리를 흘리며 말했다.
“나?”
“응.”
연희가 단호하게 말했고, 수현은 군말 없이 앉았다. 연희가 즐거워하며 일어났다.
“손님, 예쁘게 드라이 해드릴게요~.”
연희가 그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태우지만 말아주세요.”
수현이 말했다.
“어머. 제 경력이 이래봬도 10년이 넘었답니다.”
연희가 걱정말라는 듯이 말했다.
“여자머리만 말려보셨잖아요.”
수현이 항의하듯 말했다.
“그건 영업비밀이에요. 그럼 시작할게요. 시술 중엔 쉿.”
연희가 당당하게 말하고는 드라이기를 틀었다. 수현은 어깨만 으쓱였다. 그녀는 나름대로 프로처럼 드라이를 휙휙거리며 머리를 말렸다.
“음, 예쁘다.”
연희가 수현의 앞으로 와서 머리를 만져주며 말했다. 그녀의 봉긋한 가슴이 눈앞에서 아른 거려, 수현은 지금 침대에 누워 버릴까 잠시 고민했다.
“맥주 한 잔 할까?”
수현이 말했다. 아직은 소꿉장난 시간이었다.
“응. 영화 다 다운 됐어?”
연희가 수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응. 아, 자막 필요해?”
수현이 손을 잡고 일어나며 물었다.
“아니. 자기는?”
연희는 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괜찮아.”
수현도 대답했다. 대학와서 제일 먼저 올려 둔 실력이 영어였다.
“음, 좋아. 좋아.”
연희는 기분 좋게 그의 손을 잡고 거실로 나갔다. 둘은 소파에 앉아 서로에게 바짝 붙어 앉았다. 소파는 작지 않았지만, 작아도 상관없었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자, 뮤지컬 영화는 흥겹게 흘러갔다. 즐거운 음악에 맞춰 연희는 작게 흥얼거리기도 했다. 수현은 그 아름다운 장면을 혼자만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약간은 믿기지 않았다.
“뭐야... 영화 어떻게 끝나는지는 아는 거야?”
연희는 얼굴을 붉히며 수현을 슬쩍 밀었다. 중간 중간 스킨십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영화가 끝나가자 강렬해진 눈빛에 얼굴이 뜨끈해진 것이다.
“해피엔딩이지.”
수현이 확신하는 말투로 말했다.
“확실해?”
연희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응. 네 표정이 좋으니까.”
수현이 당당하게 말했다. 연희의 귀까지 붉어졌다. 수현이 그녀의 목에 입을 맞췄다.
“꺄앗!”
연희가 피하자 수현은 더 달라붙어 귀에 입을 맞췄다. 연희가 간지럽다는 듯이 웃었다.
“이러려고 불렀지.”
연희가 책망하듯 말했다.
“이러려고 왔으면서.”
수현이 그녀의 위에서 당당하게 말했다.
“...치, 잡은 물고기다 이거지.”
연희가 당당한 태도를 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잡아먹을 물고긴데?”
수현이 엉큼하게 말하며 연희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둘은 소파에 반쯤 누워 진득한 키스를 했다. 엔딩크레딧이 그들을 비췄다.
“수현아...들어가서...”
연희가 잠시 입술이 떨어진 틈을 타서 말했다. 그녀의 눈빛도 물기로 반짝였다. 수현이 얼른 텔레비전을 껐다.
두 남녀는 짧게 다시 입을 맞추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빠르게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흐트러지듯 겹쳐진 둘은 재빨리 입을 맞췄다. 농도 짙은 키스가 이어지고 방의 공기가 순식간에 달라졌다.
“하아-.”
둘의 입술이 잠시 떨어지고 둘은 각자의 상의를 벗어던졌다. 수현이 브래지어를 풀어내며 연희의 목을 빨아들였다. 연희의 숨소리가 순식간에 격해졌다.
수현이 그대로 연희를 뒤로 넘겨 눕혔다. 위에서 내려다 본 연희의 모습은 전보다 더 선명했고, 더 아름다웠다.
“왜, 왜 그렇게 봐...”
연희가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예뻐서. 담아두려고.”
수현은 마른침을 삼키고 대답했다. 흥분한 남자를 멈출 만큼 네가 아름답다고 말해주기에는 그의 상태가 급했다. 수현은 다시 입을 맞추며 연희의 말캉한 가슴을 쥐었다. 짜릿한 만족감이 그의 온몸을 휘감았다.
수현의 애무 농도가 짙어져 갔다. 그는 기억해둔 연희의 성감대를 공략하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에 맞춰 연희의 떨림과 신음도 점차 커져갔고, 그건 그 자체로 수현에게 애무가 되었다.
수현이 가슴을 애무하며 천천히 손을 그녀의 바지 안쪽으로 넣었다. 안에는 의외로 팬티가 없었다. 수현은 잠시 멈칫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작은 수풀을 거쳐 습한 틈 사이로 손을 넣었다. 이미 축축한 곳이었지만, 그는 천천히 그 위를 쓰다듬었다.
“수, 수현아...”
연희가 역시 그건 부끄럽다는 듯이 그를 불렀다. 오늘도 입으로 해주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았다.
“괜찮아.”
수현이 다독이듯 말하고는 천천히 그 위를 쓸며 다시 입을 맞췄다. 연희가 그의 어깨를 잡고 눈을 꼭 감은 채로 키스를 받아들였다.
“아응...”
입술 사이로 연희의 끊임없는 신음이 새어나오고, 연희의 허리가 스스로도 모르는 새에 그의 손에 바짝 붙어왔다.
수현이 손가락 하나를 천천히 넣었다.
“아흣!”
연희가 수현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작게 떨었다.
“아파?”
수현이 속삭이듯 물었다.
“...아니...”
연희가 더 작게 말했다.
수현이 손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연희의 신음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수현은 정성을 들였다. 그는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 때, 손가락을 두 개로 늘렸다.
“아흑! 자기야!”
연희가 갈망하는 눈길로 수현을 바라보았다. 수현이 일부러 모른 채 하며 조금 더 손가락으로 장난을 쳤다.
“아읏!”
연희가 그의 손을 잡고 바르르 떨었다. 연희의 보지가 그의 손가락을 잘게 조여 왔다. 아무래도 가볍게 간 것 같았다.
“수현아...”
연희가 울먹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연희는 농도 짙은 색향에 정신을 잃을 듯한 기분이었다. 몽롱하기도 했고, 붕 뜬 기분이기도 했고, 짜릿하기도 했지만, 불만스럽기도 했다.
수현이 작게 미소를 짓고는 연희의 다리 사이로 들어갔다. 연희가 팔을 벌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가 이렇게 자신을 원한다는 것이 어마어마한 충족감으로 다가왔다.
그는 가볍게 입을 맞춰주고는 콘돔을 들었다. 얼른 장착을 한 그는 천천히 연희의 좁은 틈 입구에 자지를 맞췄다. 연희는 그 모든 과정을 갈증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흣!”
천천히 삽입되어지는 수현의 자지에 연희는 눈을 꼭 감았다. 약간의 아픔과 강렬한 만족감이 그녀를 감쌌다. 수현은 그녀를 안고 진한 키스를 했다.
“움직일게.”
수현이 말하자 연희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수현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둘은 모두 강렬한 쾌감에 몸을 맡겨가기 시작했다.
달뜬 신음과 거친 숨소리가 방을 채우고, 공기를 데웠다.
“아응! 읏!”
연희는 자신의 기분에 충실하게 예쁘게 울었다. 세상에 둘만이 있는 기분이었다. 여전히 묘한 고통은 있었으나, 강렬한 쾌감은 더 강해진 느낌이었다.
“아으으...”
연희가 앓듯이 신음하며 수현의 몸을 끌어안았다. 발가락이 절로 조여들고, 허리가 멋대로 들썩이려 했다.
수현도 절로 잇사이로 거친 숨이 새어나갔다. 연희의 질 내가 점점 조여들고 있는 기분이었다.
살닿는 소리가 점차 격해지기 시작했다. 연희는 점차 드나드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느끼며 입을 벌렸다. 참을 수 없는 신음이 터지고, 곧 강렬한 쾌감이 그녀의 세상을 채웠다. 수현 또한 꼬리뼈에서부터 올라오는 짜릿함에 몸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