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70 대한제국-97화 (97/131)

〈 97화 〉 Ep10. 국가가 무너지는 날 (1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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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중앙정보부(제국익문사)의 보고서가 넘어왔을 때 이범석 총리는 집무실로 김재필을 불렀다. 중앙정보부장을 노려보는 총리의 얼굴엔 불신과 의심이 담겨있었다.

<난 자네들이 제일 수상해>

그도 그럴게 월남의 패망이 우려된다며 제출한 근거자료 제일 첫번째가 그곳에 암약하는 간첩 리스트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런걸 어떻게 알아낸건지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대통령 비서실장, 법무부장관, 수도 경찰장관, 도지사, 마지막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 야당 대선 후보'

그들은 모두 간첩이었다.

중정의 정보가 맞다면 월남은 이미 공산진영에 넘어간 것이나 다름 없었다. 간첩이 정계까지 진출해 국정을 좌지우지할 정도였으니까.

미국이나 월남의 정보기관도 모르고 있는 사실을 대한제국 중앙정보부가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김재필 부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요원들의 목숨이 걸려 있습니다. 정보의 출처를 밝힐 수 없는 점 용서해주십시오.>

그러자 이범석 총리가 재차 물었다. 이렇게 확실한 리스트가 있으면 당장 월남의 정보기관에 알려줘야 하지 않겠냐고. 하지만 김재필 부장은 재차 거절하여 이렇게 답했다.

<대통령 비서실장부터 법무부장관까지 간첩들이 해먹고 있던 나라입니다. 경찰마저 간첩 소굴인데 누굴 믿고 알려주겠습니까?>

중정이 월남의 패망을 확신하게 된 것은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베트남에 깔아놓은 첩보망으로 간첩들을 찾아냈는데 찔러줄 기관이 없었다.

디엠정권 붕괴 후 쿠데타가 8번이나 일어날 정도로 혼란스러웠던 월남의 정치판. 그 속에서 썩어버린 고위공직자들. 미국이 나라 지키라고 준 무기를 암시장에 팔아먹는 나라. 그 무기가 다시 공산군 손에 들려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근본적으로 맛이 가버린 상황

<남베트남의 강력한 군사력은 신기루에 불과하다. 미국의 지원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종잇장처럼 무너질 것이다.>

부패한 정부는 전세계적인 석유 파동이 몰아쳤을 때 경제 위기를 수습할 능력이 없었다. 세계에서 3~4위를 자랑하는 군사력을 보유해도 유지할 능력이 없으면 쓸모가 없다.

미국의 지원으로 모양새만 그럴싸하게 갖춰놓은 빈껍데기. 전투기는 기름이 없어 날지 못하고, 대포는 포탄이 없어 쏘지 못하며, 보병들은 총알이 없어 훈련받지 못했다. 군대가 이지경이니 사회는 더 심했을 것이다.

<자식을 못먹여 비관자살하는 어버이의 아픔을 손가락을 끊어 대신한다.>

월남의 한 국회의원은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혈서를 작성하며 정부를 규탄했다. 언론, 종교, 학생, 지식인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허구한 날 데모를 벌이는데 정부에선 그들을 공산주의자들의 선동으로 몰아가지만 그것을 입증할 능력도 잡아낼 능력도 없었다.

<이미 글러먹은 나라입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교민들을 철수시켜야 합니다.>

간첩 목록을 넘긴들 제대로 대응이나 할 수 있을까? 간첩들이 돈을 들고와 못본셈 치자고 뇌물을 주면 어떻게 되나? 부패한 정부는 그것을 받아먹고 더더욱 부패해버리지 않았을까?

반공을 하려면 국론의 일치단결이 필요했고 국론을 모으려면 신뢰가 필요했다. 그 신뢰는 여러 방법이 있다. 강력한 리더십의 지도자, 확고한 이념, 법치주의, 안정적인 경제, 혹은 민주주의. 베트남 공화국에는 하나도 없는 것들이었다.

독재정권이지만 리더십이 없고, 반공을 외치지만 질서가 없으며, 민주국가이지만 법치조차 없던 그 나라는 그렇게 망해가고 있었다.

간첩이 활개치는 게 아니었다. 국가 자체가 간첩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월남은 썩어있던 것이다.

***

1월 28일 키신저 미 국무부장관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미국 정부는 2년 전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종식된 의회 내 월남 논쟁을 재현시킬 의도가 없으며, 행정부는 미군의 대인도차이나 군사개입을 금지한 의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입니다.>

미국은 남베트남 정부를 향한 방위약속을 거부했다. 의회는 미국에게 베트남전 참전을 허락하지 않았고 예산 지원 또한 밑빠진 독의 물붓기라는 태도였다.

3월이 됐다. 은서는 여전히 아버지의 전화를 거부했다.

<미안해 아버지. 내가 요즘 피곤해서··· 나중에 갈게···.>

이 시기 북베트남군은 춘계 대공세를 시작했다. 남베트남군의 무능과 미국의 무관심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 이상 거리낄게 없었다. 남베트남은 총동원령을 선포하고 17세부터 43세까지 모든 성인남성을 긁어모아 항전에 나섰다.

1975년 3월 29일

월남 제2의 대도시이자 최대의 군사기지인 다낭이 함락됐다.

도망치는 군인과 살아남으려는 피난민들의 행렬이 얽혀 공항이 아수라장이 됐다. 사방에서 조여오는 북베트남의 붉은 군대는 다낭 점령을 위해 포격을 개시했다.

엄습해오는 공포 속에 무질서한 혼란이 공항을 잠식했다. 군인이고 민간인이고 오로지 힘쌔고 빠른 자만이 수송기에 오를 수 있었다. 어떻게든 탈출하고 싶었던 낙오자들이 비행기 바퀴에 매달려보지만 수백미터까지 올라간 비행기에서 낙엽같이 떨어지는 그들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피난민을 수송해주려던 미국 수송기 조종사 앞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비켜! 내가 먼저 탈거야!>

<저리 꺼져! 이 자리는 내꺼라고!>

난민들을 지켜줘야 할 월남군 병사들이 자기먼저 타겠다고 총격전을 벌였다. 수송기에 타지 못한 낙오병들은 이륙하는 비행기를 향해 총기를 난사했고, 민간인들도 버려지는 운명을 맞았다. 임산부와 노인, 어린 아이들조차 보호받지 못한 다낭 최후의 날이었다.

<살려주세요!>

베트남 공화국의 노란 국기를 흔드는 사이공의 시민들은 미국에게 도움을 청했다. 평화 협정을 위반한 북베트남과 베트콩을 규탄했지만 목소리를 들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국민조차 버리고 도망치는 남베트남은 북베트남에게 있어 타도해야 할 혁명의 대상이었고, 전쟁에 지친 미국 사람들은 비겁자가 될 지언정 평화를 지키고 싶었다.

비겁한 평화라 할지라도 전쟁보다 나은가?

1975년 3월의 끝자락에서 그들 모두는 '그렇다'를 택했다. 전쟁으로 자신의 아들을 땅에 묻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미국의 유권자였고 그들의 슬픔을 위로해야 할 정치인들은 다음의 선거를 생각해야 했다.

뉴스를 통해 일련의 사건을 접한 은서는 휴가를 쓰고 평양을 뛰쳐나갔다. 황태녀를 태운 헬기는 서울로 향했지만 덕수궁에 가지 않았다. 서울에서 리무진으로 갈아탄 은서는 현충원으로 향했다.

3월의 밤거리를 내달리는 황태녀의 발길은 자신의 전우 11명이 묻혀있는 월남전 전사자들의 묘역에 다다랐다. 칠흑같이 검은 상복을 입고 있는 은서는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무릎꿇어 흐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패배한 군인이었어···."

진혁이의 위로에도 흐느낌을 멈추지 않는 은서는 자신을 지켜주었던 박철민 상사(원사로 추서된)의 묘비 앞에서 절박하게 말했다.

"말해줘! 우린 왜 싸운거지? 뭘 위해서 그 지옥같은 시간을 견딘거야? 지금도 잠을 잘 때면 싸움터의 기억이 끊이질 않는데 뭘 위해서 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거냐고!"

그리곤 소년의 얼굴을 떠올려 말했다.

"가지 말걸 그랬어··· 가면 안됐다고! 그런 지옥에 나를 던져넣은 아버지가 너무도 미워!"

한참을 흐느끼던 은서는 그대로 쓰러져 하늘을 바라보았다. 달빛 조차 월남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충격의 밤이었다. 월남의 패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월남 사람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 믿었어. 하지만 거기서 난 뭐였지? 정의는 누구 편이었던거야?"

진혁이는 은서 앞에 무릎을 꿇으며 조심스레 말했다.

"정의는 공주님의 것입니다. 공주님과 함께 싸웠던 전우들의 것이고, 전우들이 몸담아던 대한제국의 것이며, 대한제국이 함께 싸운 연합군의 것일테니···."

하지만 은서는 눈물을 글썽이며 외쳤다.

"내가 정의라고? 아닐걸! 난 악마였거든!"

"공주님···."

"미안해. 나는 역시 황태녀가 될 자격이 없어. 그걸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어···."

은서는 진혁이에게 손을 뻗어 말했다.

"안아주지 않을래? 이기적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네가 마음에 없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각목같이 서서 무신경하게 답하고, 그런 너를 고자라고 놀리던 못된년이 나일지라도 부탁할게. 견딜수가 없어서 그래···."

무방비하게 누워있는 은서를 향해 진혁이는 손을 뻗었다. 따뜻하게 안겨오는 남자의 손길이 여자의 등을 토닥이며 온기를 전했다.

"싫어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말했지요? 너무 고귀해서 그렇다고."

"난 고귀하지않아. 패배자가 된 나라도 사랑해주지 않을래?"

"공주님···."

"난 더 이상 네가 없으면 견딜 수가 없어. 미안해. 사랑할게."

무너져내린 여자의 마음이 입술에 담겨 남자의 입으로 향했다. 따뜻한 체온이 부드러운 입술에 담겨 부대끼는 두 사람의 마음은 새하얀 국화꽃처럼 피어나 사랑이 되었다.

그러자 진혁이가 눈을 질끈 감으며 감히 말했다.

"나도 사랑해 은서야."

그 첫마디에 은서는 울음을 터트렸다.

"넌 악마가 아니야. 패배자도 아니고. 최선을 다했잖아. 그러니까 자책하지 마. 여기 잠들어 있는 누구도 네가 슬퍼하는걸 원하지 않을거야."

진혁이는 은서를 일으키고 다정히 안아주며 말했다.

"월남에서 항상 너를 지켜보고 있었어. 치열한 게릴라전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지."

"죄없는 사람을 죽였을지도 몰라."

"그랬을지도 모르지."

"동맹국도 지켜주지 못했어."

"처음부터 말기암 환자 같았어. 어차피 죽을 수밖에 없었던 친구야."

그러자 진혁이는 더욱 힘껏 절박한 마음으로 은서를 끌어안고 말했다.

"네가 지켜주려 했던 월남은 무너질거야. 하지만 넌 여기 살아있어. 살아있고 계속 살아가겠지. 삶의 이유는 새로 찾으면 돼."

"전쟁터에서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어···."

"너의 싸움엔 이유가 있었어. 이유가 있었고 룰이 있었지. 국가의 명령에 따라 동맹국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야."

"내 싸움은 정의의 편이었을까?"

"너는 최선을 다했어. 그러니까 나머지는 역사에 맡기자. 무엇이 옳았고, 무엇이 나빴는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했는지는 역사가 말해줄거야."

진혁이는 은서의 양손을 다정히 잡았다. 글썽이는 은서의 눈동자를 응시하며 용기를 담아 결연히. 자신의 모든 진심을 끌어올려 솔직하게 말했다.

"역사가 너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겠어. 누군가는 영웅이라 할거고 누군가는 악마라 하겠지. 환희와 영광, 축복과 함성이 들릴 수도 있고 지적과 원망, 분노와 슬픔이 날아올 수도 있어."

그래서 말했다.

"혼자두지 않을게. 역사가 너를 어떻게 평가해도 옆에서 함께해줄게. 네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나만큼은 반드시 지지하고 응원해줄게."

"진혁아···."

"그러니까 나랑 결혼해주지 않을래?"

무엇이든 하기로 했다. 무엇이든 하기로 했고 그것이 본인의 의지였으니까. 그것이 좋았고 그러고 싶었고 그래야 했으니까.

"고마워···."

불행은 영원할 거 같았다. 상처는 아물지 못할거고 악몽도 계속될 거 같았다. 무서워서 슬퍼서 하지만 그럴 때면 언제나 곁에 있어줄 거 같아서. 그게 좋아서 은서는 받아주기로 했다.

***

다낭 함락 소식을 접한 이연은 집무실에서 세사람을 불렀다. 비서실장 이화, 내각총리대신 이범석, 국방부장관 김종규였다.

"지금 당장 전격적으로 교민을 철수시키는 건 안돼."

그러자 김종규 장관이 말했다.

"당장 철수시켜야 합니다!"

"제국익문사의 보고를 안 믿는건 아니야. 월남의 패망이 확실시 되는 것도 알아. 하지만 그건 미래의 일이지 현재가 아니란 말이야."

"이견 현재입니다!"

"다낭의 비극을 보고도 모르겠나!"

대한제국의 황제가 엄히 외쳤다.

"월남 녀석들. 싸울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어. 부패한 군부는 적을 방어할 능력이 조금도 없지. 나도 다 알아서 하는 소리라고!"

"허면···."

"그래서 말하는거야. 군을 보내서 전격적인 철수를 시도했다간 사이공이 혼란에 빠지겠지."

이연은 경고하며 말했다.

"다낭의 비극이 사이공에도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있나? 동맹국이 도망가는 걸 알면 월남 패망이 기정사실화 될거야. 치안이 무너지고 군인들은 혼비백산해 도망칠건데 그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을 안전히 철수시키는게 가능하겠냐는 말이야."

그러자 집무실의 모두가 황제의 말뜻을 이해해 고개를 끄덕였다.

"수십만명의 인파가 우리도 같이 피난시켜주세요 하고 몰려들텐데, 그들 모두를 피난시킬 여력이 우리에겐 없잖아. 사이공 인구가 얼마나 되리라 보나?"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황제가 물어본 수치는 수도의 시민만 포함되는게 아니었으니까. 월남 각지에서 전쟁을 피해 몰려드는 피난민까지 합해야 할텐데 그 수치가 계산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모두를 구할 수는 없어.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고 냉정하게 가자고.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게 준비만 해놓고, 때가 오기 전까진 조금씩 빼오는거야."

그러자 이범석 총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민간 항공사를 통해 점진적으로 철수해야겠군요. 외교부를 통해 현지 교민들에게 연락을 돌리겠습니다."

"질서있고 은밀하고 신속하게. 종규 너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알아봐. 사이공 함락이 코앞에 다다르면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도 신속히 빼올 수 있도록. 가능하겠나?"

“우리 공군의 작전수행능력은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허락만 해주신다면 공군 1호기(황실전용기)까지 긁어모아서라도 찾아보겠습니다. 필리핀을 경유한다면 방법이 나올겁니다. 그리고 수송선을 모조리 긁어모아서···.”

그 때 익숙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저한테 맡겨주시죠!"

모두가 뒤를 돌아봤을 때 그곳엔 황태녀가 서있었다. 상복차림으로 찾아온 검은 여인은 자신의 예비 신랑을 데리고 당당하게 덕수궁으로 돌아왔다.

"은서야! 연락도 없이 여긴 어떻게···."

놀라는 아버지에게 은서는 비장한 각오로 말했다.

"망할거잖아 월남. 남은 국민들 철수시켜야지."

"그렇긴 한데···."

"월남의 사정과 지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황태녀 직함을 달고 있어 정치적 외교적 영향력도 갖고 있으며, 육해공을 총괄할 수 있는 5성장군에 지금 당장 즉각적으로 군을 동원할 수 있는 서북방위사령부까지. 최고의 인재가 여기 있잖아."

그리고 모두가 들으라는 듯 당당한 선언적 태도로 이은서는 말했다.

"예비신부라는게 좀 걸리겠지만."

"예비신부?"

"결혼할거거든. 얘랑."

모두의 시선이 황태녀의 손으로 향했다. 여자의 손을 꽈악 붙잡고 있는 그 남자. 각목처럼 굳어져 멋쩍은 웃음을 짓고 있는 그에게 황제의 질문이 날아왔다.

"이게 무슨 소리냐?"

"제가 그만 저질러버린 거 같습니다. 폐하···."

잠시후 진혁이는 그 말을 후회해야 했다. (고백을) 저질렀다는 사위와 (결혼하기도 전에 임신부터) 저질렀다는 장인의 오해가 한참이나 얽혀서 진땀을 빼야했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오늘 총 맞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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